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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에 조성 중인 한옥마을에 들어선 시범 한옥인 화경당和敬堂.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국토교통기술 연구개발사업(한옥기술 개발연구단)을 통해 지은 것이다.

한옥기술 연구단은 2009년 12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연구 개발비 총 177억 원(정부 출연금 133억 원, 민간 44억 원)을 들여 한옥을 활성화하고 국민에게 보급하고자 건축비 절감과 거주 성능 향상을 위해 설계 기술, 시공 기술, 성능 기술, 한옥 DB 등 4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한옥기술 연구단의 연구 결과물이 바로 화경당이다.

이를 두고 정부는 “건축비가 전통 한옥의 60% 수준(3.3㎡당 685만 원)으로 저렴하면서 성능이 우수한 현대적 스타일의 시범 한옥”이라 하고, 한옥기술 개발연구단은 “춥고 불편한 한옥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건강 주택’인 한옥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대중적인 한옥의 보급에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반면, “건축비 절감에만 치중해 시대보다 너무 앞서갔다”, “무늬만 한옥이다”, “자연스럽지 못한 게 마치 일본 집 같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화경당은 어떻게 지은 건축물이기에 논란을 빚는 것일까. 한옥기술 연구단의 자료를 바탕으로 공정별 적용 기술을 살펴본다

·사진  윤홍로 기자

전통 한옥의 브랜드 가치를 계승하고 현대적 거주 성능을 확보하며 가격이 저렴한(전통 한옥 대비 60% 수준) 대중 한옥 개발. 4년간 총 177억 원을 투자해 국토교통기술 연구개발사업(한옥기술 개발연구단: 단장 김왕직 교수)으로 추진해 온 신한옥 개발과 보급 목표이다. 한옥기술 개발연구단은 전통 한옥의 문제점으로 △보편적 현대 주택(3.3㎡당 450만 원)에 비해 260% 정도 비싼 3.3㎡당 1,200만 원 정도 공사비 △단열과 환기 회수 등 측정이 불가할 정도의 주거 성능 수준 △표준 품셈과 시방서 부재로 비효율적인 현장 관리 △습식 공법 등으로 인한 오랜 공기工期와 천차만별인 시공 품질을 꼽는다. 그래서 한옥 관광 문화 자원화와 세계화, 한옥 기술 개발과 산업화, 한옥 보급·확산이 어렵다는 것이다.

은평 뉴타운 한옥마을 시범 한옥인 화경당 준공식

국토교통부는 화경당을 준공할 때 “한옥은 최근 친환경 주택과 다양한 주거 문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사람들의 관심과 선호가 증가했으나, 일반 주택에 비해 건축비는 두세 배 비싼 데다 춥고 불편하다는 선입견으로 대중 보급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한옥기술 개발연구(R&D)를 2009년에 착수했으며, 한옥기술 개발연구단은 한옥 대중화를 위해 시공비를 대폭 낮추면서 현대인의 생활을 반영하고 단열·기밀 성능 등 주거 성능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수행해 왔다. ‘시범 한옥(화경당)’은 은평 한옥마을에 위치한 2층의 도심형 한옥으로 그간 연구 성과를 집약해 현장에 적용한 중간 성과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전통 한옥 대비 목재 소요량 40%, 공기 30%를 각각 줄이고, 초경량 신소재 기와 등 현대 건축 재료를 사용해 건축비를 전통 한옥 대비 60% 수준으로 낮췄다(3.3㎡당 685만 원). 또한, 대형 집성목을 사용해 자연 목재의 뒤틀림이나 갈라짐을 방지하고 친환경 인증 기준의 70%에 해당하는 에너지 효율 성능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은평 한옥마을 내 시범 한옥인 화경당은 361.68㎡(109.60평) 필지에 건축면적 71.10㎡(21.55평), 연면적 142.20㎡(40.09평)으로 지어진 도심형 복층 신한옥이다. 다음은 한옥기술 개발연구단에서 화경당에 게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살펴본 공정별 적용 기술이다.

22층 거실 창틀 밑에 쪽마루(?)를 덧댔다. / 평천장으로 꾸민 1층 거실.
오량천장으로 꾸민 2층 거실. /1 층 거실 앞 툇마루.
기둥과 보와 도리가 집성목이다. / 명지대학교 실험 한옥인 명지 정사 내 전통 한옥과 현대 한옥 비교 실물.

목공사 목재 소요량 감소, 단열성·기밀성 확보, 1·2층 연결 철물 개발을 통한 구조적 안전성
주요 구조가 목재로 이뤄지는 한옥에서 목공사는 중요한 공정이다. 전통 한옥에선 기둥, 보, 도리, 서까래 등 각 부재 크기에 맞는 원목을 선정하고 치목해 이음, 맞춤 방법으로 구조를 완성해 간다. 전통 한옥 목공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결함은 원목의 건조 수축으로 인한 부재의 변형과 갈램이다.

