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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온 노을을 반기고 멀리 바다를 바라보는 아담한 집. 고된 몸을 맡기려고 고향을 찾은 이가 지었다. 

글과 사진 백홍기
취재협조 ㈜일공일룹

※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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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NOTE
DATA
위치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율천리
대지면적 467.00㎡(141.51평)
건축면적 110.70㎡(33.54평)
연면적 155.19㎡(47.02평)
           1층 105.51㎡(31.97평)
           2층 49.68㎡(15.05평)
건폐율 23.70%
용적률 33.23%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용도 계획관리지역, 자연취락지구, 문화재보호구역
설계기간 2개월
공사기간 4개월
공사비용 2억8천만 원(3.3㎡당 44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외벽 - 스타코, 컬러강판
내부마감 벽, 천장 - 실크벽지
              바닥 - 강마루
              창호 - 해윰 베카시 시스템 창호
단열재 지붕 - 인슐레이션 R32
           외벽 - 인슐레이션 R21
           내벽 - 인슐레이션 R11
           바닥 - 스티로폼 100T
주방기구 한샘 유로6000 로엔 화이트
위생기구 계림 투피스형
난방기구 기름보일러
조명기구 침실 - 포인트 1방등
              주방 - 레일등 블랙
              거실 - 그래미 펜던트 6등, 등박스 T5 LED, 기타 베이커리(계단실)

설계 일공일룹 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더일공일 02-534-0901 www.the101.co.kr

어릴 적 고향의 추억은 진하다. 바쁜 일상에 잊다가도 무거운 삶으로 힘들 때면 이따금 떠오른다. 그렇게 고향을 찾는 박동영(54) 씨를 따라 아내 김화순(48) 씨도 몸에 익은 생활을 정리했다. 집터는 시골의 낡은 집 옆에 있는 논밭을 다져서 만들었다.

1층 평면도

생의 앨범, 그 옆에 집 짓다
집은 사는 사람을 닮는다고 한다. 집은 주인이 건강할 때 같이 건강하고 함께 늙어간다. 닳고 닳은 문지방과 손잡이, 기둥, 마루 끝에는 과거의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이 하나하나 쌓여 몸이 먼저 알아채는 ‘우리 집’이 된다. 박 씨의 어머니가 얼마 전까지 생활하던 낡은 집에는 곳곳에 아직도 그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들의 삶을 새롭게 기록해갈 집은 그가 어린 시절에 밟고 다니던 곳이다.

“남편이 병으로 수술받고는 도심을 떠나 환경이 좋은 곳에서 살기로 했어요. 고향에 80 넘은 노모가 계셔서 기왕이면 함께 살기로 하고 이곳으로 왔죠. 땅은 논밭으로 사용하던 곳이에요.”

거실은 조망과 채광이 가장 양호한 위치에 픽스창을 내 오픈 천장으로 계획했다. 안방과 노모방의 층간 구분으로 인한 단절은 오픈 천장으로 인해 2층이 보이면서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보이게 연출했다. 거실과 주방을 연결하는 입구에 원목 진열장을 만들어 적당한 시선 차단과 재미를 담았다
거실에서 주방을 바라본 모습

도심에 익숙했던 김 씨는 남편과 노모를 위해 익숙하지 않은 시골살이에 동의했다. 새로운 환경은 사람을 두렵게 하지만, 열린 마음이라면 쉽게 적응하는 것 또한 사람이다. 지난 11월에 입주해 이제 첫 겨울을 맞이하는 김 씨는 벌써 적응한 삶을 누린다. 거칠고 팍팍했던 마음도 이곳에서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어쩌면 예정된 것일지도 모른다.

“가을이면 집 앞이 황금 들판으로 변해요. 2층 테라스에서는 멋진 거가대교가 보이죠. 테라스에서 차 한 잔의 여유가 모든 스트레스를 없애줘요.”

겨울이면 동장군이 집 안까지 쳐들어와 휘저은 것처럼 예전 집은 무척 추웠다. 그래서 집은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목조주택을 선택했다. 집짓기로 결정했을 땐 집에 대한 기대와 욕심도 생겼다. 건축주의 욕심은 시공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욕심과 기대가 큰 만큼 사소한 문제도 크게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ㄷ'자 모양의 주방
주방은 거실과 반 개방된 형태로 연결했다. 전원생활을 하다 보면 텃밭이나 집 주변을 관리하면서 외부의 일이 늘어나 안팎으로 이동이 잦아진다. 주방은 이러한 외부와 다용도실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추웠던 본가 생각에 따뜻한 목조로 결정
시공사는 노모와 건축주 부부의 취향을 단순하게 표현한 집을 찾으려고 배치부터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디자인 핵심을 ‘simple’로 정하고 설계를 시작했다.

