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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지속이 아닌 순간이다. 그런 점에서 행복은 향기와 같다. 좋아하는 향을 쫓다 보면 그 향은 어느새 그윽한 향이 아닌 무의미한 냄새로 변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복도 이와 마찬가지다. 무심결에 지나치지만 그 순간, 찰나에 담긴 향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우리 삶을 더욱 여유롭고 풍요롭게 해준다. 공주 주택은 이런 순간을 살기 위한 사람의 고즈넉한 향기가 곳곳에 묻어난 사색의 장이자 풍류의 공간이다.

※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건축정보
위치: 충남 공주시 의당면
건축형태: 복층 경량 목조주택
대지면적: 575.00㎡(173.93평)
연면적: 146.32㎡(44.26평)
            1층: 85.11㎡(25.74평)
            2층: 61.21㎡(18.51평)
지붕재: 칼라 강판
외장재: 점토 벽돌, 적삼목 사이딩
내장재: T9.5 석고보드 2p, All Putty, 친환경 페인트
바닥재: 온돌 마루
난방형태: 기름 보일러
식수공급: 지역 식수
단열재: 수성 연질 화이트폼
창호재: PVC 시스템 창호 (투명 복층유리)
설계: 아뜰리에14  박윤식(프랑스 건축사 010-3191-0310)
          02)734-0310   www.atelier14.kr
 시공 : 스튜가 목조건축연구소   

“삶의 속도를 줄이고 싶었어요.”
공주 주택의 건축주 이창주, 이옥희 부부는 지난 20여 년을 줄곧 아파트에서만 생활했다. 교직원인 부부는 학교에선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에선 두 아이를 기르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돌아보니 삶의 속도는 어느새 가팔라져 있었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는 그만큼 없어졌다. 아이들을 기르고 가르치며 열심히 살았건만, 정작 내 자신을 보듬을 시간은 없었던 것이다. 이대로는 안됐다. 삶의 변화가 필요했다.

“사는 속도를 줄이고 싶었어요. 좀 늦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었죠.”

정남향에 위치한 1층 거실. 동틀녘부터 해거름까지 풍부한 햇살이 실내를 가득 메워 겨울철에도 온기가 가득하다. 흔히 거실의 창은 전면창으로 설계하기 마련인데, 공주주택은 층을 두고 창을 구성했다. 이는 건축주 이창주 씨가 “어릴 적 시골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편할 때가 방바닥에 누워 있을 때였다”며 전면창으로 모두 노출하면 아무래도 덜 편하기 때문에 층을 두게 됐다고 한다.
동북쪽으로 배치된 주방은 마당과 연계된 덱과 후면의 창을 통해 음식냄새를 일순간에 외부로 배출할 수 있게 설계했다. 주방과 기능적으로 마주한 식당은 거실과 마찬가지로 햇살을 담는 따스한 공간이다.

먼저 브레이크를 밟은 건 아내 이옥희 씨였다. 숨 쉬는 공간부터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느낀 그녀는 틀에 박힌 아파트 구조에서의 삶이 아닌 나만의 색과 향기를 간직한 공간에서, 나만의 속도로 살고 싶었다. 이에 시간만 나면 열심히 주변 부지를 보러 다녔다. 그러면서 지금의 보금자리인 공주 풀꽃마을을 만나게 됐다.

마음에 드는 곳을 남편에게 보여줄 때마다 NO라는 대답이 많았는데, 이곳만큼은 웬일로 OK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데도 어머니 대지에 깊이 들어와 앉은 것처럼 고요하고 청정했다. 게다가 정남향이었다. 시야가 탁 트여 멀리는 계룡산이, 가까이는 들과 풀, 꽃들이 한 눈에 들어온 점도 남편 OK에 한몫 했다. 무엇보다 부부가 이 곳 부지를 택한 것은 첫 느낌이 왠지 모르게 좋았기 때문이라고.

“풍수지리의 핵심은 사는 사람이 좋아하는 땅이라고 생각해요. 이곳 부지는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지금도 그 마음에 변함없고요. 살면서 더 좋아졌죠.”

