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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장성하고 나서야 제대로 된 집을 만났다. 부부는 일에 치여 돌아보지 못했던 집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고 했다. 부부는 말한다. 내 생애 최고의 집이라고.

글·사진 홍정기 기자  

※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건축정보
위치  경기 김포시 통진읍 서암리
건축형태  스틸하우스
용도지역  농림지역
대지면적  331.00㎡(100.30평)
건축면적  95.15㎡(28.83평)
지붕재  아스팔트 슁글
외장재  스타코
내장재  실크벽지
바닥재  강화마루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창호재  시스템 창호
식수공급  상수도
설계 및 시공 비성건설 032-565-9762
                      www.beesung.co.kr

호사가들이 이런저런 말을 한다. 아름다운 집, 좋은 집, 훌륭한 집,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이거나 나름의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 집은 이래야 한다고 정의하고 그에 맞춰 평가한다. 호사가들의 이러한 ‘평가 내리기’가 아쉬운 건 정작 중요한 사는 사람 이야기는 없어서다. 아흔아홉 칸 대감집도 수백 평 펜트하우스도 사는 사람에 따라 다리 밑 천막보다 못한 집이 될 수 있다. 결국 집은 사람 마음먹기에 따라 존재 가치가 결정된다.

김포에서 강화도를 잇는 국도에서 논길을 따라 한참을 진입해야 주택이 잡힌다. 행여 마주 오는 차라도 있을라치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는 좁은 길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주택에 다다르자 소 울음소리가 귀를 때린다. ‘연보람 목장’을 운영하는 연덕흠 씨가 최근 331.00㎡(100.30평) 대지에 올린 95.15㎡(28.78평) 복층 스틸하우스다.

거실

생각했던 대로 집이 완성돼 만족
“남편과 정말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어요. 남 밑에서 일하다 조금씩 조금씩 돈을 모아 소 한 마리씩 사서 늘리고 늘려 지금에 이르렀죠. 목장만 생각하느라 집은 돌아볼 여유가 없었어요. 남는 돈 전부를 목장 운영에 쏟아 부어 이전 집들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살기 힘들었죠. 그래도 그때는 그게 힘든지 몰랐어요. 목장 일이 우선이었거든요.”

건축주 부부는 소를 늘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당장 내가 먹고 자는 곳이 불편해도 목장 규모를 늘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버텼다. 그렇게 이십여 년을 보내자 소가 늘어 부부 힘으로 모자라  새로운 목장 터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이제 시원하고 따듯한 집이 필요하다는 여유까지 생겼다.

시공사는 건축 과정에서 소통, 건축 후 사후 관리를 고려해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으로 선정하기로 하고 건축박람회 등을 다니며 마땅한 업체를 물색했다. 후보군에 오른 현 시공사를 찾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시공한 곳을 찾아 건축주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거실과 나란히 바로 뒤에 배치한 주방/식당.

“시공한 집들이 일단 저희가 원하던 구조를 하고 있었고 회사 관계자들이 매우 편하게 대해줬던 게 인상에 남았어요. 더 알아볼 필요가 없다 싶어 바로 계약을 했지요. 잡음 한 번 없이 무사히 진행돼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생각했던 대로 집이 완성돼 크게 만족하고 있어요.”

부부만 좋은 게 아니다. 집이 완공되자 장성한 아이들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집에 연신 감탄을 내뱉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부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이렇게 “내 생애 최고의 집”이 탄생했다.

주방/식당 공간 옆에 붙여 이동 편의성을 도운 계단실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는 실용적인 공간 구성
대지에 맞게 좌향을 잡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작은 도로 가에 놓인 부지라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후면에 도로를, 전면엔 축사를 보고 앉혔다. 다행히 해가 전면으로 보고 지나기에 채광과 단열 효과도 높았지만, 문제는 축사를 바로 마주하고 앉았다는 점이다. 목장을 운영하지 않는 사람이 보기에는 ‘괜찮을까’ 싶지만 부부 생각은 전혀 다르다. “소를 키워 먹고 사는 사람이 축사를 멀리하면 되겠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가족 같은 녀석들이에요. 우리 가정을 지탱해주는 고마운 녀석들인데 늘 곁에 가까이 있어야지요. 그리고 냄새를 우려하는데 요즘은 그런 걱정 안 해도 돼요. 축사 바닥에 깐 톱밥이 냄새를 잡아주거든요. 기계로 주기적으로 갈아엎기만 하면 냄새 걱정도 없어요."

2층에서 본 계단실. 창은 조망을 감상케도 하지만 적절한 빛을 받아들여 내부를 풍성하게 하기도 한다.

거실을 중심으로 왼편에 안방, 뒤편에 주방/식당, 오른편에 현관을 놓았다. 가사 편의를 돕고자 거실과 주방/식당을 한 공간에 묶고 거실 천장 고를 높여 개방감을 준 게 특징으로 전체적으로 내부는 깔끔한 분위기가 흐른다.

주방/식당 옆 계단실을 오르면 2층이다. 1층은 부부와 가족이 같이 쓰는 공용 공간으로, 2층은 자녀가 쓰는 개인 공간으로 분리해 장성한 아이들을 배려했다.

2층 모습
장성한 자녀를 고려해 방을 2층으로 올려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축사에 들어서자 커다란 몸집을 자랑하는 젖소들이 족히 백여 마리에 달하는 것 같다. 처음 한 마리로 시작해 이 정도로 늘리기까지 부부가 거쳤을 인생의 굴곡이 조금은 전해진다. 이제야 조금 한숨 돌리게 된 부부는 먼저 제대로 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집은 부부가 서로에게 주는 격려와 감사의 선물이자, 그간 묵묵히 따라온 자녀들에게 주는 고마움과 미안함의 표현이다.

마을 진입 도로에서 본 모습. 꺾임 면이 많은 지붕 탓에 단조로울 뻔 했던 외관이 살았다.
난간이 없는 덱을 깔아 이동이 자유롭고 개방적이다. 덱은 집에 조형미를 보충하기도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추가
[스틸하우스, 펜션, 상가주택, 기타] 내 생에 최고의 집을 짓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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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전원주택】 목장주 부부의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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