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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의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대지에 정남향으로 앉혀진 경량 목조주택. 대문을 열면 여러 그루의 소나무가 보이고, 잔디가 깔린 마당으로 들어서면 창 안쪽으로 도서관에서 볼법한 책장이 눈길을 끈다. 거실이 먼저 보이는 여느 주택들과는 사뭇 다르다.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인문학 교수의 수만 권의 책을 둘 서재를 중심으로 설계·시공한 주택이기 때문이다.

최은지 기자   |   사진 강창대 기자
취재협조 서진종합건설

※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건축구조 경량 목조주택
대지면적 626.00㎡(189.36평)
건축면적 114.21㎡(34.54평)
건폐율 18.68%
연면적 149.39㎡(45.19평)
           1층 114.21㎡(34.54평)
           2층 35.18㎡(10.64평)
용적률 24.06%
설계기간 2015년 12월 ~ 2016년 2월
공사기간 2016년 5월 ~ 9월
건축비용 3.3㎡당 45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벽 - 세라믹사이딩
     데크 - 원목
내부마감 천장 - 도배, 원목 루버
     벽 - 도배
     바닥 - 이건 온돌마루
단열재 지붕 - 크나우프 R37
     외단열 - 열반사
     내단열 - 크나우프 R21
계단실 디딤판 - 노출 위 투명 에폭시페인트
     난간 - T9스틸 위 페인트
창호 페도라 시스템창호 미국/독일식 시스템
현관 우드플러스 원목단열도어
주방가구 한샘
위생기구 American standard
난방기구 경동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서진종합건설 1666-3538
cafe.naver.com/multiweb

부부는 경북 칠곡 동명면에 목조주택을 짓고 3년간 살다가 경기 동탄신도시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했다. 건축주가 강의도 나가야 하고 업무상 서울에 빈번하게 올라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파트에서 살다 보니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겼다. 30년 넘게 읽어온 수많은 책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단독주택이 책들을 보관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건축주는 차로 동탄과 20분 반경에 있는 곳에 단독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

“전에 살던 칠곡 주택은 해발 350m 고지대라 시야가 트인 데다 멀리 여러 겹의 산이 보이는 경치가 좋은 곳이었어요. 젊었을 땐 탁 트인 것이 좋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아늑한 곳을 찾게 되더라고요. 용인지역에서 집터를 여러 군데 살펴보던 중 마음에 닿는 이곳을 찾아냈어요. 도로에서 가까우면서도 산속에 있는 듯한 느낌, 조용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용인 주택이 앉혀진 곳은 앞엔 면사무소 소재지가 있고, 산 하나만 넘으면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용인남사도시개발지구가 있어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리고 차로 10여 분 거리엔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도로가 잘 뚫려있다. 건축주가 바라던 조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텃밭에서 바라본 주택 모습. 정면으로 현관이 보인다.

건축주는 예전에 칠곡 주택을 지어준 서진종합건설을 설계·시공사로 택했다. 그곳에서 살면서 불편을 느끼지 못한 데다 시공사만큼 자신이 어떤 주택을 원하는지 잘 아는 곳도 드물었기 때문이다. 건축구조는 칠곡 주택과 마찬가지로 경량 목구조를 선택했다. 단열성과 온·습도 조절력이 좋아 사계절 집 안이 쾌적했기 때문이다.

현관 중문을 열면 1층 욕실이 보이고, 동선은 자연스럽게 주방/식당, 서재로 이어진다.
1층 주방/식당은 부부가 필요한 크기에 딱 맞춰 설계했다. 식탁에 앉았을 때 눈높이에 맞춰 조그마한 창을 냈다.
1층에 손님이 머무를 수 있는 방을 배치했다. 누웠을 때 바깥 풍경을 볼 수 있게 창을 냈다.

건축주의 바람대로 지은 맞춤 주택
건축주는 주택을 지어본 경험으로 원하는 재료와 필요한 공간을 설계·시공사에 요구했다. 먼저 외관은 반영구적인 세라믹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배색을 짙은 회색과 흰색으로 구성해 달라고 했다. 설계·시공사는 건축주의 요구를 받아들여 미니멀하면서도 정적인 젠 스타일을 적용해 주택의 외관을 디자인했다.

이 외에도 건축주는 전에 살던 주택이 평수가 넓어 난방 손실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주택은 크기를 최소화하고 단열에 신경을 써달라고 했다. 또한, 서재 공간을 핵심으로 층고를 높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사적인 독립 공간을 두되 편한 동선으로 설계하길 원했다.

용인 주택의 중심 공간인 서재.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건축주의 수만 권 책을 두는 곳이다.
천장의 박공면을 그대로 살려 고를 높이고, 목재를 그대로 노출해 따듯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밑 자투리공간을 활용해 창고를 마련했다.

시공사는 1층에 남편이 사용할 서재를 두고, 2층에 아내가 사용할 공간이자 부부의 침실을 배치하는 평면구조로 계획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만 닫으면 각자의 생활에 몰입하도록 한 것이다. 

1층 서재의 천장은 박공면을 그대로 살리면서 고를 높였고, 홍송 루버와 더글러스 퍼 원목을 노출시켜 서까래 마감을 했다. 비록 거실과 같은 공용 공간을 크게 생략한 구조지만, 건축주는 서재 창가 쪽엔 목재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 거실과 같은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도 서재는 목조주택의 특성을 살려 따뜻함과 포근함이 한껏 느껴지는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서재 옆엔 손님이 오면 머무를 수 있는 방을 계획했다. 또한, 1층 주방 공간을 작게 뒀고, 자투리공간을 활용해 창고, 세탁실을 만들어 주택의 규모를 최소화했다.

2층에 배치한 부부 침실엔 천창을 냈다. 건축주가 밤에는 별을 보고, 비가 올 땐 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음에 들어 한다.
층 안방엔 데크를 뒀다. 아래로 보이는 텃밭과 정원, 그리고 정면으로 보이는 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
건축주는 “정원이 노후 활동의 주 무대라고 생각한다”며 “잡초도 하나의 생명이겠거니 여기면서 정리하고 가꾸는 재미가 있고 땅을 밟는 느낌이 참 좋은 기분”이라고 했다. 사계절에 따라 변하는 풍경을 즐기며 소나무, 배롱나무, 허브, 꽃으로 하나씩 정원을 가꾸는 꿈에 부푼 건축주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건축주는 아내를 위한 공간인 데크를 주방/식당 앞에 마련했다. 이전 주택에선 데크가 너무 커 관리하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 이번엔 작게 뒀다.
서재 앞에 지압용 자갈길을 만들었다. 잔디로 다 덮으면 단조로울 것 같아 시각적인 요소로 추가됐다. 여름엔 돌이 달궈졌을 때 맨발로 걸어 다니며 지압하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용인 전원주택 영상 >

추가
[목조, 통나무주택] 한평생 책과 함께 살아온 용인 철학가의 주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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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전원주택】 한평생 책과 함께 살아온 철학가의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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