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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건축주가 그러하듯이 인천 강화군 불은면 신현리 주택의 건축주도 저렴한 비용으로 기능적인 주택을 짓고 싶어 했다. 건축주는 자녀 가족과 자연적인 환경에서 주말을 보내고자 단독주택을 짓고자 했다. 그러나 건축물 사용승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 속에 새로 지은 주택의 환경이 너무 좋다”며 주거지를 아예 신현리로 옮겼다.

이 주택의 실질적인 건축주는 내게 설계 및 시공을 의뢰한 미국에서 건축사로 활동 중인 건축주의 딸이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주인 미국 건축사와 메일을 통해 설계의 시작부터 끝까지 협의하고 결정하면서 진행한 특이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글 사진 이동헌(운영건축사사무소 소장)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강화군 불은면 신현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대지면적 865.00㎡(262.12평)
건축면적 176.69㎡(53.54평)
연면적 247.10㎡(74.88평)
           1층 109.12㎡(33.07평) / 창고 30.25㎡(9.17평)
           2층 78.15㎡(23.68평)
           3층 29.58㎡(8.96평)
건폐율 20.43%
용적률 28.57%
설계기간 2014년 8월 ~ 9월
공사기간 2014년 10월 ~ 2015년 3월
공사비용 2억 5,800만 원(3.3㎡당 345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알루미늄 시트
                외벽 - 드라이비트
                데크 -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수성페인트
                 내벽 - 수성페인트
                 바닥 - 온돌마루
단열재 지붕 - 비드법 보온판(가등급) T 180㎜
           외벽 - 비드법 보온판(가등급) T 140㎜
           내벽 - 열반사 단열재 6㎜

설계 및 시공 운영건축사사무소 02-2294-7083 http://blog.naver.com/woonyoung333

인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와 김포시 대곶면 약암리를 잇는 초지대교를 건너 덕진진 방향으로 한적한 차로를 7, 8분 달리다 보면 좌측으로 서너 가구가 살고 있는 조그마한 마을이 보인다. 그곳에서 200여 미터 들어서면 신현리 주택 부지가 나온다. 남측으로 완만한 내리막 경사가 있는 매우 조용한 부지다.

 “단독주택 짓고 살기에 너무 좋은 현장이네.” 

주택 배면 모습.

건축 계획을 의뢰받고 현장에 도착해서 받은 부지에 대한 첫 인상이었다. 주택을 배치할 위치에서 사방을 살펴보면서 동·서·북쪽으론 아늑함을, 남쪽으론 탁 트임을 느꼈다. 5월 초의 봄바람과 새소리가 더해져 현장의 느낌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진입부는 북쪽에 위치하는데 대지 레벨보다 1.5m 정도 높았다. 대지 레벨을 진입부 레벨에 맞춰 높이는 것을 고민했으나, 미국에서 건축사로 활동하는 실질적인 건축주와 협의를 통해 가능하면 대지의 자연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설계하기로 했다.

1층 평면도

단층 구조 거실과 주방/식당 존을 앞뒤 일체형으로 구성해 공간이 넉넉해 보인다.

시각적 즐거움은 자연 조망에서
건축물 중 가장 기능적인 것이 단독주택이라고 생각한다. 주택의 기능은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쾌적함을 제공해야 하며, 그것을 통해 건강함과 행복감이 만들어진다고 본다. 나는 건축주와 공간적 쾌적감과 감각적 쾌적감 그리고 건축가로서 단독주택을 짓고 생활하며 경험한 것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적인 마스터 베드룸 공간과 공용 공간인 거실과 주방/식당을 구분하는 복도. 이 공간을 사이에 두고 전면 데크와 후면 데크를 설치했다.

주택 배치는 초기에 건물을 최대한 북측으로 밀고 남측 정원을 많이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설계 과정에서 북측에 약간의 후정을 두고 휴게 공간을 두는 것으로 변경했다. 옥외 생활의 대부분은 4월부터 11월까지 이뤄지는데, 이 기간에 있어 적당한 그늘이 필요하다.

건물 북쪽에 약간의 후정을 만들어 더운 날 건물을 이용한 그림자를 만들고, 그 그림자 밑에 나와 쉬거나 식사하는 것을 고려했다. 그러면서 진입부와 완충 공간을 두어 건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도 반영해 봤다. 대지 남측에 넓은 잔디 정원을 만들고, 그 끝자락 불규칙한 모양의 대지에 텃밭을 계획했다.

배치 개념의 스케치
대안 개념의 스케치

시각적 즐거움을 위해 공간을 불필요하게 키우지 않고 공간 간의 분할과 연결이 적당히 이뤄지도록 했다. 사생활이 보호될 사적 공간과 가족 모두가 함께 지낼 공적 공간을 구분하면서 동선이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감각적 즐거움, 특히 시각적 즐거움은 실내 재료나 마감 상태에서 구현하기보다 실내에서 생활하면서 외부의 자연 조망을 쉽게 접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가족이 원하는 나무와 꽃을 실내에서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고 남쪽으로 완만히 펼쳐진 자연 환경을 실내 어디에서든 조망하도록 했다.

