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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되든지 동산에 전원주택을 짓고 노후를 보내고 싶었다는 건축주 김영찬(50)·백금자(40) 부부. 덕평 I.C를 나와 차로 10여 분 달려 마장면 이평 2리로 들어서 제일 외딴 곳, 경사 완만한 언덕에 붉은 색 계열의 베벨 사이딩으로 외벽을 마감한 경량 목구조(내·외벽 2″×6″)로 집을 앉혔다. 마장면은 북쪽으로 황새산이, 동쪽과 남쪽으로 요광절산과 소학산 자락이 펼쳐져 수려한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그 사이 이평리 숲 속, 시원스레 펼쳐진 언덕에 이들 부부의 아늑한 보금자리가 자리한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이평리

·부 지 면 적 : 630평

·연 면 적 : 60평(1층 45평, 2층 15평)

·건 축 형 태 : 경량목구조(내·외벽 2″×6″)

·외벽마감재 : 베벨 사이딩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실크벽지, 홍송 루바

·지 붕 재 : 삼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독일식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 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간이 상수도

·시 공 기 간 : 2005년 6월 ∼ 10월

·건 축 비 용 : 평당 380만 원

설계·시공 : 신화건축 031-634-0172, 010-9792-9119
http://cafe.naver.com/builahome.cafe



장마철이 다가오려는지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이천으로 향했다. 중부고속도로 덕평 I.C에서 지산리조트 방향으로 가다 이평2리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마을 입구가 보인다. 이곳엔 ‘이평2리(삼승이)’라고 새긴 바위가 있는데 ‘마을의 유래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자료를 찾아보니 “마을 뒷산의 형국이 마치 중 셋이 서서 염불을 하고 내려오는 모습과 흡사해 삼승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덕평 I.C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지만 고즈넉한 곳. 그래서인지 바람결에 풀이 움직이는 소리며 새소리가 청명하게 울린다. 마을 맨 안쪽으로 들어갈 때만 해도 지대가 낮아 언덕이 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주차를 하고 보니 완만한 경사면에 소나무를 비롯해 야생화 화단이 놓여 있다. 돌계단 사이 언덕 위로 박공지붕을 인 붉은색 집이 녹음의 자연 속에 선명함을 드러냈다.

산세 좋고 냇가 있는 곳을 찾아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산세 좋고 냇가가 있는 곳을 찾아다녔지요. 양평은 물론 강원도 안흥에서 인천 대부도까지 말이지요.”

2001년부터 3년여 동안 모은 본지를 참고해 찾아가거나 고속도로를 달리다 눈에 띄는 곳이 있으면 핸들부터 돌렸다는 건축주. 경기도 시흥이 집이라 가까운 곳은 물론 먼 곳까지 다 둘러보았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곳은 없었다고. 산이 있으면 냇가가 없거나, 물이 있으면 산이 없는 곳이 많았던 것. 그러던 중 중부고속도로 변에 산세 좋은 곳이 있어 들렀다.



마을 깊숙이 들어가 보니 산세 좋고 냇가까지 있어 ‘바로 이곳이구나’라는 생각에 630평의 땅을 구입한 것이 2004년도. 현재 사는 시흥과도 1시간이면 오가는 거리인데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더 욱 마음에 들었다고. 30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에서 8번째 외지인이 된 것이다. 땅을 보러 다닌 지 꼭 3년 만의 일이다.

자연 친화적이면서 산뜻한 목조주택으로



이들 부부는 부지 선정 못지 않게 어떤 집을 지을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시흥과 이천을 잇는 고속도로 변에 자리한 멋진 집은 거의 다 가 봤는데 대부분이 목조주택이었다고.

“처음엔 황토집을 염두에 두고 강원도 원주에 있는 집들을 많이 봤어요. 그런데 외관이 좀 우중충하더라고요. 오히려 집에 오는 길에 본 외관 예쁜 목조주택이 맘에 들었어요. 환경 친화적인 목조로 집을 지으면 우리의 바람과 맞겠다 싶어 마음을 굳혔죠.”



그후 목조주택 시공업체를 선정하고자 본지에서 소개한 곳을 비롯해 알음알음으로 알게 된 곳을 찾아 상담을 받았다. 그러다 고속도로 덕평 I.C 인근 자재업체인 ‘우드신화’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인연이 닿아 2005년 3월 신화건축 김현균 대표이사를 만났다.

