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밤하늘 보석처럼 빛나는 그 아름다움에 별을 사랑하는 건축주는 대문 현판에 '별감농원'이라 새겼다. 하늘의 '별'과 감나무 '감'해서 별감이다. 가을이면 주황색 감이 주렁주렁 열리는 감나무 농장을 몇 년 전 먼저 조성하고 지난해 농장 옆에 집을 지었다. 대지 앞과 옆쪽에 정원과 감나무 밭을 가꾸고 집을 뒤쪽으로 물려 앉힘으로써 바로 앞 마을도로로 생기는 외부 간섭을 최소화하고 아늑한 기운의 집으로 만들었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경북 문경 마성면 모곡리
건축형태  복층 통나무집(포스트&빔 공법)
대지면적  537.9㎡(163.0평)
건축면적  184.8㎡(56.0평)
               1층 - 132.0㎡(40.0평)
               2층 - 52.8㎡(16.0평)
지붕재  아스팔트 슁글
외벽재  황토벽돌 메지 마감(1층), 목재 사이딩(2층)
내벽재 황토벽돌 메지 마감(1층), 루버(2층)
바닥재   강화마루
난방형태  기름보일러(1층), 벽난로, 전기 필름 난방(2층)
식수공급  마을 상수도
설계 및 시공  목지가 010-7599-6332 http://cafe.naver.com/howtolog

2층 베란다를 양쪽으로 널찍하게 설치해 유용하게 쓴다. 좌측은 해가 늘 잘 들고, 우측은 오후 2시 넘어 해가 든다. 고추 말리는 장소로, 농사를 잠시 쉬어가는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문경에서 만난 윤종섭 씨는 문경이 고향이기는 하나 40여 년간 서울에서 자영업을 했기에 거의 서울사람이다. 그러나 어릴 적 할아버지 발뒤꿈치서 만지고 놀던 흙에 대한 아릿한 기억을 좇아 고향으로 귀농했다. 남부럽지 않은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젊은 나날 열심히 땀 흘린 자신에게 그 대가로 '슬로 라이프Slow Life'를 선물한 것이다.

집은 최근 완공했지만 밭은 7년 전부터 일궜다.

벽으로 차단하지 않은 게단실에 선반을 설치해 개방성과 함께 장식 효과를 꾀했다.
현관과 거실, 주방/식당, 실내는 황토벽돌과 루버 설치로 자연미를 살렸다.

"형제 중 누군가는 대를 물려온 고향 땅에서 농사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고향 논과 3㎞ 떨어진 이곳에 부지를 구입했어요. 시간 날 때마다 내려와 농사를 지었어요. 감나무 여러 그루 심었고 복숭아 배 사과 앵두같은 과실수를 한두 그루씩 심었어요. 우리가 종가宗家인데 적어도 제사상에 오르는 과일을 모두 내 손으로 해결해 보자는 생각을 해요."  사실 윤 씨는 어릴 적 할아버지 농사짓는 모습만 봤을 뿐 직접 농사를 지어본 적은 없다. 그래서 귀농에 도전한 지난 7년간 흙과 씨름도 많이 했다. 하릴없이 씨앗을 버리는 일도 많았다.

거실에 놓인 벽난로로 난방비를 절약하고 있다.
실내 후면에 설치한 계단실

중공 있는 황토벽돌로 단열성 보완
윤종섭 씨는 종가 주택을 무엇으로 지을까 고민하며 1년간 여러 마을을 답사하던 중 우연히 경북 상주 이안면에 있는 귀농마을을 찾게 됐다.
    
"통나무집을 보고 한눈에 반했어요. 2층 발코니가 아주 널찍해 쓸모가 많을 것 같았거든요. 물어보니 목지가에서 지었더라고요. 우리 집은 그 집보다 2층 덱(베란다)을 더 넓게 깔았어요. 1층 덱은 고추를 널면 사람들이 드나들어 치이기에 신경이 쓰이는데다 바깥에서 다 들여다보이는 장소라 편치 않잖아요."
    
