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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삭막한 도시 생활에 찌든 많은 이들이 전원을 꿈꾼다. 그러나 이들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현실’이다. 직장, 가족의 반대 등을 무릅쓰고 나만 좋다고 자연의 품에 안길 순 없는 노릇. 여기 이 모든 문제를 현명하게 대처해 전원의 꿈을 이룬 이가 있다.

글 사진 홍정기 기자

※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건축 정보
DATA
위 치 인천시 남동구 수산동
지역지구 1종일반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형태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449.00(135.82)
건축면적 109.32(33.06)
연 면 적 232.55(70.35)
             197.10(29.37)
             2
88.18(26.67)
             347.27(14.29)

MATERIAL
지붕재 스페니시 기와
외장재 스타코
내장재 실크벽지 
바닥재 대리석

설계 및 시공
나무와좋은집 031-971-4818  www.letsgowood.com

인천 남동구 수산동. 3경인고속화도로 개통으로 몇 년 전부터 남동구는 급속한 개발이 진행됐다. 주택이 들어선 수산동 일대도 그렇다. 개발, 미개발 지역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낸 묘한 풍경은 방문객 눈길을 잡기에 충분하다. 왕복 4차선 도로를 가운데 두고 숲이 우거진 전원과 아파트가 빼곡한 도시는 이색적인 느낌이 들 만큼 상반된 매력을 지녔다.

좁은 길을 타고 제법 안으로 들어서야 주택이 잡힌다. 남쪽을 보고 449.00(136.06) 자연을 품은 주택은 해를 충분히 받고자 대지 뒤쪽 끝 선에 물려 앉혔다. 진입로와 가까운 곳에 낸 대문을 열자 먼저 파릇하게 올라온 잔디와 성인 키만큼 올라오는 분수가 인상적이다. 웬만한 정성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잘 관리하기가 힘든 법.

보통 네다섯 시면 일어나요. 저번 아파트에 살 때는 집사람과 등산을 하곤 했는데 이곳에 오면서 집주변을 돌보는 일이 많아졌죠. 등산을 못 가 서운한 건 전혀 없어요. 꽃과 나무를 돌보고 있노라면 마음까지 힐링되는 기분이니까요.”

회사와 가족, 모두를 만족시키다
건축주 이인용 씨가 전원행을 선택한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시골이 좋았다고 말하는 그에 비해 아내는 영 내키지 않았다. 외롭고 불편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아파트에 살던 아내는 생활 편의시설과 한참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것에 대해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의견을 냈다.

회사도 문제였다. 작은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건축주는 아직 은퇴할 시기가 아니어서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했고, 그렇다고 회사를 정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고민 끝에 이인용 씨는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지와 가까운 곳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전 집과 사무실이 인천이었기에 가족과 직원을 배려해 인근 지역을 수소문하다 지금의 부지를 찾은 후로 완공까지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전문지와 인터넷을 통해 여러 업체를 물색한 건축주는 면담을 통해 믿고 맡길 업체를 선정했다.

2,3층의 주거공간은 화사하고 깔끔한 화이트 톤을 주조로 했다.

정말 많은 공사 업체를 만났는데,  현 시공사는 대표가 직접 찾아와 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어요. 작은 규모 회사지만 알차고 성실하다는 느낌을 받았죠.” 건축주는 덧붙였다.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에 기존에 지은 여러 집들을 둘러봤어요. 건축주들이 한결같이 칭찬을 하더군요. 집 지으면서 애 먹을 일은 없겠구나 싶었어요.”

돌이켜보면 시공사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설계도면을 수없이 고치면서 적잖이 시공사를 당황케 했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싫은 내색 없이 건축주 요구를 적극 수용한 점에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단다.

유럽 건축물을 연상케 하는 아치형 구조물을 곳곳에 세워 고풍스런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거실과 달리 주방은 현대식 가구들이 가득하다. 모던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아내의 바람이 적극 반영됐기 때문이다.

유럽풍과 모던함이 어우러진 내부
1층은 사무실, 2, 3층은 주거 공간으로 구성하고, 1층과 나머지를 철저히 분리함으로써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데 집중했다. 대문에서 이어진 디딤석을 통하면 어디든 갈 수 있지만 1층에서 2층을 가려면 문 하나를 통해야 한다. 따라서 가족은 대문을 통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만 직원들은 제한적이다.

주거 공간은 화사하고 깔끔한 화이트 톤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도한다. 유럽 고건축물을 연상시키듯 둥근 큰 기둥이 듬성듬성 박혔고 공간을 잇는 곳곳에는 아치형 구조물을 세웠다. 이와 같은 형태의 거실과 달리 주방은 그야말로 현대식 가구들로 가득하다.“ 운영하는 회사가 유럽과 무역하는 일이 많아 전체적으로 유럽풍으로 꾸미고자 했는데, 아내가 부엌만큼은 양보를 안 하더라고요. 자신은 모던한 분위기가 좋다며 이렇게 해달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어요. 부엌 주인은 아내니까 따라야지요.”

거실에는 곳곳에 예술 조각상과 기족앨범을 배치해 미술관에 온 듯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아늑하고 심플하게 구성한 개인 공간들은 고급스런 가구 및 소품들로 무게감을 맞췄다.

건축주는 바닥 마감재로 사용한 대리석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가격대가 높고 관리가 쉽지 않은 대리석은 전원주택에서 바닥 마감재로 꺼리는 게 사실. 주위에서 나무 재질 마감재를 쓰라는 많은 조언이 있었음에도 건축주는 대리석을 포기할 수 없었다. 대리석이 주는 고급스러움을 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까지는 별문제 없이 잘 쓰고 있어요. 아이가 다 커서 안전사고 위험은 없는데, 겨울철 난방이 걱정되긴 해요. 그래도 한 번 데우면 열기가 쉽게 식지 않고 오래간다고 하니 이번 겨울을 나 봐야 알 것 같아요.”

인천 주택은 실내 뿐 아니라 외부 또한 정갈하고 기품이 넘친다.

적지 않은 사람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전원행을 미루거나 포기한다. 100%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듯, 집 역시 내가 직접 지어도 어딘가에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결국 현실과 이상을 어떻게 적절히 조화시키느냐에 달렸다. 현실적인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한 이인용 건축주처럼 양보와 배려는 전원행의 시작이자 끝까지 지켜야 할 마음가짐이다.

특히 소나무의 고고한 자태와 성인 키만큼 올라오는 분수가 인상적이다.
추가
[목조, 통나무주택] 현실을 고려해 지은 집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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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원주택】 현실을 고려해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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