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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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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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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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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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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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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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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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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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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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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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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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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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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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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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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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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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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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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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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정원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나무
- 이 예쁜 새 좀 보세요. 감이 얼마나 맛있는지 머리를 박고 있는 이 모습을. 얘네가 하도 귀여워 감을 따지 못합니다. 찬 겨울 이른 새벽, 잠결에 어렴풋이 들리는 감 먹으러 날아온 새들의 맑은 소리가 참으로 좋습니다. 새들이 먹다 남은 감속에 찬 겨울 맑은 햇살이 찾아 들었습니다. 옆집 앞집 아줌마, 집을 지나치는 사람들 모두 "왜 감을 따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때마다 "그냥 감이 예쁘고 좋아서요"라고 둘러댑니다. 온실 앞 향나무에 숨어 놀고 잠자다 차 위에 실례를 범하는 새들로 조금 짜증은 나지만, 좋은 것만 가질 수 없으니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습니다. 보행 환경 개선과 주차난 해결을 위해 도입한 그린 파킹 Green Parking 운동으로 나무와 꽃이 있는 작은 정원들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녹색의 정원은 없어지고 자동차를 위한 시멘트 공간만 늘어갑니다. 점점 삭막해지는 도심에 그래도 해마다 감 먹으러 찾아오는 새들이 귀엽고 반갑고 고맙습니다. 앞뜰 중앙에 있는 커다란 감나무는 정원 식구 중 가장 의젓하고 믿음직스러운 녀석입니다.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의 배경 역할을 훌륭히 할 뿐만 아니라 정원 전체의 틀을 잡아주고, 시골 정취를 느끼게 하며, 일 년 내내 새소리가 울리게 합니다. 30년 전,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에는 감나무가 있던 자리에 수형이 좋은 큰 주목이 있었습니다. 주목을 밀어내고 감나무를 심었습니다. 감나무와 주목, 둘 다 키울 정도의 큰 정원이 아니었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만, 당시 나무를 심은 아저씨는 비싼 고급 수를 파내고 하잘것없어 보이는 감나무를 심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 했습니다. 저는 사시사철 똑같은 모습의 주목보다 계절이 바뀜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보여 주는 감나무가 더 좋습니다. 그리고 감나무는 지난날 철부지였던 저의 어리고 꿈 많던 소녀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감꽃으로 만든 꽃반지와 꽃목걸이에 즐거워하던 그때의 나로 인도합니다. 봄꽃들이 피었다 떠난 4월이 끝날 무렵, 한겨울 새들에게 먹이와 쉼터를 제공한 감나무 마른 가지에서 연둣빛 새순들이 올라옵니다. 5~6월에는 작은 종처럼 생긴 소박한 흰 담황색 감꽃이 살며시 피고, 그러다 얼마 후면 꽃 속에서 조그만 감이 태어나 꽃과 함께 동거하다 점점 커지면서 감꽃은 떨어집니다. 나무에서 감들이 커 가는 뿌듯함과 감꽃들이 하나 둘 힘없이 떨어질 때의 아쉬움과 함께 여름을 맞습니다. 녹색 잎과 감이 붉은빛으로 물들고 익어가는 가을은 감나무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붉은빛 단풍들과 함께 주홍빛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모습은 시골 고향 집을 생각나게 해 낯선 사람과도 친근한 미소를 주고받게 합니다. 감나무는 잎, 꽃, 열매, 뿌리 모두 유익하게 쓸 수 있습니다. ' 빨갛게 감이 익기 시작하면 병원의 환자가 줄어 든다'는 말이 있듯이, 감은 오행중 수水에 해당해 신장과 방광에 영향을 미쳐 한寒과 열熱의 균형을 잡아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곱 가지 덕德이 있는 칠덕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의 학자 단성식 段成式(?-863)이 저술한《유양잡조 酉陽雜俎》에는 감나무의 일곱 가지 장점(七絶)이 기록돼 있습니다. 첫째 감나무는 오래 살고, 둘째 좋은 그늘을 만들며, 셋째 새가 집을 짓지 않고, 넷째 벌레가 없으며, 다섯째 단풍이 아름답고, 여섯째 열매가 먹음직스러우며, 일곱째 잎이 커 거름으로 활용하기 좋고 글씨도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당나라 현종 때 정 건이란 사람은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종이를 살 돈이 없어 감나무 잎에 글을 써 벼슬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관리가 된 그는 감나무 잎에 써놓았던 글과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황제에게 바쳤고, 이에 황제는 기뻐하며 그의 뛰어난 실력과 노력을 칭찬하고 큰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감나무속(Diospyros L.) 식물은 190여 종으로 낙엽성, 상록성, 관목성, 교목성으로 구분하며, 대부분이 열대나 아열대에 분포돼 있고 온대에서는 소수만 자랍니다. 이들 중 과수로 이용하는 것은 4종인데, 재배 가치가 있는 것은 감나무(枾: Diospyros Kaki L.) 뿐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식용 감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만 자랍니다.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잘 되며, 흙이 비옥한 곳이 좋고 춥거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은 피해야 합니다. 묘목을 심을 때는 지상 약 1m 되는 곳까지 지주를 세워 바람에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합니다. 심는 시기는 남부 지방은 가을이, 중부 이북지방은 동해凍害를 입는 경우가 있으므로 봄이 좋고, 심을 때는 뿌리가 상하지 않게 구덩이를 되도록 크게 파고 깊게 심는 것보다 얕게 심는 게 활착과 생육에 좋습니다. 다 심으면 신문지, 볏짚, 흑색 비닐 등으로 나무 주변 1m 정도를 덮어 토양 건조를 막고, 지온이 상승해 활착이 잘 되도록 하며, 풀이 자라는 것을 방지합니다. 감나무는 스스로 번식할 수 없습니다. 일반 감나무 씨를 뿌려 묘목으로 만들면 열매가 크게 퇴화하므로 반드시 야생 감나무인 고욤나무나 우량 형질의 감나무를 대목으로 접목해 번식시켜야 합니다. 단감은 주로 생과일로 먹고 떫은 감은 연시, 건시(곶감: Dried Persimmon)로 가공하며 감식초, 감 장아찌 등의 원료로 씁니다. 덜 익은 풋감은 감물을 만들어 방습제·방부제·염료로 활용하고, 감 즙은 방부·방습·수렴 등의 효능이 있어 화상이나 동상·타박상 치료에 쓰기도 합니다. 감 즙을 화상에 바르면 흉터가 남지 않고 잘 나으며, 음주 후 마시면 숙취 해소에 좋습니다. 한편, 어린 감잎에는 비타민 C가 다른 식품에 비해 월등히 많아 감기와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좋고 감잎 차는 변비, 순환기 질환,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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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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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정원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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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야기, 향기로운 꽃과 아름다운 열매 치자나무
