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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의 ‘테마’와 펜션지기가 터득한 ‘인생 철학’은 펜션의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어느 펜션이나전원 속에서 자리한 숙박자라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실제로 펜션의 기능이나 품격 그리고 이미지는 천차만별이다. 테마가 다르고 철학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기위축 속에서도 펜션 시장이 여전히 확대되는 양상은 이 같은 다양한 가능성에 근거한다. 펜션에 있어 테마는 이용 고객의 기대 조건을 충족시켜 주는 중요한 모티브다. 그런데 종종 특별한 테마로 우리의 관삼을 끄는 경우도 있다. 포천 명덕온천 입구에 자리한 ‘로하스’ 펜션이 그 가운데 하나다. 이 펜션은 크리스천을 위한 펜션임을 표방하고 있다. 한국인의 30% 가까운 인구가 크리스천이라는 통계 수치를 생각할 때, 크리스천을 위한 특별한 펜션 운영도 생각해 볼 만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크리스천 펜션’이란 과연 무엇일까?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명덕 3리
·지역/지구 : 관리지역
·대지면적 : 452평(1495㎡)
·건축면적 : 85.5평(282.80㎡)
·연면적 : 95.5평(315.85㎡)
·건축형태 : 복층 철근콘크리트 주택
·외벽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 아연도골강판 + 압출성형시멘트판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장재 : 실크벽지
·지붕재 : 무근콘크리트, 우레탄 방수
·바닥재 : 우드 타일
·창호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 150미터 암반수
·시공기간 : 2004년 4월~11월
·설계시공 : 건축사사무소 토반 02-794-2446
·시공 : 삼우토건(주) 032-326-8258

판교 구리 간 고속도로 남양주 끝머리에서 포천 산정호수 방향으로 이어지는 47번 국도를 달리면 ‘로하스’는 너무나 가깝게 느껴진다. 포천 베어스타운을 지나 현리로 갈라지는 서파사거리에서 포천시청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명덕온천으로 진입하는 작은 계곡 위에 세워진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 눈에 띈다. 노출 철근콘크리트와 드라이비트, 아연 도금 강판, 유리가 어우러진 모던한 자태의 로하스, 건축가 김정희씨가 철근콘크리트 기둥으로 펜션룸을 떠받치는 행복 공간으로 연출한 곳이다. 멀리 운악산을 바라보는 452평 부지 위에 주거동와 펜션동이 정답게 자리한다.

펜션 주인인 유민곤(57세)씨가 붙인 ‘로하스’라는 명칭은 친환경운동가들의 이념인 ‘Life Style of Health & Sustainability'의 이니셜에서 비롯한다. 2005년 펜션 오픈 당시 이곳을 이용한 한 스포츠신문 편집국장이 남긴 글귀에서 로하스의 의미는 한층 더 풍부하게 다가온다. 그는 로하스를 Land of Happiness and Satisfaction, 즉 ’행복과 만족이 있는 곳‘이라고 해석했다. 이곳 이용객 모두 행복과 만족을 누린다면 ’로하스‘펜션이야말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최고의 펜션이 아니겠는가?

온갖 시련을 딛고 빛을 보다

펜션을 3년째 운영하는 주부인 펜션지기 정유진(51세)씨. 남들은 어렵다고 하는 펜션 운영이 자신에게는 너무나 즐겁고 신나는 일이라면서 진솔한 표정으로 밝게 웃는다. 하지만 밝은 표정 뒤에 가려진 어두운 과거와 고통스럽던 세원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 웃음은 의미가 없다.

