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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지역에 자리한 동두천시가 기지촌(基地村)이란 수십 년의 멍에를 벗고자 꿈틀대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최근 주한 미군기지 이전 및 감축으로 인한 지역공동화 대책으로 ‘동두천지역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첨단 과학기술 산업단지 조성과 의정부 북부역-양주시-동두천 동안역 복선전철화 건설을 2006년 말 완공하고, 당초 일반 국철로 중기 계획에 포함했던 경원선 동안역-소요산역도 광역 전철로 변경해 조기 추진한다는 것이다.

교통 여건은 부동산 입지 조건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이기에, 역세권과 그 주변의 택지개발사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이 의정부에서 전곡을 잇는 3번 국도(평화로) 양주와 동두천 구간은 대단위 아파트단지 건설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동두천시는 지역의 70퍼센트 이상이 자연삼림지역인데 소요산과 옥녀봉, 마차산, 칠봉산 등이 시 한복판에 놓여 있다. 각종 기반시설 확충에 힘입어 전원주택 수요자들이 늘면서 산자락엔 분양에 나선 전원주택단지가 늘고 있다.

이를 두고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고 하는 것일까? 목조주택 시공 10여 년 경력의 써머필드 시공팀장이재갑(44세) 씨가 2001년 말, 일찌감치 경기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소요산(563미터) 중턱 전원주택단지 ‘한마음일길’에 첫 번째로 보금자리를 틀었다.

그의 경력에서 미루어 짐작했겠지만, 단순한 보금자리라기보다는 ‘모델하우스를 겸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주위에 27세대가 입주해 있는데, 그 가운데 18채가 그의 손으로 지어졌다.

테라스와 덱이 아름다운 집
한마음일길 전원마을 어귀 첫 집이 양주 아파트에서 이주해 온 이재갑·김미경(39세) 부부의 안식처다. 2000년 계곡과 접한 209평 부지를 평당 40만 원에 매입해, 61평(1층 40평, 2층 21평) 2층 목조주택을 앉혔다.

지붕의 물매가 완만한데다 입면도 단순한 편이지만, 유럽풍의 보기 드문 차고(車庫)와 테라스(Terrace), 덱(Deck)이 있어 유독 눈길을 끈다.

대문에서부터 현관까지 지붕을 덮어 진입로 겸 3대 주차 가능한 차고, 정원 용품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잔디가 곱게 깔린 150평의 넓은 마당엔 소나무와 감나무, 대추나무 그리고 키 작은 관목(灌木)이 심어져 있다.

2미터 남짓한 테라스가 마당을 두르고 있는데, 한가로이 거닐며 전원의 여유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집 정면에서 우측을 돌아 뒤까지 덱을 연결했다. 테라스에서 연결되는 우측 덱에는 두 개의 목재 테이블과 바비큐 그릴을 놓았는데 격자형 라틱스와 렉스로 마감함으로써 사계절 쉼터 역할을 한다.

또한 단풍이 곱게 든 산기슭과 맑은 물이 쉼 없이 흐르는 계곡하고 접한 집 뒤 넓은 덱에는 파고라 3개를 설치했다.

집은 살면서 만들어 가는 것
2″×6″ 경량목구조인 이 집은 6인치 간격으로 샛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에 단열재인 인슐레이션을 넣고, O.S.B합판을 댄 후에 외벽은 결로 방지용 주택포장 소재로 덮고, 스마트랩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그리고 내벽과 천장은 O.S.B합판을 댄 후, 석고보드 위에 화이트 톤의 실크벽지로 화사하게 마감했다.

라틱스로 담을 두른 마당이 넓고, 대문과 현관문이 일직선에 놓이지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그 덕에 실내의 개방감을 살리고자 중문을 달지 않았다.

현관과 일직선상의 계단실을 중심으로 마당을 바라볼 때 우측엔 2층 천장까지 오픈시킨 시원스런 거실이, 좌측엔 복도를 사이에 두고 주방 겸 식당과 욕실, 다용도실, 두 개의 자녀방이 있다. 자녀방으로 향하는 복도는 ‘ㄱ’자 형인데, 책꽂이를 겸한 수납장을 따라가면 각각 정면과 좌측에 창을 낸 방이 벽을 맞대고 나란히 자리한다.