- 성상: 상록관목음양: 중용수수형: 덤불형개화: 6~7월결실: 10월꽃: 흰색열매: 등황색식재 가능 지역: 남부지방식재 시기: 봄, 여름 장마기번식법: 실생, 삽목, 분주 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및 자생지 치자나무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관목으로 학명은 Gardenia jasminoides이다. 속명 Gardenia는 미국인 의사이자 박물학자인 알렉산더 가든Alexander Garden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종명 jasminoides는 재스민을 닮았다는 뜻이다. 높이 1~2m까지 자란다. 잎은 혁질로 피침형이고 길이 3~15cm로 가장자리는 톱니가 없어 밋밋하다. 꽃은 6~7월에 가지 끝에서 하나씩 피는데 흰색으로 달콤한 향기가 매우 강하게 난다. 열매는 길이 3.5cm로 6개의 능각이 있고 10월에 등황색으로 익는다. 중국 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약 1500년 전에 도입되어 남부지방에서 관상용, 약용 및 염료용 식물로 식재되어왔다. 관상 포인트 및 이용 치자나무는 6~7월에 바람개비 모양으로 피는 흰 꽃이 아름다운 데다 좋은 향기가 강하게 나므로 여름 꽃나무로 인기가 아주 좋다. 가을에 황색에서 등황색으로 다시 황적색으로 익는 타원형의 열매도 아름다우며 상록의 잎도 관상 가치가 높다. 열매는 말려두었다 등황색 염료로 이용하는데 특히, 예부터 부침개 등의 색을 내는 데 이용해왔다. 열매는 한약재로도 이용하는데 이담利膽, 지혈, 진정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질과 재배난대수종으로 추위에 약하며 남부지방에서 재배 및 식재한다. 실생도 가능하지만 주로 삽목으로 번식하며 포기나누기와 휘묻이도 잘된다. 삽목의 경우 여름 장마철의 녹지삽이나 이른 봄의 숙지삽 모두 쉽게 뿌리가 내린다. 실생법의 경우 가을에 열매를 따서 마르지 않게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에 저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씨앗을 채취하여 직파한다. 충해로는 깍지벌레와 줄녹색박각시의 애벌레가 잘 생기므로 수시로 예찰하여 구제 한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추위에 약한 난대수종으로 경남과 전남, 전북 해안지방 등에 한해 식재 가능하지만, 남부지방도 겨울 기온이 낮은 내륙에서는 동해를 많이 입으므로 섬과 해안지방이 적지가 된다. 가정 정원, 공원, 학교원 등에서 작은 꽃나무 화단용으로 적격이다. 열매는 동박새 등 작은 새들이 즐겨 파먹으므로 겨울 동안 새들의 먹이식물로도 좋다. 추운 곳에서는 분에 심어 재배하며 실내정원용으로도 이용하지만, 실내에 심을 경우 깍지벌레의 발생이 심해지는 게 흠이다. 이식은 쉬운 편으로 거의 계절을 가리지 않고 심을 수 있다. 가막살나무에서 히어리까지, 우리 나무 252종의 특성과 재배법 정계준 지음 / 김영사 출판 / 2019년 3월 27일 발행 / 분야: 원예, 조경 ‘식물학자보다 나무에 대해 더 잘 아는 동물학자’정계준 교수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수목 중 조경수로 가치가 있는 나무를 총망라했다. 희귀한 나무와 실제 조경에 많이 이용하는 외래종도 대부분 수록했다. 불필요한 설명은 과감히 덜어내고, 수종의 특성과 재배법 등 꼭 필요한 정보와 저자만이 아는 노하우를 나무 한 종씩 보기 좋게 담았다. 유전학과 곤충학을 전공한 저자는 식물학자보다 나무를 더 잘 아는 동물학자로 통한다. 동료 식물학 교수들도 나무를 키우는 일에 대해서라면 그를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일이 잦다. 20년 넘게 묘목을 구해 심은 것은 물론, 포기 나누기, 접붙이기, 휘묻이, 씨앗 발아시켜 심기 등 온갖 방법을 시험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노하우를 얻었다. 책에 소개된 나무의 90%는 저자가 직접 심고 키웠다. 이 같은 경험을 여러 매체와 블로그 ‘왕바다리의 생태정원(blog.naver.com/prothneyi)’을 통해 독자들과 나누었으며, 〈한국조경신문〉에 4년 가까이 연재되는 동안, 전문가와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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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야기, 향기로운 꽃과 아름다운 열매 치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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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멋스러운 수형과 화려한 색을 지닌 마타피아
- 거실 앞 작은 뜰, 큰 용기에 일 년 내내 고운 꽃을 피우는 마타피아라는 나무가 있습니다. 작은 뜰에 두기에는 너무 큰 나무이지만 사계절 아름다운 매력에 반해 다른 곳으로 보낼 수가 없습니다. 겨울에는 거실에서, 봄과 늦가을 사이엔 거실 유리창 밖 바로 앞에서 항상 맑고 고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거실의 탁한 공기와 유리창을 통과한 햇빛에 의지해 겨울을 난 마타피아는 봄을 맞아 밖으로 나오면 신선한 공기와 따사로운 햇살 가득 받고 제 세상을 만난 듯 생기를 찾습니다. 가느다란 가지마다 물이 오르고 붉고 푸르스름한 싱그러운 빛이 감돕니다. 새로운 가지와 잎이 조그만 꽃망울들을 달고 나옵니다. 가지와 새순과 꽃망울이 함께 자라며 틈틈이 한 송이 두 송이 피어나는 꽃을 보는 일은 다른 아이들에게서 접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반짝이는 무성한 녹색 잎들과 붉고 가느다란 긴 꽃줄기에서 피어나는 진한 홍색 빛 고운 꽃들이 옹기종기 계속 피는 모습은 정겹기까지 합니다. 늦가을이 되면 무성한 검푸른 잎들이 붉은빛, 노르스름한 빛으로 물들다가 이내 한 잎 두 잎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추위가 오는 11월 중순쯤 거실로 데려옵니다. 며칠 동안 잎들을 주르륵 벗어버린 나목의 가냘픈 곡선의 가지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가슴이 찡합니다. 특히 해 질 무렵 거실 소파에 앉아 멍하니 밖을 내다보면 마타피아의 멋스러운 수형과 거실 밖 정원 속 가을빛이 어우러진 풍경이 참으로 황홀합니다. 차츰 거실 환경에 적응해 가냘픈 가지 끝에 조그만 꽃망울 한 아름 달고서 한 송이 한 송이 고운 꽃피워 가는 모습에는 묘한 아름다움과 정겨움이 있습니다. 마타피아와의 인연은 아주 오래됐습니다. 경기도 하남의 구석진 허름한 화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연약하고 긴 가지에 조그맣게 핀 몇 송이 진홍빛 꽃이 너무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워낙 고가여서 살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후로는 다른 곳에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2006년 초여름,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거실 앞 작은 뜰에 심고는 재배법을 제대로 알고 싶어 두꺼운 식물 사전을 샅샅이 살폈으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땐 마음이 급했던지 훗날 그 사전에 조그맣게 설명된 마타피아를 찾을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몇 번이나 차근차근 보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다른 식물을 키우면서 쌓은 경험을 동원해 건강하게 예쁜 모습으로 고운 꽃을 피우고자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여름을 나면서 잎들이 무성히 자라 전혀 다른 모습이 됐습니다. 독특한 수형과 반짝이는 무성한 잎들, 진홍색으로 곱게 물든 꽃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정원을 가꾸다 보면 신비로운 일을 접하곤 합니다. 마타피아가 온 다음 해였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나무가 얼어버렸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지를 모두 자른 후 밑둥치만 남겨 두고 거실에 뒀습니다. 늦봄까지 꼼짝 않고 애를 태우더니 어느 날 밑둥치에서 조그만 순이 나왔습니다. 그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 이틀 조금씩 자란 새순은 분명 지금까지 보지 못한 손바닥 모양의 큰 잎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얼마 후 또 다른 순들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자라면서 가느다란 가지에서 이전의 손바닥 모양의 큰 잎이 아닌 긴 타원형의 끝이 뾰족한 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가지마다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 먼저 태어난, 손바닥 모양의 잎을 데리고 나온 가지는 꽃은 피우지 못하고 잎만 무성한 채 뚱뚱하게 자랐습니다. 나무 한 그루에 전혀 다른 개체가 나와 함께 자라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흥미롭고 흥분됐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신비스러운 두 모습의 비밀을 알았습니다. 우리 집과 똑같은 모습의 마타피아를 어느 화원에서 보고 두 종류의 잎이 나온 이유를 주인에게 물었더니 다른 나무에 마타피아를 접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올봄에 분갈이를 한 덕분인지 마타피아는 거실 뜰이 답답해 보일 만큼 풍성하게 자랐습니다. 