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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 번 지으면 10년은 늙는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건축주와 건축업자로 만나면 원수가 된다’는 말이 있다. 집을 짓는 일이 비용과 시간을 차치하고, 그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 일어났다. 시공사에서 부모의 밀양 주택을 시작으로 딸의 창녕 주택, 아들의 남해 주택, 이렇게 세 채를 일정 기간을 두고 모두 설계·시공한 것이다. 내구성, 편리성, 미관성을 두루 갖춘 ‘좋은 집’의 실현, 그 비결은 무엇일까. 건축주와 설계·시공사 사이에 마음과 뜻이 통通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윤홍로 기자  |  사진 강창대 기자
취재협조 더하우징㈜

HOUSE NOTE
DATA
위치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화양리
용도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설계기간  7일
공사기간  2017년 2월 ~ 5월
건축비용  3.3㎡당 480만 원
대지면적  1,940.00㎡(586.85평)
건축면적  144.17㎡(43.61평)
건폐율  12.10%
연면적  197.50㎡(59.74평)
            1층 144.17㎡(43.61평)
            2층 53.33㎡(16.13평)
용적률  16.58%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라파즈 변색 기와
               외벽 - 스타코플렉스
               데크 - 합성목
내부마감 천장 - 광폭 합지
              내벽 - 광폭 합지
              바닥 - 한화 온돌마루
단열재 지붕 - 인슐레이션 R-32
           외단열 - 인슐레이션 R-24 및 50㎜ 압축 스티로폼
           내단열 - 인슐레이션 R-24
창호  제이드, 북미식 로이 삼중유리 시스템창호
조명  LED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동서 INUS
난방기구  귀뚜라미보일러

설계 및 시공  더하우징㈜ 041-544-8080 www.thehousing.kr

전동희·류미자 부부는 밀양에서 집을 짓고 6년간 생활했다. 당시 장녀인 전지형 교수(국립창원대학교 유아교육과)는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직장인 학교 근처의 아파트에서 지내며 주말마다 밀양 주택을 찾았다. 어머니 류미자 씨는 “시공사에서 설계·시공한 밀양 주택은 마을에서 다들 제일 멋지다고 했고, 심지어 산림청 헬기 조종사가 하늘에서 우리 집을 내려다보고 너무 예쁘다며 찾아왔을 정도였다”고 한다.


가족 모두 밀양 주택에 자긍심을 갖고 전원생활을 즐기다가, 창원으로 이주한 이유는 무엇일까. 창원 주택의 건축주인 전 교수는 “어느 날 뜬금없이 부모님 집 바로 밑으로 함양-울산 고속도로 터널이 뚫린다기에 불안한 마음에 하는 수 없이 이곳에 집을 짓고 이주한 것”이라며 “이곳은 부모님이 병원에 다니시기 좋고, 저의 직장인 학교에서 15분 거리이며,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고 한다. 아버지 전동희 씨는 “이전 주인이 뒷산을 깎아 대지로 만들어 놓았기에 집을 수월하게 지을 수 있었다”면서 “감나무밭과 야산으로 이뤄진 집 주변이 온통 개발제한구역인데 희한하게 이곳만 풀려있었다”고 한다.

현관
거실 일부를 오픈 구조로 계획하고 전면 데크에 포치를 설치했다.
좌측 아버지의 방 앞엔 내벽을 이용해 만든 전실이 있다.

전 교수는 창원 주택의 설계·시공을 부모님의 밀양 주택을 지은 더하우징에 의뢰했다.

“밀양 집의 디자인이 예쁜 데다 가족이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살았기에 더하우징에다 설계·시공을 맡긴 거예요.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알기에 한 번 얘기했는데도 원하는 게 뭔지 금방 이해하고 만족스러운 집을 디자인해 왔어요. 디자인을 결정한 후 어머니가 지붕재를 징크에서 기와로 바꾸고 싶어 하셨는데, 그 자리에서 기와에 맞춰 지붕 디자인을 변경해주었고요. 더하우징이 우리 가족과 통했기에 이렇게 좋은 집이 나온 거예요.”

주남저수지 쪽으로 다각형으로 창을 낸 식당은 가족들 사이에 ‘카페’로 통한다.
현관과 계단실에서 접근하기 쉬운 곳에 배치한 1층 공용 화장실

좋은 집에 전망을 더하다
창원 주택은 북쪽으로 소나무와 대나무가 어우러진 숲이 마치 이 집을 위한 병풍처럼 자리한다. 이 숲이 여름철엔 청량감을 느끼게 하고 겨울철엔 북서계절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대지의 주변 현황은 서쪽엔 인접한 대지가, 동쪽엔 감나무밭이, 남쪽엔 마을 길과 감나무밭이 있다. 넓은 대지에 지대가 높은 숲 쪽으로 지중해풍의 주택을 앉힘으로써 외부에서 바라보면 주택이 돋보이고 내부에서 내다보면 조망이 시원스럽다. 시공사 김남형 팀장은 “이 집은 콘크리트 기초에서 바닥을 1.2m 정도 띄우는 크롤 스페이스Crawl Space 공법을 적용해 배관·배선 설비를 했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의 접근과 보수가 수월하다”고 한다.

창원 주택의 1층은 거실을 사이에 두고 좌우에 두 개의 방이, 그리고 거실과 우측 방 뒤로 식당, 주방, 다용도실이 사선으로 배치돼 있다. 어머니가 “밀양 주택에선 둘이 같이 잘 거라고 1층에 방을 하나만 뒀는데, 이곳에선 나이가 드니 각자 자는 게 편해 방을 2개 계획했다”고 하자, 아버지가 웃으면서 “사실 밀양 주택에서도 소파가 내 침대였다”고 말을 받는다.

