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도림동에 도심 속 아파트에 살던 부부가 자연을 벗하며 지내고자 지은 주택이다. 서울에서만 줄곧 살던 아내는 산모기 등 벌레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남편의 향수를 달래주고자 전원생활을 결심했다. 전원에 주택을 짓고 살면서 남편보다 아내가 더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다.
글 최은지 기자 |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이솝하우징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남동구 도림동
건축구조 목조주택
대지면적 363.00㎡(109.81평)
건축면적 107.42㎡(32.49평)
건폐율 29.59%
연면적 171.90㎡(52.00평)
1층 107.42㎡(32.49평)
2층 64.48㎡(19.51평)
용적률 47.35%
설계기간 2017년 6월~8월
공사기간 2017년 10월~12월
평소 남편은 바다에 요트를 하나 띄우고 말도 키우며 나무를 가꾸는 자연생활을 꿈꿨다. 그래서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에 주택을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몇 차례 찾아가 보니 겨울엔 춥고 바닷바람이 심해 휴양을 겸해 잠시 머물기엔 좋을지 모르지만 정착하기엔 부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 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전원주택지를 살피던 중 3년 전에 이 땅을 우연히 접하게 됐다.
“이곳은 도로에 접한 땅에만 집을 지을 수 있는 그린벨트 내 취락지구에요. 처음 왔을 때 도심 속의 시골 마을이라 조용하고 아늑한 게 참 마음에 들었어요. 잘 보전된 지역에 지목이 대지인 터를 발견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했어요. 입지 조건도 좋아요. 차로 5분 거리에 아파트 단지가 즐비하고 대중교통 여건도 양호해 각종 편의시설과 기반시설을 모두 누릴 수 있어요. 또, 우리가 전에 살던 곳에서도 가깝고요.”
도림동 주택은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앉혀져 있다. 도로보다 집터를 2m가량 성토하고 조경석으로 석축을 쌓아 시야가 막힘이 없으며, 도로에서의 프라이버시도 보호받는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평기와(모니어 시그니)
외벽 - 세라믹 사이딩(케뮤)
데크 - 노벨스톤 서경암 오션G
내부마감
천장 - LG하우시스 베스티
내벽 - LG하우시스 베스티
데크 - 폴리싱타일(LG하우시스)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수성 연질폼 가등급 50㎝ + 인슐레이션 R30
외단열 - 수성 연질폼 가등급
중단열 - 글라스울 1등급(크나우프)
내단열 - 글라스울 1등급 14㎝(크나우프)
창호 독일식 로이 3중 시스템 창호(살라만더)
현관 언발란스 양개(살라만더)
주방가구 한샘
위생기구 대림
신재생에너지 지열 히트 펌프
설계 및 시공 이솝하우징
031-248-8655
www.aesopfactory.com
웅장하면서 고풍스러운 입면
건축주 부부는 대지를 마련한 후 주택을 짓고자 건축박람회를 다니며 여러 시공업체와 상담했다. 그 가운데 건축구조 및 설계, 시공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 시공사에 믿음이 갔다고 한다.
“다른 시공사와 계약 단계까지 갔었어요. 그런데 종이로 된 평면도를 보고 사인하라는데, 그것만으로 어떤 집이 어떻게 지어질지 머릿속에 그려지질 않았어요. 계약하기 직전 우연히 현 시공사를 만났는데, 벽체와 지붕, 창호 등 입면뿐만 아니라 실내 공간 배치와 마감재까지 3D로 작업해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줬어요. 기둥을 넣었다 빼거나 창의 크기를 키웠다 줄이는 등 원하는 디자인을 실물처럼 보면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건축주는 웅장하면서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입면 디자인을 요구했다. 좌우로 긴 장방형 매스에 전체 톤은 갈색과 회색으로 입히고, 외벽은 유지 관리하기 쉬운 케뮤 세라믹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지붕 역시 중후함을 더하고자 모임지붕에 흑갈색의 평기와를 얹었다. 또한, 아치형으로 디자인한 현관 앞 포치와 2층 베란다 처마, 거실 전면 창 위에 낸 하프라운드 고창, 거실 전면을 장식한 로마 기둥 등이 어우러져 유럽풍 주택의 분위기가 난다.
건축주는 당장 시공 비용이 더 들더라도 추후를 생각해 단열에 신경을 쓰고자 했다.
“벽체에 1등급 수성 연질폼을 14㎝ 충진하고, 지붕도 외부로 빠져나가는 열을 차단하기 위해 수성 연질폼을 50㎝ 충진한 후 글라스울 R30으로 이중 단열했어요. 유독 추웠던 지난겨울, 52평 복층 주택임에도 월 20만 원 정도의 난방비로 따듯하게 지냈어요.”
각 층을 분리한 공간 구성
현관에 들어서면 전면으로 계단실 밑 공간을 활용해 만든 진열장에 물형석과 문양석 등 각종 수석이 정갈하게 진열돼 있다. 이곳을 기점으로 우측에 자녀나 손님이 오면 머무르는 2개의 게스트룸을, 좌측에 거실과 주방/식당, 다용도실이 있다. 중심 공간인 거실은 천장을 2층까지 오픈한 구조로 하단부엔 시선이 자연스럽게 마당으로 이어지도록 통유리 창을 달고, 그 위에 하프라운드 고창 3개를 나란히 배치해 수평적으로나 수직적으로 개방감과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2층은 부부 전용 공간이다. 거실에 배치한 ‘一’자형 계단을 오르면 가족실과 마주하고,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안방과 드레스룸, 욕실이 있다. 가족실과 안방의 앞 베란다에서 앞마당을 내다보며 전원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고, 가족실에선 뒷마당도 내다볼 수 있다.
“우리 집은 앞뒤 공간이 넓어 모두 마당으로 계획했어요. 앞마당은 조경수를 심고 잔디를 깔아 미적인 요소를 담았어요. 잔디를 깔면 관리하기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잔디를 깎고 더 좋은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뒷마당은 과실수를 심어 가을이면 자두, 복숭아, 감 등이 열리고 손님이 오면 바비큐 파티도 하는 공간이에요.”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반기는 푸른 자연, 정원에 핀 꽃을 바라보면서 정답게 하는 식사 그리고 문밖을 나서 흙을 밟으며 각종 꽃나무와 유실수를 가꾸는 재미. 부부는 도심의 아파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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