아름다운 정원을 위해 불필요한 식재는 과감히 제거하고 무성한 가지는 자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가지가 나올 때마다 예쁜 꽃망울을 한 아름 달고 나오는 이 예쁜 녀석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 곰곰이 생각하다 거실 탁자 뒤 벽면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짧은 거리의 자리바꿈을 통해 거실, 현관, 대문 밖에서 이 아이를 보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지금도 마타피아는 가지마다 반짝이는 무성한 녹색 잎들 사이에 가느다란 꽃대를 달고서 무럭무럭 자라며 고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학명이 야트로파 인터게리마 Jatropha Integerrima인 마파티아는 세계적으로 170여 종이 있으며 수분이 많은 다년생 상록관목으로 남아프리카의 건조하거나 약간 습한 지역에서부터 남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열대지역, 서인도 지역까지 널리 분포돼있습니다. 거름이 풍부한 부엽토와 굵은 모래가 섞여 배수가 잘되고 햇볕이 충분한 곳에 심고 더운 여름에는 적당한 그늘이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생육이 왕성한 봄과 여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영양분을 줘 성장을 돕고 잎이 떨어진 가을과 겨울에는 건조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온도가 10℃ 이하인 지역에서는 온실에서 키우거나 용기에 심어 안으로 데려옵니다. 마타피아는 우윳빛 혹은 물과 같은 색을 내는 라텍스(유액)를 함유하고 있는데 유액이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에 식용으로는 쓸 수 없고 식물성 지방을 추출해 비누, 화장품, 의약품, 살충제 등의 원료로 씁니다. 참고: Encyclopedia of Garden Plants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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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멋스러운 수형과 화려한 색을 지닌 마타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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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멋스러운 수형과 고운 향기 간직한 플루메리아
- 서재 앞 용기 정원에 곱고 고운 플루메리아 꽃이 피었습니다. 덩치가 아주 큰 플루메리아가 8월 초순 넓고 커다란 무성한 녹색 잎들 사이에서 불그스름한 작은 꽃대 하나 올라와 고운 향기 보듬은 꽃망울들을 옹기종기 달고서 한 송이 한 송이 꽃을 피웠습니다. 무더운 한 여름날에 우아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참으로 반가운 모습이었습니다. 작년 여름 우리 집에 온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꽃을 피우더니 올해는 더 많은 가지에서 소담스럽게 꽃을 피웠습니다. 겨울 동안 참 독특한 모습으로 추위를 피해 서재에서 물 한 방울 먹지 않고 지내다 찬 기운 모두 물러난 봄이 되면 뜰로 나와 그간 먹지 못했던 물을 가득 먹고서 그 독특한 가지가지에 연둣빛 작은 잎을 조금씩 내밉니다. 그러다 따듯한 바람이 불면 그 귀여운 연두 잎들이 쑥쑥 자라나 한더위에 고운 향기 품은 기품 있는 꽃을 피웁니다. 꽃은 암술과 수술이 보이지 않아 깔끔하고 우아한 모습입니다. 이 아이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눈에 선합니다.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 독특한 수형과 통통한 줄기들 끝에서 우아하게 핀 몇 송이의 꽃에서 순수함과 성스러움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은은한 향기까지, 나를 완전히 매료시켜버렸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주인에게 이 아이에 관해 물어보았지만 어디에서 왔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당장 정원 식구로 데려오기에는 나에게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어서 그냥 왔지만 눈을 감아도 그 아이만 보여'그냥 데리고 올까?'많이 망설이던 중, 우연히 하남에 있는 화원 가게에서 또 만났습니다. 다행히 가게 주인은 마땅히 둘 곳이 없어 싼 가격에 준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 무리가 되었지만 기쁘고 흥분된 마음으로 기꺼이 데려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전혀 모르는 채 그냥 데려왔습니다. 통통한 다육질의 줄기가 사막에서 자라는 것들과 비슷해 일단 종일 햇볕이 있는 서재 앞에 두기로 했습니다. 쉽게 다루기가 두려워 한참 동안 구입한 상태 그대로 뒀다가 나름 이 꽃의 특성을 파악한 후에야 어울리는 용기를 찾아 심었습니다. 덩치가 크고 이국적인 모습의 이 아이의 독특한 모습이 더 돋보이게끔 주변 친구들보다 좀 더 높은 탁자에 올려 색다른 분위기를 냈습니다. 그 해 11월 아버지 제사 모시러 친정 간 날 저녁, 갑작스레 찾아온 영하의 날씨에 플루메리아는 밖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다음날 남편 혼자서 이 덩치가 큰 녀석을 방으로 옮기지 못해 동네 청년에게 부탁해 함께 옮겼지만 이미 이 아이는 많이 상해 거의 생명을 다할 지경이었습니다. 나무줄기가 물렁물렁 썩어 겨우 아래 둥치와 가지 두어 개가 조금 살아 있는 듯했지요. 겨우내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고맙게도 겨우 살아났습니다. 첫눈에 반해버린 이 아이. 고운 꽃피우기 위해 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고 애도 태웠습니다. 잎도 없는 그 독특한 줄기에서 피었던 우아한 향기 담은 고운 꽃에 반했던 그때 그 모습을 보기 위해 해마다 많은 정성 기울였습니다.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열심히 일기 예보를 확인하고 영하로 내려가기 직전 남편과 아들에게 부탁해 두 사람이 이 덩치 큰 녀석을 끙끙거리면서 추위를 피해 방 안으로 피접 시리도록 했지요. 따듯한 봄이 오면 고운 햇살 조금이라도 더 듬뿍 받고 고운 꽃피워 달라고 밖으로 데려 나왔습니다. 그러다 혹시나 꽃샘추위에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남편 아들 눈치 보며 또다시 방으로 데려오기도 하면서 봄부터 가을까지 큰 용기에 물을 가득 주고 틈틈이 거름도 주면서 해마다 고운 꽃피워주기 기다렸습니다. 무성한 잎만 쳐다보면서 한 해 두 해 지났고 꽃은 도저히 나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 아들과 남편 고생시키는 이 녀석 참 야속하기도 했고 우리 집 환경에선 꽃을 피우기가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참 신기하게도 야속하게 생각하는 내 마음을 알았는지 작년 8월, 무성한 잎들 사이에서 조그만 꽃대가 올라오더니 조그만 꽃망울들이 보였습니다. 꽃망울은 참 오랫동안 애를 태우며 꼼짝 않고 가만히 있더니 작년 9월에 드디어 한 송이 한 송이 꽃을 피웠고 10월까지 계속됐습니다. 집에 온 지 4년 만이었습니다. 플루메리아와 나는 라오스 여행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이 아이를 먼 여행지에서 만났을 때의 그 반가움은 가슴이 벅찰 정도였습니다. 산들바람에 스쳐 지나가는 신선한 고운 향기가 바로 내가 소중히 데려와 예쁘게 잘 키우고 싶어 안달했던 그 향기였습니다. 인구의 95%가 불교를 믿는 라오스 사람들은 신년에 절에 갈 때 부처님 앞에 바치는 신성한 꽃으로 라오스의 국화國花입니다. 나쁜 귀신을 물리쳐준다고 해 집 안이 아닌 담장이나 대문 밖에 심는다고 합니다. 태국에서 또 만났습니다. 다양한 색, 여러 모습으로 꽃을 피워 호텔 정원과 거리 곳곳의 가로수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발리에서도 만났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향긋한 플루메리아 꽃으로 만든 목걸이로 우리들을 반겼습니다. 멋스러움이 가득한 고목 플루메리아는 사당, 화려한 집, 소박한 집, 큰 거리, 골목길 등 거의 모든 곳에 있었습니다. 독특한 모습의 플루메리아가 발리의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전통가옥을 더욱 아름답게 해 주었고 머무는 동안 틈틈이 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에 환상의 낙원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발리 사람들은 플루메리아 꽃을 캄보자 꽃이라고 부르며 신성한 것으로 여겨 야자수 잎으로 만든 접시에 캄보자 꽃과 사탕, 과일 등의 음식을 담아 하루에 세 번, 신을 위한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학명이 플루메리아 오브투사(Plumeria Obtusa L)인 플루메리아는 영명으론 Temple Tree라고 합니다. 러브하와이라고도 부르며 하와이 처녀들이 이 꽃을 목걸이로 만들어 성년의 날 사랑하는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목에 걸어 준다고 합니다. 꽃향기가 좋아 향수 만드는 원료로도 씁니다. 다액질인 줄기와 매우 통통한 가지를 가진 낙엽성 또는 반 상록성의 열대 또는 아열대 아메리카 지방의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7~8종류가 있습니다. 향기가 강하고 더운 지역에서는 연중 꽃이 피며 꽃 색은 연한 분홍빛, 붉은빛, 미색, 하얀색 등이 있으며 생육 최저기온은 10℃이고 그 이하일 때는 온실 또는 실내에서 키워야 합니다. 가장 잘 자라는 환경은 온화한 온대성 기후와 햇볕이 충분히 있는 따듯한 온실인데 온실에서는 일 년 내내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온화한 지역에서는 파란 잔디에 심어 Specimen Plants(독특한 모습으로 관심을 끄는, 주목받는 식물)로 활용하거나 독자적으로 심어 시각의 포인트로 활용합니다. 적당한 거름과 배수가 잘 되는 흙과 충분한 햇볕, 햇볕이 충분한 간접광에서 키우고 자라는 동안에는 적당하게 물을 주며 매달 균형 잡힌 거름을 줘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휴면기에 들어가므로 건조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내 경험으로는 열대지방에서 살아가는 추위에 약한 아이이기에 배수가 잘 되는 흙으로 용기에 심어 추위가 끝나는 봄부터 늦가을까지는 햇볕이 충분한 곳에 두고 용기 속의 흙이 건조해질 무렵 충분한 물을 제공합니다. 생육이 왕성한 5월에서 7월 중에는 적당한 거름(발효시킨 깻묵덩이)을 두어 번 줍니다. 