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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늬바람 펜션, 푹푹 찌는 무더위를 훅하고 날려버릴 듯 선선함을 느끼게 하는 이름이다. 전남 여수시 화정면 백야리에 들어선 펜션으로, 그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작은 섬 백야도, 순박하고 여유로운 펜션지기 부부의 삶, 예쁜 유럽풍의 건축물이 어우러져 하늬바람을 일으킨다.

백야도 본토박이인 최상선·김정애 부부의 하늬바람 펜션은 복층 목구조 건축물로 연면적 176.19㎡(53.39평)임에도 객실은 1층에 있는 3개가 전부이고 2층은 주거 공간이다. 작은 공간의 객실을 여러 개 드린 펜션과 달리 객실 모두 시원하고 산뜻하고 화사하며, 팔각 창으로 내다보는 섬마을 풍취는 가히 일품이다. 하늬바람 펜션은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건축주의 마음과 삶을 잘 읽고 그것을 담박하게 풀어낸 건축물이며, 펜션의 본질이 무엇임을 일깨우게 한다.

·사진  윤홍로 기자
취재 협조 : 하늬바람 펜션  010-4474-5482  http://blog.naver.com/odama

건축개요
위치  전남 여수시 화정면 백야리 400-3
건축구조  복층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546.0㎡(165.5평)
건폐율  20.99%  /  용적률  32.27%
건축면적  114.59㎡(34.72평)
면적  176.19㎡(53.39평)
            1층 108.79㎡(32.82평)
            2층 67.40㎡(20.42평)
내벽재  실크벽지, 루버
외벽재  스터코, 조적
바닥재  강화마루
지붕재  스페니쉬 기와
창호재  시스템 창호
난방시설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더하우스  1544-7867  

펜션 Pension의 본뜻은 노후 연금이다. 전원주택과 농어촌 민박을 겸한 건축물을 펜션이라 부르게 된 까닭은, 도시의 은퇴자들이 귀촌해 주택을 짓고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남는 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어 노후 연금 정도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데서 비롯한다.

우리나라 펜션은 1990년대 말 금융 위기 때 도시에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태동한다. 당시 산과 강과 계곡과 바다 등 자연경관이 좋은 관광지 주변에 들어선 유럽풍 경량 목구조가 주류를 이룬 펜션은 건축이나 시설 면에서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2000년대 중반 성공한 펜션 이야기들이 대중 매체에 오르내리면서 유명 관광지는 펜션 타운으로 변모한다.

펜션 광풍이 일자 정부는 급기야 2005년에 농어촌 현지민이 부업 삼아 운영하는 민박을 보호하고자 ‘농어촌 민박 지정제’를 부활해 펜션 운영 자격(거주 요건)과 면적(45평), 실室 수(7실 이하) 등 규제를 강화한다. 그 후 정부는 2009년에 농어촌 관광·휴양 사업을 촉진하고자 농어촌 민박 지정 기준을 완화해 객실 수 제한 규정을 폐지하고 면적을 230.0㎡(약 70.0평)로 늘린다.

요즘 전원생활보다 영리만을 추구하는 펜션을 보면, 주거 공간 외에 객실 수가 10실에 이른다. 어떤 재주로 면적 상한 규정을 지켰는지는 모르겠지만, 가히 기업형 펜션이라 부를 만하다. 펜션 태동기 ‘도시 탈출, 펜션으로 전원생활과 안정된 소득,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제 전원생활은 없고 안정된(?) 소득만 남았을 뿐이다. 올해 전남 여수시 화정면 백야리 섬마을에 들어선 ‘하늬바람 펜션’을 주목하는 이유이다.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건축주의 마음과 삶을 잘 읽고, 그것을 담박하게 풀어낸 건축물이며, 펜션의 본질이 무엇임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원룸임에도 객실 간 간섭을 피하면서 전망을 최대한 끌어들여 침실과 거실,

주방/식당, 화장실 공간을 아늑하고 편리하게 배치했다.

하늬바람에서 무더위를 훅
백야도 본토박이인 최상선(67세)·김정애(68세) 부부의 하늬바람 펜션은 복층 경량 목구조 건축물로 연면적 176.19(53.39)임에도 객실은 1층에 고작 3개뿐이고, 2층은 주거 공간이다. 공간을 작게 쪼개 객실을 여러 개 배치한 펜션과 달리 모든 객실이 시원하고 산뜻하고 화사하며 사용하기 편리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부부는 큰 욕심 없이 소일거리 삼아 노후생활 자금을 마련하려고 펜션을 지었다고 한다.

집터는 1997년에 펜션 앞바다에서 광어, 볼락, 넙치, 감성돔, 농어 등 가두리 양식장을 할 때 횟집을 하려고 마련했어요. 가두리 양식장과 횟집을 연계하면 나름 재밌을 것 같았는데 2004년에 가두리 양식장을 접으면서 방향이 틀어졌지요. 2008년에 이곳에서 걸어서 5분 남짓한 백야리 면 소재지에 있는 집에 불이 나 일부분 피해를 봤는데, 그 집을 수리하지 않고 이래저래 궁리하다 이 터에다 집을 짓기로 한 거예요.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라 직장도 없고 더 있으면 농사도 못 짓겠고아무것도 할 게 없으니 펜션을 할 생각으로요. 집을 복층으로 지어 2층은 살림집으로 쓰고 1층은 펜션으로 꾸미면 소일거리 삼아 생활비 정도 벌 수 있지 않겠어요.”

