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자연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집 어디에서든 파란 하늘과 싱그러운 초록 잎이 풍경처럼 시야에 스치는 곳. 주암산 기슭에 포근하게 안긴, 햇살 가득한 대구 가창면 주택을 찾았다.

글과 사진 | 박치민
취재협조 | ()에스와이씨, ()동진환경종합건축사사무소

※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
DATA
위치  대구 달성군 가창면
대지면적 543.00㎡(164.55평)
건축면적  150.19㎡(45.51평)
연면적  204.52㎡(61.98평)
           A동 1층 100.25㎡(30.38평)
                  2층 63.23㎡(19.16평)
           B동 1층 41.04㎡(12.44평)
건축구조 ALC 블록조
설계기간 4개월
공사기간 8개월
공사비용  3억 9,000만 원(전체)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ALC 바닥패널, 우레탄방수
              외벽 - ALC 블록(T=300), ALC 전용           마감재
내부마감  벽, 천장 - ALC 바닥패널, ALC 블록   (T=300)
               바닥 - 이태리 대리석
               창호 - 독일식 시스템 창호(엔썸)
단열재  지붕 - ALC 바닥패널(T=200), 압출법 보온판 1호 (T=90)
            벽 - ALC 블록(T=300)

설계 (주)동진환경종합건축사사무소 02-581-3756  
시공 건축주 직영

도심에서 자연으로
결혼 후 줄곧 대구의 아파트에서 생활한 서용원, 이현숙 부부는 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전원생활을 그리워했다. 틈나는 대로 교외의 부지를 살피고 전원주택을 둘러봤다. 그러나 도심을 떠나 생활하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아이들의 교육 문제가 걸렸다.

그러기를 몇 년, 잠시 외국의 주택에 머무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너른 마당에서 자연을 관찰하며 자유롭게 뛰노는 아이들 모습에 참교육이 무엇인지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 책을 통해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삶의 지혜를 습득하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자 전원 행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주택 외관은 심플한 화이트 외벽에 풍부한 채광, 내추럴한 정원과 데크가 어우러져 따뜻한 느낌을 자아낸다.
물고기를 좋아하는 건축주를 위해 외부 테두리를 따라 연못을 조성했다. 실내에 들어가기 전, 현관 옆에 조성된 연못의 물고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의 부지를 만난 건 그 무렵이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 대로에서 불과 100m쯤 들어온 곳이었는데, 큰 소나무 두 그루가 시선을 차단하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숲 속에 푹 파묻힌 듯 고요하고 정갈했다.

“이곳 산들이 참 예뻐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로 산이 삥 둘러싸고 있으니까 주위 경치가 더욱 아름답게 보여요.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관찰하기 좋다는 것. 이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대문에서 바라본 모습.

부지의 단점을 역이용한 설계
처음엔 목조나 콘크리트주택으로 지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최종 선택은 ALC(Autocalved Lightweight Concrete : 경량 기포 콘크리트) 주택이었다. 목조와 콘크리트의 장점을 결합시켜놓은 듯 알수록 매력 있는 구조재가 ALC였다.

설계는 ALC주택 전문 설계사인 (주)동진환경종합건축사사무소 박홍배 소장에게 맡겼다. 특별히 요구한 건 크게 두 가지. 뷰와 채광 확보를 위한 창문 설계와 동식물들이 한데 머물 수 있고, 가족이 배드민턴도 칠 수 있을 만큼의 넉넉한 크기의 정원 조성이었다.

그런데 부지가 반듯하지 않고 한쪽 면이 사선으로 들쭉날쭉했다. 게다가 기울어져 경사까지 졌다. 솔직히 톡 까놓고 땅이 ‘영~ 아니올시다’였다. 그러나 박 소장은 오히려 “활용하기에 따라 이점이 많은 부지”라며 새로운 시각,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했다. 먼저 경사진 면 아래에 건물(2동)을 둬 레벨차를 극복하고 그 위의 공간을 데크로 활용했다. 집(1동)은 조망과 채광을 살펴 반듯한 형태가 아닌 부정형으로 앉히고, 가족이 주로 머무는 거실을 햇살 풍부한 남동향으로 전진 배치했다. 그 결과, 데드스페이스는 최소화하고 내·외부 모두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부지의 단점을 역이용해 자투리 공간마저 활용한, 이른바 역발상의 설계 전략이다.

남동향으로 전진 배치한 거실. 멀리는 주암산 자락이, 가까이는 텃밭과 정원, 데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동틀 녘부터 해가 질 때까지 실내에 채광이 가득해 조명 없이도 밝고 화사하다.
거실과 다용도실, 외부 데크와 연계된 주방/식당. 아일랜드 테이블을 중앙에 둬 동선을 줄이고 가사의 효율성을 높였다.