미처 준비할 여유도 없이 닥쳐 온 은퇴 압박은 이들 가족을 삶의 황야로 내몰았다. 남편이 건설회사 부장이 되기까지 별 탈 없이 살아왔지만 저축할 여윳돈은 없었다. 자녀 교육도 힘들었지만, 남모르는 오랜 지병으로 고통을 받는 남편 뒷바라지에 월급은 남아날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 쉰이 넘어 임원 승진에서 탈락하자 노후에 가족 생계를 걱정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달랑 아파트 한 채로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펜션지기 정유진 씨에게 유일한 위로와 의지처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밖에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적어도 3년의 여유는 주세요. 노후를 준비할 시간을 주세요.” 기도의 확신 속에서 시골에서 살 계획을 세우고 여러 땅을 찾아다닌 끝에 현재의 땅을 구입했다. 오래 전 남양주 오남리에서 생활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늘 등산과 온천 코스를 즐겼던 포천 운악산 자락에 대한 친근감 때문에 선택했다. 더욱 감사한 것은 그해 4월 남편이 일약 상무이사로 승짆는 기쁨을 누렸다. 또한 여노한 시아버지께서 시골에서 함께 살기로 마음을 정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시련의 시간이 남아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정유진 씨는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집을 짓고 펜션을 운영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으신 듯했다고. 이 땅을 매입하고 나서 겪은 고통은 예사롭지 않은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마을의 어른이자 땅주인에게 여러모로 연단鍊鍛을 받아야 했다.

그가 정유진 씨를 공박한 까닭을 땅을 너무 싸게 팔았다는 것. 그래서 온갖 무고와 곤욕 심지어 경찰에 고발을 당해 며칠씩 구류를 살기까지 했다. 정 씨로서는 한마디로 억울했지만 그를 고발할 생각은 없었다.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었다. 악을 선으로 갚으라는 성경 말씀에 의지해 땅 주인을 용서하고 또 용서하는 기도를 드렸다.

이렇게 무려 2년 가까운 연단을 통해 정유진 씨는 ‘로하스’를 기도하는 집으로 만들어갔다. 두 딸과 아들을 비롯해 남편까지 하나님을 의지하는 기도의 가족이 됐다. 비록 억울하지만, 그를 여전히 마을 어른으로 공경한다고. 이 과정은 로하스를 크리스천 펜션으로 만들어 가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의 과정이었다고 고백한다.

평안과 휴식이 깃든 곳

펜션의 설계와 시공 그리고 운영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준비는 빈틈이 없었다며 정유진 씨는 감사해 한다. 과정마다 은혜로운 간섭을 생생하게 체험했다는 것이다. 아파트를 팔아 땅을 구입했지만 시부모님을 잠시 따로 모셔야 했고 가족은 남양주 쪽에 월세로 떨어져 생활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건축비가 턱없이 부족하여 앞날이 깜깜했다. 이런 상황에 건축가 김정희 씨는 건축비만 6억이 넘는 완전한 설계도를 내놓았다. 참으로 기막힌 일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김정희 씨를 통하여 3억 이하에 건축해 주겠다는 삼우토건(주)를 만났고 모자라는 돈은 은행 대출로 겨우 해결할 수 있었다. ‘로하스’는 2004년 4월에 공사를 시작하여 11월 말에 준공을 보았다.

본격적인 펜션 운영은 준공 후 7개월이 지나서야 가능했다. 그동안 정유진씨는 펜션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친구와 친척을 초청하여 그들의 감상과 의견을 듣고 낯선 손님을 받아서 서비스 요령을 연습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적인 이유는 인테리어를 준비할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무렵 방마다 이름을 붙였고 거기에 걸맞은 인테리어를 준비했다. 한실 룸 ‘달맞이’, 공주방 ‘꽃다지’, 신혼부부를 위한 ‘꽃마리’, 중국풍의 ‘자운영’이 태어났다.

국제적인 펜션으로 거듭나

홈페이지가 개설된 날부터 한 달간 펜션 이용률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여름 휴가철이기도 했지만 정유진 씨로서는 난생 처음 사업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 달간 수입이 반 년치 월급에 달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그리스천 펜션’이라는 개념을내세우지 않았음에도 그동안 이곳을 이용한 대부분의 고객은 크리스천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크리스천 펜션’이라는 브랜드를 공개적으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처음에 펜션을 계획할 때만 해도 친구도 가족도 남편의 직장 동료도 펜션 투자를 반대했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한다. 심지어 면사무소 직원까지 일부러 건축 현장에 찾아와 걱정해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성공한 펜션이 되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다. 그래서 펜션지기 정유진 씨는 기도로 준비하는 펜션이라면 누구에게라도 펜션사업을 기쁘게 권유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특히 아이디어가 많은 젊은 펜션지기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田


김창범(본지 편집위원)·사진 윤홍로 기자
로하스 펜션 031-534-1102 www.lohas-pens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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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기도와 휴식이 있는 크리스천 펜션 로하스 LOHAS-PEN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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