주방은 팬트리 수납 공간과 일체화해 공간이 넓어 보인다.

현관과 계단실에서 접근하기 쉬운 전용 욕실과 드레스룸이 있는 좌측의 방이 어머니의 공간이다. 우측의 아버지 방엔 전면 데크로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파티오 도어가 있다. 좌·우측의 방과 공용 화장실 모두 프라이버시를 위해 인접 공간에서 유턴해야만 진입하도록 계획돼 있다. 특히 좌측의 방은 내벽을 이용해 전실前室에 가까운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거실과 식당에서 문이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는 침실로만 이뤄진 아버지의 방이 탐나는가 보다.

“이 방에선 날씨가 좋은 날 햇살이 수면에 반사돼 반짝이는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가 잘 보이며 주방에서 가까운 데다 전면 데크와 우측 마당으로 나갈 수 있어요. 딸도 탐을 내는 방인데 드레스룸만 아니라면 제가 차지했을 거예요.”

전면 좌측에 드레스 룸 & 파우더룸, 욕실로 이뤄진 어머니 방
전망이 좋은 남쪽과 동쪽으로 큰 창호를 낸 거실 우측의 아버지 방

2층 가족실과 호응하는 오픈 구조의 거실 전면에 볕을 가리고 눈비를 막기 위한 포치가 있음에도 거실 분위기가 명랑하다. 2개의 지붕 창으로 자연광을 집 안 깊숙이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거실은 목제 루버 천장을 제외한 벽과 바닥을 화이트 톤으로 디자인해 넓고 깔끔해 보인다.

현관 전면에 배치한 계단실. 오르내리면서 창문으로 내다보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어우러진 뒷산이 한 폭의 동양화 같다.
현관 상부 베란다

전 교수는 우측 방 뒤에 배치된 식당과 주방, 다용도실이 가장 맘에 드는 공간이라고 한다.

“주남저수지를 향해 다각형으로 창을 낸 식당을 우리 가족은 카페라고 불러요. 주방에도 식탁이 있기에 ‘밥을 식당에서 먹을래, 카페에서 먹을래’ 하면서요. 카페엔 데크로 나가는 문이 있어 고기를 굽거나 간단하게 손님을 맞이할 때 아주 편리해요. 주방은 팬트리와 오픈해 보기에도 시원스럽고 깔끔하며 여럿이 움직이기에도 편해요. 아버님이 냄새에 예민하셔서 보조주방을 만들고 예쁜 문을 달았는데, 보조주방에서 뒷마당으로 나가는 문도 냈어요. 뒷마당은 김장을 담그고 할 때 편리하도록 자갈만 깔고 수도를 설치했어요.”

소나무와 대나무가 어우러진 뒷산을 마치 한 폭의 동양화 족자를 건듯 장방형 창에 담아낸 계단실엔 별도의 장식이 필요가 없다. 2층엔 각각의 공간에서 접근도가 높은 계단실 우측에 욕실이 있으며, 계단실 전면으로 현관 위에 설치한 베란다와 마주한다. 베란다는 서너 명이 한 팀을 이뤄 담소를 나눌 만큼 제법 널찍한 규모인 데다 반원 창으로 내다보이는 뷰도 빼어나다. 가족실 좌우엔 2개의 방이 있는데 좌측의 방은 애초 게스트룸을 계획했으나, 현재 드레스룸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가깝게는 감나무밭이, 멀게는 주남저수지가 바라보이는 베란다가 있는 우측의 방이 전 교수의 공간이다.

“제 방은 외부에서도 내부에서도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는 전망이 좋은 곳이에요. 아침에 주남저수지 위쪽으로 해가 뜨는 것을 보면서 잠을 깨려고 잠잘 때 동측 고정창의 커튼을 열고 잠을 잘 정도니까요. 그리고 경관이 좋아서 그런지 베란다에서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보이드 구조로 1층 거실과 호응하는 가족실. 전면 지붕창을 통해 밝은 자연광이 집 안 깊숙이 들어온다.
가깝게는 감나무밭이, 멀게는 주남저수지가 내다보이는 2층 방

*
더하우징은 밀양 주택과 창원 주택을 지은 데 이어 현재 남해에 전동희·류미자 부부의 장남 집을 짓고 있다. 어머니는 “미국에서 오래 살다가 귀국한 아들이 1,500만 원을 들여서 유명한 건축사사무소에 디자인을 의뢰했는데 도통 원하는 디자인이 나오지 않는다기에 더하우징을 소개했다”면서 “한 차례 상담하고 만들어온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든다며 더하우징에 시공까지 맡겼다”고 한다. 건축주와 설계·시공사의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한 까닭에 한 가족의 주택 세 채를 짓게 된 것이다. 전 교수의 명함에서 철학박사란 단어를 보고, 넌지시 ‘좋은 집이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좋은 집이요. 원래부터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 아닐까요. 보통 새로 지은 집에 입주하면 신기하다든지, 어색하다든지… 그런 기분이 들잖아요. 그런데 우리 집은 전혀 낯설지가 않아요. 마치 늘 입던 옷처럼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 그런 우리 집이 좋은 집이 아닐까요.”

데크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거실 전면에 설치한 포치
우측 공간은 동선이 식당, 데크, 마당, 다용도실로 순환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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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전원주택】 건축주와 설계·시공사가 ‘통通’한 전망 좋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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