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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초아네집은 박성신, 정재윤 부부가 전원생활을 시작하며 지은 목조주택이다. 핵가족 시대에 맞는 30평대의 이 주택은 경량목구조로 미니 2층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현관입구의 초록색 나무판에 새겨진 네 식구의 이름이 정겨워 보인다. 박성신, 정재윤, 초아, 지아...네 식구의 이름이 하나의 초록색 이파리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양이 어릴적 동화책에서 나뭇잎 배를 타고 열심히 노를 저어가던 개미 식구들과 닮아 빙그레 웃음이 난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일행에게 안주인이 차를 내오는 찻상이 무척 인상적이다. 바퀴가 달린 서랍장 모양의 테이블 위에 찻잔을 올려놓고, 찻잔 받침 또한 나무로 만든 특이한 모양이어서 물어보니 모두 정재윤씨의 작품이란다.

인천 검단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정재윤 씨는 바쁜 아침시간에 어느 장소에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대를 만든 것이 찻상을 겸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집 공사를 하며 외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종이컵에 차만 내놓는 모양새가 좋지 않아 나무로 찻잔 받침을 따로 만들어 사용했다 한다. 장식장 옆에 세워둔 목조스탠드 역시 딸아이의 이름을 새겨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하니, 목조 생활가구와 용품 만드는 실력이 목조주택과 딱 어울리는 안주인이다.

무리한 시작이라도 결과는 대만족
목조주택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이민을 생각하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였다. 캐나다의 도심에 위치한 대형 빌딩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사는 집들이 모두 목조주택이어서 놀랐다.

우리나라의 목조주택이란 그저 교외의 큰 별장이나, 돈 많은 사람들의 여유 있는 모습으로만 떠올리지만, 캐나다는 그러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최근에야 전원생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면서 일반주택의 기능을 가진 목조주택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그 시작이 쉽지만은 않다. 가장 필요한 것이 토지 구입과 건축비용이다.

그 다음으로 출퇴근 거리 및 아이들의 등교, 생활환경, 교육문제 등이다. 하지만, 전원에서 목조주택을 조금 먼저 짓고 생활하는 정재윤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족들을 위해 목조주택을 지으려고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라면 어느 정도 대출을 받아서라도 전원생활을 조금 더 빨리 시작했으면 합니다.

아이들이나 노부모님을 모시고 산다면, 더더욱 그렇구요. 자연과 가장 가까운 소재로 만든 목조주택에서 살아보니 저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아이들도 도시 생활보다는 계절마다 피는 꽃들이며 자연을 가까이서 보고 느끼는 생활에 매우 만족해하거든요.”

경제적으로 조금 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전원생활을 시작하면 그 후에 얻는 이득은 돈의 가치로 환산될 수 없을 만큼 더 크다는 것이 정씨의 말이다. 무조건 시작해 보라는 조금 무책임한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 만족한다는 말이다.

환경친화적인 소재 선택
박성신, 정재윤 부부는 옹정리에 사는 친척의 도움으로 지금의 대지 200평을 지난 98년에 구입했다. 밭으로 사용하던 땅을 대지로 형질 변경한 후, 2003년 7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200평 외에 주위에 5~6평이 추가됐지만, 주변이 친척분의 대지이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박 씨 부부가 전원생활을 시작하며, 목조주택을 선택한 이유는 환경친화적인 재료로 자연환경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한때 건강이 안 좋았던 정재윤씨의 경우 이곳에서 생활한 이후 몰라보게 달라진 것을 느끼게 됐다.

초아네 집(막내딸 아이의 이름을 붙여 만든 집 이름)의 경우 36평의 작고 아담한 미니 2층의 구조가 특징이다. 거실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부는 정재윤씨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공간이다. 집성계단판재를 사용한 계단은 오크계열의 중후한 색감으로 차분한 느낌을 주고, 2층의 난간 역시 같은 소재를 사용해 전체적인 통일감을 주었다.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 강조
1층에는 주방과 거실, 안방과 욕실이 있으며 2층에는 자녀를 위한 방 2개와 욕실이 있다. 큰딸이 쓰고 있는 방은 발코니까지 있어 충분한 채광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작은딸이 사용하는 방은 외부의 지붕 때문에 이런 발코니를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작은 창을 벽면마다 하나씩 모두 세 개를 만들어 충분한 채광효과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실내 창틀을 모두 원목햄록 몰딩제를 사용한 것이다. 일반 목재창틀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창틀 자체가 하나의 액자 효과를 갖고 있으며, 작은 장식품 등을 올려놓거나 물건을 둘 수 있는 장식장 겸 수납공간의 역할도 하고 있다. 2층의 난간에서는 거실 전경이 한 눈에 보여 미니 2층의 아담한 모습을 더하고 있다.

주방은 한정된 면적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돌출창을 설치해 선반의 기능을 겸하게 했으며, 벽면을 이용해 다림질판 등을 시공했다. 또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 공간과 주방에 다용도실을 만들어 수납공간을 충분히 확보했으며, 주방을 중심으로 세탁실과 다용도실이 연계돼 있어 주부의 동선을 최소화했다.

거실창에 사용한 기노 창호는 단창이지만, 3중 가스켓(Gasket)을 사용해 최상의 방습, 방음, 단열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제품으로 열손실을 최소화한다.

위치상의 불편함 없이 지내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두 딸아이의 통학이 걱정되지 않을까 질문을 했지만, 출근길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돌아올 때는 아이들끼리 마을버스를 이용해 그런 걱정은 없다고 한다. 요즘은 마을 구석구석 버스가 운행이 돼 시간만 잘 체크하면 이동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다. 정재윤씨는 인천의 검단에 있는 학교까지 자동차로 출퇴근 하지만 소요시간은 30분 내외다.

한편으론 사교육 열풍에 휩쓸려 하루에도 서너 군데씩 학원을 다니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너무 뒤처지는 교육환경이 아닌가 조금 걱정도 되지만, 자연과 함께 자란 아이들의 감성이 어른이 된 후에 더 큰 빛을 발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박성신, 정재윤 부부는 중학교 1학년인 큰딸이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서울에 작은집을 마련해, 이중(?)생활을 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대학생이 되면 지금의 통학시간 외에 필요한 시간이 많아질 큰딸을 위해서라고.

이집 주위에는 대형마트가 있어 일상적인 생활 소모품은 언제든 구입이 가능하며, 그 외의 쇼핑은 인천 시내의 백화점을 이용한다.
또한 아이들의 학원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학원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해 집 앞까지 아이들을 안전하게 데려다 주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 글·사진 조영옥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옹정리
·건축형태 : 경량목구조 2″× 6″
·부지면적 : 200평
·건축면적 : 36평
·외벽마감 : 시멘트사이딩, 도색
·내벽마감 : 석고, 도배
·천장마감 : 레드파인루바, 도배
·지붕마감 : 이중무늬슁글
·건축비용 : 평당 320만 원

■ 설계·시공 : 푸른나이테
(031-902-3123, www.greenannualr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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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있는 집] 김포 36평형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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