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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화양강 기슭에 자리한 유럽 스타일의 H-빔(Beam) + ALC 주택. 유럽 여행을 통해 집 구조와 자재 등을 섭렵하고 왔다는 박원빈(50)·권은숙(47) 부부는 튼튼하면서도 아름답고 편안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내력 강화를 위해 H-빔으로 기둥을 세우고 ALC 블록으로 벽체를 쌓았다. 내벽은 석고보드 위에 핸디코트와 실크벽지로, 외벽은 테라코트 염료 스프레이로 질감을 살려 마감했다. 지붕재는 유럽산 천연 돌기와를 사용해 너와집의 분위기를 한껏 연출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화상리

·대 지 면 적 : 200평

·연 면 적 : 59.72평(1층 38평, 2층 21.72평)

·건 축 형 태 : 2층 H-빔+ALC 주택

·외벽마감재 : 테라코트 스프레이

·내벽마감재 : 핸디코트, 실크벽지

·지 붕 재 : 천연석기와

·천 장 재 : 석고보드, 실크벽지

·바 닥 재 : 벨기에산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3.25∼7.31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설계·시공 : 기드온건설 02-478-1194
www.gideon300.co.kr




강원도 홍천군 철정검문소를 지나 물골안유원지를 따라가다 보면 굽이굽이 감도는 지르매재를 만나게 된다. 화양강 줄기와 함께 흐르는 이 길은 빼어난 자연 경관으로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고개를 넘어설 즈음 화상대교를 건너면 강기슭에 유럽의 고택을 연상케 하는 단아한 주택이 자리한다.


북쪽으로 산등성이가 바라보여 좋은 전망을 확보할 수 있고, 강한 직사광선이 드는 집보다는 은은한 빛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어하는 건축주의 의도에 따라 북향집으로 설계한 주택이다. 콘크리트에 비해 가벼우며 작업 현장에서 유동성 있는 디자인이 가능하고, 단열성이 높은 ALC(경량 기포 콘크리트) 시공법을 택했다. 지붕 마감은 천연 돌기와를 사용해 너와집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거실 앞 덱도 돌로 마감해 통일감을 주었다.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많은 직업이라 조용히 지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새집증후군에 시달리는 집사람을 위해 건강에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집을 짓고 싶었고요.”


그림을 그리기에 알맞고, 아내의 건강을 위해 요양할 곳이 필요했다는 만화가 박원빈 씨. 그는 13년 전 이 땅을 찾기 위해 강원도 일대를 8개월 정도 샅샅이 훑고 다니다시피 했다고.


“수려한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데다 맑은 강줄기가 에도는 곳이에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집사람하고 강물 속의 돌을 손으로 훑으면 엄지손가락만한 올갱이를 30분 만에 큰 대야에 다 채웠어요.”


이들 부부는 1993년 3월에 화상대2리에 988평의 땅을 구입한 후, 그해 6월 샌드위치 패널로 주말주택을 지었다. 주말마다 서울에서 내려와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마을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안면을 트고 지내는 사이가 됐다. 김씨 집성촌 마을인 이곳에 들어온 외지인은 그가 처음이었는데, 신고식(?)을 거쳐 김씨 사당에 박씨인 그의 이름까지 올렸을 정도다.


이들 부부는 서울과 홍천을 오가며, 샌드위치 패널이 아닌 제대로 된 집을 짓고자 자료수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창고에는 건축박람회에서 가져온 자료만으로 가득했다고. 관련 잡지 및 서적을 두루 독파하며 업체를 방문하여 견적을 뽑아 비교하는 등 꼼꼼하게 체크했다. 그 중 도면과 주택의 분위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드온건설(대표 함기용)을 설계·시공사로 택했다.


“무엇보다 신뢰할 만한 설계·시공업체를 찾는 게 가장 힘들었지요. 어렵게 찾아낸 기드온건설의 도면은 우리 부부의 취향하고 맞아떨어진 데다가, 함 사장이라면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판단이 섰지요.”



내구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집은 견고해야 하고, 내장재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아야 하며, 미적으로도 아름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축주 부부. 이 주택은 H-빔(Beam) + ALC 구조로, 하중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게 두께 30센티미터 ALC 블록을 사용했고 H-빔(Beam)은 20센티미터짜리를 썼다. 내벽은 석고보드 위에 입체감이 나는 실크벽지로 마감해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몰딩재나 천장재, 계단재, 붙박이가구재 등은 건강을 생각하여 친환경자재로 마감했다.