윤 씨의 의도대로 2층 베란다는 아주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전면 발코니뿐 아니라 건물 양측에 대칭으로 각각 10평의 널찍한 베란다에는 식탁과 의자를 배치해 휴식 공간으로 사용하고 바닥에는 고추를 말린다. 1층 못지않은 야외활동 공간으로 쏠쏠하다.

침실도 황토벽돌을 그대로 노출시켜 편안한 기운이 감돈다. / 주방
마을 도로에서 본 주택의 정면. 마당 한켠에는 정자도 마련했다.

목지가木之家 김종근 대표는 1층은 포스트 앤 빔(기둥-보) 방식으로 원형 통나무로 골조를 갖추고 벽체는 황토벽돌을 쌓아 완성했다. 2층 52.8㎡(16.0평) 원룸은 1층과 같은 통나무 골조로 하되 벽체는 경량 목구조 방식으로 시공했다. 건축주가 자연 친화적 느낌을 주는 목구조 황토집을 원했으나 1층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이고 2층은 손님 방 혹은 다용도로 사용하는 공간이므로 시공과 관리의 편의를 높이고자 경량 목구조에 내외부 목재로 마감했다.

황토벽돌은 직사각형이 아닌 외부는 원형, 내부는 평면의 특이한 형태다. 외부는 원형 목재를 가로로 댄 듯해 통나무의 원형과 잘 어울리고 내부는 가구 배치 등 공간 활용 면을 고려해 평면으로 제작됐다. 두께가 220㎜인 이 황토벽돌은 가운데 중공中空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 중공은 건물 내외부 사이 공기 흐름을 지연함으로써 단열을 높이는 데 돕는다. 요즘 단열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일반 황토벽돌을 두장 겹쳐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장을 사용할 경우 이처럼 단열에 유리한 재료를 쓰는 추세라고 김종근 대표는 설명한다.

정자 밑으로 물이 흐르게 했다.

이 주택은 주 난방은 기름보일러, 보조 난방은 벽난로다. 그리고 자주 사용하지 않은 공간인 2층은 전기 필름 난방을 시공했다.

김 대표는 "최근 '그린홈'에 대한 국민 의식이 높아져 단열 좋은 집, 난방을 안 해도 되는 집 등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그것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건축주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 문경 건축주의 경우 부지런하셔서 기름 대신 나무를 때는 벽난로를 더 자주 사용해 난방비를 절약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또한 난방비 절감을 위해 1층 벽난로 연통을 2층 실내에 관통하도록 설치해 벽난로 화구에서 연소한 열기가 지붕 굴뚝으로 나가면서 열기가 2층 실내에도 전달되도록 했다.

윤 씨는 한겨울 지나고 기름보일러에 기름 용량 수치를 보니 거의 줄지 않았다고 한다. 옷을 껴입고 보조 난방인 벽난로로 추위를 이겼다.

건축주는 오래전부터 수석 수집을 취미로 한다. 덱 난간에 수석을 진열하고 마당에는 5개의 돌탑을 쌓았다. 탐 하나에 하루 이틀 걸렸다. 그가 그렇게 좋아하는 돌 진열도 마당 넓은 전원주택이기에 가능해졌다.
대감집 대문처럼 넓찍한 판문을 설치하고 현판을 다ㅏㅆ다.

건축주는 소일거리로 농사를 한다지만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고 그 일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부지런함이 몸에 뱄고 일을 즐기는 듯했다. 기자와 인터뷰 끝나기 무섭게 그는 자석에 끌리듯 밭으로 달려 나갔다. 전원생활자들이 종종 '집 안에 있는 시간보다 나가 있는 시간이 더 많다'는 말을 하는데 문경 건축주가 딱 그랬다. 종심從心의 나이에 흙과 더불어 여는 새로운 귀농 인생, 뜻대로 행해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종심의 나이임을 흙도 알아차릴 것이다. ' 네 멋대로 해봐라'며 듯 땅의 기운을 한껏 내어 줄 것 같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
www.countryhome.co.kr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문경 통나무집】 감이 주렁주렁 열리는 종가 ‘별감농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