“장인·장모님도 우리와 함께 전원주택을 계획했기에 동시에 집을 지어 줄 곳을 찾았어요. 그 가운데 신화건축 김 이사와 모델하우스를 보면서 기초 설계에서 마감재까지 얘기를 나눴는데 가장 믿음이 가더라고요.”



약 2달에 걸쳐 기초 설계부터 마감재까지 상세히 이야기를 나누고 계약했다는 건축주. 강원도 고성군 송강리엔 처가를 위한 45평 목조주택을, 이곳엔 이들 부부의 60평 전원주택을 2005년 5월 동시에 짓기 시작했다.
땅을 구입하고부터 주말마다 틈틈이 석축을 만들고 시냇가와 집터하고 단차를 내 집 지을 준비에 들어갔다.

언덕 위에 붉은 집, 꿈을 그리며



“상가주택에 사는데 답답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안방엔 넓은 창을 내 풍경이 방 안 가득 들어오게 해 달라고 했죠. 식당에서도 밥을 먹으면서 바깥 경치를 감상하게끔 요구했고요. 원두막에 있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천장 마감재는 원목 루바를 선택했죠. 그리고 넓은 거실에다 2층을 서재 겸 방으로 꾸며 달라고 했고요.”

집은 산세가 멋진 동남향으로 앉히고 뒤에서도 감상하도록 덱을 둘렀다. 1층과 2층에 거실을 각각 만들어야 했기에 1층 천장고를 3.6미터로 높여 시원하게 하고 2층은 2.4미터로 계획했다. 2층에는 인근 풍경을 정원처럼 감상하도록 ‘ㄱ’자형으로 덱을 두르고 창문은 수직과 수평으로 개폐되는 유럽산 시스템 창호를 브론즈 컬러로 골랐다.



마감재에서 조명기구까지 직접 고를 만큼 집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건축주 부부. 삶을 담아 내는 공간이기에 말하지 않아도 정갈한 집 안 분위기와 환경을 생각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묻어 난다.

“제가 평생 살 집인 만큼 깐깐하게 골랐어요. 마침 신화건축 김 이사가 제 의견을 잘 반영해 진행해 주었고요. 처갓집은 강원도 내에서 잘 지은 집 5채 중에 한 곳으로 선정됐지요. 우리 집이랑 동시에 짓기 시작하고 마감재도 같은 걸로 골랐는데 무척 기분 좋은 일이지요.”



이들 부부는 현재 일선에서 일하는 관계로 주말에만 오가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아예 전원으로 이주할 생각이다.
보통 집을 짓고서 정원을 꾸미는 곳이 많은데, 이 집 정원은 공사하며 틈틈이 가꿨기에 집과 잘 어울린다. 잔디를 생산지인 전라도 광주까지 찾아가 시중의 반값에 구입해 깐 일이며, 유명한 온양석을 찾아 거석으로 ‘S’자형 계단을 만든 일을 이야기하는 건축주의 모습을 보니 집뿐만 아니라 정원까지 모든 일에 건축주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 다시 한번 집을 둘러보게 한다.

본지를 비롯해 정원 관련 서적을 보고 정원 조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심했다는 건축주. 지루하지 않게 초입 우측 화단에는 금낭화나 채송화, 나리 등을, 좌측에는 소나무, 단풍나무 등을 심고 그 사이에는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었다. 계단을 올라서서는 좌측 시냇가 쪽으로 가도록 문을 만들고 그 앞쪽엔 흰 자갈을 깔아 포인트를 주었다. 우측엔 나무로 만든 흔들의자를 놓아 계곡의 경치를 감상하게끔 했다. 이제는 정자를 어디에다 지을지가 고민이라고.



“집을 지으면서 주말마다 내려왔어요. 일단 햇살이 맑고 선명한 데다 산에서 내려오는 공기가 상쾌해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하지요. 맑은 공기 때문인지 밤이면 별이 환하게 집을 비춰 주고요. 야외에서 바비큐 파티를 자주 하는데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를 곁들이니 맛이 기가 막혀요.”

가을이면 벼가 익으면서 금빛 물결이 인다며 가을을 앞둔 설렘을 밝히는 건축주와 야외 덱에서 이야기하는 내내 집 뒤편으로 백로가 노닐었다. 그 모습을 보니 예전 사대부들이 꿈꾸던 무릉도원은 바로 이곳을 두고 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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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동산에 앉힌 이천 60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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