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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어느 정도 경제생활에 안정을 찾은 현대인에게 있어서 최대관심사는 건강이다. 먹고사는 생계문제에서 벗어난 요즘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하면 물질적 풍요 속에서 건강한 육체로 오랫동안 살수 있을까?’라는 문제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사의 변화는 집의 역할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과거 단순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기 위한 공간으로써의 집은 이제 더 이상 현대인에게 매력이 없다.

이제 사람들은 집이라는 것에 생활, 휴식의 공간으로써의 역할뿐 아니라 건강을 유지, 치유해주는 역할까지 기대한다. 최근 일고있는 전원생활의 열풍과 흙집에 대한 선호는 이를 뒷받침해 준다.

경기도 광주의 전원에 흙집을 지어 살고 있는 최수호, 김숙씨 부부는 만성비염에서 오는 두통으로 고생하던 남편 때문에 맑은 공기의 전원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결론부터 말해 그는 두통에서 해방되었고 지금은 흙집 예찬론자가 돼 흙집이 만병통치약인양 열변을 토한다.

처음 이들 부부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부지가 작고 뒤편에는 묘지가 있어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았다. 텃밭을 일구어 수확의 기쁨을 느끼며 정원을 가꾸는 등 어느 정도 전원생활을 누리고 싶었던 이들은 넓은 텃밭과 정원을 원했다.

하지만 이곳은 공동개발지로 일정부지를 쪼개어 분양됨으로 그들이 분양 받을 수 있는 부지는 넓지가 않았던 것이다. 건축을 하고 나면 남는 땅이 별로 없을 정도.

그러나 경치가 좋고 앞뒤의 땅에는 건물이 들어설 수 없어 자신의 것은 아니지만 텃밭을 만들 수 있겠다싶어 이곳 부지를 매입하고 집을 지었다.

작년 3월에 착공해 8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그해 11월에 완공된 최수호씨 부부의 집은 기와지붕에 흙벽돌로 벽을 쌓은 개량한옥이다.

하지만 집의 실내구조나 모양에 있어서 전통한옥과는 많은 차이가 있고, 또 시공에 있어서도 현대식 공법이 많이 가미됐다.

사랑채, 뒷간, 행랑채 등 전통한옥에서는 각각 독립체이던 것들이 한 건물 안에 배치한 2층 건물의 서양식 구조를 보이지만, 지붕을 이루는 서까래, 들보, 도리 등의 통나무 구조체와 그 위에 얹어진 기와, 황토벽돌로 쌓은 벽면 등 우리전통가옥의 양식을 많이 따랐다.

한마디로 전통한옥의 장점과 현대건축물의 편리함이 접목된 색다른 모양과 형태라 할 수 있다.

청기와가 얹어진 지붕은 맞배(박공)지붕 형식으로 측면의 구조체가 완연히 드러나 구조미가 돋보인다.

또 지붕의 물매가 대체적으로 완만하고 처마는 길게 뻗쳐있는데, 이는 강우량이 적은 지역의 전통한옥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형식이다.

처마 밑으로는 툇마루 형식의 데크가 길게 건물을 두르고 있는데 난간을 처마 끝 부분과 맞닿은 기둥에 가로로 긴 통나무를 대어 만든 것이 특징적이다.

보통 전통한옥에서는 기초작업 후 흙이나 잔디 돌 벽돌 기와 등으로 기단을 쌓아 땅의 습기와 곤충 등으로부터 보호역할을 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 집의 경우 콘크리트 옹벽을 쌓아 기단을 대신했고 이 때문에 생겨난 지면과 본 건물사이에 공간은 다용도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출입구까지 오르는 계단은 목조구조물로 해 자연미를 살렸다. 또 현관문은 목구조의 쌍 여닫이문으로 만들어 한옥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렸으며, 현관에서 거실로 들어서는 문은 유리로 된 미닫이문을 설치, 외풍을 차단했다.

내부로 들어서면, 먼저 1, 2층이 완전 개방된 거실 겸 주방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계단 및 난간, 천장구조체, 기둥 등이 목조구조물로 되어 있는데, 이들의 갈색 톤과 황토로 마감한 벽면의 색이 조명과 어우러져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보, 도리, 서까래 등 지붕의 구조체와 그사이를 메우고 있는 황토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연등천장은 이러한 분위기와 더불어 한옥의 구조미를 한층 고조시킨다.

계단을 통해 이층에 오르면, 한옥양식의 빗살완자창문이 달린 창을 통해 바깥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층거실이 있다. 일층의 공간과는 달리 천장이 낮아 아늑한 분위기이고 일층의 개방된 공간과는 목조로 된 난간을 설치, 구분했다.

이 건물에 사용된 목재는 국산 낙엽송이고 흙벽돌은 진천지역에서 나는 황토를 사용, 제작한 것이다.

건축주는 될 수 있으면 전통의 방식을 고수하기 위해 현대 건축에 사용되는 자재는 피했고, 다만 황토벽돌의 취약점인 물에 약하다는 것 때문에 물이 많이 닿는 곳인 욕실과 주방의 벽면은 시멘트벽돌에 시멘트와 황토를 혼합하여 마감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는 묘지라는 생각에 무섭고 께름칙했지만 지금은 뒤편의 잘 다듬어진 잔디와 아름드리 소나무로 가꾸어진 묘지가 훌륭한 정원 역할을 해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10평 남짓한 텃밭을 일구는데 부인이 하루종일 매달리고 남편 최씨가 조금씩 힘을 보태어도 그 일이 만만치 않은데 더 이상의 텃밭은 이제 부담스럽다고, 또 이 정도에서 얻어지는 수확물로도 자신의 가족이 충분히 먹고 남는단다.田

■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경기 광주군 광주읍 목리
부지면적: 90평
구입년도: 1999년 3월
구입비용: 평당 80만원
건축면적: 36평 (1층 21평, 2층 15평)
실내구조: 1층-안방, 작은방, 거실 겸 주방, 욕실 2층-작은방, 거실, 화장실
건물형태: 2층 개량한옥
벽체구조: 흙벽돌, 통나무(낙엽송)
내벽마감: 황토미장
외벽마감: 황토미장
바닥재: 온돌마루
지붕마감: 청기와
난방형태: 전기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상수도 겸용
건축비: 평당 3백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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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멋과 현대의 편리함 조화된 36평 개량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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