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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건강 3박자로 황토 애호가들을 부르는 강화도 갯노을 황토펜션
- “펜션이 황토벽돌로 만들어져서 흙색을 보니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졌어요. 펜션 곳곳에서 주인의 정성어린 손길이 묻어 나는 것을 보았어요. 앤틱풍의 정겨운 소품들, 정말 멋스러웠어요. 말린 들풀 다발 하나까지도 주인의 감각이 최고예요. 나는 1층 평상이 참 맘에 들었어요. 고즈넉한 분위기와 고가구를 좋아하고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펜션이 무척 마음에 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위의 글은 여행후기에 올라온 한 이용객의 체험담이다. 편안하고 푸근하며 따뜻한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하는 황토집에 매료된 고객의 찬사가 이어지는 곳, 강화도 장화리 바닷가에 위치한 ‘갯노을황토’ 펜션이다. 이용객이 스스로 펜션을 칭찬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은 현실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면 여기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펜션에는 ‘건강 3박자’가 있다. 바다와 산이 마주한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 자리이고, 화학 성분이 없는 순수 자연 황토벽돌로 지었고, 훈훈한 마음으로 손님을 맞는 주인의 넉넉한 인심이 있으니 건강에 좋을 수밖에 없다. 고객의 마음에 전해지는 이 건강 3박자가 갯노을황토 펜션의 명성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펜션지기 고정은 사장(54세)은 디자인을 전공했다. 오랫동안 의류 디자인에 종사했고 한 때는 건축업에 손을 댄 적도 있다. 요즘에는 염색과 수묵화와 함께 아크릴화에 푹 빠져서 지낸다. 아크릴이라는 이색적 소재가 맘에 들어 틈틈이 그림을 그려 방마다 걸어 둔다고 한다. 또한 색감과 조형에 대한 고 사장의 남다른 재능이 주변 환경을 품격 높은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재미를 안겨 준다. 이러한 디자인 미술의 재능과 건축사업 경험이 토대가 되어 세월은 고 사장을 지난 몇 년간에 걸쳐 펜션 전문가로 환골탈태換骨奪胎시켰다. 고향 전북 진안에서의 어린 시절은 농촌생활에 대한 그리움을 낳게 했으며 서울에서의 생활은 도시인의 욕구를 발견하게 한 것인데, 황토 펜션은 고 사장에게 있어 지난날의 인생 경험이 종합된 새로운 발견인 셈이다. 공과 정성을 들인 건강한 집 고정은 사장이 강화도를 찾은 것은 그림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스케치를 하러 이곳저곳을 방문했지만 강화도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서울과 가깝고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펜션을 하겠다고 맘먹은 것은 남편과 사별 후 노후를 준비하는 방편으로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온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화도 장화리에 바다를 내려다보는 전망 좋은 땅 290평을 먼저 사들였다. 그리고 나중에 주차장 부지를 더 사들여서 모두 340평의 땅에 지금의 펜션을 건축했다. 2002년 겨울에 먼저 토목공사를 했다. 이미 마음 속에 설계가 마무리돼 있었다. 고향의 황토집을 재현하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하늘이 도와 주지 않았다면 건축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한다. 참으로 우연한 일이지만 펜션 바로 앞에다 때마침 황토집을 짓는 세종대의 김모 교수라는 분을 만나서, 이 분을 통해 황토집 건축의 기초를 알게 되었고 황토벽돌을 이용해 집을 든든하게 짓는 방법도 알게 됐다. 집은 착공한 지 3개월 만에 완성됐다. 살림집 72.6㎡(22평), 펜션동 66㎡(20평)과 132㎡(40평) 등 모두 270.6㎡(80 평)의 황토집을 지었다. 이 집에는 몇 가지 특별함이 있다. 먼저 게르마늄과 송진이 어우러진 특수한 자연산 황토벽돌을 사용했다. 대개 화학 성분을 사용한 건축자재가 많이 쓰이는 현실에서 벗어나 멀리 단양에서 만든 이 벽돌을 찾고자 무진 애를 썼다고 한다. 그리고 향기채의 경우 방을 둥글게 만들었다. 모나지 않게 한 것은 최대한 자연스런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지붕을 얹고자 기둥을 사용하지 않는 무심 무주 공법을 활용했다고 한다. 또한 바닥 처리에 공을 들여 수맥을 차단하도록 동판을 깔고 소금과 쑥으로 건강하게 마감했다. 정말 건강한 황토집을 만들기 위해 나름의 공과 정성을 다 기울인 셈이다. 그러나 한 가지 실수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것은 경험 부족에서 온 것인데, 공사 기간을 넉넉하게 잡지 못한 점이다. 황토 마감이 완전하게 마르려면 보통 6개월의 자연 건조 기간이 필요한데, 강제 건조로 3개월 만에 마쳤기에 황토가 갈라져 있다는 점이다. 이 갈라진 모양은 화학풀과 같은 유해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명예로운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웃는다. 세계 5대 갯벌이 눈앞에 펼쳐져 갯노을황토 펜션에는 황토 분위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앤틱 소품들이 적절히 배치돼 있어 고객에게 의외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황토와 조화를 이루는 자연 친화의 소재로 탈바꿈한 이 고가구들은 주인의 특별한 시각적 재능이 안겨준 소중한 선물이기도 하다. 건축할 때부터 창문의 크기와 위치, 화장실의 구조, 집 안을 특징지어 주는 다양한 인테리어 요소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릇은 유명 도예가의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꼭지, 찻잔, 수저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불은 값비싼 순면 소재를 사용했고 베갯속까지 고객의 건강을 생각했다. 그런데 고객 가운데는 주인의 이런 배려와 정성을 이해하지 않고 함부로 물건을 취급해서 훼손하거나 파괴하는 경우에는 몹시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쉬고 간 뒷자리가 어지럽혀져 있는 모습은 마치 그 고객의 사람됨을 보는 듯하여 주인 자신이 오히려 부끄럽다고. 이제 펜션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제법 단골 고객이 생겼다고 즐거워한다. 그들 대부분이 황토 애호가들이라고. 이곳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면 온몸이 개운해서 좋다는 찬사가 늘어진다고 한다. 또한 뒷산은 숲이 울창한 문중산인데, 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하이킹 코스가 일품이다. 멀리 바다와 갯벌을 내려다보는 이 코스는 완만하여 누구에게나 건강 코스로 적합하다. 그리고 펜션을 나서면 바로 세계 5대 갯벌로 이름난 장화리갯벌이 펼쳐진다. 갯벌을 바다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안개가 깔린 새벽 풍경과 장엄한 저녁노을 풍경은 이 펜션에서 일박하는 고객에게만 주어지는 특별 선물이다. 자연에서 얻은 풍요로운 삶 장화리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펜션지기 고 사장은 자연과의 깊은 교류를 터득했다고 말한다. 자연이 전해 주는 많은 메시지를 들으며 인생의 풍요를 누린다고. 예전 같으면 그냥 보아 넘겼을 만한 작은 자연의 모습들 속에 나에게 전해 주는 의미와 깨달음은 너무 놀랍다고 말한다. 특히 계절에 따라 변하는 여러 가지 자연 현상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즐거움은 이곳이 아니면 영원히 놓쳤을 것이라고 기뻐한다. 가끔은 맘이 통하는 고객에게 이런 발견을 얘기하면 그 자신이 새로운 것을 발견이나 한 듯 기뻐하는 것을 보며 다시 한 번 기뻐한다고 한다. 나이 쉰이 넘어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한 가지에 올인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고 사장은 황토펜션과 자연이라는 새로운 삶의 테마를 발견한 것이 너무나 즐겁다고 한다. 현재 장화리 일대는 펜션 타운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황토집이 많이 몰려 있다. 그래서 고 사장은 이 일대를 건강 황토 펜션촌으로 강화군에 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황토 펜션은 국민 건강을 위해 더 많이 지어져야 한다는 것이 고 사장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노후사업으로 펜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황토 펜션을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1주일 중에 3일은 쉬고 4일은 일하며 돈도 벌고 노동도 하고 사람도 만날 수 있는 최선의 사업이 펜션인데, 가능하면 경치 좋은 곳에서 황토 펜션을 하라고 권유하고 싶다고. 노후의 건강을 스스로 지키며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업이 되도록 건강 3박자의 펜션을 계획하라는 것이다. 적어도 욕심을 줄이고 절제할 수 있다면, 펜션은 정말 좋은 사업이라고 고 사장은 다시 강조한다.田 강화 갯노을황토 펜션 032-937-6419 www.gatnoul.co.kr 글 김창범·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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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건강 3박자로 황토 애호가들을 부르는 강화도 갯노을 황토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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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고객 심리에 집중한 '공주公主 전략' 대성공, 가평 르 수브니 펜션
