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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의 아침'이란 이름의 정원이라언뜻 목장과 정원이 매치되지 않는다. 목장을 상상해보라. 넓은 들판에 풀을 뜯는 양 떼들과 낮은 울타리만 떠오를 뿐이다. 바로 여기에 꽃과 나무를 더한 것이 홍경숙 씨의 정원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을 연상해 잔디를 깔아 연출했고 모형 양들이 여기저기서 풀을 뜯고 있다. 전원의 운치를 더하는 억새, 각종 수목과 계절 따라 리드미컬하게 옷을 갈아입는 꽃들, 여기에 목장풍 소품들이 더해져 '목장의 아침'은 오늘도 활기찬 하루를 시작한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취재협조  남해 원예예술촌 055-867-4702 www.housengarden.net
 
•motive 오스트레일리아의 드넓은 목장처럼
•item 잔디와 돌길, 억새, 모형 양과 캥거루, 소형 마구간
•location 경남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원예예술촌

잔잔한 마을 분위기와 알맞도록 최대한 자연미를 부각시키는 소품을 미국, 호주 등지에서 직접 수집했어요. 집에서 내다보이는 정원 이미지도 고려했고요. 이렇게 목장의 평화로운 들판을 가까이 두고 싶었던 오랜 꿈을 이뤘어요.”
 
홍경숙 씨의 정원에 들어서면 잔디를 넓게 깔고 나무로 만든 이미테이션 양들이 군데군데 풀을 뜯고 있어 마치 목장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양뿐 아니라 캥거루, 소형 마구간과 펜스 모형이 목장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그녀는 오스트레일리아 목장을 연상해 정원을 이렇게 꾸몄다.
 
정원 가꾸기가 취미이자 일인 그녀는 대학에서 원예학을 공부하고 40년간 조경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정원 연구 모임인 손바닥 정원 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남해군과 협력 하에 원예예술촌 조성을 추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원예예술촌은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정원을 구경하러 몰려드는 관광지로 부상했다. 서울내기인 그녀가 서울과 기후가 완전히 딴판인 남해에서 새로 땅을 일구고 식물을 생식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만난 자연의 섭리는 조경 전문가인 그녀도 당황하게 했다. 워낙 해와 바람이 강한 데다 남해에서 얻을 수 있는 조경 재료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것. 특히 정원에 웅장미와 무게감을 더해주는 마가목과 같은 거목들은 서울에서 수송해야 했기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지 않았다. 여러 번 시행착오 끝에 그녀는 이곳에 알맞은 수종을 터득하게 됐다.

남해에서 조경 경험이 없었기에 식물 선정에도 어려움이 따랐어요. 수명이 길고 사방으로 퍼지는 주목이나 낮게 울타리 치는 데 유용한 회양목은 서울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 꼽히거든요. 처음에는 여기에도 주목, 회양목을 많이 심었어요. 그런데 2년쯤 지나 보니 거의 전멸했어요. 장미도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고요. 토질이 워낙 척박해 장미가 탐스럽게 피어나지 않더라고요. 그에 비해 허브류는 남해와 참 잘 맞아요. 회양목 대신 로즈마리 등 허브를 심으면 겨울도 잘 버티고 넓게 번지기 때문에 좋은 것 같아요.”

이지케어Easy-care 정원
이지케어Easy-care 정원은 말 그대로 관리가 까다롭지 않아 손이 덜 가는 정원을 말한다. 관리에 힘을 쓰다 보면 인공적으로 만드는 데 치중해 자연을 누리려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때문에 식물 선정 시 관리가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2대 8 정도의 비율로 맞추면 마당 일이 많은 전원생활도 보다 여유로워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매년 살아나는 숙근초 위주로 꽃을 선정하면 좋아요. 나머지는 컬러의 변화를 위해 매년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심고요. 우리 정원에는 얼마 전 억새를 5채 심었는데 자연스럽게 목장 분위기를 내는 데 일품이고 관리도 편해요. 병충해 걱정도 없고요. 가을부터 4월까지는 그대로 두었다가 4월 철쭉 피기 시작할 때 한 번 잘라주면 된답니다.”
 
돌길을 터놓은 것도 이지케어의 일환이다. 목장이 테마인 만큼 잔디 위주로 깔았는데 길이 없으면 이동이 불편하며 잔디 관리도 불편하다. 돌길을 만듦으로써 이를 보완했다.  

정원 중심부에는 물주기를 손쉽게 하도록 수돗가를 만들었는데 물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텃밭을 바로 옆에 둔 것도 관리의 편의성을 높인 것 중 하나. 언뜻 보면 텃밭이 마치 꽃밭같이 보인다. 높게 솟은 우윳빛 부추꽃 때문인데 그 고운 자태가 채소라 부르기 어색할 정도다.
  
채소 중에는 야생화만큼이나 색이 아름답고 모양도 그에 못지않은 것이 많아요. 그러니 굳이 텃밭과 꽃밭의 경계를 나눌 필요는 없어요.”
  
이처럼 꽃이 피고 지는 리듬을 잘 이용하면 계절마다 새로운 얼굴의 정원을 가꿀 수 있다고 정원 가꾸기의 노하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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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원예예술촌 주택정원】 오스트레일리아 목장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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