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에 전원주택 한 채가 들어섰다. 집 안에는 햇빛과 바람이 드나들고, 오고 가는 이야기 속엔 사람 냄새 진하게 베어있다. 그 정 넘치는 공간을 들여다본다.
글·사진 박치민 기자
건축정보
위치 경북 영양군 석보면
건축형태 ALC 구조
대지면적 513.00㎡(155.45평)
건축면적 99.69㎡(30.20평)
연면적 99.69㎡(30.20평)
지붕재 테릴 기와
외장재 적벽돌 치장 쌓기
내장재 실크 벽지
바닥재 강화마루, 타일, 화강석 물갈기
창호재 이중 창호(영림하이샷시)
설계 및 시공 대림ALC목조주택 010-3538-5681
www.dlwoodh.com
“마음 편히 지었어요”
2014년 여름, 그칠 줄 모르는 비에 집은 물에 잠기고 마을은 수몰 지역이 됐다.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고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다. 영양 주택 건축주 유만재, 김옥엽 부부의 이야기다.
살 집부터 지어야 했다. 다행히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수고스러움은 덜었다. 시공사 최우열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를 떠올리면 일단 마음부터 놓였다. 그의 실력과 됨됨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사람들을 통해 검증된 바. 부부는 곧장 최 대표를 만나 살고 싶은 집부터 털어놓았다.
“최 사장이요? 이 고장에서 집 잘 짓기로 유명해요. 또 사람이 워낙 정도 많고 진솔하니까 다들 좋아하죠.”
수차례에 걸친 상담이 이어졌다. 최 대표는 설계를 거듭 수정하며 부부의 마음에 있는 집을 하나씩 풀어나갔다. 부부는 무엇보다 편하고 건강한 집을 바랐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집보다 속이 알차고 몇 십 년이 지나도 한결같은 그런 집을 원했다.
건강하고 속이 알찬 집이라니, 외장재는 고민할 것 없이 ALC(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 : 경량 기포 콘크리트) 블록이었다. 내구력과 단열에 있어 이만한 자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집 구조는 실용성을 고려해 단층으로 계획하고, 내부 설계는 부부의 요구 사항을 십분 반영해 편리함을 높였다. 그렇게 설계를 마무리하고 벼 베기가 한창이던 11월, 터닦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공에 착수했다. 찬바람이 매서워지는 가운데도 공기에 늘어짐 없이 공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최 대표가 있었다.
“이 집이 제가 세 번째 지은 집입니다. 그전에는 시공 과정에서 시공사와 자주 부딪혔어요. 계획대로 진행하지 않으니까 자꾸 옥신각신하게 됐죠. 그런데 최 대표와는 그럴 일이 전혀 없었어요. 설계한 대로 시공하고, 항상 건축주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주니까 달리할 얘기도 없었죠. 마음 편하게 지었어요.”
난방비 70% 절감
ALC 블록은 무기질 원료를 고온·고압으로 증기 양생시킨 경량 기포 콘크리트로 단열 성능이 일반 콘크리트에 약 10배에 달할 정도로 뛰어나다. 그렇다 보니 별도의 단열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ALC 블록 자체가 구조체이면서 동시에 탁월한 단열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ALC 블록은 판상구조인 토벌모라이트로 생성돼 내구성이 남다를 뿐 아니라, 비료로 쓰일 만큼 친환경적이다.
영양 주택은 바로 이 ALC 블록으로 집을 올렸다. 추운 지역이라 벽체에 열반사 필름을 한 번 덧댔을 뿐, 그 외에 어떤 단열재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집은 고성능 단열재를 사용한 집보다도 단열성이 좋았다.
“이제 1년 정도 살았네요. 사계절을 한 번씩 보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여름은 시원하게, 겨울은 따뜻하게 보냈어요. 난방비요? 전에 살던 집과 비교해서 약 70% 절감 효과를 보고 있어요. 부담이 확 줄었죠.”
영양 주택은 지금도 집 구경하러 손님들이 종종 찾아온다. 이들 손님들은 집을 둘러보며 찜통 같은 여름엔 집 안이 선선해서 놀라고, 한파 경보가 울린 겨울에는 난방을 켜지 않아도 집 안이 훈훈해서 감탄한다.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ALC 블록으로 이어지고, ‘좋은 집’에 대한 화두가 던져진다. 부부는 말한다. 좋은 집이란 뭐니 뭐니 해도 살기 편한 집이라고.
“누가 집 짓는다고 하면 저도 이제 ALC 주택부터 권해요. 살수록 너무 편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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