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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자재와 건축주 정성이 어우러져 멋진 한옥 한 채가 모습을 드러냈다. 건축주가 거주하는 일고주 오량집 본채와 관리동으로 쓰는 별채로 구성된 집은, 담에 쓰인 돌부터 창호 하나까지 고급 자재를 쓰고 수작업을 거쳤다. 건축주가 태어난 구옥을 헐고 신축한 한옥으로 전통미와 현대식 주거 공간이 어울려 빼어난 멋을 낸다.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경남 산청군 단성면 입석리
건축형태  단층 목구조 한옥
대지면적  1386.0㎡(420.0평)
건축면적  본채 138.6㎡(42.0평)
               별채 40.0㎡(12.0평)
외벽재  황토벽돌이중쌓기
내장재  원목 한지
지붕재  전통 한식기와
바닥재  원목마루
시공   ㈜소키 042-826-1684 www.xokki.co.kr

전면으로 돌출한 누마루와 부드러운 곡선을 지닌 처마가 한옥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아무리 값비싼 자재를 쓰고 숙련된 기술자가 공사를 한다 해도 집을 보는 주인의 안목이 부족하다면 제대로 된 건축물이 나올 리 없다. 그래서 건축사나 대목, 건축을 책임지는 이들은 어떤 건축주를 만나느냐에 따라 건축물의 완성도가 확연히 달라진다고 말한다. 목재며 기와, 대리석 하다못해 대문에서 안채에 이르는 디딤석까지, 산청 한옥은 그야말로 고가의 자재가 내외부를 장식한다. 담을 쌓는 데 사용한 돌만 보더라도 건축주는 최상급의 돌을 고르고 골랐는데, 한옥 시공을 맡은 ㈜소키 관계자 말에 의하면 담에 들어간 비용으로 작은 전원주택 한 채를 지을 수 있다고 한다.

전면 두 칸, 측면 두 칸 거실로 창호가 한옥의 멋을 한껏 끌어올린다. / 방은 채광과 조망을 고려해 전면에 배치했다

제대로 된 한옥 짓고자 전국 돌며 안목 넓혀
대리석을 쓴 디딤석도 마찬가지다. 면이 균일하고 강도가 높은 최상급을 쓰고, 혹시라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 돌출한 각진 코너를 일일이 손으로 다듬어 곡선으로 만들었다. 전원주택 대부분이 잡석을 디딤석으로 사용하고, 계단도 목재나 잡석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디딤석 하나에도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목재도 마찬가지다. 기둥, 대들보, 서까래 등에 쓰인 나무는 모두 북미산 스프러스를 썼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스프러스 중 최상급으로 인증받은 것만 사용했다. 부산에서 유명 사업체를 운영 중인 건축주가 이렇듯 큰 투자를 결심한 것은 원래 선조가 대를 이어 살았고 그 역시 이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원래는 작은 땅 위에 오래된 한옥 한 채가 전부였으나, 건축주는 구옥을 헐고 새집을 지을 계획을 세우면서 주변 땅을 사들여 제대로 짓겠다고 나선 것이다. 건축주는 집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전국 유명 궁궐과 이름난 한옥들을 둘러보면서 집에 대한 안목을 키웠고, 인상적인 것은 메모하거나 사진을 찍어 시공사에 전해줬을 정도다.
    
대표적인 것이 건축주가 경복궁에 들렀다가 한눈에 반해 사진을 찍어와서는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 툇마루 등에 설치한 창호 살. 상하좌우 정확히 대칭을 이루는 창호 살은 건축주가 원하는 제품이 없어 한옥 창호 제작 전문가에게 의뢰해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기둥도 처음에는 한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사각으로 계획했으나 건축주 요구로 궁궐이나 사찰에서 주로 쓴 원기둥으로 바꿨다.
    
부지 조성에서 완공까지 2년여의 세월이 걸렸다. 정원 공사를 제외한 순수 건축 기간만 1년 가까이 소요됐다고 한다. 건축주가 완벽한 건축물을 원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키 관계자는"일일이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건축주는 공정 중간중간에 달려와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만족할 때까지 다시 해 달라고 요구했어요. 설계에서부터 많은 논의를 했지만 막상 결과물을 보니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이 있었던 것이지요"라고 설명했다.

목창 살 그림자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는 누마루. 사시사철 이곳에서 전망을 감상하도록 새시를 달았다. / 관리동으로 쓰는 별채 툇마루. / 본채 누마루에서 본 툇마루.
건축주는 천정 에어컨이 집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드러나지 않게 매립했다.

시공사 공개 모집사람 보고 선정해
솟을대문에서 보는 본채는 위압감이 상당하다. 집은 경사진 대지를 그대로 활용해 앉혔는데, 급한 경사지를 성토해 메우지 않고 단을 형성해 본채와 별채를 앉힐 자리를 잡고 정원을 조성했기에 아래에서 한참을 고개를 들어야 정원 너머 본채가 시야에 들어온다. 더불어 단을 낮춰 정원을 조성한 까닭에 본채에서 바라보는 시야가 확장돼 전망이 좋다. 한편, 대문 옆에 단을 높여 별채를 뒀다.
    
건축주가 거주하는 본채는 일고주 오량집 팔작지붕으로 앞뒤 기둥 사이에 대들보를 가로지르고, 그 위에 종보를 건 다음 대공을 세워 종도리를 걸고, 종보 양쪽에 종도리를 건 구조다. 정면 여섯 칸, 측면 두 칸 —자형 평면을 하고 있으며, 전퇴를 놓고 좌측 전면으로 정면 두 칸, 측면 한 칸 반 누마루를 뒀다. 대청마루 역할을 하는 정면 두 칸, 측면 두 칸 거실 양옆으로는 정면 두 칸, 측면 한 칸 규모의 방을 배치했다. 두께 30㎝의 벽체는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황토벽돌 이중 쌓기로 구성하고, 단열재로는 온도리를 썼다.
    
건축주는 집을 짓기 전, 적당한 시공사를 찾기 위해서 시공사 공개 모집을 했다고 한다. 큰 금액이 들어가는 공사라 많은 업체들이 응했는데, 사실 소키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한옥 공사 경험이 부족하고 자금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소키가 낙점받을 수 있었던 것은'사람'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믿음이 컸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결국 산청 한옥은 고급 자재와 건축주의 안목 그리고 시공사에 대한 믿음이 모여 완성됐다.

급한 경사지를 그대로 활용해 조성했기에,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선 본채의 빼어난 모습이 더욱 돋보인다.
한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처마 곡선, 하늘을 향해 머리를 치켜세운 추녀에서 장인의 손맛을 본다.
방풍널을 단 별채. / 측면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노력이 엿보인다.
별채에서 본 솟을대문.
현대식 주거를 위해 툇마루에 새시를 달았다.
앞쪽 솟을대문과 저 멀리 본채 지붕이 합쳐져 한옥의 웅장함이 제대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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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한옥】 시간을 두고 정성스레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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