- 겉으로는 평범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특별한 펜션이 있다. 룸마다 마음으로 기대해 온 꿈이 가득하고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세심하게 준비했으며 고객에게 도전적이기까지 하다. 하룻밤의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철저한 고객 중심 마인드로 고객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해 고객이라면 누구에게나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다. 이름도 불어로 추억을 뜻하는 ‘르 수브니(Le Souvenir)’다. 고객의 마음에 쏙 드는 서비스로 비수기는 물론 불황기에도 성공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트렌드의 펜션이다. 르 수브니 홈페이지에는 평일인데도 500회 이상 접속해 방문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면 르 수브니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까? 르수브니의 펜션지기는 50대 후반의 안경고·김복자 부부다. 2002년 말까지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 앞에서 ‘열린사회 레스토랑’을 10년간 운영했다. 평생 사업으로 여기고 건축업에 종사하던 안 씨는 I.M.F.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양식洋食 레스토랑 경영으로 업종을 바꾼 후 어느 정도 안정과 성공을 찾았다. 그러나 전통 양식 사업도 퓨전 요리 시대를 맞으면서 내리막길임을 알고는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했다. 이 무렵 가평군 연인산 아래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펜션 얘기를 듣고 노후 준비 사업으로 펜션에 매력을 느꼈다. 친구네 펜션을 방문하여 가평 일대를 둘러보고 새로운 사업으로 펜션을 결정한 것이다. 잣나무 숲이던 현재의 땅 1060평을 매입한 것은 축령산에서 발원한 경반계곡이 명경지수明鏡止水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평 지역이야말로 펜션의 최적지라고 생각했다. 남이섬과 북한강이 가깝고, 연인산과 축령산 등 계곡과 숲이 조화를 이룬 자연경관은 그 어디서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군청의 허가를 받아 잣나무 일부를 벌목하고 230평 대지에 117평의 건물을 짓기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펜션을 준공하고 2003년 6월 첫 손님을 받았다. 민박에서 펜션으로 옷을 갈아입어 당시 펜션지기 안경고 사장은 펜션보다는 민박 개념에 충실했다. 주 고객은 단합대회를 온 대학생 동아리와 세미나를 온 회사원이었다. 그래서 방 넓이도 20평 혹은 30평에 달했다. 그 무렵 부인 김복자 씨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주말에는 방마다 사람들로 넘쳤고 밤새도록 음주와 고성방가가 그치지 않았다. 그들의 온갖 요구를 웃음으로 들어줘야 했고 놀고 간 자리의 뒤처리까지 감당해야 했다. 또한 주말에 조용히 쉬러 온 커플들은 그들 대로 불만이 컸으므로 달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이래저래 고생은 했지만 그런 대로 수입이 괜찮았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계속할 수 없는 일. 부부의 마음은 편안치 않았다. 2년간 펜션이 아닌 민박으로 운영해 온 끝에 안 사장은 중대한 결론을 내렸다. 단체 중심의 민박집을 고급 펜션으로 변화시키기로 한 것이다. 이 일은 세 딸 중 둘째인 안계영(28세) 씨가 맡기로 했다. 그녀는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작은 호텔에서 객실 서비스를 한 경험이 있다. 그녀가 문제 해결을 자임하고 나선 까닭은 엄마 아빠의 고생을 그대로 볼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안계영 씨는 처음 20평형 ‘골든크리스탈’ 룸을 시험삼아 개조하자고 제안했다. 시설 개조에 드는 비용이 500만 원에 달했지만, 딸의 간절한 요구를 마다할 수 없었다. 벽지를 바꾸고 고풍스러운 가구와 침대를 들이고 조명을 달리했다. 세 딸들이 머리를 맞대고 짜낸 아이디어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어머니 김복자 씨는 딸의 요구대로 바느질 솜씨를 발휘해 침대보며 커튼을 손수 만들었다. 온 가족이 참여한 룸 개조는 성공적이어서 고객은 평일에도 그 방만 찾았다. 노동이 줄고 수입은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안 사장은 2005년 6월 나머지 룸 6개도 혁신적인 인테리어로 개조했다. 르 수브니는 그렇게 하여 새로운 추억의 펜션으로 거듭났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추억 만들기 여기서 우리는 이 딸들의 연령대가 바로 펜션의 주 고객층과 같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이 무게를 둔 인테리어 개념의 중심을 주 고객인 20대 여성의 심리에 맞추었다. 즉, ‘공주 심리’였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주풍’을 현실화할 수 있을까 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 7개의 룸은 그러한 고객 중심의 심리적 대리만족에서 시작한 마케팅 전략의 결과이며 철저하게 계획한 전략적 인테리어라고 말할 수 있다. 딸들은 지금도 TV 드라마에 나오는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곧바로 룸에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룸을 언제나 새롭게 유지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인테리어에 돈을 많이 들이지 않는다. 가능하면 발품을 팔아 시장을 뒤져서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혹은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그래서 기둥을 세우거나 벽난로를 만드는 일은 아버지의 몫이다. 현재 펜션지기로 관리를 맡은 안계영 씨는 인테리어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에도 공주 심리를 철저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르 수브니 펜션만의 매력이 만들어져 간다고 한다. 홈페이지에 소개한 9가지 특별 이벤트가 그것이다. 추억의 쿠키 만들기, 침대 가득 예쁜 풍선 장식하기, 침대에서 받는 모닝 티 서비스, 상대의 발을 씻어 주는 로맨스 클린풋 서비스 등 갖가지 이벤트와 추억 만들기 메뉴를 잔뜩 준비해 놓았다. 르 수브니는 청춘남녀를 위해 추억을 만들어 주는 공간인 셈이다. 그렇다고 20대만을 위한 펜션은 아니다.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나 부부의 특별한 날, 태교 여행 등 가족이 즐겨 찾는 패밀리 펜션의 특징도 갖추고 있다. 펜션지기 안계영 씨는 무엇보다 고객의 펜션에 대한 첫인상에 신경을 쓴다. 첫 이미지에 호감을 만들지 않으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고객에게 쾌활한 웃음을 전하려고 한다. 또 철저하게 준비된 깨끗한 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2가지가 펜션 서비스의 생명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청소, 세탁, 방 정돈에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매일 반복하는 일이기에 가족이 분업으로 담당한다. 아빠는 청소기, 엄마는 화장실, 딸은 이불 갈기 등을 맡아서 한다. 그러므로 르 수브니는 패밀리비즈니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객 서비스에는 그만한 스트레스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저녁 한가한 시간에는 반드시 온 가족이 모여 가벼운 맥주 파티를 즐긴다.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경험한 재미난 이야기로 하루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펜션 경영, 환상이 아닌 현실이다 이제 르 수브니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고객이 좀 더 편안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말 그대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로 거듭나게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더 넓은 정원을 준비하려고 한다. 현재의 주차장을 지하로 넣고 지상에 갖가지 화초가 자라는 추억의 정원으로 꾸밀 예정이다. 또한 잣나무 숲이 우거진 나머지 땅에 산책로를 만들어 자연 친화의 기회를 넓혀갈 계획이며 욕실을 월풀 시스템으로 고급화할 계획이다. 경반계곡 위에 새로운 휴양림이 개발되고 있으며 3만 평 규모의 영화촬영장도 들어설 계획이라고 한다. 따라서 도로도 넓혀지고 방문객 수도 몇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르 수브니의 미래가 더 탄탄해질 여건이 조성되는 셈이다. 펜션 성공의 노하우를 찾아 르 수브니를 방문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이젠 펜션 전문가로 컨설팅도 맡고 있는 안계영 씨는 그들에게 늘 부탁하는 몇 가지 당부가 있다고 한다. 아래 당부는 펜션을 계획하는 독자에게도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첫째는 펜션만의 매력을 만들어야만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른바 펜션 테마다. 무엇이 고객에게 어필하는 콘셉트인가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둘째, 펜션을 시작할 때 막연한 환상을 깨고 철저히 현실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부딪치며 해결하고 땀 흘려 노동하는 사업장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셋째, 펜션을 사랑해야 한다. 펜션이 갖는 장점은 물론 약점까지도 사랑하고 특히 고객을 사랑해야만 한다. 이러한 애정은 곧 자기 인생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갖게 하고 성공하는 펜션을 만들어 가는 자산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田 르수브니 펜션 031-582-7352 www.rpension.net 글 김창범·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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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고객 심리에 집중한 '공주公主 전략' 대성공, 가평 르 수브니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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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부부의 지혜, 가평 옐로우-스톤Yellow-stone
