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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이면 벚꽃을 보러 나선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벚꽃놀이 행사가 벌어지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와 경남 진해가 바로 그곳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옆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벚꽃나무들이 서있고, 나른한 봄기운과 부드러운 꽃잎들 사이를 걷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봄날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도 잠시, 수많은 꽃잎만큼이나 몰려든 상춘객들의 틈에 서 있다 보면 어느새 따뜻한 봄날은 멀어지기 마련이다. 4월은 봄과 함께 식목일이 있는 달이다. 상춘객들과 함께 봄을 맞는 일이 피곤하다고 생각된다면, 꽃시장을 직접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꽃이나 나무를 사다가 정원이나 집 안을 직접 가꾸면 생활의 작은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이맘때가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다. 기온이 오르면서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고 토양에 수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파트에서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베란다를 이용해 실내에서 가꾸기 편한 분재 등을 들여놓고 있지만 정원이 있는 집이라면, 직접 나무를 심고 가꾸어 보는 건 어떨까. 자연과 함께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봄, 나무 심기에 가장 좋은 때
정원에 심는 나무는 크게 주목과 부목으로 나뉜다. 주목은 정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나무를 말한다. 최근에는 마당의 주목으로 대나무를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나무를 심는다면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대나무는 번식력이 강한 특성이 있다. 심어놓은 지 3~4년이 지난 후에는 예상치 못한 곳까지 대나무가 자랄 수도 있다. 토심이 30센티미터인 곳에 대나무를 심는다면, 토심과 같은 높이의 칸막이를 주변에 설치해 다른 영역으로 침범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또한 강풍의 영향을 받으므로, 일정 기간 대나무의 길이가 높아지면, 지줏대를 세워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게 한다.

이러한 주목을 중심으로 주변에 심는 나무에는 자작나무나 수수꽃다리나무 등이 적당하다. 이같은 나무를 부목이라 한다. 나무색깔이 흰 자작나무는 그 자체만으로 색다른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어, 정원 외에 카페나 옥상정원 등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봄철에 이삭 모양의 꽃이 피어 모양이 보기 좋다. 이 외에도 봄철에 심기 좋은 것으로 유실수와 단풍나무, 사철나무 같은 관상수와 장미, 철쭉 등의 꽃나무류가 있다.

충분한 영양공급과 수분 조절이 중요
단풍나무나 소나무 등은 적절한 관리만으로 푸르른 잎을 볼 수가 있으며, 과실이 달리는 종류는 적절한 때에 잘 익은 과실을 수확하는 기쁨까지 맛볼 수 있다.

새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나무들을 옮겨심는데 가장 적합한 시기 또한 봄이다. 나무를 옮겨 심을 경우, 나무뿌리에 분흙을 많이 붙여 빠른 시간에 이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이나 여름철은 뿌리 부분의 수분이 얼거나, 빨리 마르기 때문에 적당한 수분을 갖고 있는 봄철이 가장 좋은 때이다. 또한 봄철에는 수목이 생장을 시작하는 때이므로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나무의 눈이 나는 시기이므로 영양분의 공급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화학비료는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나무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지 않을 경우 유기질비료(부엽토)를 흙에 극소량 섞어서 주면 된다.

봄꽃 향기 가득한 마당 만들기
앞에서 말했듯 사계절 중 봄철이 조경을 꾸미는데 가장 적당한 때이다. 위와 같이 주목과 부목 등 부피가 큰 나무 심기를 끝냈다면, 주변에 작은 꽃들을 가꾸어 보자. 만약 좁은 정원이라면 정원수 아래로 전체적인 색감을 고려해 한해살이 화초를 선을 따라 일정하게 심는다. 품종은 한두 종으로 제한하고 되도록 낮게 깔리면서 자라는 화초를 선택한다.

특히 정원의 색채 포인트가 될 꽃식물을 심을 때는 지그재그 모양으로 심어 전체적인 조화를 맞추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도록 한다. 이때 키가 작은 일년초는 화단의 앞쪽으로, 키가 큰 관엽식물은 뒤로 배치한다. 꽃을 심을 때도 앞쪽으로 약간씩 기울여 심으면 앞에서 볼 때 모양새가 예쁘다.