입면의 기본은 사각형에서 찾았다. 사각형에 데크와 포치, 다용도실, 발코니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간결하면서 입체적인 입면을 완성했다. 지붕은 모던한 외형에 어울리게 처마를 짧게 끊었다. 거리를 두고 보면 집에 지붕을 딱 끼워 맞춘 듯이 보인다. 또한, 지붕이 돋보이는 형태를 찾기 위해 지붕의 경사를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해서 얻어냈다.

입면에서 이동의 중심은 데크에 뒀다. 데크는 노모가 농사를 지으면서 창고로 이용하는 옛집과 새집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빨래와 농작물 건조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용한다.

건축주의 간곡한 요구 하나는 마을을 감싸는 대금산과 먼바다의 풍경을 집에서 감상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지와 대금산 봉오리를 잇는 축선을 만들고 그 선을 기준으로 집을 배치했다. 그 결과 집에 드나들거나 층계로 이동할 때 대금산이 늘 따라붙는다. 멀리 내다보이는 바다는 2층 테라스에서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더불어 속살을 드러낸 평야는 거실에서 시원하게 펼쳐진다. 평야는 곧 초록으로 덮여 새로운 풍경을 선사할 것이다. 또다시 초록에서 황금벌판으로 옷을 갈아입을 때면 거실에 앉아 즐기기만 하면 된다.

공간 활용과 이동의 불편함이 최대한 적게 계단과 복도를 최적화했다.

건축에서 무엇보다 단열을 중요시했던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시공사는 단열 기준을 중부지방에 맞췄다. 기초에 스티로폼을 덧대 바닥의 냉기와 습기를 차단하고 나등급의 인슐레이션으로 층간과 지붕을 덮었다. 그리고 외벽에 50T EPS 외단열재를 덧대고 스타코로 마감했다.

“바다가 가까워 바람이 강하고 추운 곳이지만, 이번 겨울은 따뜻하게 지내고 있어요. 무엇보다 추운 데서 고생하시던 어머니가 따뜻하게 계시니 좋아요.”

안방은 프라이버시에 관한 건축주 내외의 의견에 따라 2층에 배치했다. 2층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발코니를 만들었다. 2층에서 활동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 복도에 작은 간이 주방도 만들었다. 그러나 실제 거의 사용하지 않아 버려진 공간처럼 방치된 것이 아쉽다고 한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자녀를 위해 만들어 놓은 방. 자녀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처음 계획에서 자녀방은 자녀가 없을 때 부부의 거실 겸 취미 공간으로 이용하다 자녀가 왔을 때만 침실로 이용할 수 있게 계획했다.

건축기술과 정보의 발달로 시공사 기술은 평준화됐다. 그만큼 집의 기능과 성능에서 별반 차이 없다. 승부는 치밀하도록 꼼꼼하고 세심한 배려에서 갈린다. 이러한 것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 알아채기 어렵다.

외벽 스타코 마감 때 시공사 대표가 참여해 기술자들과 같이 작업했다. 꼼꼼한 시공으로 품질을 높이려는 목적과 중간 점검을 위해서다. 대표가 나서서 감리역할을 하니 집짓기의 결과는 건축주의 만족으로 끝맺는다. 부부의 집짓기는 끝났지만, 또 다른 행복의 맛을 알게 된 부부의 삶은 새로운 시작이다. 비어버린 땅이 곡식으로 채워져 풍성한 들판이 되듯 이들의 삶에도 서서히 가을의 풍성함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데크는 조망과 완충을 위한 공간이다. 거실과 노모방 전면을 두르며 디자인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옛집과 새로 지은 집을 연결하는 전이공간 역할과 빨래를 널고 농작물을 말리는 등에 이용하는 다목적 공간이다.
뒤편에 마련한 장독대에서 바라본 모습. 단순한 외형에 잘 끼워 맞춘 듯한 지붕으로 한결 깔끔하게 보인다. 지붕은 더욱 돋보이게 지붕의 경사를 여러 각도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이다.
뒷쪽에 있는 논 건너편에서 바라본 모습
추가
[목조, 통나무주택] 산의 여유, 바다의 고요, 평야의 계절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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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전원주택】 산의 여유 바다의 고요 평야의 계절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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