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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까래 걸기 및 앙토(알매)덮기

상량식(종도리 걸기)이 끝나면 곧바로 서까래를 걸치게 된다. 삼량집(우진각지붕 또는 맞배지붕)과 오량집(합각지붕)의 서까래 걸기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설계도면에 따라서 목재를 구입할 때 서까래를 선별하여 구입해야 한다.

삼량집의 경우에는 종도리와 처마도리에 긴 서까래(장연)를 뿌리 쪽이 처마도리에 걸쳐지도록 하여 결구(못질)하면 된다.

그리고 오량집의 서까래 걸기는 긴 서까래와 짧은 서까래(단연)를 사용한다. 먼저 중도리와 처마도리를 아래위로 하여 긴 서까래를 먼저 건 다음에 종도리와 중도리를 아래위로 하여 짧은 서까래를 결구한다.

이때 삼량집과 오량집 역시 서까래의 간격은 나무의 굵기에 따라 그 중심에서 1자(30㎝)에서 1자3치(약 40㎝) 간격으로 걸친다. 그러나 특별한 기준이 없으므로 목재의 여유에 따라 목수의 안목으로 사용하면 된다.

따라서 서까래의 내밀기(처마도리에서 처마 끝까지의 길이)는 3자∼4자(3칸 미만의 집일 경우에는 3자, 그 이상의 집일 경우에는 4자)가량 내빼면 된다.

또한 서까래 굵기는 대개 집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뿌리 쪽이 3치(9㎝)∼4치(12㎝)사이의 목재를 사용하며, 귀 서까래(추녀)는 이보다 굵은 4치∼5치정도의 목재를 사용한다.

서까래 걸기에서는 추녀 부분 좌우 서까래 걸기가 가장 어렵다. 이 부분의 서까래 걸기는 세 가지 방식이 있다.

먼저 규모가 큰 전통건축기법으로 짓는 기와집일 경우에는 귀 서까래 좌우에 걸쳐지는 모서리 서까래를 하나하나 자로 재어 정교하게 다듬어서 걸치는 ‘선자’(부채 살 모양) 방식이 있다.

하지만 선자 서까래 걸기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므로 오랜 경험을 가진 전문 목수가 아니면 쉽게 할 수 없다.

다음으로 평범한 주택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마족’(추녀의 각도를 따라 서까래 끝을 빗어 맞붙이는 방식)방식과 작은 규모의 주택에 사용하는 ‘막걸이’(처마 끝 간격과 귀 서까래에 붙이는 간격이 일치하게 붙이는 방식)방식이 있다.

아울러 서까래 걸기에서 서까래가 곧은 것은 별 문제가 없지만 휘어진 서까래는 처마 끝 부분을 가지런하게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반드시 평고대(사방의 추녀와 서까래 끝 부분 위로 이어지는 가로로 길게 건너지른 부재)를 먼저 설치하고 그 밑에 서까래 끝의 윗부분이 서로 일치하게 가지런히 놓이도록 해야 한다.

작은 규모의 집이라면 추녀와 추녀 끝에 실을 묶어 탱탱하게 잡아당겨 그 높이를 조정해도 된다.

또한 종도리 위에 걸치는 서까래 끝 부분이 서로 어긋나게 거는 엇걸기 방식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서까래 끝이 서로 맞물리게 거는 방식은 지붕의 물매(경사도)에 맞춰 끝을 짤라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어려운 추녀의 좌우 모서리 서까래를 건 다음에는 종도리의 간격과 처마도리의 간격이 일치하도록 정해진 간격대로 서까래를 붙여 나가면 서까래 걸기가 모두 끝난다.

서까래 걸기가 끝나면 알매(짚을 썰어 넣어 반죽한 흙)를 올린다. 알매를 올리는 집에서는 산자(가는 나뭇가지나 쪼갠 대나무 등)를 촘촘히 엮어 앙토(알매)를 20cm∼25cm 두께로 고르게 펴서 바른다.

알매는 먼저 돌멩이와 불순물을 제거한 황토에다 짚을 5㎝∼7cm 되게 썰어 만든 거섶을 섞어서 차지게 반죽한다.

그리고 작은 호박 크기의 흙덩이를 만들어 지붕 위로 던져 올려 용마루 위치에서부터 아래로 사면을 고르게 덮어 내려와야 한다.

이때 흙이 산자 사이사이로 삐져서 내려가도록 차곡차곡 단단하게 바른 뒤, 흙손으로 표면을 매끄럽게 마감을 해야 지붕에 굴곡이 생기지 않는다.

알매 덮기가 끝나면 2, 3일 건조시킨 뒤에 지붕이기를 한 다음 내부 천장 바르기를 한다.

천장 바르기는 반죽해 놓은 황토를 흙칼(흙손)로 처바르는데 이것을 천벽 붙인다고 한다.