영하로 내려가기 전에 실내로 데려오고 밖으로 나갈 때까지 물을 주지 않습니다. 그동안 잎들은 모두 떨어지고 참 독특한 모습으로 약 4개월 동안 물 안 먹고도 잘 견딥니다. 만약 실내 온도가 영상 18℃ 이상인 햇볕이 있는 창가에 둘 요량이라면 물을 전혀 안 주면 안 되겠지요. 저는 조금 춥고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는 서재에 뒀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작년에 번식한 작은 나무를 햇볕이 있는 창가로 옮겨 혹시나 처음 만났을 때 잎이 없는 가지에서 고운 향기를 피우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희망을 가져봅니다. 번식시키는 간단한 방법은 봄에 생장을 시작할 쯤 어수선해 보이는 줄기의 마디를 떼어내는데, 물론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도 가능하지만, 이때 우윳빛 수액이 나옵니다. 그 수액이 모두 마른 후에 거름 성분이 없는 용토에 심으면 됩니다. 참고로 플루메니아 줄기는 다량의 수액을 함유하고 있어 뿌리가 나올 때까지는 물을 많이 주면 썩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적게 주는 것이 좋습니다. 거의 물을 안 준다는 생각으로 아주 가끔 용토를 적셔줍니다.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하기에는 많은 환경적 요인이 있기에 환경을 고려해 물 공급 시기와 양을 정해야 합니다. 저 역시 똑같은 환경에서 세 줄기를 뿌리내리기를 했지만 두 줄기만 성공했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잘 모르듯'식물도 생명체이므로 이것이다'라는 명확하게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Encyclopedia of garden plants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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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멋스러운 수형과 고운 향기 간직한 플루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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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향기로운 꽃과 아름다운 열매 치자나무
- 자료제공 김영사 www.gimmyoung.com ※본 원고는 경상대학교 명예교수인 정계준 박사(전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생물교육과 교수)가 지은 《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252》의 일부분을 김영사 출판사 제공으로 게재한 것입니다. 향기로운 꽃과 아름다운 열매 치자나무 ● 성상: 상록관목 ● 음양: 중용수 ● 수형: 덤불형 ● 개화: 6~7월 ● 결실: 10월 ● 꽃: 흰색 ● 열매: 등황색 ● 식재 가능 지역: 남부지방 ● 식재 시기: 봄, 여름 장마기 ● 번식법: 실생, 삽목, 분주 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및 자생지 치자나무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관목으로 학명은 Gardenia jasminoides이다. 속명 Gardenia는 미국인 의사이자 박물학자인 알렉산더 가든Alexander Garden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종명 jasminoides는 재스민을 닮았다는 뜻이다. 높이 1~2m까지 자란다. 잎은 혁질로 피침형이고 길이 3~15cm로 가장자리는 톱니가 없어 밋밋하다. 꽃은 6~7월에 가지 끝에서 하나씩 피는데 흰색으로 달콤한 향기가 매우 강하게 난다. 열매는 길이 3.5cm로 6개의 능각이 있고 10월에 등황색으로 익는다. 중국 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약 1500년 전에 도입되어 남부지방에서 관상용, 약용 및 염료용 식물로 식재되어왔다. 관상 포인트 및 이용 치자나무는 6~7월에 바람개비 모양으로 피는 흰 꽃이 아름다운 데다 좋은 향기가 강하게 나므로 여름 꽃나무로 인기가 아주 좋다. 가을에 황색에서 등황색으로 다시 황적색으로 익는 타원형의 열매도 아름다우며 상록의 잎도 관상 가치가 높다. 열매는 말려두었다 등황색 염료로 이용하는데 특히, 예부터 부침개 등의 색을 내는 데 이용해왔다. 열매는 한약재로도 이용하는데 이담利膽, 지혈, 진정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질과 재배 난대수종으로 추위에 약하며 남부지방에서 재배 및 식재한다. 실생도 가능하지만 주로 삽목으로 번식하며 포기나누기와 휘묻이도 잘된다. 삽목의 경우 여름 장마철의 녹지삽이나 이른 봄의 숙지삽 모두 쉽게 뿌리가 내린다. 실생법의 경우 가을에 열매를 따서 마르지 않게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에 저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씨앗을 채취하여 직파한다. 충해로는 깍지벌레와 줄녹색박각시의 애벌레가 잘 생기므로 수시로 예찰하여 구제 한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추위에 약한 난대수종으로 경남과 전남, 전북 해안지방 등에 한해 식재 가능하지만, 남부지방도 겨울 기온이 낮은 내륙에서는 동해를 많이 입으므로 섬과 해안지방이 적지가 된다. 가정 정원, 공원, 학교원 등에서 작은 꽃나무 화단용으로 적격이다. 열매는 동박새 등 작은 새들이 즐겨 파먹으므로 겨울 동안 새들의 먹이식물로도 좋다. 추운 곳에서는 분에 심어 재배하며 실내정원용으로도 이용하지만, 실내에 심을 경우 깍지벌레의 발생이 심해지는 게 흠이다. 이식은 쉬운 편으로 거의 계절을 가리지 않고 심을 수 있다. 가막살나무에서 히어리까지, 우리 나무 252종의 특성과 재배법 정계준 지음 / 김영사 출판 / 2019년 3월 27일 발행 / 분야: 원예, 조경 ‘식물학자보다 나무에 대해 더 잘 아는 동물학자’정계준 교수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수목 중 조경수로 가치가 있는 나무를 총망라했다. 희귀한 나무와 실제 조경에 많이 이용하는 외래종도 대부분 수록했다. 불필요한 설명은 과감히 덜어내고, 수종의 특성과 재배법 등 꼭 필요한 정보와 저자만이 아는 노하우를 나무 한 종씩 보기 좋게 담았다. 유전학과 곤충학을 전공한 저자는 식물학자보다 나무를 더 잘 아는 동물학자로 통한다. 동료 식물학 교수들도 나무를 키우는 일에 대해서라면 그를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일이 잦다. 20년 넘게 묘목을 구해 심은 것은 물론, 포기 나누기, 접붙이기, 휘묻이, 씨앗 발아시켜 심기 등 온갖 방법을 시험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노하우를 얻었다. 책에 소개된 나무의 90%는 저자가 직접 심고 키웠다. 이 같은 경험을 여러 매체와 블로그 ‘왕바다리의 생태정원(blog.naver.com/prothneyi)’을 통해 독자들과 나누었으며, 〈한국조경신문〉에 4년 가까이 연재되는 동안, 전문가와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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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향기로운 꽃과 아름다운 열매 치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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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비를 몰고 와 비와 함께 사라진 참나리꽃
- 참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산나리(참나리)가 피었습니다. 긴 가뭄 끝에 반가운 비를 데리고 왔습니다. 해마다 7월 중순이면 어김없이 이 아이가 오고 연달아 많은 비가 옵니다. 올해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많은 이들이 애를 태웠던 시간, 저는 산나리가 피기를 기다렸습니다. 산나리가 정원 이곳저곳에서 피어나자 어김없이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 반가운 비에 나리 꽃잎들이 모두 떨어져 화려함은 순간으로 끝나버렸습니다. 반가웠던 비는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갔습니다. 산나리와 비는 참으로 엇갈린 운명입니다. 해마다 나리꽃이 만개할 때면 큰비가 내려 아름다움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빗속에 쓰러져 항상 아쉬움을 줍니다. 7월의 정원은 알록달록 예쁘게 피어나는 봄꽃들이 서서히 떠나가고 짙푸른 녹색 잎들이 무성할 때쯤 이곳저곳에서 주황빛으로 화려하게 피어나는 산나리꽃들이 한여름의 아름다운 전경을 보여줍니다. 비록 잠시 왔다가 떠나 버리지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그 모습이 아주 좋아, 봄부터 튼튼하고 무성하게 솟아 연약한 정원 식구들의 햇볕을 가리고 옆 친구에게 넘어져 자라지 못하게 방해를 주는 이 말썽꾸러기들을 참 많이 참고 참았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마음 꼭 다잡고 무성하게 자라는 산나리들을 좀 제거해야겠습니다. 약 28년 전 큰아이가 어릴 적 어머니와 가족 모두 용문사로 소풍을 갔습니다. 용문사로 가는 산자락 이곳저곳에 핀 나리꽃에 반해 어머니와 저는 용문사 절 구경과 예불을 올리는 대신 산나리 몇 그루를 아주 소중하게 데려왔습니다. 당시 데려온 몇 그루가 어느덧 정원 곳곳에서 건강하게 자라 해마다 7월의 한더위에 주황빛 정원을 만듭니다. 잠깐이나마 왔다 가는 이 전경이 너무 좋아 봄부터 무성히 자라나는 나리꽃 한 그루 한 그루를 소중히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 아이의 건강함이 부담스럽습니다. 이제는 개구쟁이처럼 천방지축天方地軸으로 자라나는 이 아이들을 제거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녀석들은 다른 꽃들이 자랄 공간을 침범하고 햇볕을 가려 어린 꽃 친구들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죽고 있습니다. 매화가 떠난 자리에 꼭 예쁜 꽃동산을 만들 것이라 겨울 내내 생각하고 계획했지만 결국은 이 나리들로 인해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리 Lily 종류는 야생종만 하더라도 100여 종에 이르며 개량한 원예종은 200 종이 넘습니다. 그중 꽃이 크고 아름다운 것을'진짜 나리'란 의미로 참나리라고 부르며'뾰족한 잎과 호랑 무늬 반점이 있는 꽃이 피는 식물'로 정의합니다. 