양재동 화훼시장의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서면, 여러 종류의 아이스크림 중에 뭘 골라 먹을까 하는 광고가 떠오른다. 어떤꽃을 골라야 할지 생소한 이름의 수 많은 봄꽃들 앞에서 놀라게 된다. 빨갛고 노란 꽃 외에 겹겹이 서로 다른 색을 뽐내며 앞다투어 잎을 피운 꽃들 속을 걸으면 잠시 휴대폰을 꺼놓고 싶은 생각이 든다. 화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궁금한 사항을 묻는다면, 친절한 답변과 함께 어떤 걸 골라야 할지 금새 알 수 있다.

화훼시장에는 골라 심는 재미가 있다
봄철에 가장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꽃은 베고니아, 마라고니데스, 후리지아, 펜지, 튤립, 카랑코에, 바이올렛 등이다. 베고니아는 암수가 함께 있는 양성화로 그 종류만 20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집에서 가꾸기에는 베고니아 셈파플로렌스가 가장 적당하다. 10~20℃에서 잘 자라며 햇빛을 좋아한다. 파종 후 4~5개월 지나면 꽃이 피는데, 이때 물을 많이 줘야 한다. 후리지아는 봄철을 대표하는 꽃으로 어느 정도 습기가 있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심어야 한다.

펜지는 삼색제비꽃이라고도 불린다. 꽃잎은 5개이며 위의 2개는 보통 무늬가 없고 밑의 3개는 좌우의 것과 가운데의 것이 평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기본형태다. 다 자라도 높이가 15~30㎝로 낮으며,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튤립은 세계의 꽃 무역량 중 1위를 차지하는 인기 있는 화초로 거의 전량 네덜란드,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꽃 모양과 빛깔이 매우 다양하여 종류가 많으나 청색계통이 없어서 장미와 더불어 파랑튤립의 개발에 각국이 경쟁을 하고 있다. 튤립은 심을 때 껍질을 벗겨 심는 것이 좋고 같은 빛깔을 여러 포기를 심어야 군집미가 있어 보기 좋다.

카랑코에는 지상의 줄기나 잎에 수분을 저장해 사막·고산지 등 건조한 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햇볕이 잘 들고 습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 자라면 높이가 30∼50㎝ 정도에 이르며 빨강, 노랑, 핑크색 등의 꽃을 피운다. 田

■ 글·사진 조영옥 기자
■ 자료협조 : 우성농원 <02-579-2027>

∵ 가볼 만한 화훼시장

양재동 화훼공판장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2만 1000여 평 규모에 400여 점포가 입점해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꽃시장이다. 생화를 비롯해 분화, 묘목, 씨앗, 정원용품 등 꽃과 관련된 제품들이 모두 있는'꽃 백화점'이다. 가격도 시중가보다 20~30%나 저렴하다.

구파발 화훼단지
서울 강북 최대 규모의 꽃시장으로 1200여 곳의 화훼 농가가 있다. 관엽식물, 분재, 화분, 원예 자재 등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으며, 일반 꽃집보다 30%이상 저렴하다. 또한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해 값이 싸고 주변 공기가 맑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다른 도매상가보다 덜 붐벼 가족 단위로 여유있게 둘러보기에 좋다.

남대문 대도상가
남대문 꽃 도매상가로 1960년대 형성되기 시작해 가장 오랜역사를 자랑하는 꽃시장이다. 100여 곳의 점포가 상가 3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 중심부에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입점해 있는 50여 점포 중 절반 정도가 생화를 취급하며, 가격도 장미 100송이가 4만~6만 원으로 저렴하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꽃도매상가
생화 도매시장으로는 경부선터미널종합상가 3층과 호남선 르본시티 4층이 가장 규모가 크고, 바로 맞은편에 있는 반포화훼직매장도 생화, 난, 관엽수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생화는 꽃꽂이 등에 필요한 꽃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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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봄맞이 정원가꾸기, 무얼 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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