이에 따라 결구 부위가 변형될 수 있다. 따라서 원목을 사용할 때 충분히 건조된 나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한옥의 목공사 기법은 원목의 건조 수축에 따른 변형, 시공 단가, 접합부 구조 성능, 이질재와 접합부, 기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분적으로 집성목을 사용하고 철물로 접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화경당의 1, 2층 기둥, 도리, 평방, 창방은 집성목을 사용했다. 집성목을 사용한 각 부재의 접합부는 기밀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한 디테일(조립 철물 JT2, 지옥 연결체)을 적용했다. 부재의 치목과 가공은 시공성과 경제성을 높이고자 프리-컷 방식을 적용했다.

벽체 공사왕겨숯과 단열재, 황토를 이용한 단열성과 친환경성 확보
한옥에서 벽체는 단열과 기밀을 유지하는 요소이다. 기둥이 노출되는 심벽 구조 한옥에선 단열성 확보를 위한 벽체 두께가 제한적이며, 자연 재료의 건조, 수축, 변형 등으로 목재와 흙의 접합 부분에 기밀성이 확보되기 어렵다. 실험 한옥(명지대 소재)에 시공한 벽체에는 먼저 단열성과 함께 시공성과 내구성 향상을 위해 현대적인 마감재와 단열재들을 사용했고, 기밀성 향상을 위해 연구한 시공법과 디테일들을 벽체가 만나는 부위에 적용했다.
은평구 시범 한옥에 적용한 벽체는 외벽의 경우 단열성과 친환경성, 시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2″×6″, 2″×4″ 규격의 목재로 골조를 만들고 친환경 단열재인 셀룰로스와 왕겨숯, 유리섬유로 단열했다. 이질재와 만나는 벽체의 기밀성 확보를 위해 외벽에서 벽과 만나는 기둥과 창방에 홈을 따고 벽체가 끼워 들어가는 접합 디테일을 개발해 적용했고, 기밀 테이프와 실리콘 충진으로 기밀성을 보강했다.

미닫이와 여닫이 세살 목 창호로 문과 수납장을 낸 2층 방.

지붕공사 건식 공법에 의한 단열성, 기밀성(당골막이 시공), 시공성 향상
전통 한옥의 지붕공사는 동자주, 종도리, 종보, 서까래로 이뤄지는 지붕 가구 부분과 개판, 적심, 보토로 이뤄지는 단열 부분 그리고 기와를 사용하는 마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한옥의 현대화를 위해 전통 지붕 공법에서 개선할 점은 지붕 단열 부분에 나무와 흙을 사용함에 따른 하중과 습식 공법이다. 또한, 지붕 마감재인 기와는 생산성, 시공성, 경제성 측면에서 전통 기와를 대체할 수 있는 현대적인 소재와 공법 개발이 필요하다.
화경당의 지붕 가구는 노출 부분에 원목 서까래를 사용했으며, 비노출 부분에 원목 대신 2″×4″ 각재를 사용했다. 지붕 단열 부분은 연구 개발한 격판을 이용한 공법을 적용했으며, 지붕 마감도 연구를 통해 개발한 경량 신소재 한식 기와를 사용했다.

1층 거실. 전면창 외에 뒤쪽에도 창호를 냈다. / 수 납장과 화장실을 갖춘 2층 방.

바닥공사 모듈화된 ALC 패널로 층간 소음 감소
전통 한옥의 바닥은 크게 온돌과 마루로 구분한다. 온돌은 방에 설치해 겨울철 난방을 담당하며 마루는 대청이나 누마루 등 외부로 열린 공간의 바닥에 설치한다. 온돌을 이용한 바닥 난방 방식은 현대 주거에도 계승돼 이어진다. 시범 한옥에선 2층 구조의 한옥을 시공해 층간 바닥 구조를 연구하고 적용했으며, 바닥 구조에 따라 현대에 개발된 다양한 바닥 난방 방식을 적용했다.

화경당의 바닥은 1층과 2층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시공했다. 1층은 현대 건축에서 일반적인 콘크리트 습식 공법으로 바닥면을 구성하고 엑셀 파이프를 이용한 온수 온돌 방식을 적용했다. 2층 바닥은 건식 공법으로 구조는 층간 소음 방지재 위에 ALC 블록을 사용해 바닥면을 구성했다. 난방은 온수 온돌 패널을 사용했고 각 실의 용도에 따라 장판지나 강화마루 등으로 마감했다. 2층 화장실과 다용도실 바닥은 2″×8″ 목재로 장선을 설치하고 철물로 접합했다.

현대식 화장실. / 단독 생활이 가능하도록 1, 2층에 각각 입식 주방/ 식당을 드렸다.

창호공사 목재 시스템 창호 개발을 통한 기밀성과 단열성 확보
전통 한옥에서 창호는 벽체와 함께 기둥 사이에 설치하는 구성 요소이다. 특히 전통 한식 창호의 다양한 문양과 구성 방식은 한옥의 입면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한옥에는 전통 창호의 문제점인 단열성, 목재의 뒤틀림이나 변형과 같은 내구성 등을 개선한 현대 시스템 창호를 적용했다. 이와 같은 현대 창호를 시공성과 경제성을 고려하면서 부분적으로 사용했으며, 창호 설치 부분의 시공 디테일을 개발해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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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 한옥】 은평 한옥마을 시범 한옥 화경당和敬堂 한옥 대중화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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