- 수도권에서 펜션이 가장 밀집한 지역으로 양평을 꼽지만 북한강을 바라보며 산세가 깊고 계곡이 많은 가평도 빼놓을 수 없다. 그 가운데도 남이섬과 청평유원지에서 가깝고 축령산(해발 879m)을 마주보는 가평군 상면 일대에는 이름난 펜션들이 모여 있다. 이 지역의 중심인 축령산은 광주산맥이 가평군에 이르러 명지산과 운악산을 솟구치며 내려오다가 북한강을 눈앞에 두고 솟아난 바위산으로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아름답다. 축령산을 마주보는 행현2리에는 ‘취옹예술관’이 자리잡고 있으며 고개 하나를 넘으면 ‘아침고요수목원’이 집 앞 정원처럼 펼쳐진다. 옐로우 스톤 펜션은 그 중간쯤에서 계곡을 내려다보며 호젓이 자리하고 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행현리 ·건축형태 : 각형 통나무 주택(92㎜) ·지역지구 : 관리지역 ·연 면 적 : 59.62평(197.11㎡) ·건축면적 : 39.27평(129.85㎡) 1층 : 39.27평(129.85㎡), 2층 : 20.34평(67.26㎡) ·외벽마감 : 통나무 위 오일스테인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루바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시 공 비 : 평당 380만 원 ·설계 및 시공 : 정일품송 043-647-1161 WWW.KBShome.com 펜션지기 이선녀(48세) 씨는 평일 아침인데도 고객을 맞느라 몹시 바빠 보인다. 한쪽에서는 새로운 펜션동 건축을 마무리하느라 일꾼들의 일손이 분주하고 정원에는 붉은 철쭉이 5월 아침을 알리려는 듯 요란하다. 2층 통나무로 지은 펜션의 위용이 햇볕을 받아 더욱 눈부시다. 축령산을 마주보는 야산 언덕바지에 이런 아름다운 펜션이 들어설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지만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불가능이란 없다. 이 씨도 그러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선녀 씨는 20년 넘게 냉동 설비 기술자로 일한 남편 정덕배(52세) 씨를 도우며 서울 구로동에서 가게를 지켜온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3년 전, 남편이 오랜 노동으로 통풍痛風이 심해 일을 그만두면서 인생에 변화를 맞았다. 의사는 전원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요양하면 차도가 있을 것이라고 권유했다. 그때부터 마음에 그리던 전원생활을 결심했고 남편과 함께 양평과 홍천 일대를 다니며 펜션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때마침 아들이 군軍 복무를 ‘아침고요수목원’ 인근 부대에서 했기에 가끔 면회를 오면서 아들에게서 이 지역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아들의 말을 듣고 보니 축령산 일대가 새롭게 보였고 마음에 딱 들었다고. 그래서 사람을 내세워 어렵지 않게 현재의 부지 1,500평을 매입했다. 시공사와 건축주가 함께 지은 펜션 땅을 구입한 2004년도만 해도 이 지역에는 펜션이 드물었다. 당시 동네 사람의 소개로 인근 ‘수화가펜션’을 방문해서 펜션지기 권경세 씨를 만나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통나무건축가로 활동하는 권 씨에게서 펜션의 기초를 배우고 펜션 건축을 맡아 줄 정일품송의 강석찬 사장을 소개 받아 본격적인 토목공사와 건축에 착수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늘이 도왔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한다고. 건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은데 자신은 이들 덕분에 순조롭게 펜션을 지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목공사부터 만만치 않았다.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일도 상당한 노동과 돈이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조금씩 배웠다. 남편 정덕배 씨는 냉동 설비 공사 때의 경험을 살려 현장 감독 역할을 담당했다. 6개월에 걸쳐 부지를 고르고 길을 내고 정원을 만들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이것이 내 일이라는 애착이 생겼고 그만큼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그래서 건축을 시작하면서 아예 현장에 컨테이너를 세우고 그곳에서 남편과 숙식을 함께 했다. 정일품송의 강 사장이 설계한 대로 날마다 조금씩 올라가는 집을 보고 마음에 새로운 희망과 기쁨이 솟았다. 계획을 꼼꼼하게 세웠기에 건축은 불과 3개월 만에 마쳤다. 그만큼 시간도 돈도 절약할 수 있었다. 자연이 전하는 즐거운 메시지 옐로우-스톤 본채에는 주인이 사는 관리실을 중심으로 햇님, 달님, 별님, 우정이라는 10평 안팎의 커플룸이 좌우 2개씩 모두 4개가 있다. 별채에는 가족실로 사용하는 2개의 넓은 룸이 따로 준비돼 있다. 현재 모두 6개의 룸을 운영하는 펜션지기 이선녀 씨의 하루는 몹시 분주하다. 요즘 아침고요수목원의 5월 축제로 평일에도 고객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즐거운 비명이 아닐 수 없다. 늘 하는 일이지만 고객을 위해 이런저런 서비스를 하는 일이 싫지만은 않다고. 오히려 고객에게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난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 몇 달간은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서울 생활에 익숙해진 탓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헬스장에서 운동하거나 사우나에서 몸을 푸는 일에 길들여진 습관을 갑자기 중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말할 상대도 이웃도 없으니 답답하여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젠 모든 것을 접었다며 웃는다.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계절이 달라지는 모습을 숲과 정원에서 발견하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름 모를 작은 들꽃에서도, 멀리 축령산 분위기에서도 하루가 다르고 아침저녁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자연의 변화에 눈을 뜨고, 그 자연이 전하는 메시지를 알아듣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행복하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것들을 보며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간다고. 그리고 고객에게 그 메시지를 전해 주면 그들도 신선한 말로 듣는다고 한다. “요즘엔 제비꽃이 지천으로 피지요. 계곡을 따라 가보세요.” “아침에 해 뜨는 것을 꼭 보세요. 축령산 전체가 춤추는 것 같아요.” 자연은 내 가장 친한 이웃 아직 서투르지만 농사일에도 열심이다. 여러 가지 채소를 심어 고객에게 건네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농약을 치지 않은 무공해 채소들이다. 틈틈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면서 펜션 경영의 이치도 배운다. 펜션은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하면 반드시 망하지만, 모든 욕심을 버리고 채소 농사를 짓듯이 소박하게 시작하면 비로소 운영되는 사업이다. 전원에서 별로 소비할 일도 없이 욕심을 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사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골 생활에 적응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싫증이 나거나 외롭다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면 경고음으로 생각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울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열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 펜션지기 이선녀 씨는 자기 예방책으로 남편과 함께 5일장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주로 춘천장과 포천장을 찾는다. 그리고 동네 노인들을 자주 모시고 점심을 하곤 한다. 그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속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놓곤 한다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를 깨달으며 자기의 내면을 다스리며 옐로우-스톤 펜션을 경영하는 펜션지기의 지혜로움이 엿보인다. 만약 자연을 가장 친한 내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로 새로운 인생을 경영하는 부부의 아름다운 동행을 만나기 원한다면, 옐로우-스톤을 방문해 보기 바란다. 옐로우-스톤에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田 가평 옐로우 - 스톤 펜션 031-584-2279 www.yellow-stone.co.kr 글 김창범·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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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부부의 지혜, 가평 옐로우-스톤Yellow-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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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기도와 휴식이 있는 크리스천 펜션 로하스 LOHAS-PENSION
