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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교외로 빠져 나가 전원주택을 짓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층간소음이 심한 아파트나 매캐한 스모그로 가득한 도심지를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건축주 김인태·박은영 씨 부부는 이와 더불어 대자연의 품과 사람 사는 정이 그리워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이들 부부는 두 아들과 함께 맞춤형 집을 짓고 살며 가족 간의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글과 사진 김경한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충신로
대지면적 653.40㎡(198.00평)
건축면적 108.24㎡(32.80평)
연면적 108.24㎡(32.80평)
 건폐율 16.57%
용적률 16.57%
건축구조 경량목구조
용도 보전관리지역
설계기간 2개월
공사기간 3개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KMEW 칼라베스트
외벽 - 스타코 플렉스, KMEW 사이딩
내부마감 
 - 실크 도배지, 몰딩도장, 매립가구 일부
천장 - 실크 도배지
바닥 - 한샘 강마루
창호 - 미국식 로이코팅 이중창, 독일식 틸트 삼중창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2
외벽 - 글라스울 R-21, 난연 스티로폼 50
내벽 - 글라스울 R-11
설계 및 시공  야베스하우징

시공사 대표는 건축주 부부를 위해 거실 창 위쪽에 하나의 창을 더 냈다. 그러면서 채광이 더 좋아지고 집 안 전체가 확 트인 느낌이 들어 건축주 부부는 크게 만족하고 있다.

공간을 자르고 바꾸다!
건축주 부부는 양평 주택을 짓기 전 2년간 아파트에서 살았다. 하지만 획일적인 공간 구성과 낮은 천장이 답답했다. 그래서 부부는 집을 지을 때 시공사인에 특별한 공간 구분을 주문했다. 양평 주택은 공간이 크게 공용 공간, 자녀 공간, 부부 공간으로 나뉜다. 보통 공용 공간과 개인 공간만 구분하는 것과는 차별점이 보인다. 각 공간을 구분할 때는 먼저 현관을 중심으로 공용 공간과 자녀 공간을 분리했다. 거실로 들어서면 중정을 사이에 두고 자녀 공간과 부부 공간을 분리했다. 독특하면서도 효과적인 공간 구분이다.

“TV는 중독성이 있어요. 그래서 아파트처럼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TV가 보이면 저절로 눈이 가게 돼있죠. 아이들한테는 이런 TV에 대한 접근성을 없애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현관에서 실내로 들어오면 거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갈 수 있게 했어요.”

자녀 공간에는 두 아들을 위한 침실 2개와 욕실 1개, 그리고 통로에는 함께 쓰는 일체형 책상을 배치했다. 박은영 씨는 각 공간이 기능에만 충실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침실은 오직 잠만 자는 공간이고, 책상은 공부만 하는 공간이다. 공간이 섞이면 생활이 불규칙해져 교육상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박은영 씨는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음식과 요리 기구를 많이 담아둘 수 있게 수납장을 크게 배치했다. 사진에서 좌측에 있는 긴 회색 벽면은 요리 기구를 담는 수납장이다.
안방은 최대한 단순하게 가구를 배치해 숙면을 유도했다. 방 옆으로는 가벽을 설치하고 그 안에 작은 서재를 마련했다.

건축주 부부는 부부 공간에도 침실 옆에 가벽을 둬 부부를 위한 공부방을 따로 시공했다. 안방에는 여느 전원주택처럼 드레스룸과 욕실을 배치했다. 그런데 욕조가 좀 특이하다. 욕조가 욕실 바닥에 주저앉은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은영 씨는 평소에 좋아하는 반신욕을 즐기고, 몸의 중심을 잃지 않고 이불 빨래를 하기 위한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거실 천장을 높이고, 거실과 중정 위쪽에 창호를 하나씩 더 달았다. 아파트에서 지내며 낮은 천장에 답답함을 느꼈던 부부가 탁 트인 시야에서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부부는 시공사와 의견을 교환하며 기존 주택의 틀에 구애받지 않고, 가족에게 꼭 맞는 주택을 짓기 위해 공간을 분리하고 바꿨다. 

