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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종이 갤러리’는 닥종이 공예와 함께 염색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고려 닥종이공예협회와 한국 천연색채협회장을 맡고 있는 전흥자 씨가 직접 운영하는 작업실 겸 카페다. 그녀는 “우리종이에 화학염색은 어울리지 않아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7년 전 작업장으로 이용하려고 200평의 대지에 얹혀진 초가집을 구입한 것이 카페를 운영하는 계기가 됐다.

색종이를 곱게 접어서 물감으로 예쁘게 색칠하고, 알록달록 오색실 꼬리 달아~” 경기도 포천군 소흘읍에 위치한 ‘닥종이 갤러리’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동요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이곳은 고려 닥종이공예협회와 한국 천연색채협회장을 맡고 있는 전흥자(48) 씨가 직접 운영하는 작업실 겸 카페다. 정원에는 막 싹을 틔운 갖가지 봄꽃과 오색빛깔 나는 종이로 정성들여 완성한 닥종이 공예품이 어우러져 있다.

15년 전 종이접기를 시작한 전 씨는 종이접기 자체를 한지를 이용해보자는 취지로 닥종이 공예를 시작했다. 한지의 정확한 우리 이름인 닥종이. 닥나무 껍질 섬유를 고유제조법으로 만든 희고 고운 빛이 나는 종이에 천연 염료를 사용해 색을 입히고, 그것으로 인형을 만든다. ‘닥종이 갤러리’는 닥종이 공예와 함께 염색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그녀는 “우리종이에 화학염색은 어울리지 않아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7년 전 작업장으로 이용하려고 200평의 대지에 앉은 초가집을 구입한 것이 카페를 운영하는 계기가 됐다. 5년 전 초가집의 골조를 남겨두고 증축해서 작업장 겸 카페로 만들었다. 황토 벽돌을 쌓아 벽을 올리고, 내부마감도 건강을 위해 자연친화적인 건축재료만 사용했다.

30평의 작업실과 20평 규모의 카페, 4평의 방은 황토 구들로 완성했다. 카페 벽마다 전시된 다양한 풍경화 액자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는 종이로 만든 작품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만큼 섬세하다. 그리 화려한 곳은 아니지만, 이러한 특색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주말이면 염색과 종이 접기를 배우러 가족 단위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또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회기본능이 전원을 찾게끔 한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호기심 많던 아이
강원도 양양에서 막내로 태어난 전흥자 씨는 어린 시절, 유난히도 호기심이 많던 아이였다. 어머니를 귀찮게 따라다니면서 궁금증은 꼭 해답을 찾아내고 말았다고.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그녀의 집으로 난 길옆에는 늘 꽃이 피었다.

집에서는 들장미, 들국화, 채송화 등 이름 모를 수 십 가지의 꽃이 항상 항아리에 꽂혀 텔레비전 위에서 잔잔한 향기를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뭐든지 한번 보면 만들어 낼 수 있는 아버지의 손재주와 유난히 꽃을 좋아하던 어머니의 감성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거기에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시골의 들꽃’과 ‘흙’과 ‘추억’이 보태져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또한 어머니의 어깨너머로 배웠던 요리와 다양한 잔기술 또한 손재주로 발전했다고 말한다.

“파, 갓, 젓국만 넣고 듬성듬성 버무린 김치가 어머니의 손맛인 줄은 나이가 든 다음에 알았죠. 제가 그 방식 그대로 김치를 담고 있어요.”

대추를 사다가 으깨서 직접 대추차를 만들며, 음식 하나하나 내가 먹는 그대로 정갈하고 깔끔하게 만드는 것도 어머니를 통해 얻은 ‘음식에 대한 진리’다. 천연염색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는 지난 2년 동안 한 달에 두 번씩 빠짐없이 부산에 내려가서 교육을 받았다. 통도사 성파스님과 부산대학교 의류학과 장정대 교수의 수제자가 되어 열심히 공부했다. 덕분에 2001년 경기 으뜸이로 뽑히기도 했다.

엄마품 속 같이 포근한 전원생활
“처음 이곳에 작업실을 마련할 때, 시골에서의 생활에 두려움 같은 것은 전혀 없었어요. 원래 잘 알지 못하는 시골에 내려오면 어색하거나 겁이 나기 마련인데, 전 무척 편안하고 어린 시절 몸에 베어온 시골 생활이 즐겁기만 했죠.”

기자가 카페를 찾은 날에도 그녀는 천연염색 준비에 한창이었다. 경동시장에서 구입한 천연염료를 가마솥에서 팔팔 끊여 낸 뒤, 고운 채로 걸러 흰 천을 염색하기 시작한다. 구석구석 꾹꾹 눌러줘야 얼룩 없이 염색할 수 있다. 잠시 후 차갑고 맑은 물에 한참을 헹궈내니 흰 천은 아름다운 개나리 빛깔로 거듭났다. 2차 염색은 철매염을 이용해 녹슨 못의 색을 얻을 수 있다. 개나리 빛 천을 넣고 다시 꾹꾹 눌러 물들이고, 찬물로 30분 정도 헹궈내니 암자주 빛으로 물든 천연염색이 완성됐다.

이 천을 빨랫줄에 널어 건조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염색교실 운영과 협회, 대학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다도 교실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음식점까지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정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만 같다. 최근에는 전각(篆刻), 금문(金文)을 배우며, 양반들의 풍유문화를 그린 닥종이 인형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에 프로정신이 느껴진다.

봄이면 진달래를 따다가 두견주를 담고 전통차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전통의 맛’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그녀의 바쁜 손은 마를 날 없지만, 마음만은 따스한 봄볕처럼 한없이 여유롭고 평안하다. 田

■ 글·사진 김혜영 기자
■ 닥종이 갤러리 <031-543-9965>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포천군 소흘읍 직동2리
건축구조 : 황토주택
대지면적 : 200평
건축면적 : 30평 + 20평 + 4평
외벽마감 : 황토벽돌
내벽마감 : 한지
천장마감 : 한지
지붕마감 : 슬레이트
난 방 :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찾아가는 길>
자가용 이용시 - 의정부에서 포천을 향해 43번 국도로 오다가 축석 검문소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광릉으로 가는 86번 지방도이다. 10분 정도 가면 고모리 문화거리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곳으로 들어와 왼편에 위치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시 - 의정부 구터미널에서 광릉수목원 방향으로 23번 버스를 타고 직동리에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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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카페] 전통 색채 미학의 신비‘닥종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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