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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 팔현리 골짜기에 자리한 전원주택. 건축주가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마련한 집이다. 건축주 전용배 씨(43세)는 중풍으로 병환 중인 부모님을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모시려고 전원행을 결심했다.

부지는 노년에 전원생활을 할 요량으로 일찍이 현지에 임야 900여 평을 2억 5000만 원을 들여 구입해 놓았다. 그 중 300평을 대지로 전용해 전원주택을 지은 것이다.

집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결정하고, 시공은 삼일ENG에 맡겼다. 이미 다른 시공사와 계약이 돼 있었으나, 같은 단지 내에서 삼일ENG가 스틸하우스를 건축하는 것을 보고 건축주의 마음은 바뀌었다.

건축은 올 1월부터 7월 15일까지 6개월 정도 걸렸다. 설계하는 데만 4개월 정도 소요됐고, 시공은 3개월 만에 끝났다.

# 개성이 넘치는 집

“지금까지 건축에 대하여 많이 생각을 해 보았지만, 아직 건축이 무엇이라고 결론 내리기에는 건축이라는 말이 너무 광범위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 즉 창작의 공간, 생활의 그릇, 모든 예술을 낳게 하는 ‘예술의 모체’라고 생각합니다.” - 마리오 보타의 글 中 -

집을 유심히 보다 보면 지은이의 마음이 느껴진다. 물론 보는 이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남양주 팔현리에 자리한 전원주택을 보면 그러한 느낌이 더욱 와 닿는다.

이 집은 집안 구석구석까지 지은이의 정성이 담겨 있고, 사는 이는 심플하면서도 멋스럽게 꾸며놓았다.

시공사인 삼일ENG 권동희 사장은, 건축을 하는 동안 주말에도 대부분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정해진 시간 내에 어떻게 하면 집을 최대한 잘 지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자연 집에 들어갈 시간조차 없었다고.

“좋은 집을 짓고자 최대한 노력합니다. 우선 건축주의 성격과 취향을 파악하여 그것을 고스란히 집에 담아내는 과정이 중요하죠. 그러기 위해 짓는 집에서 직접 자 보기도 하고 각각의 공간에서 눕거나 앉아보기도 합니다.

내가 살 집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면, 건축주도 편안하게 여길 테니까요.”

권동희 사장의 이러한 건축 마인드는 집 구석구석에 그대로 배어 있다. 집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현대적 감각이 잘 표현된 심플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주택이다. 꼭 갤러리를 닮았는데, 언뜻 보면 저게 집인가 미술관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집의 컨셉은 건축주의 부인 곽미숙(37) 씨가 잡았고, 설계·시공사는 이를 그대로 살렸다. 곽 씨는 일반적인 주택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갤러리 풍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집은 언덕 위에 높직이 자리를 잡아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집의 모양과 외부 마감재의 차별화와 색감 차이가 주는 이미지까지 더해져 지나가는 이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집은 2층으로 구성했고, 건축면적은 1층 35평, 2층 24평해서 총 59평이다.

# 모던적 분위기 강조한 인테리어

갤러리 풍의 현대적 감각은 내부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계단을 중심으로 좌측에 거실과 안방을 두고, 우측에 주방을 배치했다.

파유리를 이용해 만든 현관 유리는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시공사에서 유리를 색상별로 깨서 꼬박 3일에 걸쳐 만든 것이라고 한다.

거실은 딱딱해 보이는 사각형에서 탈피한 사다리꼴 모양으로 설계했다. 거실 어디에서도 주변 경관을 조망하도록 양쪽 벽면으로 전면창을 크게 냈고, 전체적인 배치나 구도에도 세심한 신경을 썼다.

주방은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로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벽면을 유리로 처리하여 가사를 돌보는 데 편하도록 배려했고, 싱크대 문은 천연 무늬목을 이용해 직접 제작했다. 국내 단일 제품인 셈이다.

주방 한편은 차나 술 한 잔 나누도록 은은한 조명을 이용해 바(Bar)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 옆에는 보일러실과 세탁실을 배치했고 외부와 통하는 출입문을 두었다. 1층 방은 몸이 불편한 노부모를 위한 공간으로 문턱을 없애고 별도의 욕실과 파우더 룸을 갖춰 놓았다.

2층은 부부 전용 공간으로 꾸몄는데, 독특함과 차별성이 두드러진다. 창문 하나하나의 높이부터 가구 배치, 조형물, 벽지 색상까지 여러 면에서 섬세하게 연구한 설계·시공자의 흔적이 엿보인다.

크고 작은 원형 창들은 부부의 동선을 고려해 여러 개 냈는데, 채광용과 벽화용, 조망용 등 용도도 다양하다. 시공사는 창문의 위치와 높이를 정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보기도 하고, 침대에 누워보기도 하면서 시공했단다.

벽은 노출콘크리트처럼 보이는 수입벽지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고, 드레스 룸과 욕실도 넓게 구성했다.

주변 경치를 한눈에 확인할 정도로 전망이 좋은 2층 발코니도 이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옥상이기도 하고 발코니이기도 한 이곳엔 인조잔디와 맥반석을 깔아 놓았다.

정원은 별도로 갖춰 놓지 않았지만 산 수목들이 정원수가 되고 들은 넓은 마당이 된다. 집 옆에서 뒤쪽까지 덱을 설치했다. 덱에 서서 고개를 들면 ‘내가 숲 속에 들어와 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눈앞에 푸른 숲이 가득하다.

이 집은 건축주가 병환 중인 노부모를 모시기 위해 지었지만, 노부모는 무심하게도 건축도중 별세했다고 한다. 집 안팎의 풍경이 닮아 있고, 건축주와 시공사의 향기가 느껴지는 집, 이곳의 향기가 가슴속을 파고든다.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남양주 팔현리 300번지
·건축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건축면적 : 60평(1층 35평, 2층 24평)
·부지면적 : 903평
·대지면적 : 230평
·외벽마감 : 드라이비트 75t
·지붕마감 : 슬래브 + 자갈 + 인조잔디
·내벽마감 : 실크벽지
·천장마감 : 실크벽지
·바닥마감 : 온돌마루
·창 호 재 : 금강 방탄유리창호
·단 열 재 : 스티로품 100t
·난방형태 : 1층 장작+기름보일러, 2층 가스보일러
·식수 공급 : 134미터 지하수
·건 축 비 : 총 2억8000만 원(평당 460만 원)

* 설계·시공 : 삼일ENG 031-511-5927,

                          011-9039-8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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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풍의 남양주 복층 60평 철근콘크리트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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