거실은 마당을 바라보는 정면과 바비큐장으로 나가는 우측면 모두 창을 시원스럽게 내 전원의 쾌적한 기운을 안으로 끌어들였다. 측면 창을 기준으로 벽난로를 설치한 안쪽에는 소파를, 마당이 보이는 바깥쪽엔 운동기구를 두어 나름대로 공간을 구분했다.

두 공간에서는 주방이나 자녀방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1층 각각의 공간은 원목을 다듬어 만든 아치형 틀로 구분했으며, 계단실 옆에 후정으로 나가는 문을 냈다.

붉은 카펫이 깔린 계단을 오르면 2층에 두 부부만의 아늑한 10평 거실과 욕실, 두 개의 방이 나온다. 1층 거실의 덧창을 통해 2층 거실까지 풍부한 햇살을 끌어들이고, 조망권까지 확보했다.

시공업체 선정도 발품을 팔아야
이재갑 씨는 이 집 역시 요즘 추세에 맞추어 4개인 방 크기는 줄인 대신 거실을 넓게 했다고.

“외국 도면을 보고 우리 실정에 맞춰 빼고 넣고 해서 설계를 한 집입니다.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 간 프라이버시를 염두에 두고 조망권 확보에 주력하면서 거실과 주방, 방 등을 복도식으로 분리했습니다.
가정에서 주부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이 한쪽 귀퉁이에 자리하기 쉬운데 전면에 앉혔습니다. 또한 방보다는 가족들이 함께 하는 거실에 많은 공간을 활용한 게 특징입니다.”

10여 년 전, 일산 정발산 등지에서 목조주택을 짓던 때만 해도, 설계에서 시공까지 미국이나 캐나다인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다고 한다. 한국인의 눈썰미가 빼어나다고 해야 할까? 그랬던 것이 지금은 국내 기술력만으로 설계에서 구조계산, 자재 발주, 시공까지 해내고 있으니 말이다. 한편으론 염려스러운 부분도 많다고.

“사실 건축이란 게 자본 없이도 하는 직종입니다. 그러다 보니 목조주택을 서너 번 지어 본 사람들이 독립해서 시공하곤 하는데, 그 중에는 과욕이 앞서 부실 시공한 사례가 적잖습니다.

자재비를 아낀다고 스터드 간격을 지키지 않아 단열재를 채우지 않는다거나(그것도 규격품도 아닌 것을…), 또 하중을 많이 받는 창문 위에 2″×10″이나 2″×12″가 아닌 일반 자재를 사용해 쳐진다거나 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목조주택에 애착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까지 덤터기로 욕먹고 있습니다.”

집은 가족 구성원의 취향과 장래를 염두에 둔 설계와 함께 튼튼하고 편리하며 쾌적하게 시공해야 한다. 그렇기에 부지를 장만하기 위해 판 발품에는 미치지 않더라도, 설계나 시공업체를 선택할 때는 그들이 지은 집 서너 채 정도는 방문하는 게 좋다.

전국 각지의 전원주택을 돌아보면서 느낀 점이지만, 잘 지은 집의 건축주들 대부분은 흔쾌히 현관문을 열고 방문객을 맞이해 주었다.

글·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동두천시 동두천동
·건축형태 : 2″×6″ 2층 목조주택
·부지면적 : 대지 209평
·건축면적 : 61평(1층 40평, 2층 21평)
·실내구조 : 1층-거실, 주방, 다용도실, 화장실, 방 2
2층-거실, 화장실, 방
·외벽마감 : 스마트랩 사이딩
·내벽마감 : 실크벽지
·지붕마감 : 직사각 아스팔트슁글
·바 닥 재 : 온돌마루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150미터 지하 암반수
·건 축 비 : 평당 350만 원

설계 및 시공 : 써머필드 (02-575-8809, www.summerfie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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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에 지은 경기 동두천 61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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