학명은 Lilium lancifolium Thunb입니다. 참나리는 알나리, 나리, 권단, 야백합, 호랑나리, 산나리라고도 부르며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는 여름에 피는 대표적인 들꽃입니다. 땅속에 여러 개의 비늘잎으로 이뤄진 둥근 알뿌리를 지닌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다른 나리와 달리 키가 매우 크며 7~8월에 짙은 자색 반점이 있는 주황색 커다란 꽃송이가 한 줄기에 10여 개씩이나 달려 꽃을 피웁니다. 꽃의 색과 무늬가 호랑 무늬와 비슷해 영어로는'Tiger Lily'라고 합니다. 참나리는 줄기에서 잎이 나오는 곳에 짙은 갈색의 열매 같은 주아珠芽라는 것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씨앗은 잘 여물지 않고 이 주아로 번식합니다. 꽃대에서 꽃이 막 피어날 때 주아도 함께 자라 땅에 떨어지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웁니다. 가끔은 줄기에 붙은 채로 뿌리를 내리기도 합니다. 다육질의 작은 덩어리인 주아는 한 그루에 수십 개가 달려 스스로 떨어지기에 알맞은 환경과 공간에서는 번식력이 대단합니다. 참나리는 배수가 잘 되는 부엽토에서 잘 자라고 약간의 산성과 중성 토양이 생육에 적당하지만 약알칼리성 토양에서도 잘 견딥니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이나 약간의 그늘에서도 잘 자랍니다. 참나리 몇 그루를 심은 이후 특별히 보살펴준 적은 없습니다. 가만히 두어도 스스로 터를 잡아 정원 앞뜰, 햇볕이 온종일 있는 서재 앞 용기 정원, 그늘과 햇볕이 함께 있는 물 정원, 온실, 북향인 뒤뜰, 심지어 다른 용기 속에 숨어들어 다른 꽃들 속에서도 무성하게 잘 자라 꽃을 피웁니다. 특별히 물과 거름을 주지 않았습니다. 꽃이 진 후 녹색 줄기들이 누레질 무렵, 주변이 지저분해 보일 때쯤 줄기들을 모두 다 잘라준 것이 참나리를 관리한 유일한 방법입니다. 참고로 이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잡초들조차 잘 자라지 못합니다. 참나리꽃에 관한 전설이 있습니다. 어느 고을에 원님 아들의 겁탈을 피해 낭떠러지로 몸을 던진 아가씨의 무덤에 꽃이 피었는데 이를 참나리꽃으로 불렀다는 것입니다. 누가 함부로 건드리면 고약한 냄새를 뿜어 쫓았다고 합니다. 꽃말도 '순결',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이라 합니다만 사실 꽃은 매우 아름다운 반면 향기는 나지 않습니다. 꿀의 단맛 때문에 참나리꽃에는 제비나비와 호랑나비 무리가 많이 찾아옵니다.참나리는 주로 관상용으로 화단에 심기도 하는데 알고 보면 사람들에게 고마운 식물입니다. 비늘줄기에는 포도당 성분이 다량 함유돼 단맛이 나 가뭄이나 흉년, 전쟁으로 인해 먹을 것이 없을 때 식량 대신 먹었던 구황救荒식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전분, 지방 및 비타민류의 영양분이 있어 건강식으로 구근은 쪄 먹기도 하며 가루와 녹말을 만들어 국수의 재료로 이용합니다. 한방에서는 영양제와 강장제로 쓰이고 폐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비늘줄기 한 개를 강판에 갈아먹으면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주아는 쌀과 함께 밥을 지어먹기도 했으며 어린 순이나 구근을 무치거나 볶아 먹었으며 꽃잎은 그 빛깔과 맛이 독특해 술을 담가 먹기도 했습니다. 참고문헌 : 《 향토 의학》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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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비를 몰고 와 비와 함께 사라진 참나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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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러운 채소들이 가득한 남해 원예예술촌 알핀로제
- 남해 이용주 씨의 정원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로 독특한 느낌을 연출했다. 삼각형 프레임 안에 담긴 각종 채소는 화초처럼 풍성하게 자라 텃밭에서 보는 것과 달리 개성 있는 분위기를 뽐낸다. 여름을 맞아 더욱 푸르게 자란 채소는 그 자리에서 뜯어 바로 먹을 정도로 건강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싱그러운 에너지가 전해진다. 글 ·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취재 협조 남해 원예예술촌 055-867-4702 www.housengarden.net 한낮의 햇빛을 받아 화사해 보이는 주택과 화초들 고향이 강원도인 이용주 씨는 조경 관련 사업을 하던 평범한 가장이었다. 해오던 일 자체가 정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자연스레 원예에 관심이 깊어졌고 남해에 원예예술촌이 들어서면서 사업을 접고 내려와 정착했다. 아무 연고도 없이 가족과 떨어져 혈혈단신 내려와 2년간 지냈을 정도로 남해의 매력에 푹 빠진 그다. 처음에 남해는 기후도 따듯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웠지만 터를 잡은 곳의 면적은 좁았고 약간의 경사가 있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난감했다고 한다. "땅이 좁아서 정원 디자인할 때 주변 분들과 의견을 자주 나눴습니다. 그러다 채소정원으로 꾸며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텃밭을 정원에 접목하는 느낌으로요. 단조롭지 않은 모양으로 꾸미면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고 화초로 꾸민 보통의 정원과 차별화할 수도 있어 좋고요." 깔끔하게 정리된 진입로 눈과 입이 즐거운 채소정원울긋불긋 꽃들이 만개한 진입로를 지나면 하얗고 아담한 집이 눈에 들어오고, 그 앞으로 여러 채소가 푸르고 생기롭게 자란다. 채소를 삼각형 프레임 안에 종류별로 구분해 놓았다. 땅이 좁다 보니 일반 텃밭처럼 네모 반듯한 모양보다 작은 크기의 프레임을 만들어 좁은 공간도 충분히 활용하도록 고안했다. "삼각형 프레임은 어떻게 하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한 프레임마다 각각 비슷한 채소를 심어 관리하기도 쉽고 깔끔히 잘 정리돼 보이죠." 정원에는 열무, 배추, 부추, 상추, 딸기, 그 외 각종 쌈 채소 등을 심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고 많이 키우는 대표 채소들이다. 농약을 치지 않아 구멍이 송송 뚫린 배추 잎도, 열무에서 핀 앙증맞은 꽃도 이곳에선 하나도 버릴 것 없는 구경거리다. 크고 작은 삼각형 프레임 안에 갖가지 채소를 심에 가꾸고 있다. 한쪽에 자리한 우물 조형물이 시골 마을 분위기를 더한다. 강렬한 핫핑크 컬러의 체리세이지 / 키우기 손쉬운 지피식물 아주가 / 관상용으로 식재 한 꽃양배추 소박하고 개성 있는 정원이다. "편안한 시골 마을 분위기를 내고 싶었습니다. 친숙한 채소들도 이렇게 키우니 색달라 보이지 않나요? 채소를 전부 유기농으로 재배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따 먹어도 안심이고요." 유기농법으로 키우는 채소라서 따로 약을 치진 않지만 해충이 심할 땐 목초액을 희석해 농약 대신 사용한다. 쌈 채소는 필요할 때마다 뽑아 먹고 시금치는 11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먹을 수 있어 추운 겨울에도 채소 걱정 없단다. "비록 겉보기엔 구멍도 좀 나고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공들여 기른 청정 채소니까 맛도 더 좋게 느껴지고 아이들에게 현장 학습도 시켜 줄 수 있어 일거양득입니다. 보통 아이들은 양배추 꽃을 잘 모르거든요." 채소 주위엔 낮은 높이의 황금 측백과 아주가, 디모르포테카, 체리세이지 등 컬러풀한 화초를 심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정원에 알록달록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바닥엔 잔디가 아닌 자갈을 깔아 깔끔하게 관리하는데 예전에 심은 잔디도 지금은 다 들어내고 있다. 거의 매일같이 잡초를 뽑지 않으면 오히려 지저분해 보일 수 있어 자갈을 깔았는데, 정원은 가꾸고 싶지만 잔디 관리에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집과 정원의 정면 유럽 시골 마을 분위기의 진입로 이용주 씨는 손끝이 야무지다. 정원에 설치한 우물 조형물도 직접 구상해 만들었고 웬만한 정원 일은 혼자서도 뚝딱 해낸다. 햇볕이 쨍쨍한 한낮에도 원예예술촌 곳곳을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바삐 움직이는 그는 처음 남해에 내려왔을 땐 더 넓은 땅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지만 지금은 이 정도로 만족한단다. "막연하게 꽃과 풀이 좋아 내려온 곳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은 정원을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정원이 커지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워낙 정원 가꾸는 걸 좋아해서 할 일만 잔뜩 만들었을 테니까요"라고 말하며 빠르게 잡초를 뽑는 모습은 이미 베테랑의 손놀림이다. 각종 꽃과 나무가 색감 좋게 자리 잡았다 그는 아이들이 와서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는 공간을 만든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박한 채소와 꽃이 푸근한 인사를 건네는 정원이 꼭 주인을 닮았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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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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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러운 채소들이 가득한 남해 원예예술촌 알핀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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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박하고 정이 넘치는, 남해 원예예술촌 ‘우리마당 꽃섬나드리'
