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영국 정원을 소개한 지 이번 달로 2년이 된다. 그간 소개된 정원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영국 정원의 공통점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이 저택을 중심으로 호수 그리고 온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들이 저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는 구성과 스타일에 있다. 대저택과 강으로 구성된 Chiswick 정원 역시 다른 정원들과 거의 유사한 모습이지만 짜임새가 뛰어나다.

·사진  서상신 영국 통신원
자료 참고  Chiswick House & Gardens Trust www.chgt.org.uk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녹색을 유지하는 식물을 심은 이탈리안 정원.

영국 정원들을 살펴보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 저택을 위한 혹은 저택에 속한 정원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월간전원주택라이프≫에 소개한 대부분의 정원도 저택에 속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저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건물이 중심에 있었다. Chiswick 정원 역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실제로 정원을 보기 전까지 기대를 주는 요소가 다소 떨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필자는 우연히 저택과 다소 떨어진 좌측 통로로 들어섰기에 정원 구성 방식에 대해 새로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 Chiswick 정원을 읽는 키포인트는 똑같은 재료를 어떻게 배치했는가이다.

높이를 자랑하는 나무가 빼곡한 Indigo Jones Gateway

호수를 중심으로 나뉜 여러 정원
구성 방식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정원 좌측 테라스다. 테라스 끝은 정원의 또 다른 입구와 연결되는데, 언덕으로 돼 있어 테라스 밖을 궁금하게 만들 뿐 아니라 정원을 더욱 넓게 볼 수 있기도 하다.

또한 Burlington 게이트에서 저택으로 이동할 때 다른 길에 비해 거리가 단축돼 저택과 강을 상대적으로 빨리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Raised Terrace는 자주받침꽃(Sweet Shrubs), 장미 그리고 허니 서클 Honeysuckle로 이뤄져 봄과 여름에는 색감이 풍부하다. 나머지 다른 길은 여러 방향으로 나 있으나 반원 형태이기에 모두 강에 닿는다.
 
강으로 가는 길은 거대한 가로수들로 뒤덮인 숲 속에 있어 야생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리고 길 곳곳에 중심 포인트로 조각상을 세워 숲을 통과할 때의 지루함은 덜고 호기심은 더했다.

고전 스타일을 간직한 작은 폭포.

다른 길에 비해 거리가 짧아 저택과 강을 빨리 볼 수 있는 Burlington Gate.

언덕으로 된 테라스는 정원을 넓게 볼 수 있는 장소다.

호수를 따라가는 길은 저택을 다양한 뷰로 볼 수 있는 정원의 중심 산책길이다.

귀족풍 정원을 재현한 반원형 벤치 Exedra

정원을 디자인한 이들은 Burlington 경과 William Kent, 이들은 신고전주의 스타일의 빌라를 디자인 및 설계하고자 했다. 클래식한 건물, 기둥, 스핑크스상 등은 고대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한몫하고, 소박한 폭포와 유유히 흐르는 운하는 고전 스타일을 더욱 강조한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호수 끝에 자리한 작은 폭포와 크고 작은 돌다리는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1738년 만든 폭포는 세 개의 아치 웨이와 돌담길로 구성되는데, 디자이너들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호수를 따라가는 길은 저택을 다양한 뷰로 볼 수 있는 정원의 중심 산책길이다. 원래 호수는 Bollo Brook이라 불리던 계곡이었으나, 1737년 정원이 전체적으로 확장되면서 지금의 형태가 됐다.

강 너머로 보이는 건물 중 인상적인 것은 Ionic 사원과 원형 경기장과 방첨탑이다. 특히 원형 경기장 형태로 디자인한 오렌지 나무 정원은 가운데 오벨리스크가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데, 주변과 분리돼 고요하고 차분한 이곳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준다.

신고전주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Chiswick House.

고요하고 차분한 Chiswick 정원 분위기를 가장 잘 대변하는 원형 경기장.
강 너머로 특이한 모습의 Ionic Temple이 보인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호수를 따라가는 길

저택의 우측, 다채로운 정원 배치
강을 건너 저택 쪽으로 향하면 다양한 정원과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건축물들이 있다. 저택 바로 뒤 반원형 벤치 Exedra는 귀족풍 정원을 그대로 재현한다. 18세기 조각들과 넓은 잔디는 포멀 formal 함이 물씬 풍긴다. 잔디 위에 놓인 동상들은 시저, 폼페이 그리고 키케로의 조각으로 정원 디자이너 Burlington 경이 로마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또한 Burlington 경은 사슴을 보호하기 위해 정원과 조금 떨어진 곳에 지대를 낮추고 집을 만들어 밤 동안 사슴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정원을 최초로 조성(1720년경) 하고 난 7년 후, 사슴 공원이 호수 밖으로 이동하면서 그 자리에 오렌지 나무 온실을 세웠다. 지금은 다른 정원의 온실과 비교해 큰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완성될 당시였던 1813년에는 96m로 영국에서 가장 긴 온실이었다고 한다.

온실이 유명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동백나무 컬렉션 때문이다. 1828년에 심은 나무가 아직 살아 방문객을 맞는다.

테라스에서 가든 게이트로 내려가는 길.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동백나무 컬렉션이 있어 유명한 온실.

테라스 끝은 정원의 또 다른 입구와 연결된다.

테라스에서 본 저택.

온실 우측에는 월 정원과 이탈리안 정원이 놓였다. 영하의 추운 날씨로 다양한 식물을 보는 것은 어렵지만, 디자인과 배치를 살피는 데에는 지금이 최적기다. 서리를 맞고 오묘한 빛으로 재탄생한 정원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이탈리안 정원은 반원형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녹색을 유지하는 식물을 가장자리에 배치했다. 기하학적인 꽃들이 있는, 침대를 연상시키는 이 정원은 주변 온실과도 잘 어울린다. 키친 가든이었던 월 정원은 지금은 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의 가드닝 수업을 위해 사용하기에 특별한 이벤트가 있거나 정원 오픈 데이 때에만 공개된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호수. Bollo Brook이라 불리던 계곡이었으나, 1737년 정원이 전체적으로 확장되면서 지금의 형태가 됐다.

서리를 맞아 오묘한 빛으로 재탄생한 이탈리안 정원에는 새로운 매력이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
www.countryhome.co.kr
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영국 정원】 귀족풍 영국 정원의 모델, 런던 동부 Chiswick Gardens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