침실은 3개의 펜션 모두 아기자기하게 팔각형으로 디자인했다.

여수시에서 18.5떨어진 백야도는 예전에는 거룻배로 들어갔지만, 2005년부터 화양면 세포리와 화정면 백야리를 잇는 닐센 아치교인 백야대교를 통해 들어간다. 하늬바람 펜션은 백야대교 우측 산과 바다가 맞닿은 부분에 자리한다. 안정적인 우진각지붕을 축으로 중앙 전면과 좌우를 역동적인 팔각지붕으로 디자인하고 지붕은 연붉은 스페니쉬 기와로, 외벽은 미색 스타코와 밝은 톤의 알록달록한 벽돌로 마감해 맞은편 백야대교 어귀에서부터 도드라져 보인다. 김정애 씨는 “인근 지역에는 목조주택이 드물기도 하지만, 집을 워낙 예쁘게 지어서인지 백야도를 찾는 사람들이 일부러 들러 사진에 담아 간다”고 흡족해한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펜션 마케팅을 좌우하는 게 이름과 건축물의 입면, 인테리어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늬바람 펜션은 이 모두를 충족한다. 펜션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이름이 부르기 쉽고 현대적이고 서정적인 ‘하늬바람’이다. 가족회의를 통해 숙박권을 걸고 인터넷 공모를 통해 정했다는데, 작은 섬마을 펜션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하늬바람은 뱃사람들이 부르는 맑은 날 서쪽에서 부는 서늘하고 건조한 바람으로, 습하고 무더운 동남풍에 상대되는 바람이다. 실제로 펜션지기 부부의 순박하고 여유로운 삶이 누구나 동경할 만한 이국풍의 예쁜 건축물과 어우러져 상쾌하고 시원한 하늬바람을 일으키며 힐링하게 만드는 펜션이다.

2층 살림 공간은 실과 실이 짜임새가 있고 시원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 으로 지은 펜션
건축물이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주택은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가 마음이 통해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다. 즉, 서로의 마음을 느끼고 뜻이 통하는 ‘심통心通’으로 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애물단지처럼 마음 아픈 심통心痛이 되고 만다.
 
살림집과 펜션을 겸하는 하늬바람은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건축주의 마음과 삶을 잘 읽고, 그것을 담박하게 풀어낸 건축물이다. 보면 볼수록 자꾸만 눈길이 가는 예쁜 집인 데다 1층 펜션 공간은 여행자 입장에선 객실 간에 서로 부대끼지 않아 좋고 건축주 입장에선 관리하기 편하며, 2층 살림 공간은 실과 실이 짜임새가 있고 시원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좌우로 긴 장방형 대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 층과 실의 뷰포인트를 잘 잡아 마치 주변 풍광을 빨아들이는 듯하다.

성수기에는 펜션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펜션 바로 앞이 바다라 전망이 일품이다.

최상선·김정애 부부는 시공사 오영재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낌부터 달랐다고 한다.
“오 사장은 그전에 집을 지어주겠다고 찾아온 사람들과 너무 달랐어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신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살면서 민박이나 했으면 한다’고 하자, 우리의 마음을 헤아리고 집을 어떻게 지으면 좋을지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생전 처음 만난 사람 같지 않고 완전히 식구처럼 편안했으니까요.

설계도면을 처음 받았을 때에도 맘에 들어 별다른 수정 없이 시공을 진행해달라고 했는데, 집을 지을 때에는 오 사장과 시공팀이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믿음직했어요. 그러니 보기에 예쁘고 살기에 편안한 집이 나올 수밖에 없지요. 더욱 고마운 것이 시공팀이 이 집을 짓고 면 소재지의 불이 났던 집도 수리해줘 손님이 많아 2층까지 내줘야 할 때 요긴하게 쓰고 있어요.”

다양한 지붕과 벽면을 한 건축물이 한갓진 바다마을과 어울리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옆으로 길고 좁은 대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조망을 살려 볼륨감 넘치는 건축물을 앉혔다.

하늬바람 펜션은 오픈한 지 두어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아들이 만들어 준 블로그 외에 이렇다 할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주말이면 객실이 부족할 정도이다. 집이 예쁘다, 깨끗하다, 전망이 좋다며 방문한 사람마다 칭찬이 자자하고, 또한 그들이 지인에게 추천해주고, 입에서 입으로 하늬바람처럼 소문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작고 아름다운 섬 백야도의 명물로 떠오른 닐센 아치교인 백야대교와 하늬바람 펜션.

백야도에는 보리밭 길, 오솔길, 토담 길, 삼나무 숲길, 몽돌밭 길 등 섬을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40분에서 2시간이면 족한 둘레길이 있다. 또한, 맑은 날에는 고흥 나로도 우주발사대가 보이고, 백야항에서 카페리로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진 하화도, 상화도, 사도, 낭도 등에 닿을 수 있다. 이만하면 작고 아름다운 섬마을, 펜션지기 부부의 순박하고 여유로운 삶, 예쁘고 편안한 건축물이 한데 어우러진 하늬바람 펜션으로 힐링 여행을 떠나 봄 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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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백야도 펜션】 펜션의 본질에 충실한 백야도 ‘하늬바람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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