- 아름다운 화초들과 나무, 작은 연못이 소담스럽고 곳곳에 놓인 옹기와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창고는 옛날 시골집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을 자아낸다. 홍인경 씨의 '우리마당 꽃섬나드리'는 남해의 청량한 햇빛처럼 찬찬히 둘러볼수록 따스함이 전해지는 곳이다. 글 ·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취재 협조 원예예술촌 055-867-4702 www.housengarden.net 원예예술촌 초창기 멤버였던 홍인경 씨는 남해에 내려오기 전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서울내기로 살아왔다. 평생 살던 곳을 떠나 남해에 내려오게 된 계기는 단순히 원예에 대한 순수한 열정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화초를 좋아했던 그는 자신이 원예에 관심을 두게 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어머니가 꽃을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풍족한 환경도 아니었는데 어머니는 항상 시장 다녀오시는 길에 화초를 하나씩 사 오시곤 했어요. 어릴 땐 그게 일상이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원예엔 조예도 깊었고 서울에서도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았으니 정원 설계는 익숙한 일이었다. 화려하고 고상한 스타일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시도할 수 있었지만 그가 선택한 건 조금 촌스러움이 느껴지는 토속적인 콘셉트였다. "촌스럽고 옛날 생각나는 그런 마당을 만들고 싶었어요.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고 누구나 부담 없이 구경할 수 있는 시골집 앞마당 같은 곳으로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박한 매력이 은은하게 녹아있는 정원'우리 마당 꽃섬나드리'라는 이름을 가진 이 정원은 지형적 특성을 살린 설계가 돋보인다. 대지의 모양이 마치 물고기 같은 형상을 띠고 있어 자연스럽게 곡선을 살렸고 둥근 모양의 연못을 만들어 수생 식물을 식재했다. 집을 짓고 정원을 만들기 위해 객토 작업에도 정성을 쏟았다. "흙 자체가 마치 갯벌같이 질은 황토여서 바로 정원을 만들 순 없겠더라고요. 내려온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2년에 한 번씩은 꼭 객토작업을 해주고 있어요." 정원을 처음 만들 땐 교목 종류부터 식재했다. 높이가 8 m를 넘는 규모 감 있는 나무로 중심을 잡은 후 오두막 등의 큰 구조물을 설치했다. 그 후 회양목 등 중간 크기의 관목을 식재했다. 화초들은 가장 마지막에 균형 있게 배치했다. 또한 특별한 디자인의 조형물보다 토속적인 옹기를 선택해 자연스러움을 연출했다. 화초는 수선화나 옥잠화, 둥굴레 등을 심었고 가을 팬지와 펠라르고늄, 샤피니어처럼 색감이 강렬한 꽃들로 밸런스를 맞췄다. "한국 수종에 대해 애착이 있어요. 그래서 정원도 토속적인 콘셉트로 잡았죠. 채송화나 작약 같은 건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어요." 연못에는 부레옥잠이 자라고 있다. 홍인경 씨는 정원에 연못이 있는 이에게 부레옥잠을 추천했다. 연꽃이나 수련보다 관리가 쉬워 초보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고 가을까지 두 번 피기에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이웃과 티타임을 갖는 공간. 이집의 커피는 원예예술촌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자자하다. / 진한 핑크빛으로 물든 샤피니어가 하얀 배경을 받아 더욱 돋보인다. 토속적인 분위기의 연못. 가드닝의 정석은 기본을 지키는 것원예에 관해선 전문가나 다름없는 그에게 정원 관리 비법을 물었더니 뜻밖에 싱거운 대답이 돌아왔다. "원예는 화초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지만 기본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 물을 줄 땐 뿌리까지 깊숙이 주되 꽃잎엔 닿지 않게 하는 것. 특히 한여름에 물주는 건 반드시 해줘야 할 일이에요. 잔디는 잡초가 잘 자라니까 눈에 띌 때마다 뽑고. 어찌 보면 너무나 쉬운 일이지만 그 두 가지만 잘해도 정원은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화초는 전부 남해에 있는 시장에서 구입하고 있다. 한 시간 이상 떨어진 곳은 되도록 피하고 있다. 미묘한 차이지만 기후가 다르기에 화초가 적응을 못 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한낮에 나가면 바람이 너무 불어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날씨예요. 기후 차이가 워낙 크니까 다른 지역에서 화초를 구입하진 않아요. 근처 꽃 시장에서 구입한 꽃들은 거의 실패하는 법이 없습니다." 높고 청명한 하늘과 정원이 조화롭다. 옹기를 둘러보는 집 주인의 모습. 그는 정원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꽃과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언젠가 너무 바빠서 실내에 둔 화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아주 예쁘게 잘 자라있는 거예요. 마치 자길 봐달라는 듯 말이죠. 그걸 보니 어찌나 미안한 마음이 들던지. 원예를 오래 했더니 이젠 가끔 화초에 말도 붙여 보고 눈길 한 번 더 주고 그래요."그는 화초뿐만 아니라 정원에 찾아오는 모든 생명체는 소중하다고 말한다. 과육을 먹고 다소 피해를 주는 새와 벌레도 생각해보면 자신보다 더 오래전부터 남해에 살아온 원주민이나 다름없지 않냐며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보였다. 마당에 들어오는 생명은 모두 귀한 손님이라고 말이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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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박하고 정이 넘치는, 남해 원예예술촌 ‘우리마당 꽃섬나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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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철쭉과 아버지
- 우리 집 정원에는 이른 봄에서 초여름까지 꽃이 피는 다양한 종류의 철쭉이 있습니다. 그중 온실 연못 바로 옆에는 대여섯 살 때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내 옆을 함께한 분홍 철쭉 한 그루가 있습니다. 정원 식구 중 가장 오래된 아이지요. 친정집 정원에 뽑혀 나뒹굴어져 있는 것을 보고서 차에 실어 데리고 와 화분에 소중히 심었습니다.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기 전 작은 정원이 있는 동향집에 살았는데 화분을 대문 입구 계단에 두고 잘 키웠습니다. 큰 아이가 5학년 되었을 때 정원이 있는 남향집으로 이사를 오면서도 현관 입구 계단에 뒀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예쁘게 잘 자라 아주 커다란 아름드리나무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꽃을 좋아하는 친정아버지가 이 아이를 가지치기한다고 몽땅 잘라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하도 애석해 무서운 아버지를 곁에 두고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아이고 이를 어쩌나 몽땅 잘렸네"라는 말이 나와 버렸습니다. 그때 머쓱해하면서 무안해하던 아버지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후 아버지는 한 번도 우리 집 꽃밭에서 가위질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유난히도 꽃을 좋아해 정원이 있는 우리 집에 자주 왔습니다.다른 자식들 집(아파트)은 답답하다며 밥 한 끼 잘 들지 않았지만 우리 집에서는 며칠씩 머무르다 내가 피곤해할까 봐 집에 돌아갔다가는 손자들이 보고 싶다며 다시 오곤 했지요. 그땐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워낙 엄한 분이라 어렵기도 했습니다. 철쭉을 볼 때마다 엄하고 무서웠던 아버지의 난생처음 무안해하던 모습이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 이 아이는 세월이 흐를수록 멋스러운 수형으로 운치를 더해주는데 아버지는 멀리 떠났습니다. 가신 빈자리에는 사랑과 그리움만 가득 남아 있지요.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철쭉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봄에는 예쁜 꽃들을 올망졸망 달고 나오는 모습이 꼭 시골 사촌 언니와 같은 정겨움이 있어 좋고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예쁜 단풍이 있어 좋았습니다. 단풍을 달고 한 겨울 잘 지내다 이른 봄 다시 철쭉들은 이곳저곳에서 연달아 꽃을 피웁니다. 특별히 보살피지 않아도 물만 잘 주면 참 잘 자라는 기특한 아이지요. 이곳에 이사 온 직후 약간은 엉터리 정원사의 말에 휘둘려 정원 전체에 철쭉을 가득 심었답니다. 그런데 내가 상상했던 정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온실에 연못을 만들면서 수형이 멋있는 녀석을 골라 연못가에 심었습니다. 그땐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너무 친숙해진 그 존재를 가마득 잊고 있었습니다. 꽃이 피면 "아~ 꽃 예쁘게 피었네" 하면서 무심하게 보내곤 했지요. 철쭉에 산타 할아버지를 위한 양말을 달고 여행에서 데려온 새 모형과 조그만 인형들을 두고 나무 아래 둥치 가까이에는 소엽 풍란을 심는 등 주변에 함께하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더더욱 그 아이를 잊고 지냈습니다.5월이 끝나 가던 어느 날, 금붕어가 잘 있는지 궁금해 연못 안을 들여다보니 아련한 그리움이 있는 고운 모습으로 피어난 연분홍 철쭉꽃이 아름다운 전경을 만들며 금붕어와 함께 놀고 있었습니다. 평화롭고 아늑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아이의 소중한 모습을 다시 깨달았습니다.'참 오랜 세월 함께 했구나.'가지를 정리했습니다. 