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32평답지 않게 우람한 자태로 서 있는 양평 주택을 보는 사람들은 연면적이 50평쯤 되는 줄 착각한다. 입체감 있는 입면과 묵직한 느낌을 주는 고벽돌 적용으로 그런 느낌이 더하다. 고벽돌이 주는 고풍스러운 이미지와 어울리게 정원도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큼직한 바위와 키 큰 교목류 그리고 특색 있는 자작나무 숲이 정원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현관까지 곡선을 그리며 인도하는 디딤석도 집을 더욱 예쁘게 장식한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부지면적 1221.0㎡(370.0평)
건축면적 105.6㎡(32.0평)
건축형태 복층 경량 목조주택
외벽재 고벽돌, 스터코
지붕재 아스팔트 슁글
내벽재 종이벽지, 인조가죽(거실 포인트-월)
바닥재 강화마루
창호재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설계 및 시공 ㈜에덴하우징1588-6816
  www.에덴하우징.kr

2년 전 자연과 벗하는 휴식처로 전원주택지 물색에 나선 건축주는 큰 고민 없이 집과 가까운 경기도 양평군을 지목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불과 30분 거리에 있는 이곳에 전원주택을 지은 것을 그는 행운이라고 말한다. 일찍이 전원주택 일번지로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양평에서 웬만한 부지는 이미 임자를 만났고 설령 좋은 부지가 남았더라도 그 가격이 만만치 않음을 건축주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배산임수의 좋은 터를 개인사정으로 급하게 팔려는 지주를 만나 건축주는 좋은 조건의 부지를 적당한 가격에 구입했다.

"마을이 아주 예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집터가 가장 좋은 곳 같았어요. 지금 이렇게 좋은 곳을 찾기가 어디 쉽겠어요? 집도 잘 지어져 마을에서 우리 집이 제일 예쁘네요."

정원 계단 아래에는 전 주인이 만들어 놓은 연못도 주택 외형미에 한 몫 한다. 이 집을 비롯해 마을은 집집마다 연분홍색 붉은색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고향의 봄'노래가 절로 나오게 한다.

연분홍색 붉은색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건물 우측에 작은 텃밭이 있다.

주변 자연과 연장선에 그려진 정원
해발고도 500m 내외의 나지막한 산봉우리에서 완만한 경사로 흘러내린 산등성이들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종면 수능리 샘말을 편안하게 감싼다. 샘말 발아래로 옥천면 소재 옥산자락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청량감을 더한다.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이 계곡을 따라 고불고불 조금 더 내려가면 소설가 황순원을 기리는 문학관과 소나기마을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 계곡은 황순원의 단편소설《소나기》속 주인공 소녀와 시골 소년의 만남을 떠올리게 해 정감을 일으킨다. 황순원 마을이 조성돼 있고 이웃에 시인의 마을도 들어서 이곳 수능리 일대는 문예적 정취가 물씬한 듯하다.

주택 들어가는 입구
현관 바로 우측이 방, 좌측이 거실이다. TV장 놓을 쪽 벽은 인조가죽으로 포인트를 줬다.
거실에서는 분합문을 현관보다 더 자주 사용하게 된다.
거실과 일자형으로 오픈해 주방/식당을 배치했다. 'ㄷ'자형의 간결하고 편리한 주방 가구가 보인다.

마을 앞 계곡이 있는 남서향으로 좌향을 잡은 주택은 건축주 가족이 시끌벅적한 도심 아파트에서 벗어나 간간이 휴식을 취하고자 마련했다. 집에서 불과 30분 거리이기에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오가기에 편하다고 한다. 32평 복층 경량 목구조 건물은 1층은 주방/식당과 거실, 방 한 칸 드리고 2층에 여분의 방 한 칸과 가족실을 드려 단출하게 짰다. 그리고 주택의 화룡점정인 정원 조성에도 소홀 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형상의 바위로 정원을 역동적으로 연출하고 전체적으로 잔디를 깔았으며 다채로운 수목을 심어 풍요로운 숲을 이룬 주변 자연과 연장된 정원을 연출했다.