- 펜션의 ‘테마’와 펜션지기가 터득한 ‘인생 철학’은 펜션의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어느 펜션이나전원 속에서 자리한 숙박자라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실제로 펜션의 기능이나 품격 그리고 이미지는 천차만별이다. 테마가 다르고 철학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기위축 속에서도 펜션 시장이 여전히 확대되는 양상은 이 같은 다양한 가능성에 근거한다. 펜션에 있어 테마는 이용 고객의 기대 조건을 충족시켜 주는 중요한 모티브다. 그런데 종종 특별한 테마로 우리의 관삼을 끄는 경우도 있다. 포천 명덕온천 입구에 자리한 ‘로하스’ 펜션이 그 가운데 하나다. 이 펜션은 크리스천을 위한 펜션임을 표방하고 있다. 한국인의 30% 가까운 인구가 크리스천이라는 통계 수치를 생각할 때, 크리스천을 위한 특별한 펜션 운영도 생각해 볼 만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크리스천 펜션’이란 과연 무엇일까?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명덕 3리 ·지역/지구 : 관리지역 ·대지면적 : 452평(1495㎡) ·건축면적 : 85.5평(282.80㎡) ·연면적 : 95.5평(315.85㎡) ·건축형태 : 복층 철근콘크리트 주택 ·외벽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 아연도골강판 + 압출성형시멘트판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장재 : 실크벽지 ·지붕재 : 무근콘크리트, 우레탄 방수 ·바닥재 : 우드 타일 ·창호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 150미터 암반수 ·시공기간 : 2004년 4월~11월 ·설계시공 : 건축사사무소 토반 02-794-2446 ·시공 : 삼우토건(주) 032-326-8258 판교 구리 간 고속도로 남양주 끝머리에서 포천 산정호수 방향으로 이어지는 47번 국도를 달리면 ‘로하스’는 너무나 가깝게 느껴진다. 포천 베어스타운을 지나 현리로 갈라지는 서파사거리에서 포천시청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명덕온천으로 진입하는 작은 계곡 위에 세워진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 눈에 띈다. 노출 철근콘크리트와 드라이비트, 아연 도금 강판, 유리가 어우러진 모던한 자태의 로하스, 건축가 김정희씨가 철근콘크리트 기둥으로 펜션룸을 떠받치는 행복 공간으로 연출한 곳이다. 멀리 운악산을 바라보는 452평 부지 위에 주거동와 펜션동이 정답게 자리한다. 펜션 주인인 유민곤(57세)씨가 붙인 ‘로하스’라는 명칭은 친환경운동가들의 이념인 ‘Life Style of Health & Sustainability'의 이니셜에서 비롯한다. 2005년 펜션 오픈 당시 이곳을 이용한 한 스포츠신문 편집국장이 남긴 글귀에서 로하스의 의미는 한층 더 풍부하게 다가온다. 그는 로하스를 Land of Happiness and Satisfaction, 즉 ’행복과 만족이 있는 곳‘이라고 해석했다. 이곳 이용객 모두 행복과 만족을 누린다면 ’로하스‘펜션이야말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최고의 펜션이 아니겠는가? 온갖 시련을 딛고 빛을 보다 펜션을 3년째 운영하는 주부인 펜션지기 정유진(51세)씨. 남들은 어렵다고 하는 펜션 운영이 자신에게는 너무나 즐겁고 신나는 일이라면서 진솔한 표정으로 밝게 웃는다. 하지만 밝은 표정 뒤에 가려진 어두운 과거와 고통스럽던 세원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 웃음은 의미가 없다. 미처 준비할 여유도 없이 닥쳐 온 은퇴 압박은 이들 가족을 삶의 황야로 내몰았다. 남편이 건설회사 부장이 되기까지 별 탈 없이 살아왔지만 저축할 여윳돈은 없었다. 자녀 교육도 힘들었지만, 남모르는 오랜 지병으로 고통을 받는 남편 뒷바라지에 월급은 남아날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 쉰이 넘어 임원 승진에서 탈락하자 노후에 가족 생계를 걱정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달랑 아파트 한 채로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펜션지기 정유진 씨에게 유일한 위로와 의지처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밖에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적어도 3년의 여유는 주세요. 노후를 준비할 시간을 주세요.” 기도의 확신 속에서 시골에서 살 계획을 세우고 여러 땅을 찾아다닌 끝에 현재의 땅을 구입했다. 오래 전 남양주 오남리에서 생활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늘 등산과 온천 코스를 즐겼던 포천 운악산 자락에 대한 친근감 때문에 선택했다. 더욱 감사한 것은 그해 4월 남편이 일약 상무이사로 승짆는 기쁨을 누렸다. 또한 여노한 시아버지께서 시골에서 함께 살기로 마음을 정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시련의 시간이 남아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정유진 씨는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집을 짓고 펜션을 운영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으신 듯했다고. 이 땅을 매입하고 나서 겪은 고통은 예사롭지 않은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마을의 어른이자 땅주인에게 여러모로 연단鍊鍛을 받아야 했다. 그가 정유진 씨를 공박한 까닭을 땅을 너무 싸게 팔았다는 것. 그래서 온갖 무고와 곤욕 심지어 경찰에 고발을 당해 며칠씩 구류를 살기까지 했다. 정 씨로서는 한마디로 억울했지만 그를 고발할 생각은 없었다.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었다. 악을 선으로 갚으라는 성경 말씀에 의지해 땅 주인을 용서하고 또 용서하는 기도를 드렸다. 이렇게 무려 2년 가까운 연단을 통해 정유진 씨는 ‘로하스’를 기도하는 집으로 만들어갔다. 두 딸과 아들을 비롯해 남편까지 하나님을 의지하는 기도의 가족이 됐다. 비록 억울하지만, 그를 여전히 마을 어른으로 공경한다고. 이 과정은 로하스를 크리스천 펜션으로 만들어 가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의 과정이었다고 고백한다. 평안과 휴식이 깃든 곳 펜션의 설계와 시공 그리고 운영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준비는 빈틈이 없었다며 정유진 씨는 감사해 한다. 과정마다 은혜로운 간섭을 생생하게 체험했다는 것이다. 아파트를 팔아 땅을 구입했지만 시부모님을 잠시 따로 모셔야 했고 가족은 남양주 쪽에 월세로 떨어져 생활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건축비가 턱없이 부족하여 앞날이 깜깜했다. 이런 상황에 건축가 김정희 씨는 건축비만 6억이 넘는 완전한 설계도를 내놓았다. 참으로 기막힌 일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김정희 씨를 통하여 3억 이하에 건축해 주겠다는 삼우토건(주)를 만났고 모자라는 돈은 은행 대출로 겨우 해결할 수 있었다. ‘로하스’는 2004년 4월에 공사를 시작하여 11월 말에 준공을 보았다. 본격적인 펜션 운영은 준공 후 7개월이 지나서야 가능했다. 그동안 정유진씨는 펜션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친구와 친척을 초청하여 그들의 감상과 의견을 듣고 낯선 손님을 받아서 서비스 요령을 연습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적인 이유는 인테리어를 준비할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무렵 방마다 이름을 붙였고 거기에 걸맞은 인테리어를 준비했다. 한실 룸 ‘달맞이’, 공주방 ‘꽃다지’, 신혼부부를 위한 ‘꽃마리’, 중국풍의 ‘자운영’이 태어났다. 국제적인 펜션으로 거듭나 홈페이지가 개설된 날부터 한 달간 펜션 이용률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여름 휴가철이기도 했지만 정유진 씨로서는 난생 처음 사업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 달간 수입이 반 년치 월급에 달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그리스천 펜션’이라는 개념을내세우지 않았음에도 그동안 이곳을 이용한 대부분의 고객은 크리스천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크리스천 펜션’이라는 브랜드를 공개적으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처음에 펜션을 계획할 때만 해도 친구도 가족도 남편의 직장 동료도 펜션 투자를 반대했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한다. 심지어 면사무소 직원까지 일부러 건축 현장에 찾아와 걱정해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성공한 펜션이 되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다. 그래서 펜션지기 정유진 씨는 기도로 준비하는 펜션이라면 누구에게라도 펜션사업을 기쁘게 권유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특히 아이디어가 많은 젊은 펜션지기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田 글 김창범(본지 편집위원)·사진 윤홍로 기자 로하스 펜션 031-534-1102 www.lohas-pens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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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기도와 휴식이 있는 크리스천 펜션 로하스 LOHAS-PEN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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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지역특색 살려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서산 백제의 미소