6월 중순 무렵, 온실 작은 연못가에서 한 아름 분홍빛 꽃 잔치를 치르고 난 뒤 어수선해진 나무를 정리했습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철쭉나무 가지들 사이로 들어온 아침 햇살이 하도 고와 멍하니 쳐다보다 멀리 떠난 아버지의 팔뚝을 보았습니다. 불룩불룩 핏줄이 나온 우리 아버지의 팔뚝입니다. 아주 오래전 무척 엄하시던 아버지, 이 아이를 몽땅 잘라 무안해했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아버지가 그립습니다.로더덴드런 Rhododendron 이란 학명의 철쭉은 땅에서 수평으로 자라는 것부터 25m까지 수직으로 크는 다양한 상록, 낙엽 낙엽 활엽관목으로 500~900종류가 있는데 바닷가나 숲속부터 높은 산악지대까지 다양한 곳에서 자랍니다. 대부분 아주 화려하며 때로는 강한 향기를 가진 꽃을 피우고 크기와 형태와 색도 다양합니다. 참고로 로더덴드런은 그리스어로 장미란 뜻을 가진 Rhodos와 나무란 뜻을 가진 Dendron이 합쳐진 말이라고 하네요. 다양한 종류의 철쭉 중 우리나라에는 진달래와 왜철쭉(Sathuki)이 자생합니다. 산이나 언덕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 봄 경치를 아름답게 하는 진달래는 참꽃 혹은 두견화杜鵑花로 불리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들어온 왜철쭉은 진달래꽃이 지고 나서 한 달쯤 지난 5월부터 잎이 나오는데 해발 100~1,500m 되는 곳까지 넓게 퍼져 있으며 꽃만 피우거나 잎과 꽃을 함께 피우기도 합니다. 특히 왜철쭉은 상록철쭉으로 일반 주택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분재용으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남쪽에서는 밖에서 월동이 가능하나 서울 등 중부지역에서는 월동이 되지 않기에 아파트 발코니 등에서 무난히 키울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꽃과 푸른 잎과 단풍을 볼 수 있어 꽃을 키우려는 초보자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나무랍니다. 우리 집에 있는 아이들도 거의 왜철쭉입니다. 작은 용기에 심어 분재로 활용하고 정원 이곳저곳에 심어 정원의 뼈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봄에는 꽃, 여름에는 녹색 잎, 가을에는 고운 단풍 등으로 일 년 내내 정원에 풍성함과 운치를 주는 고마운 녀석이지요. '철쭉은 물로 자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을 좋아합니다. 뜰에 심은 아이는 거의 보살핌을 받지 않아도 잘 자라지만 분재 용기에 있는 아이는 물이 마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겨울에는 수분을 잘 유지해야 합니다. 강한 햇빛보다는 그늘과 햇빛이 함께 있는 곳에서 잘 자라고 산성흙을 좋아합니다. 철쭉과 소나무가 함께 있는 것을 자주 봅니다. 소나무는 아래로 산성을 지닌 송진을 떨어뜨리기에 대부분의 식물이 잘 견디기 못하지만 진달래과 철쭉은 산성흙에서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용기에 심은 철쭉은 자는 동안에는 한 달에 한 번쯤 거름을 줘야 하지만 꽃이 피기 직전과 꽃이 피어 있는 기간에는 절대로 거름을 주면 안 됩니다(저 역시 올해 다른 꽃들에게 거름을 주면서 별생각 없이 몇몇 분재분에 거름을 줬는데 예쁜 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또 겨울부터 봄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거름을 주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 거름을 주면 꽃눈이 잎눈으로 변해 꽃봉오리가 그냥 떨어져 버립니다. 또한 철쭉은 솜털처럼 가느다란 뿌리를 지녀 강한 비료를 주면 바로 말라죽을 수 있으니 얕게 심어야 합니다. 솜털처럼 엉킨 가느다란 뿌리들은 지면地面가까이에서 자라 깊게 심으면 죽을 위험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수형을 유지하기 위한 가지치기는 꽃이 진 후인 6월에서 7월 초까지 해야 합니다. 꽃눈은 늦여름이 지나면서 형성돼 이것을 달고 겨울을 지내기에 7월 이후 가지치기를 하면 다음 해에 꽃을 보기 어렵습니다. 참고로 온실 작은 연못가에 심은 아이는 거름은 거의 주지 않고 물만 줬습니다. 철쭉은 신라 성덕여왕聖德겿王 시절 순정공純貞公이 강릉태수로 부임할 때 그의 부인 수로가 철쭉꽃을 갖고 싶어 하자 지나가던 농부가 꽃을 꺾어 바치고 불렀다는 헌화가獻花歌의 전설이 삼국유사에 수록돼 있을 정도로 우리 민족 정서와 친숙한 꽃입니다. 서양에서도 독일의 도시 슈투트가르트에는 1800년 무렵 그 지역을 통치했던 빌헬름 Wilhelm 1세가 그 당시 처음으로 유럽에 소개된 아잘레아(철쭉)를 선물로 받았는데 부인이 그 꽃을 무척 좋아해 따로 정원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그 공원은 현재까지 이어져 동물원이 됐고 지금도 그 공원에는 철쭉이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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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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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철쭉과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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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운치와 멋을 더하는
조경 수목 관리 매뉴얼
- 정원은 단독(전원)주택을 보다 더 실용적이고 아름답게 보이게 하며 편안한 휴식처 및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따라서 정원 만들기는 삶에 즐거움과 기쁨을 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원은 흙, 돌, 나무, 꽃, 물 등 자연 재료와 조명 등 인공 재료로 구성한다. 특히, 수목은 정원의 운치와 멋을 좌우하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잘 활용만 한다면, 정원을 한껏 멋지게 꾸밀 수 있다.글 백홍기 기자 자료출처 산림청 특화품목 기술보급서⑨ 조경수 재배, 수원시 민간조경관리 매뉴얼 조경 수목이란조경 수목은 정원을 구성하는 나무를 뜻하며, 자생종과 재배종, 원예종으로 구분한다. 야생에서 자란 것이 자생종이고 자생종을 오랜 기간에 걸쳐 재배한 것이 재배종이며 원예종은 독특한 특징을 가지도록 자생종을 인위적으로 육종 개량한 수종이다. 조경 수목을 선택할 땐 ▲관상 가치와 실용 가치가 높은지 ▲이식하기 쉽고 이식 후에도 잘 자라는지 ▲환경 적응성이 높은지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지 ▲정지, 전정에 잘 견디고 관리하기 쉬운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잘 이루고 사용 목적에 적합한지 등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원예종이라 해도 고유 특성이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태환경도 고려해야 한다.형태로 본 조경 수목교목과 관목수목은 고유 모양에 따라 교목과 관목, 덩굴성 나무로 나눈다. 교목은 줄기가 곧고 줄기와 가지 구별이 명확하며 줄기 생장이 좋아 키가 크다. 관목은 뿌리 부근부터 줄기가 여러 갈래 나와 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고 키가 작다. 교목과 관목은 성숙했을 때 키 높이(수고)에 따라 구별하며 6m 이상 자라면 교목, 그 이하로 자라면 관목이라 한다. 교목 가운데 6~7m 이하로 자라는 것을 소교목이라 하고, 관목 가운데 1m 이하로 자라는 것을 소관목이라 한다. 덩굴성 나무는 만경목이라고도 하며, 등나무나 담쟁이덩굴과 같이 자립하지 못하고 다른 물체에 감기거나 부착해 개체를 지탱하며 자란다. 침엽수와 활엽수침엽수와 활엽수는 잎 모양에 따라 나눈다. 침엽수는 겉씨식물에 속하며 잎이 좁다. 활엽수는 속씨식물에 속하고 잎이 넓다. 그러나 은행나무는 침엽수이면서도 잎이 넓고, 위성류는 활엽수이면서도 잎이 좁다. 이 때문에 조경에 이용할 때 잎 모양 따라 은행나무는 활엽수, 위성류는 침엽수로 분류하기도 한다.상록수와 낙엽수사계절 내내 잎이 푸른 나무를 상록수라 하며, 계절 따라 낙엽이 지거나 일부가 붙어있는 나무를 낙엽수라 한다. 그러나 나무는 입지나 계절, 기후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같은 수종이라도 상록 또는 낙엽수가 되기도 한다.나무의 수형나무의 전체 생김새를 수형이라 하며, 수관과 수간에 의해 우산형, 평정형, 원추형 등의 형태를 이룬다. 수관은 나무가 나이 들면서 나뭇가지가 뻗거나 늘어지는 가지 형태이며, 수간은 줄기가 곧게 자라거나 사선 또는 곡선으로 자라는 줄기 형태에 따라 직간, 사간, 곡간, 현애(늘어지는 형태) 등으로 분류하는 것을 뜻한다. 우산형: 편백, 화백, 반송, 층층나무, 왕벚나무, 다릅나무, 매화나무, 복숭아나무 등평정형: 느티나무, 가중나무, 단풍나무, 배롱나무, 산수유, 자귀나무, 석류나무 등원추형: 낙우송, 삼나무, 전나무, 소나무, 메타세콰이아, 낙엽송, 독일가문비나무, 주목 등난형: 백합나무, 측백나무, 목서, 동백나무, 태산목, 계수나무, 목련, 벽오동, 플라타너스 등수양형: 능수버들, 용버들, 수양벚나무, 실편백, 황매 등원형: 졸참나무, 가시나무, 녹나무, 생강나무, 수수꽃다리, 화살나무, 회화나무, 때죽나무 등 관상용으로 본 조경 수목조경 수목은 꽃이나 열매, 잎의 단풍이 아름다워 이러한 주제로 분류하기도 한다.꽃을 관상하는 나무: 매화나무, 수수꽃다리, 백목련, 진달래, 철쭉, 개나리, 명자나무, 모란, 박태기나무, 장미, 산수유, 동백나무, 배롱나무, 등나무, 생강나무, 조팝나무, 죽도화 등열매를 관상하는 나무: 피라칸사, 낙산홍, 석류나무, 팥배나무, 감나무, 탱자나무, 모과나무, 노박덩굴, 화살나무, 사철나무, 일본목련, 치자나무 등잎을 관상하는 나무: 주목, 식나무, 벽오동, 은행나무, 꽝꽝나무, 향나무, 느티나무, 측백나무, 대나무, 소나무, 회양목, 낙우송, 편백, 화백, 야자나무, 호랑가시나무, 위성류 등단풍을 관상하는 나무: 붉나무, 화살나무, 단풍나무류, 계수나무, 담쟁이덩굴, 은행나무, 마가목, 백합나무, 낙엽송, 참느릅나무, 검양옻나무 등이용에 따라 분류한 조경 수목조경 수목은 주로 관상이나 미화 장식용으로 이용하지만, 나무 고유의 기능을 살려 특정한 환경에 맞게 가로수, 녹음, 환경 정화, 산울타리, 방음, 방풍을 위한 용도로도 사용한다.미화 장식용: 잔디밭 한가운데나 건축물 또는 구조물과 조화롭게 식재해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나무는 자연 그대로의 수형이 아름다운 것이나 장식을 위해 다듬을 수 있는 게 적당하다.