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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예산은 차령산맥과 가야산맥, 삽교천과 무한천이라는 굵직한 자연지형들로 형성된 곳이다.

이런 자연지형들이 흐르고 펼쳐지며 예당평야와 삽교평야를 이뤄 예산을 ‘풍요의 땅’으로 만들어 주었다. 특히 삽교, 오가, 신암, 고덕면은 대개 50미터 이하의 구릉지대이기 때문에 사과산지로 발전했다.

올해 초,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모태로 50여 년 간 자신의 삶을 가꿔 온 이의 아름다운 집이 완성됐다.

어머니의 땅
쌀과 사과로 유명한 예산은 예부터 내포(內浦)지방에서도 살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자연이 내린 풍요의 땅. 건축주 배규희 씨는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학교를 다니기 위해 몇 년간 떠나있기도 했지만, 졸업 후 귀향해 1974년부터 과수농사를 시작했으니 줄곧 이곳에서 살아 온 셈이다.

50여 년을 살아 온 이 땅에서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많았다. 그러나 땅은 어머니와도 같이 그 모든 순간을 함께 했다.

초기에 정부에서 토종 사과품종이었던 국광을 후지(부사)로 교체할 것을 장려해 노목을 없애고 유목을 심어야 했던 때도, 그래서 그 생산품이 나올 때까지 2년여를 하릴없이 기다려야 했던 때도, 1993년에 우박이 쏟아져 한창 수확기였던 살구가 상하고, 사과나무가 피해를 입었을 때도.

지금 배규희 씨는 지역 특산품으로 지정된 과일잼을 생산하는 예산농산영농조합의 대표다. 우박의 피해로 망연자실했을 무렵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살구를 이용해 잼 가공을 시작했고, 쉽지만은 않았지만 차근차근 노하우를 쌓아 안정 궤도에 올랐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먹고 살자’고 해온 일이지만, 그것이 곧 땅·지역을 위하는 일이 됐고, 그것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선순환을 이루었다.

올해로 53세. ‘하늘의 명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그는 인생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 그동안 자신의 뿌리를 감싸준 이 곳에 더욱 견고한 터전을 마련한 것이다.

가족을 위한 욕심
처음으로 만들어 보는 ‘내 집’. 그 전에 있던 집도 살 만한 집이긴 했다. 그러나 연로하신 어머니와 안팎으로 자신을 돕는 부인을 생각하니 이제 좀 더 욕심을 내어도 될 듯했다.

“어머니가 살면 얼마나 사실까 하는 생각에 집을 짓기로 했고요. 아내가 공장일을 돕는데, 그게 참 피곤하거든요. 그래서 무조건 ‘하루의 피로를 모두 풀 수 있는 집’으로 지어달라고 했지요.”

‘편안한 집’을 짓기로 결심하고 인근 건축사무소에 가서 상담을 요청했다. 콘크리트 건물은 균열이 생기고, 모양도 썩 좋지 않아 막연하게 목조 스타일을 생각하고 있던 그였다.

그의 사정과 바람을 들은 건축사무소에서는 “전원주택은 전문업체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며 본지를 건넸고, 거기서 인연이 닿은 것이 ‘남양하우징’이다.

10여 년간 전원주택에서 노하우를 닦아 온 남양하우징은 이번 공사에서 C형강을 사용하는 일반 스틸하우스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H형강을 사용하고, 스터드(Stud)는 목재로 구성해 결로 방지와 난방, 층간소음 문제 등을 해결했다.

구조적으로 튼튼하고 단열 등 기능적으로 완벽한 주택을 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양하우징이지만, 꼼꼼한 사업가 기질을 갖고 있는 배규희 씨는 계획부터 시공, 조경까지 모든 부분에서 직접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공사가 진행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타인에 대한 본능적인 의심은 점점 신뢰로 바뀌어 갔다. 공사기간 중에 비가 많이 와 작업이 지연되길 몇 차례, 공기는 예상보다 길어졌지만,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득달같이 달려와서 함께 해결책을 찾는 남양하우징 측의 모습에 마음이 열린 것이다.

사람에게 ‘집’이 주는 특별함을 이해하는 남양하우징은 모든 공종을 건축주의 O.K 사인 후 진행했고, 덕분에 연면적 50평의 2층 스틸하우스는 건축주에게나 시공자에게나 만족스런 집으로 탄생했다.

말이 쉽지 그 모든 과정에서 건축주 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지치는 일이겠는가. 덕분에 공사 ‘작업반장님’은 살이 3㎏이나 빠지고, 그에 대해 배규희 씨는 ‘참 탐나는 일꾼’들이라 표현한다.

함께 사는 세상, 열린 집을 위해
이 집은 신축이 결정되고, 기초를 다질 때부터 온 동네의 이슈가 됐다. 오랜 시간 알고지낸 이웃의 경사이기도 하고, 새로울 것 없는 동네에 잔치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왔고, 그 중 서너 명은 ‘예쁜 집’ 짓는 것을 배우겠다며 기초부터 완공까지 끈기 있게 지켜보았다.

집을 짓기로 하면서부터 부딪쳤던 난관들을 알고 있는 건축주는 그런 이들에게 자신의 집을 오픈했다.

그리고 전원주택을 계획 중인 사람들이 참고할 자료들이 많이 부족하다며 본지에 좋은 집을 많이 소개해달라는 부탁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렇듯 여러 사람의 관심 속에 지어졌기 때문인지 배규희 씨 댁은 튼튼하고 아름답게 완공됐다. 특히 이 집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어머니를 위하는 아들의 마음이다.

볕 잘 드는 1층에 위치한 어머니 방은 면적 면에서나 위치 면에서나 큰 비중을 둔 공간으로 어머니를 생각하는 배규희 씨의 마음을 반영한 곳이다.

요즘 사회문제시 되는 것처럼 노인을 공간적·사회적으로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널찍한 방에서 쉬다가 바로 연결된 거실에 나와 텔레비전도 보고, 항상 가족의 중심에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실상 집을 짓게 된 것도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해오던 것이었으나, 일에 밀려 추진하지 못하다가 어머니 생전에 예쁘고 편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어 해를 넘기지 말자고 추진한 것이다.

가족을 위하고, 나아가 이웃을 위하는 건축주의 마음이 담뿍 담긴 집. 현재는 공장과 함께 위치해 다소 산만한 외부지만, 몇 개월 후에는 푸른 잔디가 자라나 포근함을 줄 것이고, 듬직한 소나무가 집을 지킬 것이다.

또 굳게 걸어 잠근 도시의 집들과 달리 야트막한 미관 담장만으로 구획을 해 놓아 공장직원들이나 지나가던 과객에게도 항상 열려있을 것이다. 田

■ 글·사진 이민선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충남 예산군 삽교읍 효림리
·건축형태 : 철골+2″×4″목구조
·부지면적 : 200평
·건축면적 : 50평(1층 30평, 2층 20평)
·실내구조 : 침실 4, 거실 1, 식당 1, 주방 1, 욕실 3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 : 석고보드, 실크벽지
·지붕마감 : 아스팔트 슁글
·바닥마감 : 온돌 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
·식수공급 : 지하수

■ 설계·시공 : 남양하우징(031-555-7020~1,
www.namyanghous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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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배려, 예산 50평 2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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