- 서산에 특이한 펜션이 있다는 얘기를 본지本誌 독자들로부터 들었다. 펜션 ‘백제의 미소’는 그 이름 탓에 신비한 기대감을 던져주었다. ‘백제의 미소’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서산마애삼존불상(국보 64호)이 던지는 미소만큼이나 은밀하다고 할까.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지나 서산 나들목까지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나지막한 산과 들을 바라보며 32번 국도를 타고 덕산 방면으로 5분 정도 달리면 해발 670여 미터의 가야봉을 중심으로 원효봉과 일락봉을 거느리고 개심사와 수덕사 등 천 년 고찰과 유적들을 품은 서산 가야산 줄기가 펼쳐진다. ‘백제의 미소’는 그 산자락 아래 고풍저수지 곁에서 고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순전히 서산 황토를 이겨서 지은, 벽 두께가 무려 30∼40센티미터나 되는 초가집과 기와집이 즐비하게 자리한 ‘백제의 미소’에 이르면 마치 천 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80년은 족히 된 안면도 해송들을 들여와 다듬어 지은 11동의 건물이 나지막하게 머리를 맞대고 있는 ‘백제의 미소’는 딱히 어떤 전통 건물 양식이라고 논하기에 앞서 순수 토종 건축물로 백제시대 사람이라면 이렇게 짓고 살았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게 한다. 백제 고을을 재현한 문화 체험의 장 펜션지기 서명석(50세) 씨는 20여 년을 도금 분야 제조업 공장을 경영했다. 펜션과는 아무런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인생을 살았지만, 그의 마음 가운데서는 오래 전부터 시골생활에 대한 꿈이 싹텄다. 서산이 고향으로 이미 8년 전 가야산 아래 2만 평의 부지를 구입하고 그 꿈이 구체화될 귀향의 시간을 기다려온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은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현실화됐다. 이 사고로 중상을 입어 1년을 입원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한 끝에 인생의 방향을 새롭게 정하고 가야산 밑에 펜션을 짓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어떤 펜션을 지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만 했다. 서명석 씨는 이미 구입한 펜션 부지의 조건과 주변 펜션들의 상황을 따져보았다. 서산에서 가까운 태안해상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안면도 지역에는 이름난 펜션들이 즐비하다. 가야산 일대의 관광지에도 펜션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고풍리 일대는 바다가 가까운 것도 아니고 관광지가 인접한 곳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산골에 불과하다. 그런 이유로 무엇인가 특별하지 않으면 차별화할 수 없고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그러나 그 특별함은 이미 마음 가운데 자리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면서 느낀 옛 정취를 그대로 재현하고 싶은 욕구였다. 고향을 다시 짓는 즐거움을 통해 펜션사업을 하자는 것이었다. 서명석 씨는 생각을 곧바로 실행에 옮겨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생각과 계획은 ‘백제의 미소’라는 펜션 이름 속에 모두 들어 있다. 백제 문화 유적이 많은 이 지역의 특색을 살려서 옛 전통 마을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무엇을 어디에 지을 것인가를 꼼꼼히 설계해 놓고 먼저 토목공사에 들어갔다. 산의 절반을 절토해 대지를 만들고 마당을 준비하고 오솔길과 정원을 준비했다. 또한 많은 돌을 쌓아 담과 층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소나무를 심어 마을 모양을 갖추어 갔다. 이러한 작업에만 2년 가까운 시간과 20억이라는 비용이 들었다고. 그러고 나서 비로소 11동의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이 집들은 황토와 나무와 돌이라는 세 가지 재료로만 지어졌다. 벽은 순전히 흙만을 이겨 쌓아서 벽 두께가 무려 70센티미터나 되는 곳도 있다. 바닥은 구들장을 놓아 만든 전통 온돌바닥이다. 그래서 이용객들은 스스로 장작을 가져다가 아궁이 불을 지피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렇게 직접 불을 때는 방은 한 마디로 절절 끓는다. 그래서 황토 바닥에 등을 지지고 나면 개운한 찜질 효과를 보게 된다. 천장은 서까래 위에 대나무를 얽어 망을 만들고, 그 위에 황토 흙을 두껍게 발랐다. 여기에 기와나 볏짚을 얹어 집을 완성했다. 그는 이제 흙집 짓기에는 전문가가 다 됐다고 한다. 집 짓기는 인허가가 어렵지 흙을 이기고 만지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한다. 서산 명소로 꼽히는 ‘민속촌’으로 확장할 터 ‘백제의 미소’가 고객들에게 미소를 던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이제 6개월 남짓 영업한 결과 펜션지기로서는 대만족이라고 한다. 전통 흙집을 테마로 세운 것이 적중해 이용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그래서 주말이면 ‘백제의 미소’에는 미소 정도가 아니라 온통 웃음이 터진다고.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에서 온 고객 30여 명이 어울리는 잔칫날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온 동네가 한바탕 떠들썩해 사람 사는 맛이 난다는 것이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온 고객들은 삼삼오오 마당에 나와 서로 통성명을 하고 세상사는 얘기도 나누며 저마다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이 펜션 주변에는 백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적지들이 30분 거리에 둘려 있다. 수덕사, 한국고건축박물관, 충의사, 해미읍성, 삼존마애불상, 보원사, 개심사 그리고 용현자연휴양림 등이 그것이다. 지금 한창 공사 중인 가야산 순환 관광도로가 개통되면, 이 지역을 찾는 관광 인구가 증가하고 펜션을 찾는 고객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펜션지기 서명석 씨의 꿈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제 전원카페, 주막집 같은 먹거리 장터, 우물터, 물레방앗간 그리고 수영장, 민속박물관과 전시장 등을 준비 중이라고. 그야말로 서산을 대표하는 작은 민속촌이 세워질 모양이다. 이미 7채의 초가집과 4채의 기와집만으로도 큰 마을을 이루고 있는 ‘백제의 미소’는 펜션의 규모를 넘어서 기업형 콘도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셈이다. 50억의 개발비가 들어갔지만 아직도 몇 십 억의 투자를 더 감안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백제의 미소’가 백제 문화를 체험하는 현장이 되려면 은근한 미소의 서비스가 보장되는 조용하고도 은밀한 휴식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본다. 대부분 인근 도시에서 방문하는 가족 단위 이용객들을 위해 펜션의 본질적 서비스가 잘 구현되는 운영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당초의 펜션 테마를 지켜 가는 방법이다. 펜션지기는 이제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 고향의 맛과 멋을 그리워하는 도시 고객들에게 고향의 모든 혜택을 누릴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은근한 백제의 ‘미소’를 오랜 추억으로 간직하도록 인정과 사랑이 소박하게 묻어나는 펜션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강조한다.田 글 김창범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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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지역특색 살려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서산 백제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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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실속을 추구하는 횡성 '꿈나무 펜션'