2층에 작은 거실이 있다.
2층 단조 난간 너머로 보이는 거실 상부. 건물 규모에 알맞게 심플한 박공 천장으로 만들었다.

경사를 이룬 부지는 집터 바닥면을 높인 맞은편 집과 균형을 맞추며 조망 확보를 위해 지반을 높여 다듬었다. 위압감을 주는 수직의 옹벽 대신 수목을 심은 계단식 석축으로 시공해 마을과 조화를 이루며 자연미가 살도록 했다. 이러한 계단식 석축은 수직 옹벽에 비해 면적을 많이 차지하므로 건축주에게 공간 활용 면에서 불리하나 마을의 자연스러운 경관을 추구한 것이다.

지반이 높아져 도로에서 집과 마당을 들여다보기 어렵지만 비슷한 높이의 건너편 집 등을 고려해 크고 작은 수목으로 프라이버시 보호 효과를 꾀했다. 맨 우측, 옆 부지와 경계에 심겨진 자작나무는 드라마틱한 운치를 풍김과 동시에 집 경계를 알리고 시선 차단 효과도 낸다.

마치 뒷산에서 이어진 언덕인 듯, 집과 정원이 본래 이 자리에 있던 듯 자연스럽다. 정원이 집을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는지 보여준다. 앞으로 야생화를 더 가꿀 예정이다.
마을도로에 서면 계단 위로 집 지붕이 보일락 말락 한다. 마을 입구 쪽에 위치하는 탓도 있지만 성토한 지반을 계단식 석축으로 마감하는 등 정원 둘레도 예쁘게 가꿔 눈길을 사로잡는다.

두물머리에서 출발해 양서면 목왕리를 지나 얕은 고개 하나를 넘어 수능리에 들어섰을 때 마을은 봄날 오후 햇살의 찬란함을 고스란히 받았다. 그 어떤 마을보다 아늑하고 포근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다. 양평 건축주도 이런 포근한 느낌에 감동하고 집들이 옹기종기 예쁘게 모여 있는 모습에 이곳을 낙점했을 것이다. 그런데 마을에 들어서 '예쁘다'는 느낌을 받는 데는 정원의 역할도 큰 듯하다. 양평 주택은 정원을 높은 담장이나 대문으로 감추지 않고 외부로 드러냄으로써 마을을 더욱 아름답게 가꿔주고 있었다.

계단 아래 집 입구에 전 주인이 만들어 놓은 연못도 볼거리다.
Tip 양평 주택을 아름답게 하는 고벽돌

전원주택 외벽 마감재로 자주 쓰이는 적벽돌은 점토벽돌, 붉은 벽돌이라고도 불린다. 점토와 모래를 혼합해 반죽한 것을 900~1000℃의 고온에서 소성한다. 고벽돌(파벽돌)은 말 그대로 옛 적벽돌로, 예전 건물을 해체하면서 나온 벽돌을 다듬는 과정을 거쳐 재사용하는 벽돌을 말한다. 이를 외벽 마감용으로 사용함으로써 새집 같지 않고 오래된 듯한, 자연스러운 느낌을 내려는 의도로 주로 사용한다. 이러한 분위기의 벽돌을 찾는 이들이 꽤 많고 고자재 공급의 한계 등으로 일반 적벽돌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다.

고벽돌을 재사용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점토벽돌은 세월이 지나도 쉽게 변색 변형되지 않아 주택 외형미를 오래 유지하며 성분이 흙 자체이므로 친환경 자재로도 꾸준히 사랑받는다. 건축 재료로 벽돌의 사용은 기원전 4000년대 말 바빌로니아의 탑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벽돌 문화의 선두주자라 불리는 영국의 경우 아직도 300년 된 벽돌집들이 흔하다고 한다. 공기 정화와 습도 조절기능 등의 장점으로 실내 마감재로도 쓰인다.

전면 데크는 건물 규모와 균형적으로 적당한 규모로 설치했다.
건물 배면. 주방 옆 다용도실에 외부 출입문을 설치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
www.countryhome.co.kr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양평 전원주택】 고향의 봄을 들이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