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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으로 긴 건물의 양평 황토집은 가운데 브리지 형태의 복도가 매력적이다. 브리지 양 외벽은 전면 유리창을 설치해 채광 효과와 개방감이 우수하고 건물 전체의 의장성을 돋구는 데 한 몫 한다. 애초 본채와 별채를 독립형으로 지으려다 계획을 수정해 이 브리지를 놓았는데 그 결과 공간사용에 편리함과 외형미까지 얻어 건축주 부부는 대만족이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경기 양평군 서종면 도장리
건축형태단층 철골 황토집
대지면적594.0㎡(180.0평)
건축면적115.5㎡(35.0평)
지붕재아스팔트 슁글
외벽재황토벽돌 줄눈 마감, 목재
내벽재황토 미장, 목재, 한지
천장재미송 널
바닥재 ▶마
난방형태지열 히트펌프
식수공급지하수
설계 및 시공건축주 직영 

휴일마다 행락객들의 행렬로 정체를 면치 못하는 북한강변로는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의 즐거움뿐 아니라 가는 도중에도 즐겁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시작해 양평 서종면 그리고 가평으로 이어주는 북한강변로는 산과 강이 어우러져 눈과 마음을 개운하게 하고 혀끝을 자극하는 먹을거리들도 가득해 도착 지연에 대한 불편감을 상쇄한다. 양평과 가평, 춘천을 보다 간결하게 이어주는 동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더 빠르지만 국도를 이용했을 때의 이런 맛을 찬찬히 즐기고자 일부러 둘러가는 이도 많다.
 
북한강과 높낮은 여러 산들이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제공하는 까닭에 강변에서 이어지는 마을길로 들어서면 전원주택과 펜션들이 명당을 꿰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강변로에서 양평 문호리를 지나 5㎞ 동쪽으로 더 들어가면 계곡을 앞에 두고 언덕을 따라 마을을 형성한 도장리가 있다. 계곡과 나지막한 산의 구불구불한 형세에 따라 집들이 들어선 모양이 아기자기하다.

복도를 통해 거실이 보인다. 복도 양측에 유리문 설치로 채광과 개방감이 탁월하다.
본채 별채 모두 다락을 드려 공간 활용을 높였다.
주방을 심플하게 꾸몄다.

젊은 시절 서울에서 건축사로 활동한 정연준 씨는 16년 전 도장리 한턱골 경치에 반해 부지를 구입하고 집을 올렸다. 부지를 넉넉하게 구입해 언덕 꼭대기 전망 좋은 곳에 철근콘크리트조로 집을 짓고 그 아래 소나무밭을 일궜다. 그리고 소나무밭 아래 황토집을 한 채 더 지었다. 그가 처음 전원주택을 지을 당시와 달리 건강 소재로 떠오르면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황토벽돌로 집을 지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작업실로 사용할 요량으로 본채와 창고용 별채를 세울 계획이었으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주택 용도로 변경하고 본채와 별채를 브리지로 잇기로 했다. 현업을 떠났지만 늘 건축 트렌드에 귀를 열어놓고 있는 그는 탄소 배출 제로화에 합류한다는 마음으로 지열 난방 설비를 했다. 신청 시기를 놓쳐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한 탓에 비용이 꽤 들었다. 그래도 투자비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평생 살 집이기에 그렇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만든 앙증맞고 깔끔한 화장실.
주방과 이어진 식당 공간을 응접실 겸 거실로 사용 중이다.
황토 미장 면을 그대로 노출해 건강함이 물씬한 방.

다락 면적이 꽤 넓어 쓸모가 많다. 한옥 목문으로 운치를 더했다.

H빔으로 튼튼하고 모던하게
양평 황토집은 모던한 느낌을 준다. 흙의 기운을 품은 황토벽돌을 줄눈 마감해 자연스러움을 살리고 이와 이질적 재료인 H빔을 기둥으로 삼아 현대적 외관을 연출했다. 빔 기둥을 과감하게 노출시키면서 검은색으로 도장해 황토벽돌과 조화를 꾀하고 묵직함을 더했다. 또한 가운데 브리지는 검은색 프레임의 유리 월을 걸어 입면에 포인트를 주고 머리에는 경사도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평지붕을 얹어 모던함을 완성했다.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기둥 없이 황토벽돌 조적만으로 짓기도 하지만 정 씨는 금이 갈 우려가 있는 황토벽돌 특성을 고려해 보다 든든하게 지붕 하중을 받치도록 H빔을 세웠다. 내부에는 미송 기둥과 도리, 보 등 천장 가구를 서로 결구하고 천장 마감재로 사용한 1인치 두께의 송판 또한 서로 결구해 외부 타격이 가해져도 안전하도록 했다.

유실수를 좋아하는 건축주는 마당에 바나나, 무화과 나무도 심었다. 바나나 따 먹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채 나눔으로 규모가 커 보이는 집
손수 설계와 시공을 진행한 정 씨는 이 집을 짓는 데 무려 2년이 걸렸단다. 당장 급하지 않은 집이라 차근차근 공사를 진행한 탓도 있지만 주재료인 황토벽돌을 준비하고 조적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황토에 짚을 섞어 반죽한 것을 기계로 찍어 낸 황토벽돌은 완벽히 건조되도록 기다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외벽 구조는 H빔을 세우고 그 안쪽으로 길이 310㎜ 황토벽돌을 쌓고 외부는 줄눈 마감, 내부는 황토 미장과 공간에 따라 한지 마감했다.
 
본채와 별채를 잇는 브리지 형태의 복도는 양측에 유리창을 시공해 채광과 조망을 극대화했다. 양쪽 외부에 덱을 여유롭게 마련하고 양쪽에 각각 출입구를 설치해 야외활동을 편리하게 한다. 이곳을 통해 앞뒤마당으로 이동이 수월함은 물론이다. 브리지와 이어지는 본채와 별채입구는 냉난방 열의 이동과 소음 차단을 위해 문을 설치했다.

진입로에서 바로 연결되는 본채. 거실이 배치된 쪽이다.
본채와 별채를 잇는 브리지가 외관 포인트. 양 측 분합문 설치로 외부 이동이 편리하다. / 고유미를 살리는 판문을 설치한 현관.

정씨는 "중간에 브리지를 만들어 두 개의 매스로 나누니 실제 면적보다 집이 더 커 보이는 효과가 있으며 실내 어느 공간에서나 채광과 환기가 유리한 장점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본채와 별채 모두 다락을 시공해 건축면적에 비해 훨씬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완성했다.
  
도시보다 시골 살이가 더 분주하다는 아내 최명선 씨는 "시골에는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쉴 틈이 없어요"한다. 그러다 보니 그는 뭐든 깜빡 잊을 때가 있다. 올해 늦봄, 한 이웃이 쑥떡 한 접시를 줬는데 그걸 주방 싱크대 위에 둔 걸 10일이 지난 후에야 알아차렸단다.
  
"다 상해서 못 먹겠지 했는데, 웬걸요. 겉만 약간 딱딱하고 속을 보니 보기에도 괜찮고 맛도 변질되지 않았데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맛있게 다 먹었지요."
  
그때 부부는 황토집이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저장고 역할도 함을 실감했단다. 황토의 습도 조절과 공기 정화 기능을 말로만 들었지 실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다. 그렇게 부부는 황토집의 건강성을 하나 둘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같은 자연 속이지만 콘크리트집과 황토집이 이렇게 다름이 부부는 신기할 따름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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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황토 전원주택】 브리지가 있는 모던풍의 철골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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