- 강원도 평창 일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펜션 밀집지역이다. 특히 흥정계곡에는 ‘허브나라’를 중심으로 펜션들이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다. 지금 이 펜션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계곡 방문객들의 숫자는 여전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들어선 펜션으로 인해 쟁탈전이 심해진 탓이다. 그러한 가운데 의외의 소식이 있다. 평창으로 가기 전, 둔내나들목으로 들어가면 곧 현대성우리조트 지역이 펼쳐진다. 강원도 횡성군에 속한 이곳은 솔이봉을 중심으로 140만 평의 스키 리조트가 개발돼 많은 이용객이 찾아온다. 스키장 입구에서 왼편으로 꺾어 들자 펼쳐지는 둔내 두원리 펜션단지를 방문한 순간 평창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연중 가동률 50퍼센트를 상회하는 소위 ‘잘 나가는’ 펜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두원리 ·부지면적 : 1400평 ·대지면적 : 1000평 ·연 면 적 : 126평(Rc조 2동 - 73평, 목구조 - 53평) ·건축형태 : RC조, 경량 목구조(2″×6″) ·외벽마감 : RC조-페인트, 목구조-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 : RC조-페인트, 목구조-실크벽지 ·단 열 재 : 목구조-인슐레이션 ·천 장 재 : RC조-페인트, 목구조-실크벽지 ·지 붕 재 : RC조-오지기와, 목구조-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RC조-목창, 목구조-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주)이룸 (033)731-2996, 011-9742-2996 취재진은 두원리 펜션단지 끝자락에 위치한 ‘꿈나무 펜션’을 찾았다. 단지 입구에 게시된 펜션 간판만 열일곱 곳. 모두 스무 곳이 넘는 펜션들이 이 골짜기를 채우고 있어 ‘꿈나무 펜션’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꿈나무 펜션’은 스페니시풍의 철근콘크리트 건물과 유럽풍의 목구조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목구조 건물의 경우 경사가 급한 땅에 지어져 가파른 층계를 오르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짐을 풀고 덱(Deck)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멀리 솔이봉 스키 슬로프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찬찬히 속을 들여다보면 분주한 펜션지기의 얼굴이 왜 그렇게 즐거운가를 짐작할 수 있다. 겉치레보다는 실속 있는 펜션을 찾는다면 ‘꿈나무 펜션’을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쉴 만한 펜션을 찾는 이용객은 물론, 펜션 경영의 모델을 찾는 창업자 모두에게 ‘꿈나무 펜션’은 진정한 펜션의 실재實在를 경험하게 해 준다. 펜션, 노후 보장의 적격지를 찾아 펜션지기 최기복(60세)·채병숙(53세) 부부는 2005년 가을 둔내를 찾았다. 30년 넘게 살아온 안산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지만, 천직으로만 여겼던 의류점을 처분하고 채병숙 씨의 고향인 둔내로 내려온 것이다. 대개 이삼십 대의 젊은 고객을 상대하는 의류 판매업을 나이 육십에 계속 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이삼 년의 준비 기간을 가졌다. 우선 무엇을 할지를 고민했다고.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일은 전원에서 쉬는 일이 아니겠는가? 최기복 씨는 그토록 좋아하는 등산이나 즐기며 여생을 보내고 싶었다. 실제, 그는 안산지역의 대표적 산악회를 두 개나 운영하는 등산 전문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와 대학에 다니는 두 딸을 교육시키고 뒷받침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즉,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는 노후의 일을 찾아야 했다. 마침내 그가 내린 결론은 펜션사업이었다. 펜션지기 부부는 펜션사업에 적합한 곳을 찾는 데 5개월을 투자했다. 안산을 중심으로 제부도, 대부도, 화성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고. 그러나 마땅치 않았다.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무렵 친척 동생이 운영하는 둔내 두원리의 ‘초록별 펜션’을 방문하면서 펜션사업지로 결정했다고. 바로 높은 연중 예약률 때문이다. 다른 지역은 대개 여름 성수기에 반짝 영업만 될 뿐, 다른 계절은 거의 문을 닫다시피 하는데 이 지역은 그렇지 않았다. 겨울 스키철 내내 성수기를 이루고 비수기에도 이용객이 끊이지 않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자신이 30년 가까이 판매업을 해 왔기에, 이 결정에도 특유의 영업적 감각을 발휘한 셈이다. 그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은, 지난 6개월간 펜션을 운영하면서 확인했다고. 당초 ‘꿈나무 펜션’은 건너편 ‘그린존 펜션’과 함께 개발된 열두 동의 펜션단지에 속했다. 그러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아홉 동의 펜션을 ‘그린존 펜션’에 넘기고 남은 세 동을 최기복 씨가 인수한 것이다. 그때 인수봉을 포함한 가파른 부지 1100평도 함께 매입했다. 사람들은 쓸모 없는 땅을 사들인다고 수군거렸지만, 그는 그 땅이야말로 쓸모 있는 땅이라는 사실을 간파했다. 물론 그만큼 싸게 사들일 수 있었다. 세 동의 펜션을 설계하고 지은 ‘(주)이룸’의 이재노 실장도 그 무렵 만났다. 이 실장은 목조건축에 깊은 관심을 갖고 둔내 일대의 펜션을 짓는 일에 몰두해 있었다. 이미 ‘초록별 펜션’을 건축한 경험도 있어, 마침내 친척 동생의 권유로 최기복 씨는 이 실장과 함께 경사지에 네 개의 펜션 룸을 갖춘 ‘꿈나무 펜션’을 짓게 됐다. 이 펜션은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첫째는 외형적 경사를 대규모 덱과 층계로 무난하게 극복한 것이다. 층계 난간에 만든 조명은 야경夜景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둘째는 내부 인테리어에 깊은 무게를 두었다. 목공예 솜씨를 발휘한 이 실장이 직접 장식 목재를 다듬어 붙인 내부는 고급 호텔을 떠올리게 한다. 특이한 조명을 천장에 둘러친 것도 이용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불러온다. ‘꿈나무 펜션’의 또 다른 강점은 경사면의 덱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에 있다. 먼저 지은 스페니시풍의 붉은 지붕들이 가지런히 내려다보이는 이국적 풍경과 건너편 펜션들이 도란도란 모인 풍경, 저녁의 불 켜진 방과 저녁을 준비하느라 모락모락 연기가 솟아오르는 풍경 그리고 멀리 또 가까이 울멍줄멍한 산들의 풍경… 이 모든 것이 ‘꿈나무 펜션’이 제공하는 고향의 산물이다. 이 풍경들을 더욱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이유는 펜션지기 부인의 발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에 있다. 언제나 웃음을 띤 채 손님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즉각 알아차리는 천성적 영업 감각이 이용객을 편안하게 한다. 저녁시간이면 이용객에게 풋고추와 상추를 따러 가자며 400여 평이나 되는 텃밭으로 안내해 기분 좋게 한다. 이것이 이 펜션의 반복 이용률이 높은 이유다. 1박을 하러 왔다가 4박까지 하는 이용객도 있다고. 펜션 생존의 법칙, 장점을 개발하라 ‘꿈나무 펜션’을 통해서 얻은 펜션 운영의 교훈 한 가지를 전한다. 그것은 펜션이 몰린 곳에서 경쟁을 하며 운영할수록 오히려 펜션이 살아날 수 있다는 역설이다. 둔내는 평창지역과 마찬가지로 강원도 일대의 산과 계곡, 바다 등 어디나 연결 가능하고 다양한 관광과 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관광객이 많기에 펜션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펜션들이 서로의 생존을 위해 다양한 장점을 개발하고, 이것이 이용객들을 더욱 즐겁게 만든다는 주장이다. 결국 전원에서 휴식보다 수익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펜션 밀집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라는 말이다. 여기서 풀리지 않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바로 평창지역에 몰린 펜션들의 어려움이다. 최 사장의 논리를 따른다면, 평창지역의 펜션들도 이제 생존을 위해 저마다의 장점을 찾는 모험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반드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제 ‘꿈나무 펜션’은 일곱 개의 룸에 세 개의 룸을 더 지을 계획으로있다. 인수봉 꼭대기에 팔각정을 짓고 구름다리로 연결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또 계속적인 건축으로 다소 어수선한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더욱 아담하면서 아름다운 펜션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한다. 내년이면 더 좋은 환경과 시설로 이용객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에 가득 찬 펜션지기 부부. 노후를 위해 펜션사업을 잘 시작했다고 거듭 만족을 표시했다. 최 사장은 이런 말을 남겼다. “작은 것, 아주 작은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이용객으로 하여금 그 작은 것에 감동을 느끼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펜션사업은 세밀하고 부지런한 서비스가 생명입니다. 겉치레보다는 속마음이 중요합니다.”田 글 김창범 /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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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실속을 추구하는 횡성 '꿈나무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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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방태산 원시림을 품은 인제 '시애틀 펜션'