이 역시 벽과 같이 두 번에 걸쳐 바르는데 첫 번째를 왕새(초벌) 바르기라고 하고, 두 번째 마감 바르기를 재새 바르기라고 한다.

재새 바르기를 하는 황토는 채에 친 보드라운 황토를 짚을 섞지 않고 사용해야 한다.

방수처리 및 지붕이기
전통방식에서는 알매를 얹고 그 위에 곧바로 볏짚이엉이나 흙기와를 이어도 빗물이 스며드는 일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옛 건물에 비해 내부 평면이 좀 더 복잡해진 현대 황토집에서는 만약을 대비해 방수처리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방수처리 방법은 지붕에 얹은 알매가 마르면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방수 시트를 구입해 지붕 전체를 빈틈이 없이 덮어야 한다.

방수 시트는 결로 방지 기능이 탁월한 특수 방습, 투습지로 지붕 전용재를 구입해야 한다. 방수 시트 깔기가 끝나면 지붕재를 올리는데, 이때 아스팔트 슁글이나 적삼목을 마감재로 선택했다면 방수 시트 위에 곧바로 시공할 수 있다.

하지만 토기와나 볏짚 등을 소재로 선택했다면 다시 황토 알매를 올려야만 마감재 시공이 가능하다.

방수 시트 작업이 끝나면 지붕이기를 해야 한다. 지붕의 소재는 전통방식의 목조 황토집에는 토기와가 가장 잘 어울린다.

그 다음으로는 너와나 적삼목, 아스팔트 슁글 등이 황토집과 어울리는 지붕소재다. 만약 초가(볏짚 또는 샛짚)를 이을 경우에는 새끼줄을 고정시키기 위해 처마 끝에 가로로 걸치는 평고자를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토기와를 이을 경우에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황토를 반죽한 알매를 다시 얻어야 기와이기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붕 소재별(토기와, 너와 또는 적삼목, 볏짚이엉)로 지붕이는 방법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토기와 이는 방법
황토집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지붕소재로는 기와를 꼽을 수 있다. 기와는 진흙 등을 이겨 800℃∼1000℃로 구워서 만들어낸 전통 토기와를 사용해야 한다.

토기와는 외관상의 아름다움과 함께 내수성과 내화성, 단열성, 내구성이 뛰어나다. 또한 한번 이어 놓으면 반영구적인 지붕이 된다.

다만 중량이 무겁기 때문에 내진성이 없으며, 충격이나 동해(凍害)로 파손되기 쉬운 것이 작은 단점이다.

그럼 지금부터 토기와를 만드는 기술에서부터 지붕이는 기술 등을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토기와는 논밭 등의 하층에서 캐내는 진흙을 원료로 사용하는데, 이때 진흙은 조사(粗砂)나 유기물, 가용성 알칼리분 등이 적은 것이 좋다.

진흙은 보통 2종류 이상의 흙을 혼합해서 쓰기도 하며, 원토만을 사용할 때는 장기간 잠을 재워서 쓴다. 따라서 토기와를 만드는 공정은 원토를 채취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혼합기에 넣어 반죽(혼련)하여 성형기로 찍어내어 끝손질을 한다.

그 다음에 그늘에서 건조시킨 후 가마에 넣어 1000℃로 구운(소성) 후 냉각시키면 품질 좋은 토기와가 만들어진다.

소성 방법에 따라서 초벌구이 기와는 색깔이 붉은빛이나 갈색을 띠며, 솔잎이나 톱밥을 태워서 표면에 탄소를 정착시켜 만든 그슬림 기와는 검은색이나 회색을 띤다.

이 밖에 연소실에 식염을 던져 넣음으로써 그 증기로 표면에 유리질을 만들어낸 소금구이기와(붉은기와)와 여러 가지 색상의 유약을 발라 구운 유약기와 등이 있다. 하지만 황토집에는 그슬림기와(검은색)나 초벌구이 기와(적색)가 가장 잘 어울린다.

그리고 토기와의 종류는 용도에 다라 암키와, 수키와, 내림새, 수막새, 암막새, 착고, 부고, 마룻장 등이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토기와 지붕은 기둥을 튼튼히 세운 뼈대집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미리 참고해야 한다.

직경이 최소한 30㎝ 이상 되는 나무기둥을 세워 앙토(알매) 덮기가 끝난 지붕 위에 추녀 끝자락에서부터 사방으로 한 줄 암막새와 수막새를 먼저 얹은 다음에 암키와와 수키와(일명 평기와와 골기와라고도 함)로 아래에서 위로 차례대로 지붕을 덮은 다음 용마루를 만들고 용마루 끝에 와당(귀면기와)을 붙이면 기와지붕이기가 끝이 난다.

기와지붕이기는 전문 와공(기와이는 기술자)이 아니면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와공을 불러다 지붕을 이어야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기와 지붕이기는 자재비, 인건비를 포함해 평당 17만∼20만 원 정도 예산을 잡아야 된다(단, 지붕 평수로 계산해야 함. 지붕평수는 처마의 길이에 따라 평면 평수의 약 1.8∼2배임).

