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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을 인생의 제2막으로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을 보면 도시처럼 다양한 직업군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나름대로 자신들의 방식을 찾아 여생을 채운다. 매년 벚꽃 물결로 장관을 연출하는 진해에 자리 잡은 건축주 강현초(62)·최미자(56) 부부. 유쾌하고 싱그러운 에너지로 2막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의 오붓한 삶을 들여다보았다.
 
·사진  백홍기 기자 

건축정보
위치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북부동
건축형태  경량 목조주택
지역지구   일반상업지역
대지면적   299.00㎡(90.44평)
건축면적  80.55㎡(24.36평)
연면적  98.55㎡(29.81평)
            1층 80.55㎡(24.36평)
            2층 18.00㎡(5.44평)
지붕재  스페니시 기와
외장재  스타코, 고벽돌
내장재  고급 벽지
바닥재  강화마루
지붕 단열재  THLK 200 내부 단열재 - R30 인슐레이션
·외 단열재  THLK 125 내부 단열재 - R19 인슐레이션
창호재  알파인 시스템 창호
설계·시공  에프디하우징 1544-6505
                   www.espritdesign.co.kr

지극히 평범한 주거 단지에 익숙한 집들이 늘어선 마을. 유독 한 집이 눈에 띈다. 밝은 외벽에 고풍스러운 벽돌로 장식하고 유럽식 점토 기와를 얹은 우진각지붕이 이색적이다. 마당은 잔디 없이 조경수와 여러 개의 작은 화단으로 꾸몄다. 잔디가 없어도 깔끔하니 보기 좋다. 아치형 포치는 덱과 함께 곡선을 연출해 집을 더욱 부드러워 보이게 해 가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나무는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나무가 풍부한 이 집 안에 있으면 몸과 마음이 한없이 여유로워지는 이유다.

멋과 개성을 담아
ㄱ자 형의 집은 남향으로 앉혔다. 안방은 빛이 오래 쬐는 벽면에 작은 창을 세 개로 나눠 빛을 고르게 받아들이는 구조다. 길가와 인접한 면은 하나의 창으로 계획했는데, 돌출된 기둥은 고풍스러운 멋을 지니면서 빗물과 외부 시선이 바로 집 안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한다. 견고하고 육중해 보이는 목재 현관문을 지나 집 안에 들어서면 우측으로 거실, 좌측으로 주방과 안방이 보인다.

독특한 벽지에 이끌려 거실로 향하니 아늑한 분위기가 반긴다. 대리석 아트월과 포인트 타일은 거실에 산뜻함을 더한다. 벽체와 천장이 맞닿는 부분의 매입 조명은 어둠이 밀려올 때 분위기 띄우기에 좋다.
주택이 밀집해있는 주거 단지에 앉힌 집은 창호 계획을 조망이 아닌 채광과 환기 위주로 설계했다. 거실 창에 설치한 가림막도 외부 시선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거실 창의 크기는 줄이고 양쪽에 보조 창을 냈다. 픽스창 역시 거실 창에 맞춰 아담하다. 천장은 우진각지붕 모양을 그대로 살려 독특하면서 개방감이 느껴진다.

주방에 들어서면 먼저 눈에 띄는 게 천장이다. 우물천장 모양에 LED 매입등을 하나씩 설치해 충분한 조도를 확보하고 개성까지 살린 구조다. 주방엔 식탁이 없고 그 자리에 좌식 원목 테이블을 놓았다.
안방은 주방을 지나야 나온다. 편백 루바로 두른 안방엔 나무향이 가득하다. 친환경에 마음이 끌려 목조주택을 선택했다는 건축주는 실내 마감재까지 목재와 천연소재의 벽지를 이용했다. 2층은 자녀가 머무는 공간이다. 주생활이 1층이기 때문에 2층은 간단하게 방 한 개와 발코니로 계획했다.

1층 나무 중심의 인테리어는 원목으로 만든 계단을 올라 2층까지 이어진다 / 우진각지붕 형태를 고스란히 들어낸 천장은 시원하면서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친하게 지내려고 늘 노력, 감시보단 가족 같은 관계 우선
집을 짓다 보면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다. 설계와 자재 선정, 땅 매입과 인허가 절차, 시공은 물론 현장 기술자들의 비위까지 맞춰야 하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이렇다 보니 수개월이면 끝나는 과정임에도 “마음은 10년의 세월을 보낸 것과도 같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누구와도 친하게 지내려고 늘 노력합니다. 집짓는 3개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현장에 나와 일하는 사람들과 지냈어요. 미리 시공 과정을 공부해두고 함께 고민하면서 진행했어요. 최대한 일하는 분들에게 불편하지 않게, 감정 상하지 않도록 신경 썼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현장을 감시한다고 일하는 사람들의 능률이 오르거나 꼼꼼하게 일하는 건 아니다. 집을 잘 짓는다는 시공사를 만난 것도 한 이유지만, 건축주 스스로가 감리 역할을 하며 가족처럼 살뜰하게 챙겨준 것도 크게 한몫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주는 집을 잘 지은 이유를 시공사의 공으로 돌렸다.

건축주는 집짓는 과정에선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땅을 매입하는 과정이 더 어려웠다고 한다.

“5년 전에 미리 땅을 사뒀어요. 그런데 땅을 사고 보니 옆집 건물이 우리 땅에 걸쳐 있었던 거예요. 집을 자르라고 할 수도 없고, 돈은 이미 다 지불한 상태고, 답답했죠. 건물이 침범한 만큼 땅을 분할해 옆집에 넘겨주는 과정만 1년이 걸렸죠.”

2층 방

이태리와 스페인 수입 타일로 심플하게 꾸민 주방 벽. / 고급 실크 벽지로 마감한 벽. / 분위기는 실내 마감재로 완성한다. 이태리 수입 타일로 분위기를 조성한 욕실.

건축물을 증축이나 재축, 신축을 하려면 신고를 하고 건축물대장에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시골의 농가 주택에선 간혹 건축물대장에 표기된 것과 다르게 나타난다. 건축주 사례처럼 대지 경계를 침범한 게 담이 아니라 건축물이라면 해결하기 참 어렵다. 그러니 농가주택이나 땅을 구매할 때, 이웃이 가깝거나 축사 등 건축물이 있다면, 꼭 확인해봐야 한다.

편리함이 강조되고 그렇게 발전되어온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편안함을 추구하게 됐다. 반면 자연은 불편함을 감내한 만큼만 돌려주니 농가의 삶은 고단할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군 생활을 하고 장군으로 퇴역한 남편과 직장생활을 마친 아내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라 상대적으로 보다 편안한 삶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불편한 수고가 대가로 돌아오는 삶을 선택했다. 그 대가의 밀도는 그 어떤 보상보다 더 견고하고 단단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터다. 이들 부부가 2막 인생에서 거두게 될 단단하고도 소중한 대가는 또 다른 인생의 막을 열 때 보석처럼 빛을 발할 것이다.

아치형 포치 건너로 홍송 원목으로 만든 육중한 현관문이 보인다. / 마당에서 바라본 거실 창.
절재와 간결함이 담긴 마당이 유럽풍의 주택과 잘 어울린다. / 주택의 대문
밖에서 바라본 주택의 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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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전원주택】 지중해풍의 클래식한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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