- 지난 7월 강원도 인제 지역의 물난리 소식을 접하고 ‘시애틀 펜션’의 취재 약속을 취소했다. 그후 한 달이 지나서 찾아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방동계곡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했다. 방태산 자락을 흘러서 방동계곡과 댓골에서 합류한 물들이 집채같은 바위덩이도 떠내려보낼 만큼 세차게 흘렀다는 계곡은 마중 나온 새색시처럼 천연덕스러웠다. 서울에서 세 시간을 달려 도착한 방태산 일대는 해발 1443미터의 정상을 중심으로 여섯 개의 봉우리에 둘러싸여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화전민들이 주로 살았던 이 지역엔 그들이 붙인 ‘삼둔(3곳의 넓은 둔덕) 사가리(4곳의 밭갈이 지역)’라는 특이한 지명이 남아 아직도 옛 정취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 오지의 깊은 산속에 붉은 지붕과 하얀 벽을 뽐내는 ‘시애틀 펜션’이 있을 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방태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명경明鏡 같은 계곡 물을 건너 우뚝 서 있는 아름다운 목조 펜션, 그곳이 바로 시애틀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부지면적 : 1000평 ·대지면적 : 875평 ·건축면적 : 68평 ·연 면 적 : 97평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 : 실크벽지+핸드코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원목+실크벽지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강화 온돌마루+대리석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시공기간 : 2005년 4월∼7월 설계 및 시공 : (주)내외건장 (02)547-3100(代) www.naewoegj.co.kr 정원에 물을 뿌리던 박수탁(69세) 사장이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잘 가꾼 잔디 정원과 목조주택의 경관에 넋을 잃을 즈음, 그는 필자를 끌고 먼저 정원 주변의 산자락으로 안내했다. 펜션 내부는 천천히 봐도 되니 무엇보다 방태산의 한 부분을 보여주겠다고. 마치 비밀스런 것이라도 보여주듯이 조심스럽게 안내한 곳은 바로 계곡 밑의 늪지대였다. 늪이라고는 하지만 평지나 다름없었다. 훼손을 막고자 마른 자갈로 덮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도롱뇽과 가재, 산새우도 서식한다고. 그가 이곳을 소중히 여기는 까닭은 식수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땅에 집수기와 수도관을 매설했는데 말하자면 시애틀의 수원지인 셈이다. 특이한 점은 바위마다 새파란 이끼들이 잔뜩 낀 광경이다. 이 이색적인 광경은 늦가을이나 눈 내린 겨울에 더욱 돋보인다고. 아마도 수만 년 전에 이곳이 강바닥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바위 사이로 청정수가 쉴 새 없이 솟아 나왔다. 물 속에 손을 넣으니 1분을 참기 어려웠다. 한여름인데도 영하의 물을 만날 수 있다니 놀라웠다. 밀양이 고향이라는 그는 이곳에서 밀양 얼음골을 경험하는 의외의 기쁨을 누린다고. 이 물들은 땅 깊이 묻은 수도관을 통해 정원의 작은 계곡으로 흘러들고 다시 연못으로 흘러든다. 그곳에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장소와 함께 쉴 수 있는 인디안 텐트도 준비했다. 펜션 끝자락은 방동계곡에 접하고 몇 곳에는 들마루를 설치해 계곡 물을 내려다보며 오수도 즐길 수 있다. 계곡바닥까지 목재 층계가 잘 정리돼 있어 깨끗하고 편리했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옛날 화전민들이 지나다니던 길을 재현하는 것이다. 계곡 상류인 ‘아침가리’ 지역에 이르는 반나절 정도의 숲길은 아직도 그 흔적이 완연하다. 아무도 근접할 수 없는 한적한 산책길이 준비되면 시애틀은 방동계곡 일대의 방태산 원시림을 정원으로 삼는 자연 펜션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더구나 그는 스스로 이 원시림의 관리자요, 보호자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언젠가는 누군가에 의해 반드시 공개될 수밖에 없는 이 지역 환경을 좀더 계획적이고 합리적으로 준비해, 그 자연 자원을 사람들로부터 철저히 보호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4년간 공들여 찾은 명당에 지은 집 스스로를 방태산 지킴이로 자처하는 박수탁 사장은 평생 발전소 관련 플랜트를 건설해 온 이 분야에선 알아주는 전문가다. 한국전력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대우건설, 한전건설 등에서 발전소 건설의 기획과 경영 관리 등을 두루 경험했고 마지막 직장으로 (주)금화PSC에서 대표이사직을 끝으로 66세에 은퇴했다. 그가 펜션과 인연을 맺은 것은 방동리의 땅 1000여 평을 매입하면서부터다. 무슨 일이든 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빈틈없이 일을 추진해 온 그의 기획력은 펜션 건립에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그의 계획성 있는 일솜씨는 장차 펜션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교훈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곳 방태산 자락에 자리 잡기까지 4년간 공을 들였다. 은퇴를 앞두고 전원주택을 꿈꿔 온 그는 1998년부터 땅을 찾아 다녔다. 양평 지역을 중심으로 땅을 찾는 그의 노력은 매우 분명한 기준에 의해 진행됐다. 그 기준은 여섯 가지라고 한다. 첫째, 더 이상 개발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둘째, 일급수 계곡 물을 곁에 두어야 한다. 셋째, 도로에 인접해서는 안 된다. 넷째, 개인 땅이 아니라 국유림에 둘러 싸여 있어야 한다. 다섯째, 서울에서 두 시간 거리여야 한다. 여섯째, 백두대간을 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런 땅이 어디 있을까? 박 사장이 현재의 땅을 찾기까지 4년이 걸렸다는 얘기가 비로소 납득이 간다. 현재의 땅은 바로 이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명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인 성윤진(63세) 씨는 낙향을 원치 않았다고 한다. 피부가 유난히 약해 벌레 많은 시골생활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편의 열망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 지금은 펜션의 여주인으로 어엿하게 자리 잡은 전원생활 애호가가 됐다. 하지만 부인이 전원을 향해 마음을 열기까지는 그의 오랜 정성이 작용했다. 은퇴를 하기 전부터 해외 명소들을 함께 방문했다고. 미국, 캐나다, 호주, 오스트리아, 스위스, 동구 유럽 등에 있는 그림 같은 전원주택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시애틀의 설계 디자인은 그러한 현장 방문을 통해 얻은 산물이라고. 부인은 펜션을 위한 이러한 구상과 건축에 함께 참여하면서 남편의 꿈을 공유하게 된 셈이다. 2006년 강원도 최우수 경관 주택으로 뽑혀 시애틀은 주거용 주택 60평과 펜션용 주택 60평으로 이뤄져 있으며 모두 다섯 개의 룸이 있다. 룸에는 해외여행에서 느낀 인상적인 도시의 이미지를 담았다. 블루 컬러 톤을 담은 20평형 나폴리, 핑크 분위기의 11평형 비엔나, 고대 유적지를 연상시키는 옐로우 톤의 13평형 로마, 눈 덮인 산을 느끼게 하는 15평형의 알프스 그리고 바위산의 이미지를 주는 브라운 톤의 15평형 록키 등이 저마다의 특색을 갖고 있다. 룸마다 색다른 인테리어와 특색 있는 욕실, 화장실, 주방은 물론 침실까지 갖추어 최고급 호텔을 연상시킨다. 또한 지하에는 30평 공간의 다목적 홀을 만들어 노래방, 영화관, 세미나장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검붉은 지붕재와 백색의 벽채가 어울려 시애틀은 푸른 숲의 주인으로 자처하기에 충분한 품격을 가진 건물이다. 공사 때부터 최고급 외산外産 자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주변을 놀라게 한 시애틀은 2006년 강원도의 최우수 경관 주택으로 뽑혔다. 그만큼 구석구석에 박 사장의 정성과 땀이 녹아든 걸작임에 틀림없다. 시애틀 펜션을 설계하고 시공한 (주)내외건장 담당자는 워낙 꼼꼼한 그를 만나 아주 혼이 났다고 한다. 3개월을 설계하고 8개월을 건축하다 보니 진정한 전원주택의 기준에 대해 오히려 한 수 배웠다는 후일담을 들었다고 그는 말한다. 이제는 어느 모로나 펜션 전문가가 다 된 그는 앞으로 펜션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몇 가지 정보가 있다고 했다. 첫째, 계곡 물이 마르지 않는 곳을 찾으려면 반드시 산의 남쪽보다는 북쪽 땅을 선택해야 한다. 남쪽 땅은 햇볕으로 물이 쉽게 말라 버린다. 둘째, 반드시 해발 850미터 이상인 산줄기 아래쪽에서 땅을 찾아야 한다. 이곳에는 물이 사시사철 흐른다. 셋째, 계곡 옆의 집은 물소리의 소음과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건축에서 단열재, 방음재, 최고급 창호재 등을 충분히 사용해 편안한 수면과 건강을 보장하는 주거 환경을 만들어야 오래 생활할 수 있다. 시애틀은 이러한 점들을 충분히 만족시키도록 선진국 목조주택의 장점을 최대로 반영했다고 한다. 시애틀 펜션이 자연과 조화되는 아름다운 장소로 거듭나도록 박수탁 사장은 3년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이제 첫 1년이 지나고 남은 2년 동안에 산책로 개발, 야생화단지 조성, 약초 중심의 웰빙식품 개발, 지역개발과 연계한 관광 자원화 등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가장 주력하는 것은 방동리 지역 주민, 나아가 인제군민들과의 관계 개발이다. 흔히 볼 수 있는 뜨내기 외지인으로 살아가기는 싫다는 말이다. 정말 그 지역이 요구하는 필요한 펜션, 필요한 주민으로 살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한 그의 노력은 지역으로부터도 조금씩 인정을 받아 금년 초에는 인제군수로부터 지역사업 협조에 대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제 시애틀 펜션은 방태산 원시림을 품고 자연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비전과 꿈을 소유하고 있는 동안 주민과 함께 방동리 지역을 굳건히 지켜갈 것이다.田 글 김창범·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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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방태산 원시림을 품은 인제 '시애틀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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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전통 문화의 별미를 차려 놓은 한옥 펜션마을, 영주 '선비촌'
