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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시 부론면 손곡리에 들어선 단층 철근콘크리트주택, '사랑재'.  어떤 연유에서 이 이름을 붙였는지 궁금했다. 주택을 둘러싼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그 궁금증은 더해만 갔다. 과연 건축주 이호열·원희랑 부부는 어떠한 마음으로 사랑재란 이름을 붙였고, 이곳에 주말주택을 마련한 것일까.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손곡리
건축 형태  철근콘크리트
지역  지구 관리지역
대지 면적  431.0㎡(130.3평)
건축 면적  172.1㎡(52.0평)
건폐율  39.93%  
용적률  34.69%
연면적  149.5㎡(45.2평)
외장재  라임스톤, 스터코
내장재  실크벽지
바닥재  데코타일
지붕재  티타늄 아연판
설계  비원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02-3471-5143
시공  건축주 직영

건축주 이호열·원희랑 부부는 우리네 한옥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인 사랑방을 떠올리며 주말주택 이름을 사랑재라고 붙인다. 주거 문화가 아파트로 바뀌며 마을 공동체가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이호열 씨가 자연과 마을을 향해 열린 집을 지은 이유다.

"예전엔 주로 사랑방에서 손님을 맞고 담소를 나누며 친목을 다졌죠. 나만의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집을 짓고 사랑재라 이름을 지었어요."
사랑재는 주말이면 마을에서,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끊이질 않는다.주말주택으로 사용하는 이곳에 건축주 부부는 수시로 지인을 초청해 자연과 벗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거실과 이어진 부엌. / 거실 모습. 모든 의자가 거실 창을 향해 놓였는데, 창으로 바라보는 자연경관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시원시원하게 나 있는 큰 창으로 바라보는 경관이 일품인 게스트 룸
모던하게 꾸민 욕실. / 계단 밑 공간은 물건 놓는 장 소로 이용한다.
‘사랑재’의 모든 방에는 큰 창문을 냈다.
가장 좋아하는 다락방. 이곳에서 책을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자연과 마을과 집을 하나로
이호열·원희랑 부부는  예전부터 꿈꿔온 전원생활을 위해 꿈에 그리던 주말 전원주택을 짓는다. 그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인 게 설계다. 이호열씨는 여러 건축사를 만났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지 못하다 비원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김은하 건축사를 만나면서 일이 술술 풀렸단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살던 생가를 허물고 다시 짓는 일이기에 심혈을 기울였어요. 앞엔 너른 들녘이 펼쳐지고 뒤엔 나지막한 산이 병풍처럼 드리운 터의 특성을 살린 깔끔한 단층집을 원했죠. 김은하 건축사는 제 의도를 파악하고 그것을 설계에 고스란히 반영했어요. 군더더기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깔끔한 주택, 살면서 하나하나 가꿔나갈 수 있는 주택을 바라던 우리 부부의 마음을 잘 읽어냈지요."
    
단정하고 아담한 외관 못잖게 실내 마감재며 조명 등이 수수해 보인다. 현재는 주말주택으로 사용하기에 당장 꼭 필요한 것만 사들이고, 완전히 정착한 후 살면서 살림에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채워나가려 한 건축주의 의도에서다.
    
김은하 건축사는 "사랑재는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평화로운,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 터였어요. 바라보이는 풍광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마음에 와닿았죠.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풍경을 집 안에서도 만끽하도록 공간을 계획했어요"라고 말한다.

북동 측에서 바라본 모습.
‘사랑재’는 덱을 길게 구성하고, 두 곳에 계단을 내, 이동하기 편하도록 했다. / 주택의 옆모습. <사진제공 비원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집 안 가득 수놓은 추억들
사랑재엔 실마다 창을 크게 내어 전원 풍경을 가득 끌어들임으로써 쾌적한 기운이 흐른다. 특히, 아내 원희랑 씨가 주말마다 학생들을 데리고 와 미술 치료하는 게스트 룸의 큰 창으로 내다보이는 경관이 일품이다.
    
이호열 씨는 건축 과정에서 단열과 배관 설비 시공에 철저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주는 겨울이 길고 춥기에 쾌적한 실내 환경과 난방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단열에 신경 썼어요. 외피 전체를 외단열로 감싸고 개구부에 삼중유리 시스템 창호를 달고 보조 난방으로 노출 벽난로를 설치했는데 한겨울에도 집 안이 따듯해요. 그리고 단독주택에 살면서 여러 번 애태운 게 배관이에요. 배관에 문제가 생기면 대공사로 이어지기에 튼튼한 자재로 관리하기 쉽게 시공했어요."
    
다락방은 독서를 좋아하는 건축주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이다. 이호열 씨는 거실뿐만 아니라 다락방에도 전망 좋은 곳에 책상을 들여놓았다. 다락방 책장에 빼곡하게 들어찬 책들이 건축주의 독서량을 짐작하게 한다.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집, 자연과 마을과 이웃을 향해 열린 집, 어머니의 품처럼 온기가 느껴지는 집… 집은 주인을 닮는다고 했던가.
"먼 길을 찾아온 이들이 고단한 삶의 짊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는 사랑방舍廊房이었으면 한다"는 건축주와 마주하는 듯하다.

       <건축 Concept>
글  비원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김은하 건축사

치악산 끝자락 나지막한 야산에 기대어 논과 밭과 개울을 바라보는 이상적인 터다. 건축주는 나고 자란 이 터가 주말에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들으며, 바비큐를 즐기며… 그렇게 마음 편히 머물다가는 곳이기를 바랐다.
    
농어촌주택으로 건축 허가를 받아야 했기에 연면적 150㎡ 이내 범위에서 본채와 별채(게스트 룸 겸 작업실)로 채를 나누고 부족한 면적은 본채에 다락을 드리는 것으로 계획했다. 최종적으로 주변 산세와 어우러지는 단층집으로 설계 방향을 정했다.
    
실의 성격을 매스와 결부시켜 침실과 다락, 복도, 거실, 주방/식당, 게스트 룸 다섯 개로 구분 짓고, 변형과 위계를 둬 진입로에서부터 시시각각 변화돼 보이도록 구성했다. 또한, 뒤쪽 야산에서 내려다봤을 때도 주변과 어우러지도록 고려했다.
    
정적이며 여유로운 자연 풍경을 집 안에서도 충분히 만끽하도록 실마다 창을 여러 군데 내고, 특히 다락은 서재를 겸하도록 했다.
    
착공할 무렵 갑작스러운 유가상승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건축주의 바람처럼 '사랑재'가 먼 길을 찾아온 이들이 고단한 삶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는 곳이었으면 하며, 더불어 이곳 풍치를 담아 갔으면 한다.
 

그래픽 시뮬레이션으로 본 ‘사랑재’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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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전원주택】 추억을 떠올려 지은 ‘사랑재舍廊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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