공주 주택은 남측 창은 넓게, 북측 창은 좁게 설정하고 방위에 따라 창량을 조절했다.
단순하면서 세련미가 돋보이는 계단. 층계는 사람이 느끼기에 가장 평온한 느낌의 마지막 높이로 구성했다.

부부는 지인을 통해 박윤식 건축가를 만났다. 살고 싶은 집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상담이 이어졌다. 호화스런 집은 원치 않았다.

남편 이창주 씨는 단순하면서 편안한 공간 구성을 원했다. 또한 집 주위에 산재해 있는 모든 자연요소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기를 바랬다. 아내 이옥희 씨는 텃밭을 일구고 소박하게나마 정원을 가꿀 수 있는 마당을 충분히 활용하고 싶었다. 둘 다 대상을 강렬히 드러내기보다 안팎으로 자연과 조화를 추구하며 평범함 가운데 숨겨진 질서의 미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한 것이다.

2층 복도. 공주 주택은 수평과 수직의 공간적 비례의 상관관계를 이용해 설계했다. 이는 실내 환기와 통풍 및 기온을 조절하는 데 유용한다.
2층 침실. 현대적인 주택인데도 고요한 기품을 자아내는 옛 한옥의 멋이 느껴진다.

볼수록 여유롭고 편안한
공주 주택 외부는 붉은 점토 벽돌과 적삼목, 이 두 가지의 통일된 색상을 통해 외관의 단아한 느낌을 자아낸다. 여기에 차양기능을 가진 진회색 금속재는 수평적구조와 외관의 차분함을 더하며, 빗물홈통들을 벽돌 마감재 내부 사이로 감추도록 설계해 어느 방향에서 봐도 편안하다.

내부 또한 전체적인 선의 유기적 통일이 돋보인다. 단순한 구조지만 들여다볼수록 효율성과 편리함을 고려해 설계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건축면적에 비해 시각적으로 넓고 깊게 구현됐는데, 이는 현관의 진입부와 계단 공간을 연결해서 수직적 상승감을, 거실과 식당 공간을 통합해 수평적으로 열린 시야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각 실의 창은 남측은 넓게, 북측은 작게 구성했다. 방위에 따라 창량을 조절한 것은 수평으로 이동하는 맞동풍을 이용해 하절기 실내 열량을 낮추고, 동절기의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함이다. 또한 자연을 관조하며 살길 원했던 건축주의 바람대로 1층의 거실 창은 물론 마당과 연계된 주방, 2층의 덱, 그리고 서재의 코너 창까지 수려한 자연 경관을 끌어들여 안팎이 호흡하는 공간이 되도록 조성했다. 특히 3m×5m에 이르는 2층의 넓은 덱은 이창주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2층 서재. 코너창은 주변 풍광을 내부로 받아들이기 위해 설계된 창으로 모서리의 한정된 공간들의 시각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디자인했다.
코너창은 주변 풍광을 내부로 받아들이기 위한 디자인으로 모서리의 한정된 공간들의 시각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설계됐다.

“집 안 어디서든 사시사철 자연의 운치를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자연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신비로운 체험이자 크나큰 영광입니다. 아파트에서 살 때는 느끼기 힘든 것들이죠.”

공주 주택은 안팎 모두 재료 자체에서 오는 자연스러움만 있을 뿐 기교가 넘치는 장식은 찾기 어렵다. 그 흔한 아트월이나 이색적인 조명 하나 없다. 그래서인지 한 눈에 마음을 사로잡긴 어렵지만 보면 볼수록 편안하고 여유롭다. 마치 질박한 백자와 같은 느낌이랄까. 이는 화려한 장식보다 자연처럼 담백함과 순수함을 추구하는 건축주의 성향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리라.

“사는 속도를 늦출수록 소중한 순간들이 다가옵니다. 그 순간들이 결국 삶을 여유롭고 늘 새롭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정갈하게 꾸며진 마당이 마치 주위 경관을 축소시켜 놓은 듯 아담하고 자연스럽다.
공주 주택은 붉은 점토 벽돌의 외부와 달리 목조 주택이다.
일반 목구조 주택에서 쉽게 볼 수 없는 8M의 경간을 가진 목구조로 설계해 건물 규모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을 갖고 있다.
추가
[목조, 통나무주택]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집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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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전원주택】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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