- 경북 영주라고 하면, 언뜻 특별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중앙선과 영동선 그리고 경북선이 교차하는 철도 교통의 요충지 정도로 알려졌을 뿐이다. 그러나 유교 성리학의 이치를 가르치고 발전시킨 유학의 본고장이라는 사실을 알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 중심에 소수서원(紹修書院)이 있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선구자라 일컫는 안향(安珦, 1243∼1306) 선생이 공부하던 순흥 땅에 스승을 기리며, 조선 중종 37년(1542년)에 당시 풍기군수였던 주세붕(周世鵬) 선생이 ‘백운동서원’을 세웠던 곳이 현재 남아 있는 소수서원이다. 소수서원은 미국의 하버드대학보다 93년이나 앞선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대학이다. 이곳에서 배출시킨 인재는 무려 4000여 명에 달한다. 명종 5년에 풍기군수로 부임한 퇴계 선생이 이름을 소수서원으로 바꾸고 제자들을 양성하여 훗날 안동 도산서원(陶山書院)의 기초를 닦은 곳이기도 하다. 소수서원 옆에는 영주 선비촌이 자리한다. 한국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에 조선시대 선비들이 충절이 서려 있어, 서원에서 배출된 선현들의 역사적, 문화적 유산의 복원 및 생활상을 재현하여 후세들에게 자긍심을 일깨우고 전인교육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는 곳이다. 선비촌에는 영주시 소재 지정 또는 비지정 전통주택 12채를 재현해 놓았다. 중앙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영주 소수서원까지는 결코 먼 거리가 아니다. 불과 두 시간 반이면 도달할 수 있다. 소백산 죽령터널을 지나 곳곳에 인삼밭이 널린 풍경을 보며 풍기나들목을 빠져나오면 20분 만에 소수서원에 도착할 수 있다. 서원의 고색 창연한 분위기는 입구에 가득한 소나무 군락지로 더욱 깊어진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소나무 품종인 적송이다. 껍질과 속이 붉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금강송이라고도 부른다. 유생들이 생활하는 곳이라 하여 학자수(學者樹)라는 별칭이 붙은 소나무 숲과 함께 500년 넘는 은행나무, 서원의 전통 가옥과 정자 그리고 주변을 휘감아 흐르는 죽계천 등이 조화를 이루며 소수서원은 유교 문화의 깊은 맛을 더해 준다. 마침 취재진을 맞이하는 소수박물관의 학예연구원인 박석홍 씨의 안내로 소수서원과 소수박물관 그리고 목적지인 선비촌을 둘러보았다. 선비촌은 소수서원의 뒤쪽, 죽계천의 반대편 넓은 평지에 펼쳐져 있다. 용인 민속촌을 연상시킬 만큼 각양각색의 기와집과 초가집이 어우러져 하나의 펜션 촌을 이룬다. 20만 평의 땅에 기와집이 7채, 초가집이 5채 그리고 강학시설 2동과 정자, 누각 등 다양한 민속시설과 저자거리로 조성해 놓았다. 숙박공간과 전시공간을 합쳐 40여 채의 전통가옥이 들어서 있으며, 순흥 지역의 전통 한옥을 완전하게 재현시킨 아흔아홉 칸 양반 집이 완공 단계에 있다. 이 가운데 펜션 시설로 이용되는 곳이 17동에 이른다. 기와집 객실이 50개, 초가집 객실이 20개 등 모두 70개의 펜션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객실에는 저마다 별개의 세면실과 화장실을 설치하여 고객의 불편을 최대한 덜었다. 화재 예방 차원에서 취사는 별도로 허락되지 않지만 저자거리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양반 집에서 유교 문화 체험을 영주 선비촌은 2004년 9월 정식으로 개관했다. 준비하는 데만 무려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전통 한옥을 꼼꼼하게 재현하는 데에 8년이 걸렸다. 박석홍 학예연구원에 따르면, 영주 지역 유지들이 이처럼 시간과 정성을 들여 선비촌을 건설한 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고 한다. 구한말 의병과 왜병이 일대 접전을 벌이면서 수많은 전통 가옥이 소실됐는데, 그 전만 해도 200채에 가까운 한옥이 즐비했던 곳이다. 아흔아홉 칸의 기와집들이 줄지어 있어서 몇 십리를 가도 비를 맞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조선 세조 때에는 단종(端宗)의 복위를 시도했던 이곳 유생들의 반역 행위로, 순흥 지역 수백 명의 유생과 가족이 몰살당했던 피비린내 나는 역향(逆鄕)의 고을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이 때 이미 마을의 절반 이상이 불태워지고 허물어졌다고 한다. 이런 참극이 일어나기 전에는 권세와 영화가 넘쳤던 순흥 안씨의 땅으로, ‘참나무 숯불에 이밥을 해먹는 동네, 글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동네’였다. 과거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재현하여 말살된 순흥의 역사를 복원시키자는 후손들의 열망이 영주 선비촌을 만든 힘이 됐다고 한다. 여기에 향토사학자, 민속학자, 고건축전문가, 문화인류학자, 대목 등이 한마음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정부와 도청, 시청 등 관련 기관들이 막대한 예산을 지원했다. 한국의 전통 문화를 세계에 영주 선비촌은 현재 국내보다는 외국에 더 많이 알려진 상태다.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하려는 주한 외국사절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얼마 전에는 스위스 바젤대학의 건축학과 학생 20여 명이 숙박하며 한국 전통 가옥을 배워 가기도 했다. 선비촌에는 영주와 풍기 지역의 전통 가옥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원형 가옥을 다치지 않고, 그 건축 방식을 그대로 모방한 건축물이다. 그래서 경북 북부지역 유교 문화권의 건축과 생활 양식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어 전통 가옥을 연구하는 동아리 모임이나 전문가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그 가운데서도 가족 단위의 고객이 가장 많다. 순흥의 역사와 전통 문화 그리고 소수서원이 보여 주는 유교 세계를 자녀들에게 체험시키려는 부모들의 방문이 두드러진다. 지난 겨울철에도 주말 예약이 넘쳤다. 숙박료가 2만∼4만 원으로 저렴하기에 이곳을 아는 가족들은 다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소수서원과 소수박물관 그리고 인근의 영주 부석사 등을 방문할 수 있어서 자녀들을 위한 체험 학습장으로는 최고의 환경을 가졌다고 하겠다. 또한 청소년 수련장과 학술 세미나장 등도 갖춰져 학교 또는 기업 단위의 방문도 끊이지 않는다. 전통 문화를 테마로 하는 대규모 펜션 촌으로, 현재 영주 선비촌은 하나의 실험적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펜션들과는 아주 대조적인 조건을 가졌기 때문이다. 즉, 가장 한국적인 숙박시설이 고객들에게도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선호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자기들만의 휴식과 편리성을 추구하는 20대 커플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곳으로 보이겠지만, 색다른 체험과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고객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이다. 바로 이들이 한국의 역사와 전통 문화에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들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현재 영주시로부터 위탁 경영을 맡은 (주)길원개발의 대표이며 영주 선비촌 촌장인 김준년 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곳은 우리 역사의 한 모퉁이를 체험하게 하는 학습장으로 준비된 곳입니다. 과거의 생활을 재현하다 보니 불편한 점도 있지만, 우리 조상이 터득한 생활의 지혜를 알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고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늘려서 한국 최고의 전통 문화 체험장으로 가꿔갈 계획입니다. 특히 고객을 위해 피부에 와 닿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한 분들은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지만, 이곳 체험은 한옥 펜션으로 특별한 별미로 기억될 것입니다.”田 글 김창범 /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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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전통 문화의 별미를 차려 놓은 한옥 펜션마을, 영주 '선비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