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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맹호림 씨와 원예가 김보옥 씨 부부가 함께 가꾸는 두 개의 정원은 상반된 색을 뽐낸다. 남해 원예예술촌 두 필지를 구입해 한쪽은 살림집인 통나무집을, 한쪽은 카페를 지었다. 카페 정원은 프랑스풍의 질서 정연함과 화려함이 특징이라면 통나무집 정원은 지극히 사적이고 다듬지 않아 자유분방함이 물씬하다. 그러나 높은 담을 치지 않은 덕분인지 이 두 가지 콘셉트의 정원은 묘하게 어우러진다.

•motive 마당을 넓어 보이게, 깔끔하고 예쁘게 
•item 사계절 잔디, 회양목, 퍼걸러와 덩굴식물, 테라스와 정자, 유실수와 채소 
•location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원예예술촌

고려대 원예과를 나온 김보옥 씨는 원예가로서 풍부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강원도 문막에서 생화로 장식한 깨끗한 휴게소 프로젝트를 시도해 화장실 문화의 혁신을 일으켰으며, 유리 용기 안에 화초를 기르는 테라리엄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30년 가까이 선구적이고 폭넓은 활동을 해온 그녀는 손바닥 정원 연구회 회원들과 원예예술촌 조성에도 앞장섰다. 

마치 베르사유 궁전 정원의 한 면을 축소해 놓은 듯한 카페 정원은 부지 면적에 비해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프랑스풍 정원으로 콘셉트를 잡은 것도 바로 건물을 올리고 나니 남은 면적이 생각보다 넓지 않았기 때문. 이처럼 질서 정연하게 프레임을 짠 듯한 형태는 깔끔한 이미지를 주면서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카페보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정원

좋아하는 연예인의 모형을 갖다 놓다.

관상용 정원과 식용 정원
생울타리 용도로 자주 쓰이며 조경의 필수품이라 불리는 사시사철 푸른 회양목을 빙 둘려 사각형 프레임을 만들고 잔디를 깔았으며 가운데 원형 화분에 울긋불긋 화려한 색깔의 꽃을 심어 두었다. 잔디는 한겨울에도 푸름을 유지하는 사계절 잔디(한지형 잔디, 양잔디)로, 마치 물감을 뿌린 것처럼 짙푸르고 건강해 보이는 것이 매력이나 습기와 더위에 약해 여름에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신 한겨울이 되면 노력이 빛을 발하니 땀 흘려 일한 보람이 결코 헛되지 않다.

카페 정원 입구에는 대문 대신 퍼걸러를 설치하고 등나무를 심어 자연스레 덩굴이 올라오도록 하고 카페 전면 테라스 위로 길게 이어져 한여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테라스 끝자락 정자에서는 덩굴 덕분에 봄가을에는 아늑하고 싱그러우며 여름에는 시원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덩굴식물과 함께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는 것은 순박한 동백나무 그리고 외부로 드러난 건물 외벽에는 이끼가 자라도록 하고 그 아래 야생화를 심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생기는 자연스러움을 연출했다. 

주택 입구 / 카페 입구에 등나무가 자라고 있다.

“많은 분이 다녀가는 카페는 개방된 공간이니 최대한 깔끔하고 예뻐 보이도록 꾸몄지만, 집의 정원은 저만의 쉼터로 만들었어요. 가볍게 텃밭도 일구고 일하다 한숨 돌릴 수 있는 저만의 놀이터지요.” 

한갓지게 꾸며진 정원 구석에는 맹호림 씨가 좋아하는 미국 코미디언 듀오블루스 브라더스의 익살스러운 모형이 마치 장난을 걸어오는 듯하고 아담한 텃밭에는 오이, 상추, 가지, 더덕, 토마토 등이 가지런하게 줄지어 쑥쑥 자라고 있다. 늦가을에는 남해 특산물 시금치와 마늘 그리고 배추, 양파, 무, 쪽파를 심는다. 

“더덕은 식용으로 좋지만 꽃이 피면 정말 예뻐서 관상용으로 심어 봤어요. 마음 가는 대로 식물도 심고 조형물도 갖다 놓으며 꾸미고 있지요. 정원 가꾸기 비법이 특별한 게 있나요. 꾸준히 관심 갖고 손대는 큼 아름다워집니다.” 

그는 텃밭 농사만큼은 자타 공인 전문가 수준이다. 어디에 살 건 늘 텃밭을 가꿔 왔는데 그 노하우는 어릴 적 어머니를 뒤따라 다니며 터득한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어머니는 텃밭 농사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이다. 뒤를 따라다니며 고사리 손으로 흙을 덮어주던 일, 물을 뿌려주던 일…. 잎을 솎아주 다 보면 그 옛 추억도 되새김질된다. 

주택 뒤에 꾸며놓은 텃밭
맹호림씨가 생활하는 핀란드풍 통나무 집

“편안하고 집중하게 만들어요. 언짢은 일이 있을 때도 이렇게 식물을 만지다 보면 어느새 녹아내려요. 그래서 정원 돌보는 시간은 반성의 시간이고 명상의 시간이 돼요.” 

1969년 ‘전우’로 데뷔해 배우 인생 40년을 넘긴 그에게 정원은 삶의 동반자처럼 느껴진다. 싱그러움 가득한 그의 정원 한쪽엔 귤 나무가 싹을 틔웠고 동백나무에 핀 새빨간 꽃에선 향기가 번진다. 이들이 따듯한 남쪽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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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원예예술촌 주택정원】 두 가지 색다른 콘셉트가 이색적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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