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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꼽자면 대저택과 궁전을 끼고 있다는 점이다. 귀족 문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각 정원은 형식과 규모에서 차별성이 드러난다. 런던 서부에 위치한 Hampton Court Palace를 에워싼 각양각색의 정원은 형식미에 감탄케 하고 찬란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글 사진 서상신 영국 통신원  
자료참고 Historic Royal Palaces 

궁전 전면에 위치한 The Great Fountain 가든 전경

Hampton Court Palace Gardens
궁전 정원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화려함과 기품이다. 귀족들을 위해 설계됐기에 형식미는 그 시대와 나라의 특성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템스강을 끼고 자리한 붉은빛 Hampton Court Palace는 런던 센트럴에서 기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어 관광객 발길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다. 특히 궁전 속 다양한 유품들과 함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발길을 유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궁전은 헨리 8세가 1530년대 추기경인 토마스 울지 저택을 몰수해 대 개축한 것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으나 1838년 빅토리아 여왕의 명령으로 대중에게 공개되기까지 수많은 왕과 여왕이 이 궁전을 별장으로 사용했다. 오랜 역사를 증명하듯 궁전 내부에는 볼거리로 가득하다. 헨리 8세 시대의 큰 방을 비롯해 600인분의 식사를 준비했다는 거대한 부엌 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컬렉션을 전시한 갤러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헨리 8세만이 이 궁전에 업적을 남긴 것이 아니다. 17세기에 윌리엄 William 3세와 메리 Mary 2세는 궁전을 바로크 스타일로 바꾸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이유로 튜더 양식과 바로크 스타일까지 모두 접할 수 있어 역사의 흔적을 읽어가는 재미를 더한다.   

겨울이라 몇몇의 장미를 제외하고는 가시밖에 없는 로즈 가든은 그 나름의 멋이 있다.

25규모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정원
궁전 내부만큼 돋보이는 것은 템스강과 나란히 놓인 각양각색의 정원들이다. 여름철, 향기로 발길을 유도하는 로즈 가든을 시작으로 가든의 중심이 되는 분수 정원을 지나 새롭게 재건축된 Privy 정원과 아이들에게 인기 높은 미로는 Hampton Court Palace 가든의 주요 구성 요소다. 꼭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세상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포도나무로 230년이 넘었다고 한다.
 
가든은 궁전을 기준으로 좌측, 정면 그리고 우측으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메인 입구로 들어서면 마주 보이는 것이 궁전 정면이다. 궁전을 마주 보고 좌측으로 들어서면 로즈 가든과 틸트 야드 Tiltyard를 비롯해 잘 다듬어진 수목으로 만든 미로와 템스강을 만날 수 있다. 겨울이라 몇몇의 장미를 제외하고는 가시밖에 없는 로즈 가든은 그 나름의 멋이 있다. 세월의 흔적이 깃든 붉은 벽을 가로지르는 가시넝쿨은 초록 잎 없이도 보는 즐거움을 준다.

세월의 흔적이 깃든 붉은 벽을 가로지르는 가시넝쿨은 초록 잎 없이도 보는 즐거움을 준다.

그 뒤로 펼쳐지는 틸트야드는 16세기경 기사들의 마상 시합(Tournament)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레슬링 등 다른 스포츠 시합도 열렸는데 궁전에서 왕들이 관람을 즐겼다고 전한다. 한 세기를 넘어 17세기 무렵 이곳은 궁전 음식 조달을 위한 키친 가든으로 사용됐다. 지금은 그중 한 지역만이 사용되는데 이곳에 위치한 카페는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미로는 주변 경관과 함께 가든을 흥미롭게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다.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미로는 17세기에 완성됐다. 크고 딱딱한 울타리들이 기하학적 패턴으로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16세기 기사들의 마상 시합 장소로 쓰였던 탈트야드의 카페.

분수를 중심으로 한 반원형의 전정
궁전 전면에 위치한 The Great Fountain 가든을 중심으로 좌측에 20세기 가든과 뒤로는 홈 파크 Home Park가 놓였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템스강이 분수를 중심으로 반원형으로 흐르도록 디자인한 점이다.
 
윌리엄 3세와 메리 2세 당시 만들어진 분수 가든은 본래 13개의 분수로 구성됐으나 현재는 단 하나만이 남아 있다. 분수 가든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분수 자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줄지어 배치된 주목이다. 세모난 지붕이나 아이스크림을 연상시키는 나무의 모습은 형식미와 더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귀족의 기품까지 느끼게 만든다. 또한 잔디 위 꽃들은 빅토리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윌리엄 3세와 메리 2세 당시 만들어진 분수 가든은 본래 13개의 분수로 구성됐으나 현재는 단 하나만이 남아 있다.

분수 정원 좌측, 템스강이 시작하는 곳에는 20세기 정원이 자리한다. 조용한 이곳은 작은 방목장으로 사용되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가드닝 견습생들을 훈련하기 위한 장소로 탈바꿈했다.

분수 정원 좌측, 템스강이 시작하는 곳에는 20세기 정원이 자리한다.

조용한 이곳은 작은 방목장으로 사용되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가드닝 견습생들을 훈련하기 위한 장소로 탈바꿈했다.

희귀식물 수집가 메리 2, The Lower Orangery 가든
궁전 우측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The Privy Garden으로 여기서 PrivyPrivate과 같은 뜻을 지닌다. 이 가든은 1702년 채 완성 했는데 처음 계획했던 식물 종류를 그대로 사용해 구성했다. 선큰가든 형태로 지면보다 한 단계 낮춰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작나뭇과 낙엽 활엽 교목인 서어나무(Hornbeam)가 만들어내는 그늘과 어우러진 중앙 조각상은 어디에서 봐도 근사한 풍경을 선사한다.
 
The Privy Garden과 함께 궁전 우측을 구성하는 The Knot 가든은 1924년 완성됐지만 16세기의 모습을 재현한다. 또 다른 선큰 가든 The Pond Garden은 신선한 물속에 잉어와 도미 같은 물고기를 기르고자 만들었다. 현재는 봄과 여름에 피는 꽃들이 심어져 있는데 윌리엄 3세와 메리 2세는 이곳을 이국적인 식물들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궁전 우 측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The Privy Garden으로 1702년 재완성 됐는데 처음 계획했던 식물 종류를 그대로 사용해 구성했다.
자작나뭇과 낙엽 활엽 교목인 서어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과 어우러진 중앙 조각상은 어디에서 봐도 근사한 풍경을 선사한다.

궁전과 가까운 곳에는 소규모 The Lower Orangery 가든과 테라스가 자리한다. 희귀식물 수집가였던 메리 2세는 이곳을 그녀의 컬렉션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밖에 볼 수 없으나 단연 그 존재감을 자랑하는 포도나무가 이곳에 있다.

궁전에서 명실상부 가장 유명한 것이라 할 수 있는 이 포도나무는 1768년에 심었다. 늦은 8월에 방문한다면 직접 달콤한 포도를 따먹는 기회를 잡게 될 수도.

궁전과 가까운 곳에 있는 소규모 The Lower Orangery 가든. 희귀식물 수집가였던 메리 2세는 이곳을 그녀의 컬렉션 전시 공간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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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원】 형식미부터 아기자기한 이국 식물까지Hampton Court Palace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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