살수록 편안한 집
공간 활용은 내부에서도 이어진다. 현관에 들어서면 중앙 복도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공용 공간, 왼쪽은 개인 공간으로 나뉜다. 재미있는 점은 각 공간이 독립된 듯 하면서도 서로 연계돼 상호 작용한다는 것이다. 평면도를 보면 이해가 쉽다. 먼저 공용 공간인 거실은 주방/식당과 다용도실을 통해 중앙 복도와 이어지며, 개인 공간인 침실도 드레스룸과 욕실을 지나 중앙 복도와 만난다. 욕실에서 다용도실을 통해 다시 주방과 거실로도 갈 수 있다. 이렇듯, 모든 공간이 각자의 프라이버시는 확보하되 소통의 기능은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완전히 개방하지 않아 보다 아늑하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외부, 즉, 자연으로 향한다.

2층은 오롯이 세 자매를 위한 공간이다. 중앙 홀을 휴식 공간으로 꾸미고 양쪽으로 각각 침실과 발코니를 뒀다. 높은 고도를 확보한 만큼 두 침실 모두 동틀 녘부터 해거름까지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자연의 모습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2층 복도. 중앙 홀을 중심으로 양쪽에 각각 침실과 발코니를 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꾸민 2층 자녀방. 침실마다 큰 창을 내 채광과 조망을 확보했다.

“살수록 참 편안해요. 빛에 좀 민감한 편인데,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빛이 하루 종일 실내에 가득해서 따뜻한 느낌이에요. 창문을 널찍하게 설계해서 외부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구요.”

전원주택에서 생활한지 이제 약 1년. 서용원, 이현숙 씨 가족은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특별한 1년을 보냈다”고 말한다. 그 특별함은 다름 아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다. 마음을 열고 바라보는 자연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순하게 정화된 마음에는 고요한 평화만이 남는단다. 작은 동물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반딧불이가 깜깜한 밤을 반짝이며 날아다닐 때, 이러한 자연의 작은 변화도 때로는 신비롭고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둘째 딸 예진 양이 정원에서 닭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정원에는 새와 물고기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건축주 가족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간다.

“사계절이 다르듯, 하루에도 풍경이 수시로 변해요.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신기하고 재밌어요. 전원생활이 주는 가장 큰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웃음)”

같은 자재로 지은 집이라도 세월이 흐를수록 문제가 발생하는 집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더욱 견고해지는 집이 있다. 특히 ALC 주택이 그렇다. 그 차이는 어디서부터 발생하는 것일까. ALC주택 전문 설계사인 (주)동진환경종합건축사사무소 박홍배 건축가를 만나 ALC에 대해 들어봤다.

단순한 사각형 박스형태의 매스로 미니멀하게 디자인한 대구 주택. 집 아래에 가족의 또 다른 휴게 공간인 건물을 두고 그 위를 데크로 활용했다.
해질녘의 대구 주택. 단정한 외관과 실내의 은은한 불빛이 주위 풍경과 어울려 편안하면서도 낭만적인 무드를 연출한다.

IN SHORT

(주)동진환경종합건축사사무소 박홍배 건축사
Q. ALC는 어떠한 건축 자재인가요?
. ALC는 무기질 소재의 장점을 가진 건축 자재로 같은 중량을 갖는 다른 자재보다 압축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80%의 공극(기포 50%, 세공 30%, 고체 20%)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별도의 단열재가 필요 없을 만큼 단열성이 뛰어나고, 유기화합물로 구성된 단열재와 달리 시간이 지나도 변성에 따른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내화성과 내진성, 가공의 용이성, 친환경성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Q. 흔히 ALC 블록은 습기에 약해서 결로나 곰팡이에 취약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실제로 어떠한가요?
.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블록인 것 같아도 내부에 머금고 있는 수분의 정도는 제조공정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습기 제어 과정을 충분히 거친 ALC 자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자재는 강도 및 단열성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결로나 곰팡이 발생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Q. 최근 ALC주택의 기능 차이가 현저하게 나면서 ALC주택의 설계와 시공은 ALC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ALC주택은 일체형 구조가 아닌 조적식 구조로 그에 따른 적절한 설계가 이뤄져야 합니다. 먼저 제대로 공정된 ALC 자재로 벽체뿐만 아니라 지붕과 바닥 모두 같은 물성을 지닌 ALC 소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블록 조적 시 각 단의 수직과 수평을 잘 맞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블록 상하단의 통줄눈이 생기지 않아야 하며, 겹침 길이는 블록 길이의 1/3 ~ 1/2, 100이상을 원칙으로 합니다. ALC 블록조가 내력벽으로 이뤄지는 공사는 다른 조적조와 시공법이 달라서 시공자의 경험 및 능력에 따라 주택 품질이 달라집니다. ALC의 장단점을 확실히 알고 있는 시공자에 의해 시공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추가
[철근콘크리트, ALC주택] 자연의 감성을 담은 Natural Modern House 영상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
www.countryhome.co.kr
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대구 전원주택】 자연의 감성을 담은 Natural Modern House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