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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말릴 수가 있어야지요. 저렇게 좋다는 데. 결국 우리가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어요.”
부인은 남편의 전원생활에 대한 꿈을 도저히 말릴 수 없었다고 했다. 아이들 교육 문제, 생활의 불편함을 이유로 전원생활에 거부감이 있던 부인은 결국 남편을 따라 황토집으로 이주했다. 그렇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약간의 불편이 따르지만, 낭만이 있고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강원 원주시 귀래면
건축형태   단층 목구조 황토집 
대지면적  952.0㎡(285.5평)
건축면적   109.0㎡(33.0평)
외벽재   황토 모르타르, 점토벽돌
내벽재  황토 모르타르
지붕재  점토기와
바닥재 강화마루
난방형태   구들, 기름보일러
설계  동성건축사사무소
시공   초원황토주택  031-987-7322  www.cwhouse.co.kr

주방/식당에서 본 거실. 두 공간을 하나로 묶어 개방감을 살리면서 가사의 편의를 도왔다.
박공 지붕 선을 그대로 살려 시원한 느낌을 주는 주방/ 식당.

검찰청에 근무하는 건축주 용득중 씨는 직업 특성상 주기적으로 근무지가 바뀐다. 한곳에 오래 정착할 수 없기에  줄곧 아파트 생활만을 했던 그였지만, 어릴 적 시골에 살던 기억 때문인지 ‘땅’에 대한 애착이 컸다. 1996년 주말농장을 운영할 목적으로 지금의 땅을 매입한 그는 시간이 갈수록 작물을 키우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재미가 욕심을 불러 점점 작물 수는 늘어났고 덩달아 손 봐야 할 것도 많아졌다. 일주일에 한두 번 가서는 관리가 어렵게 되자 남편은 틈만 나면 농장으로 향했다. 비가 온다고 하면 도랑을 내야 했고, 날이 화창하면 잡초를 뽑아야 했다. 귀찮고 짜증 날 법도 한데 남편은 오히려 갈수록 생기가 돌았다. 오랜 기간 동안 남편은 농장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반대로 ‘저러다 말겠지’ 했던 부인은 점점 걱정이 쌓였다. 낮이고 밤이고 시도 때도 없이 농장으로 향하는 남편이 걱정됐던 것이다. “그렇게 좋아요?”라는 물음에 단박에 “응”이라고 답하는 남편을 어떻게 말릴 방법이 없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한 번은 “아예 거기로 갈까요?”라고 묻자, 남편은 환한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주방/식당 옆에 있는 구들방. 건축주 부부가 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 채광을 고려해 전면에 놓은 안방.
현관에서 본 모습 으로 황토집의 은은한 멋이 흐른다.

부인과 자녀를 감동시킨 남편의 전원생활
부인이 전원생활을 반대한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좀 더 나이가 들었을 때 하기를 바라던 이유는 아이들 교육 문제와 생활의 불편함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남편과 마찬가지로 부인도 교사로 재직 중이라 때가 되면 타지로 발령이 날 터인데 전원주택을 짓는 것은 모험과도 같은 일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전원으로 가더라도 아이들이 장성하고 부부가 은퇴한 이후가 좋겠다고 여겼지만, 결국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그냥 여기에 오면 마음이 편했지요. 20년 가까이 다니면서 단 한 번도 힘들거나 귀찮은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내 속마음을 아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갑자기 ‘거기로 갈까요?’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어려움은 나중에 생각하자, 그때 되면 다른 방법이 있지 않겠느냐,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가자’.”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에 좋은 황토집을 염두에 두고 시공 업체를 물색했다.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업체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에 업체와 상담하기보다 직접 거주하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한 남편은 제천에 있는 어느 전원주택 단지에서 마음에 쏙 드는 황토집을 발견했다.
 
“그때가 한여름이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시원하더라고요. 너무 튀지 않는 소박한 외관에 깔끔한 인테리어가 마음을 사로잡았죠.”

시공 업체 선정 첫 번째는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제천 건축주를 통해 시공사를 알게 됐고 연락을 취해 상담을 하고는 업체에서 시공한 다른 주택을 찾아 나섰다. 역시 사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가도 반가이 맞아주고, 다들 시공사에 대한 칭찬이 대단했어요. 시공 과정에서부터 하자보수까지 만족해하더라고요. 그래서 공사를 맡기기로 했어요.”
 
부부와 두 자녀가 거주하기에 복층으로 지을까도 생각했지만, 이웃집과 의 조화를 고려해 튀지 않는 소박한 외관에 단층을 계획했다.
 
벽체는 생황토로 만든 벽돌을 쌓아 완성하고 외벽과 내벽은 황토 모르타르를 발랐는데, 외벽 하단부는 물 튀김 등으로 벽이 훼손되는 것을 막고자 점토벽돌을 붙였다. 내부는 거실을 중심으로 좌우로 안방과 자녀 방, 구들방을 놓고 뒤쪽으로 주방/식당을 배치했다. 거실 소파에 앉으면 각 방문이 보이는 구조로, 이는 건축주가 가족간의 소통을 위해 특별히 요구한 것이다.

집은 주변 지세와 이웃집을 고려해 튀지 않고 단아하게 계획했다.

대문에서 가까운 우측면에 현관을 설치했다.
구들방을 데우는 아궁이와 굴뚝. / 전면에‘-’자로 긴 덱을 놓아 이동의 편의를 도왔다. / 정원 맨 앞에 오두막을 설치해 전망을 감상하고 휴식을 취하는 용도로 쓴다.

부부는 전원생활을 낭만+불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원생활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불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막연한 기대와 거기서 나오는 낭만만을 떠올려 전원에 온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저희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계절마다 고비 고비가 있더라고요. 쓰레기며 벌레며 남편은 새벽에 일어나 잡초를 뽑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요. 이를 자연스레 받아들이지 못하면 전원생활이 험난할 수밖에 없어요.”

건축주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정원을 다듬는다. 가지런히 정리된 정원에서 건축주의 부지런함을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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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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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고려해 소박하게 지은 원주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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