녹음용(그늘): 여름철 강한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식재하는 나무를 녹음수라 한다. 녹음수는 여름에 짙은 그늘을 만들고, 겨울에 낙엽이 져 햇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수관이 크고 큰 잎이 치밀하고 무성하게 자라면 지하고가 높은 교목이 좋다. 녹음용 수목으로 단풍나무, 느티나무, 층층나무, 칠엽수, 포플러류, 벽오동, 회화나무, 일본목련, 백합나무, 계수나무, 팽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등이 있다.환경 정화용: 식물은 대기 오염물질에 대한 저항성이 달라 도시나 공단 지역 등 환경에 따라 유해 물질에 대한 흡수성과 분지 고착률이 높은 수종을 식재한다. 환경 정화용 수목으로 현사시, 사철나무, 화백, 가이즈카향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아카시아, 광나무 등이 있다.산울타리 및 은폐용: 산울타리는 도로나 이웃과의 경계 또는 담장 구실을 하는 나무다. 은폐용은 보기에 불편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곳을 가리기 위한 용도의 나무를 말한다. 주로 상록수를 사용하며, 가지와 잎이 치밀하고 적당한 높이의 가지가 오래도록 마르지 않는 수종이 좋다. 또, 성질이 강하고 아름다워야 하며, 맹아력이 커 다듬기 작업에 잘 견뎌야 한다. 가이즈카향나무, 측백나무, 화백, 사철나무, 명자나무, 호랑가시나무, 개나리, 무궁화, 꽝꽝나무, 피라칸사, 매자나무, 주목, 목서 등이 산울타리 및 은폐용 수종으로 널리 쓰인다.※맹아력萌芽力: 수목의 최초 본줄기가 훼손됐을 때, 남아 있는 휴면 근주根株에서 다시 새로운 줄기를 만들어내는 능력방풍용: 바람을 막기 위해 식재하는 수목은 강한 바람에 견뎌야 하므로, 심근성이면서 줄기와 가지가 강인하고 수고는 주택 지붕선보다 높이 자라는 것을 골라야 한다. 꺾꽂이로 키운 나무는 곧은뿌리가 없어 바람에 쓰러지기 쉽다. 방풍용 수목으로 해송, 삼나무, 편백, 전나무, 가시나무, 녹나무,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돈나무, 아왜나무, 동백나무, 은행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피나무 등이 있다.유실수: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유실수라 한다. 보통 과일나무를 뜻하지만, 임업에서 밤나무, 잣나무, 대추나무, 호두나무 등도 유실수라 한다. 단독(전원)주택에서 유실수를 키우려면, 관리하기 편한 수종이 좋다. 특히, 유실수는 병해충 관리에 신경 써야 하며, 열매를 식용으로 사용할 경우 천적이나 천연 살충제를 사용해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많은 열매를 얻기 위해 적절한 가지치기와 비료, 토양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겨울이 춥기 때문에 추위에 강한 사과나 매실, 복숭아, 체리, 배, 살구나무가 좋다. 매실 등 장마 때 열매가 썩기 쉬운 수종은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벚나무, 앵두, 체리,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은 맛도 좋고 관상용으로도 훌륭하다.색으로 본 조경 수목꽃이 핀 조경 수목은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보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다.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열매나 씨가 아름다운 것도 꽃 못지않게 관상 가치가 매우 높다. 꽃나무를 식재할 때 포기마다 꽃을 관상하는 것도 좋지만, 계절마다 색채 변화나 집단으로 있을 때 아름다운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단풍은 기온이 낮아지면서 생리현상에 의해 잎이 다홍색이나 황색, 갈색으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낮과 밤 기온 차가 심한 곳에서 잘 나타나며, 환경이나 영양 상태가 나빠지면 낙엽이 진다. 낙엽수는 봄에 잎이 나고 가을이 되면 잎이 지지만, 상록수는 1년 이상 묵은 잎이 낙엽이 된다. 철쭉류 백정화 등은 가을에 일부 잎만 떨어지는데, 이러한 수종을 반낙엽성 단풍이 아름다운 수종 묘목 선택과 식재 요령묘목 선택식재할 지역에서 생산한 묘목이 적응력이 좋다. 더운 지역에서 추운 지역으로 이동해서 식재하면, 동해 피해가 생길 수 있다. 묘목은 캐내는 날부터 식재하는 날까지 기간이 짧아야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가식 과정(묘목을 제자리에 심을 때까지 임시로 다른 곳에 심어 놓은 것)이 짧거나 거치지 않고, 캐내는 당일에 식재하는 게 좋다. 정원은 계절마다 꽃과 열매가 맺는 것을 보고 즐기는 게 좋으므로, 계절 꽃나무를 조화롭게 식재하는 게 좋다.●묘목 줄기와 가지 사이의 배치가 좋고 나무가 싱싱해야 한다.●묘목에 상처가 없고 가지 눈이 충실하고 고르게 배치돼 있어야 한다.●뿌리에 상처가 없고 잔뿌리가 잘 발달해 있어야 한다.●묘목 잎이나 가지에 병해충 흔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옮겨심기 좋은 수종과 어려운 수종 나무 심기(식재)구덩이는 분 크기의 1.5~2배 이상으로 하는 게 좋고, 척박한 토양이라면 비옥지보다 좀 더 크게 파야 한다. 바닥 흙은 뿌리 생장이 잘되도록 고르게 펴줘야 하며, 살균제 및 살충제로 구덩이를 소독해 주는 것도 좋다.뿌리 밑거름 주기(기비)뿌리 밑 시비량은 나무 크기에 따라 다르나 잘 썩은 퇴비를 본당 5~15㎏씩 구덩이 바닥에 넣고 5㎝ 이상 흙을 덮는다. 나무뿌리에 비료가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수목 앉히기나무를 구덩이에 넣을 때는 본래 심었던 높이보다 약간 깊게 곧바로 세워야 하며, 옮겨심기 전 장소에서 자랐던 방향대로 맞춘다. 수목이 완전히 고정되면 분을 쌓던 물질을 제거하되 새끼줄은 절단하고, 썩지 않는 고무줄은 잘라서 폐기한 다음 심는다.흙 덮기흙덮기용 흙은 불순물을 제거한 지표면 부식토를 이용해 뿌리 사이 분 측면을 충분히 채워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밟아준다. 구덩이에 1/2~1/3가량 흙이 차면 물을 공급하고 물이 완전히 스며든 후 다시 흙을 3/4 높이까지 채우고 물을 준 후 나머지 흙을 덮은 다음 지표면에 썩은 낙엽이나 목재 칩 등을 덮어 수분 증발을 방지한다. 지주 설치옮겨 심은 나무는 바람이나 사람, 동물 등에 의해 흔들리거나 쓰러질 우려가 있으므로 지주 또는 당김줄을 수고 1/3 정도 높이에 설치한다. 지주는 껍질을 벗긴 원목이나 각목 또는 각종 파이프나 플라스틱 등을 사용하며, 당김줄은 철선이나 끈 등을 이용한다.●나무 높이가 4.5m 이상 되는 독립 수는 지주 버팀틀이나 당김줄을 설치하는 게 좋으며 지주 및 당김줄 경사각은 60°로 한다.●나무 높이가 4.5m 이하의 나무는 이각형, 삼각형, 사각형 지주를 설치하며 경사각은 70°를 기준으로 한다. 나무심을 구덩이에 지주를 박을 경우 구덩이보다 30㎝ 정도 깊게 박는다.●나무 높이가 1.2m 이하 나무 가운데 지주가 필요하면, 단각형으로 설치해도 좋다. 지주는 구덩이보다 30㎝ 이상 깊게 박아서 흔들리지 않도록 한다.수목 관리 방법물주기(관수)물받이 설치는 수관 폭의 1/3 정도로 하거나 식재 구덩이 크기보다 약간 넓게 하는 게 좋다. 높이는 10㎝ 정도로 나무 주위에 둥글게 흙을 막아 물 주입 시 물이 넘치지 않게 한다. 물주기는 온도가 높은 한낮을 피해 일출 또는 일몰에 한다. 큰 나무는 주 1~2회, 1~2시간 토양이 흠뻑 젖도록 충분히 준다. 여름에는 2일에 1회 이상 주며, 가뭄기엔 강우 때까지 중단하지 말고 물을 준다. 비닐주머니에 물을 가득 채워 가지에 매달아 구멍을 뚫어 조금씩 흘러내리게 하는 방법도 있다. 배수습한 곳이거나 우기에 물이 고이는 곳은 배수구를 설치하고 낮은 습지는 흙을 성토해 나무를 심는다. 우기에 수일간 물이 고여 수목 생육에 지장을 초래하는 장소(넓은 초화류 식재지, 잔디밭 등)는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배수 처리해 토양의 통기성을 유지해야 한다. 배수가 불량하면 산소 부족에 의한 뿌리 호흡 불량으로 고사하기도 한다.가지치기(정전)가지치기는 나무의 미적 가치와 실용성을 높이고, 풍해와 설해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며 병해충의 서식처를 제거하는 작업이다. 도장지나 허약한 가지, 이병지, 곁가지, 근주 부분의 움 등을 제거해 영양분 손실을 막아 건전한 가지의 생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수목이 잘 생육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 나무의 가지고르기는 옮겨심기 전에 하지만, 옮겨 심은 후에도 수세와 회복상태를 수시로 관찰하며 가지를 고른다. 과도한 전정은 나무의 힘을 약화시키므로 주의해야 하며, 나무 모양을 보아가며 수관 하부에 햇볕을 적게 받는 가지나 잎, 병든 가지 등을 제거한다. 상록수는 손상된 가지 외에 제거하지 않는 게 좋다. 비료주기비료 종류는 크게 유기질비료와 화학비료로 구분한다. 유기질 비료인 동물 분뇨는 거름 효과가 오래가는 지효성 비료라 토양에서 서서히 분해돼 질소를 공급하고 토양균을 증식시켜 토질을 좋게 한다. 화학 비료는 비료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속효성 비료라 한다. 화학비료는 적은 양으로 넓은 면적에 효과 있게 거름을 줄 수 있지만, 많은 양을 오랜 기간 사용하면 토양이 산성화되면서 토질이 악화된다. 낙엽이 진 후부터 잎이 나오기 전까지 수목이 활동하지 않는 휴면기에 거름을 주는 게 좋다. 휴면기에 거름 성분이 충분히 분해된 뒤 봄에 수목이 활동하면서 영양분을 섭취하기 때문이다.조경 수목 유지관리 TIP조경 수목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자연재해에 대비해 건강하게 자라도록 체계를 갖춰 효율적으로 점검·관리하는 것을 조경 수목 유지관리라 한다. 토양 조사, 가지치기, 비료 주기, 줄기 보호, 병충해, 관수와 배수, 지주목 결속, 월동작업, 잡초 관리 등 상황에 따라 일상점검, 정기점검, 특별점검 사항으로 나눠 관리하면 편리하다.일상점검: 상시 점검으로 수목 및 잔디, 초화류의 생육과 환경에 대한 간단한 점검정기점검: 계절별 수목 및 잔디, 초화류 특성별 생육 상태 및 환경에 대한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점검특별점검: 자연재해, 안전사고 등 특별한 상황 발생 시 긴급하게 진행하는 점검 일상점검 정기점검 특별점검 우리 집을 더욱 아름답게… 정원 & 텃밭01Ⅰ정원의 매력, 자연과 교감하는 즐거운 노동02Ⅰ정원에 운치와 멋을 더하는 조경 수목 관리 매뉴얼03Ⅰ텃밭 준비부터 관리법까지!04Ⅰ마당 위의 가위손, 다양한 잔디 관리 용품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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