너와 또는 적삼목 이는 방법
먼저 너와지붕이란 지붕에 기와나 이엉대신에 얇은 나무판을 올린 것을 말한다. 너와는 질이 좋은 소나무나 참나무를 도끼 등으로 길이 60cm, 너비30cm, 두께3cm 정도 크기로 쪼개서 만든 작은 널판이다.

이것을 방수 시트 위에 기와를 이는 방법과 같이 아래에서부터 차례로 고기 비늘처럼 고정 핀을 박아가면서 덮어 올라가면 된다.

적삼목은 너와보다는 얇고 정교하게 가공된 패션 널판을 말하며, 시공 방법은 너와시공법과 동일하나 접착제를 사용해 덮는다. 시공비용은 너와지붕이 자재비와 인건비를 합쳐 평당 13만∼15만 원이며, 적삼목은 평당 10만∼12만 원 미만이면 시공이 가능하다.

아스팔트 슁글 이는 방법
자연친화적인 소재만으로 황토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소재다. 그러나 황토색이 나는 아스팔트 슁글로 지붕을 이으면, 우선 자연스러우면서 지붕의 모양이 깔끔하게 처리되기 때문에 시공할 만하다.

아스팔트 슁글 지붕을 시공할 때는 한 장 한 장 정성을 기울여 붙여야 한다. 잘못하면 하자가 발생해 붙여 놓은 슁글이 들고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슁글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가장 고급품인 그림자 슁글이 자재비와 인건비를 합쳐서 평당 6만∼7만 원이며, 중급 제품이 5만 원선이면 시공이 가능하다고 본다.

초가 이는 방법
초가지붕을 이는 방법에는 비늘이엉법과 사슬이엉법의 두 종류가 있다. 비늘이엉법은 그 모양이 물고기의 비늘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맞배집 등에 주로 사용된다.

비늘이엉은 볏짚보다 대개 억새풀을 베어다가 뿌리 쪽을 한 뼘 정도 밖으로 내어서 엮는 방법으로, 길게 엮은 이엉을 뿌리 쪽이 밑으로 가게 하여 추녀 끝에서부터 지붕 앞뒤를 덮는다.

그러나 물매가 싸지 않으면 빗물이 잘 흐르지 않는 단점과 한번 이으면 수명이 10년 정도 유지되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볏짚을 사용한 사슬이엉은 짚 뿌리 쪽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덮는 방법이다. 볏짚을 일정한 양(量)으로 엮은 수십 장의 마름(둥글게 말아 놓은 이엉)을 지붕 위로 올린 뒤, 멍석을 펴듯이 펴나가면서 덮는다.

이엉은 처마 끝 부분에만 뿌리 쪽이 밑으로 가도록 깔고 그 다음부터는 이와 반대로 하여 사방으로 덮어 올라가면 된다. 이엉 덮기를 마치면 끝으로 용마름을 올려야 한다.

용마름을 올린 뒤에는 이엉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새끼줄로 지붕을 매는데 이것을 고삿맨다고 한다. 고삿매기를 할 때 이엉 밑으로 들어가는 고삿을 속고삿이라고 하고 밖으로 드러나는 곳삿을 겉고삿이라고 부른다.

고삿매기는 지방에 따라 조금씩 묶는 방법이 다르지만 보통 가로로 여러 가닥의 새끼를 매고, 세로로 몇 가닥만 묶는 긴 네모꼴이 가장 많이 쓰인다.

전국적으로 가장 흔히 사용하는 고삿매기는 우선 지붕의 가로(긴 쪽)로 여러 가닥의 새끼줄을 치는데 이것을 장매(누른새끼)라고 한다.

장매를 치고 나면 세로(짧은 쪽)로 3∼5가닥의 자른 매를 쳐서 장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얽어 묶는다. 새끼 끝 부분은 서까래(연목)에 단단히 잡아당겨 묶는다.

이때 처마 끝 부분의 이엉이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긴 눌림대(장대)를 올리고 지붕을 뚫어 새끼를 끼워 넣어 서까래에 고정시켜 묶어야 한다.

그리고 처마 끝 부분으로 내려 온 이엉 끝자락을 가지런하게 짤라내면 지붕이기가 모두 끝이 난다. 田

■ 글 윤원태
<한국전통초가연구소 소장(052)263-2007, 3007 www.koreachoga.co.kr)

∴ 글쓴이 윤원태는 한국전통초가연구소 소장 겸 한국전통초가박물관건립 추진위원장이며, 경성대학교 한국학연구소 특별연구원 겸 한국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2004년 1월호 ‘황토집 따라 짓기’ 135쪽 그림의 오량집과 삼량집의 설명이 바뀌었기에 이를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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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 따라짓기] 전통방식 목구조 황토집 짓는 순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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