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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완공한 주광협 씨의 집은 사무실과 주거공간이 하나로 연결된 형태다.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건축주의 일을 돕는 부인 심영숙 씨는 사무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늘 아이들이 걱정됐다. 집안일을 돌보며 사무실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새 집에 입주한 후로는 계단만 오르내리면 바로 집과 사무실이라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집과 일터를 한 곳에 마련해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이 많아진 주광협·심영숙 씨의 집을 찾아보았다.



전남 여수시 화장동에는 원삼국시대의 유적지가 있다. 1996년 7월 유물 산포지 2개소와 주거지 27기가 발굴됐다. 가락바퀴(방추차), 어망추, 숫돌, 마제 석촉 등이 발견된 이곳을 공원으로 만들어 지역주민이 쉽게 찾는 장소로 만들었다. 주광협 씨의 집은 유적지 옆에 자리하고 있어, 한눈에 시원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이 집의 특징이지만, 무엇보다 건축주가 일하는 사무실과 주거 공간이 한 곳에 있다는 것이 첫 번째 특징이다. 유통업을 운영하는 건축주는 넓은 공간의 창고를 필요로 했다. 사무실 일을 돕는 아내는 집과 회사를 오갔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고, 아이들도 좀더 가까이서 돌봐줘야 했기에 이곳으로 집을 옮기게 됐다. 기존에 살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부지를 구입해 아이들도 학교 다니는 데 불편함은 없다.


“2005년 2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이 집은 스틸하우스지만, 일반 스틸과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골조를 H-빔 기둥으로 세우고, 층간에 아연데크 플레이트를 사용한 것입니다. 아연데크 플레이트는 소음 방지에 뛰어난 효과를 갖고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재료입니다.”


공사를 담당한 영진미라클주택 정기승 대표의 말이다. 단열재는 우레탄 패널을 사용했다. 이 패널은 영진미라클주택의 축적된 기술로 개발한 것인데 냉장고 속에 들어가는 단열재인 우레탄 60밀리미터를 12밀리미터 목재에 발포하는 공법이다. 유리섬유의 3배, 스티로폼의 5배보다 높은 단열 효과를 내 연료비 절감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이 집은 화장동 유적지의 조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해가 진 후, 공원 가로등에 불이 켜지면 거실 안으로 빛이 들어와 간접 조명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거실에 등을 켜지 않아도 은은한 빛이 퍼져 고즈넉한 분위기가 연출된다고.



사용자의 특성에 맞는 공간 설정


집 안으로 들어가는 2층의 현관과 덱에는 봄의 꽃잎들이 화려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건축주가 직접 통나무를 깎아 만든 화분 받침대가 꽃들과 어우러져 목가적인 풍경을 더한다.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봄을 맞아 새로운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된 건축주는 그러한 기쁨에 덱을 꾸미는 일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봄을 대표하는 철쭉을 비롯해 펜지, 수국, 페튜니아, 천상초 등 색색의 꽃들을 가꾸는 그의 정성에 봄이 한껏 느껴진다.


2층과 3층의 덱은 모두 13평으로 조망권이 뛰어나다. 봄볕이 좋은 때에 바깥 공기를 더욱 많이 마실 수 있게 한쪽에는 테이블과 파라솔까지 준비해 놨다. 덱의 난간은 같은 방부목을 사용했지만, 흰색 페인트로 마감해 산뜻함을 더하고 있다.


2층에는 안방과 거실, 노부모를 위한 방과 욕실, 주방이 있다. 건축주 부부가 사용하는 안방은 파우더-룸과 욕실을 연결시켜 배치했다. 파우더-룸과 드레스-룸을 하나의 공간으로 묶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면적이 좁은 관계로 화장대만 들여놓고 파우더-룸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방 창가에는 화장대와 같은 느낌의 앤틱풍 의자와 테이블을 놓아 부부끼리 대화를 나누는 작은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도 유적지의 시원스러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층에서 눈에 띄는 곳은 부모님을 위해 마련한 황토방이다. 황토찜질방 역할을 하도록 바닥에 열선을 깔아 75도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다. 바닥에는 해충 방지를 위해 숯과 소금을 깔고, 황토로 마감했으며 맨 위는 한지장판으로 마감을 했다. 벽은 황토 모르타르에 페인트를 바른 후 한지로 마감을 해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방 온도를 높이면, 찜질방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고 말하는 건축주를 보니 부모님을 위하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주방 왼편에는 다용도실을 두었다. 이 공간은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경사면을 이용해 만든 곳으로 천장이 낮은 단점이 있지만, 주방에서 사용하는 여러 물건들을 보이지 않게 수납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자녀 공간의 독립성 강조


3층은 자녀들을 위한 공간으로 두 개의 자녀방과 화장실, 덱을 마련했다. 1층의 높은 천장으로 인해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2층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화장동 유적지가 보인다. 초록의 잔디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고, 중간중간 옛 주거지를 복원해 놓은 풍경이 이색적이다. 역사교육을 위해 먼 곳으로 유적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이곳은 아이들 교육을 위한 주거환경으로 손꼽힐 만하다. 유적지를 중심으로 가로등과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언제든 가까이서 자연을 느끼며 역사체험을 할 수 있다.


3층으로 올라온 계단 입구의 작은 홀은 공용공간으로 구성했다. 책상과 책장을 들여놓고, 컴퓨터를 놓아 아이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계단의 중앙부에는 알록달록한 조명등을 설치해 한껏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전남 여수시 화장동

·대 지 면 적 : 75평

·건 축 면 적 : 42평

·연 면 적 : 84평(1층 42평, 2층 27평, 3층 15평)

·건 축 구 조 : 스틸프레임하우스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재 : 루바

·바 닥 재 : 강화마루, 황토

·창 호 재 : 이중창호

·난 방 형 태 : 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상수도

·시 공 기 간 : 2005년 2~4월

■설계·시공 : (주)영진미라클주택 031-984-8056, www.ymhouse.com

여수지사 061-691-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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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일터를 한 곳에, 전남 여수시 84평 3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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