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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자형으로 단아하게 자리한 단층 목구조 황토집이다. 공직에 35년간 몸담은 윤용득 씨가 부산 시내 아파트에 거주하다 노후를 보내고자 마련한 주택으로 전통 한옥 공법에 현대식 주거를 접목해 공간을 구성했다. 어릴 적 토담집에 살았던 기억을 되살려 전원주택을 계획할 때부터 황토집만을 고집했다는 건축주는 완공 후 지금까지 사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리
건축형태  단층 목구조 황토집
대지면적  969.0㎡(293.0평)
건축면적  99.3㎡(30.0평)
벽체구조   황토 이중 심벽치기(두께 20㎝)
벽체마감  황토 맞벽 후 내 · 외벽 순수 황토 미장
바닥재  구들방- 황토+운모+백모래 혼합 황토 미장
            안방, 거실, 주방 - 맥반석
내벽재  닥종이
지붕재  한식기와
난방형태  구들 및 기름보일러
설계 및 기술지도  한국전통초가연구소  052-263-3007  

한옥 분위기를 살려 전면으로 길게 툇마루를 놓고 단열을 고려해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현관과 주방/ 식당에서 본 거실. 서까래와 보가 어우러져 고풍스럽다.

주택이 위치한 밀양시 삼량진읍 행곡리 일원은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부산에서도 살기 좋은 전원주택지로 정평 나 있다. 안태호와 천태호, 두 저수지를 아래에 두고 구불구불 이어진 능선 도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즐비하게 들어선 전원주택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해가 정면으로 들이치는 능선을 따라 아래로는 거대한 저수지가 놓여 있으니 배산임수 명당이다. 인근에 공장 등 혐오시설이 없다고 하니 주변 여건도 괜찮다. 여기에 더해 30분이면 부산에 닿기에 생활에도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그래서 지금도 곳곳에서 전원주택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이곳만 놓고 보면 수도권 전원주택 일번지라 불리는 양평군 못지않다.
 
건축주 윤용득(61세) 씨가 이곳에 주택을 올린 것도 이와 같은 환경에 반해서다.
부산 시내 아파트에 거주하던 건축주는 공직 생활 35년을 청산과 동시에 전원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고향인 거제를 염두에 뒀으나 1남 1녀 자녀를 위해 먼 곳은 배제하기로 하고 다른 곳을 알아보던 중 밀양에 소문난 전원주택지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을 방문하게 됐다.
 
"굽이굽이 난 길이 불편하긴 했지만 전원주택들이 들어선 곳에 도달하니 오면서 불편했던 마음이 싹 가시더라고요. 부산과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경관을 가진 곳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어요. 그래서 혹시 매물로 나온 땅이 없나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했죠."
 
마침 몇 군데가 있긴 했으나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는가 하면 땅 생김새가 좋지 않아 주택을 올리기에 부적절한 경우도 있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건축주는 적당한 곳이 나올 때까지 6개월을 기다렸다. 그리고 지금의 부지를 얻게 된 것이다.

정면에 놓인 창 너머로 정원과 정자가 한눈에 들어 온다.
주택 우측 끝에 놓인 안방.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주방/식당은 현대식으로 꾸몄다.

전통 한옥 공법에 현대식 주거를 입히다
진입로가 가파르긴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나무랄 데 없는 지형이다. 경사가 심하다는 것은 그만큼 옆 부지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조망이 더욱 살아났다.
진입로에서 보이지 않던 ㄱ자형 단층 목구조 황토집이 대문에 올라서자 그 속살을 드러낸다. 화강석 외벌대 기단 위에 단아하게 자리한 주택은 한식기와, 황토 모르타르, 세살문이 어우러져 외관에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그윽하다. 가파른 진입로를 오르느라 무거워진 발걸음과 깊은숨이 순간 진정되는 듯 차분해지는 것을 느낀다.
 
바닥은 황토(40㎝), 마사(5㎝), 참숯(8㎝), 마사(5㎝), 황토(10㎝) 순서로 깔고 엑셀파이프를 설치한 후 다시 굵은 마사(3㎝), 황토 마감재(6㎝), 맥반석을 시공했다. 두께 20㎝ 벽체는 외를 엮어 황토 이중 심벽치기 후 황토 모르타르로 마감했다.
 
설계와 시공 기술 지도를 맡은 한국전통초가연구소 윤원태 소장은 "이전에는 황토집을 지으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기술이 발달하고 성능을 개선한 재료가 많아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도 5개월이면 충분해요"라면서 더불어 "시공법만 잘 지키면 현대화된 재료로 사는 데에도 별 어려움이 없어요"라고 밝혔다.
 
건축주 역시 전혀 불편함을 모르고 지낸다. "외벽 황토 미장도 1년에 한 번 칠만 다시 해 주면 돼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니 냉 · 난방 걱정도 안합니다." 그는 "역시 우리 황토집이 최고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간은 구들방, 안방, 거실, 주방/식당, 욕실, 다용도실, 현관, 툇마루로 구성했다. 좌측 끝 돌출한 부분 전면에 거실을 놓고 뒤로 주방/식당을 배치했으며 우측 끝에서부터는 구들방, 안방, 욕실, 다용도실이 위치한다. 다용도실 앞이 현관이다.

부지 맨 앞에 정자를 놓아 마음껏 전망을 감상토록 했다
측면에서 본 모습으로 잘 다듬은 잔디와 정 자가 인상적이다.
기와를 얹은 처마 지붕선과 세살 창호가 어우러져 마치 전통 한옥을 보는 듯하다.
전면으로 돌출한 거실. / 후면에도 툇마루를 놓아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가파른 진입로를 오르면 단아한 황토집이 속살을 드러낸다.
마을 도로에서 본 주택.

건축주 윤용득 씨는 어릴 적 토담집에 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시내 중심가 아파트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아파트에 관련한 추억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토담집 생활이 얼마나 좋았는지 짐작이 간다고 했다. 그는 자녀와 손주에게도 그런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그래서 주택 어느 한 곳 소홀할 수 없다. 잔디를 다듬고 정원과 텃밭을 가꾸고 주택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이만한 것쯤 아무것도 아니다. 어찌 보면 이것이 소문난 전원주택지에 잘 지은 집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 이유가 됐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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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황토집, 소문난 명당에 전통 한옥 공법을 접목해 지은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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