“새집증후군이 심한 아내를 위해 작은 방을 황토 찜질방으로 꾸몄지요. 불을 넣으면 80도까지 올라가니 따로 찜질방을 찾을 필요가 없지요.”


아내를 위해 설계한 작은 찜질방은 내벽과 바닥에 10센티미터 황토벽돌을 쌓고 황토로 미장한 후 한지로 마감했다. 바닥에는 배관을 촘촘히 하여 40℃의 실온으로 유지되고, 보일러를 켰을 때 80℃까지 올라간다. 2층에는 공부 중인 아들이 방문했을 때 사용하도록 방을 마련했는데, 대나무 느낌의 입체 벽지를 써서 은은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더한다.


“집을 짓는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무엇보다 건축가와 건축주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양쪽이 동시에 만족하려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의견을 이야기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박원빈 씨. 설계도면에 따라 실제 시공하는 과정에서 시공자와 건축주가 서로의 전달해 그때그때 수정 보완해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유럽풍 분위기를 홍천의 정기에


“아내와 북유럽으로 여행을 갔을 때 그곳의 집들을 유심히 봤어요. 유럽주택의 지붕에는 편마암을 얇게 잘라 만든 돌기와를 많이 사용했어요. 꼭 우리나라 너와집 같은 분위기를 풍기더라고요. 그게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저걸 꼭 써야겠다고 다짐했지요.”


지붕 마감재는 유럽산 천연 돌기와를 사용해 너와집 분위기를 냈고, 테라코트로 마감한 외벽에는 파스텔톤의 연회색 염료 스프레이를 사용했고, 흰색 몰딩을 사용해 깔끔하면서 화사하게 연출했다.


여행할 때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고풍스러운 유럽의 고택을 연상케 한다. 몰딩부터 바닥재와 가구까지 짙은 월넛색 계통을 사용해 중후한 느낌을 주고, 거실 및 침실 등에 수공예가구를 배치해 멋스러움을 더한다. 강화온돌마루는 강화마루의 원산지인 벨기에산을 사용했고 벽과 천장 루바는 원목으로 마감했다. 북으로 좌향을 잡은 거실에는 영하 25℃까지 내려가는 겨울 추위에 대비해 60평형 노출형 벽난로를 설치했다. 6미터의 천장고와 거실 전면창을 통해 보이는 산등성이가 한 폭의 풍경화를 선사한다.


주방 겸 식당에는 원기둥에 입구를 아치형으로 내어 거실과 옆에 있으면서 분리된 듯한 느낌을 전한다. “함 사장이 주방의 벽 색깔을 맞출 때 망고를 갖다 놓고는 시공하는 사람에게 ‘이거랑 똑같은 색으로 발라주세요’ 라고 하더군요.” 라는 얘기를 전하며 색을 매치하는 센스가 남달랐다고 한다.


앤틱풍의 조명등은 건축주가 직접 골랐는데 각 등마다 조금씩 다르면서 한데 어우러진다. 1층 드레스-룸 옆에 위치한 욕실에서는 월풀욕조에 몸을 담근 채 전면 창으로 정원과 그 앞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욕실 벽면은 은은한 대리석 타일로 마감했다.


외부 서측에 위치한 주차장은 서양식 차고를 연상케 하는 방식으로 바닥을 컬러 몰딩으로 처리했다. 차고 위의 2층 방은 벽체를 원목으로 마감하고 강화온돌마루를 깔았다. 방문을 열면 원목의 향이 진하게 배어난다. 향후 화실로 사용할 계획인데 당분간 게스트-룸으로 사용하고 있다.


“집을 내 손으로 짓고 나니 욕심이 생기네요. 대부분 시공사에게 맡겨놓고 자기 집 구조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해보고 나니 배관이 어디에 있는지 다 알게 됐어요. 직접 살 집이라면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주택을 더 지어보고 싶어요.”田




최선희 기자 / 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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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강 기슭에 자리한 유럽풍 홍천 60평 복층 H-빔 + ALC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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