건축주 부부가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안방 욕실은 좀 특이한 구조다. 욕조가 욕실 바닥에 주저앉은 형태이기 때문이다. 평소 반신욕을 즐기는 박은영씨가 목욕도 즐기고, 몸의 중심을 잃지 않고 이불 빨래를 하기 위해 이런 시공을 했다.
두 아들은 현관에서 들어온 후 바로 이 통로를 거쳐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TV가 있는 거실보다 이 통로가 먼저 보이는 구조로 자녀 공간과 공용 공간이 확실히 구분돼 있다.
부부는 두 아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침실과 분리해 통로에 설치했다.

편의를 거부하고 혜택을 누리다!
부부는 삶의 방식에 있어서도 기존 방식을 거부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도시민들의 삶을 살짝 벗어났다는 말이 맞다. 

두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집에서 차로 20~30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하지만 박은영 씨는 여건이 될 때면 두 아들에게 걸어서 귀가하라고 말한다. 족히 1시간이 걸리는 거리지만 두 아들은 불만 없이 사이좋게 대화도 하고 논이며 밭을 구경하며 집으로 향한다. 주말에는 40분 거리에 있는 양평도서관에도 걸어서 다녀오라며 아이들을 내쫓는다. 

최근에는 두 아들의 장난감을 한 달간 뺐고 나가서 놀라고 했다. 솔직히 처음엔 걱정도 했다. 장난감이나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이 과연 재밌게 놀 수 있을까 싶었다.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두 아들은 장난감이 없으니 장난감을 만들어서 놀았다. 길에서 작대기를 찾아서 칼싸움을 하거나 수다를 떨고 논두렁에 가서 개구리를 찾았다. 문명의 이기에 물들지 않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전원생활의 혜택을 누리는 셈이다.

피아노 있는 방은 공작단풍, 옷걸이가 있는 방은 청단풍으로 각각 다른 단풍을 심어 변화를 줬다.
자녀방은 두 아들의 특성에 맞게 다르게 꾸몄다. 각 자녀방 너머에는 단풍나무를 심어 아이들이 그 나무를 감상하며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피아노 있는 방은 공작단풍, 옷걸이가 있는 방은 청단풍으로 각각 다른 단풍을 심어 변화를 줬다.

사람 사는 정이 무르익다
건축주 가족은 건물 자체로도 이런 혜택을 얻고 있다. 부부는 이곳에 입주하고부터는 매주 친구들을 불렀다. 친구들이 모두 아이가 있다 보니 네댓 식구가 한꺼번에 모이면 어디 갈 데가 없었다. 식당에 가더라도 자리가 없을뿐더러 아이들 때문에 오래 머물 수도 없다. 그러다 전원주택을 지었으니 그 많은 식구가 함께 모일 장소가 생겼다. 양평 주택에는 이렇게 네댓 식구가 함께 모여 고기를 구워 먹으며 얘기꽃을 피운다. 아이들은 영화 한 편 틀어주면 쥐죽은 듯 조용해지거나 밖에 나가서 뛰어논다.

그 뿐만이 아니다. 양평 주택 일대는 이웃과의 교감도 많다. 건축주 부부가 사는 동네는 전원주택 단지다 보니 너도나도 텃밭을 가꾼다. 텃밭에서 가꾼 야채가 남으면 서로 이웃에게 나눠준다. 어떨 땐 차고 넘쳐서 처치 곤란할 때도 있다. 그래도 그런 정이 좋다. 동네 주민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집집마다 돌아가며 고기모임을 가진다. 오죽하면 고기를 하도 자주 먹어서 ‘고기계’를 하자고 했을 정도다. 한 가정에서 음식을 하다가 일손이 부족하면 이웃집에 전화를 걸어 아이들을 데려와서 음식 만드는 걸 도와달라고도 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김인태 씨는 휴가 때 동네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을 하기도 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이웃집에선 아이들을 모아 논술을 가르쳤다.

이렇듯 정이 넘치니 이곳에 머무는 시간들이 건축주 가족들에겐 소중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가족회의에서 부부가 아이들에게 “요즘 뭐가 가장 좋냐”고 묻자, “아빠, 엄마하고 고기 구워먹고 뭔가를 함께 했던 게 가장 좋았다”고 대답했다. 전원생활의 맛이 이런 게 아닌가 싶다.

김인태 씨는 조경 전문가와 형, 동생하는 사이다. 그 덕분에 조경 전문가에게 이것저것 조언을 구하며 정원을 멋지게 꾸몄다. 이미 이 동네에서는 ‘마당이 예쁜 집’으로 소문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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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에게 맞춘 소통 공간 양평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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