자연 환기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계획했다. 1층의 전면·후면의 연결 부분에 바람길을 만들어 외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때 건물이 바람을 막지 않도록 한 것이다. 또한, 건물 전체를 선형 개념으로 계획하고 건물 앞뒤로 창문을 설치해 바람이 쉽게 통과하도록 했고, 각 실에 가능하면 2개의 창문을 설치해 실내 환기가 원활하도록 했다.

2층 평면도
2층엔 가족실을 사이에 두고 자녀들을 위한 두 개의 방을 계획했다.

매스 조절로 단조로움을 보완
1층에 드레스룸과 욕실, 침실로 이뤄진 안방과 거실, 주방/식당을 배치했다. 사적 공간인 안방과 공용 공간인 거실, 주방/식당 공간을 복도로 구분했다. 복도를 지나면서 남측의 정원과 넓게 펼쳐진 조망을 감상하도록 계획했다. 안방은 남측 정원을 쉽게 감상하도록 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드레스룸을 넓혔다. 거실은 공간이 넉넉해 보이도록 주방/식당 존과 연결해 일체형으로 구성했다. 거실과 식당/주방 어디에서든 외부 조망을 느끼도록 하면서 쉽게 전면 또는 후면 데크와 동선이 연결되도록 했다. 또한, 사람뿐만 아니라 식기나 물품의 이동도 편하게 구성했다.

2층은 자녀를 위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결혼한 아들 부부의 침실과 미국에서 건축사로 활동 중인 딸의 침실을 건물 좌우에 배치하고, 그 중간에 가족실을 계획했다. 조망이 좋은 가족실 전후 면으로 큰 창을 내고, 2층 후면(북측)으로 데크를 설치해 휴게 공간을 뒀다. 2층 서측에 있는 딸을 위한 침실에 넓은 데크를 뒀다. 외국에서 건축일을 하다 국내에 들어와 쉴 때 넓은 데크에서 남측의 탁 트인 조망을 감상하면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도록 한 것이다.

2층 가족실.
전후 면의 조망이 좋아서 앞뒤로 큰 창을 설치하고, 북측에 휴게 공간인 데크를 설치했다.

3층엔 다락 개념의 다목적실을 뒀다. 원래 다락으로 생각했는데 계획 과정에서 층고를 충분히 확보해 아예 층수에 포함시키게 됐다.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도록 천창을 내고 열 손실 방지를 위해 창문을 이중으로 설치했다

3층 평면도

3층 다락 개념의 다목적실. 천창天窓을 내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도록 하고 열손실 방지를 위해 창문을 이중으로 설치했다.

건축주는 모던하면서 심플한 건물 모양을 원했다. 장식이나 값비싼 외장재를 최대한 배제하고 건물의 매스를 조절해 단조로움을 보완하기를 바란 것이다. 외부를 마감한 백색 드라이비트는 부지 주위의 자연환경과 어울리고 매스의 음영도 살릴 수 있으면서 비용도 매우 경제적인 재료라고 생각한다. 드라이비트의 오염과 모서리 선의 불명확함을 보완하기 위해 금속으로 창대, 두겁대, 캐노피 등을 설치해 재료의 단점을 보완했다. 창문의 위치와 크기를 외부에서 봤을 때 건물의 비례에 맞게 크기와 위치를 조정했다.

인테리어는 최대한 단순화했다. 외부에 좋은 조망이 있고, 그것을 감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실내에 특별한 색상, 공간구성, 재료 등을 계획해 조망을 방해하지 않길원했다. 즉 인테리어는 그 자체가 배경으로 남길 바랐다. 

정원 덱 마당 모습.
주택 진입로와 후정 모습.

*
설계를 하다 보면 운동, 예술, 공무원, 교사, 의사, 사업가 등 다양한 직종의 건축주를 만난다. 그런데 건축가가 건축가를 건축주로 만나서, 그 건축가의 집을 설계할 기회는 쉽게 생기지 않는다. 신현리 주택의 실질적인 건축주는 미국에서 건축사로 활동 중인 건축주의 딸이다.

이 프로젝트는 시종일관 건축주의 딸과 메일을 통해 협의하고 결정하면서 진행했다. 건축주를 직접 만나 대화하면서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과정이었지만, 온라인상으로도 충분히 설계를 진행할 수 있음을 알았다. 그로 인해 설계 과정의 자료를 하나도 빠짐없이 간직한 것도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건축가를 건축주로 만난 특이한 사례지만,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생각한 바를 솔직히 나누면서 설계를 다듬고 진행한 소중한 프로젝트였다.

모던하면서 심플한 입면을 가진 주택 전면
주택 배면 모습. 장식이나 값비싼 외장재를 최대한 배체하고 건물의 매스를 조절해 단조로움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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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전원주택】 합리적 비용으로 한·미 건축사가 온라인 설계로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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