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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에서 20여 분 동쪽으로 접어들면 2차선 도로가 나오고, 그 뒤쪽 야트막한 산 아래 퇴촌면 도수리가 자리한다. 앞에는 개울이 흐르고 뒤에는 초목으로 우거진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니 배산임수의 형국이다. 그 한가운데 유럽풍 전원주택이 그림같이 자리하고 있어 안성맞춤이 따로 없는 듯하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도수리

·대지면적 : 200평

·연 면 적 : 85평(1층 50평, 2층 35평)

·건축형태 : 복층 ALC블록 주택

·외벽마감 : 스타코

·내벽마감 : 파벽돌, 핸디코트, 종이벽지, 타일

·천 장 재 : 석고보드, 유리섬유

·지 붕 재 : 경량철골,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포리싱 타일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전기 보일러, 기름 보일러

·정 화 조 : 합병정화조 10인조

·식수공급 : 지하수(80m)

·시공기간 : 2004년 9월∼11월

·건축비용 : 평당 400만 원

설계 및 시공 : 시내산주택 02-470-3311

www.sinaesan.co.kr



ALC 구조인 이 주택은 유럽 어느 마을의 집 한 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신화에 나올법한 두 개의 커다랗고 둥근 기둥이 현관 지붕을 받치고 각진 지붕 선은 산세山勢와 어울려 그 멋을 더하고 있다. 건축주는 이건호(60)·김화란(55) 부부. 사람 좋아 보이는 안주인은 강아지 네 마리와 함께 별로 보여줄 것도 없어 창피하다며 취재진을 맞았다. 집 안팎이 너무 깨끗해 보여 지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다고 하자, 벌써 2년이 지났다고.

“내가 원래 잡다하게 늘어놓고 그러는 걸 싫어해서 2년이 지났지만 집이 좀 썰렁해요. 아직도 여기 저기 꾸미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네요. 하나씩 천천히 하다 보니 좀 더딘 편인데 그래도 앞으로 꾸밀 여유 공간에 대한 기대감도 있고 해서 좋아요.”



간혹 ‘강촌에 살어리랏다’ 하고 이상향(?)을 꿈꾸며 성급히 전원생활을 시작한 사람들 중에는 얼마 가지 못해 도시로 U턴하곤 한다. 그와는 달리 김화란 씨는 오래 전부터 차근차근 전원생활을 준비했다. 양평의 주말주택에서부터.

“주말이면 교외로 드라이브를 자주 나가곤 했어요. 그러다 그렇게 차만 타고 돌아다닐 게 아니라 머물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지요. 그래서 양평에 조그만 주말 전원주택을 구입했어요. 그러자 주말이면 이것저것 먹을 것도 준비하고… 소풍 전날의 어린아이처럼 설레더라고요.”



그렇게 주말을 전원에서 보내게 된 부부는 하나둘씩 느끼는 게 많았단다. 주말에 전원에서 지내다가 다시 도시로 돌아갈 때면 눈과 목이 아프고 머리가 지끈거렸다고. 마음보다 몸이 먼저 전원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2년 전 주말주택이 아닌 상주용 전원주택을 짓기로 결심했다.

이미 경험한 전원생활이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아들은 장성해서 가정을 꾸렸고 딸도 직장에 다니면서 제몫을 하기에 남은 것은 입지 선정과 집 짓는 일뿐이었다고.



“도시와의 거리는 1시간이 넘지 않아야 했어요. 남편의 출퇴근 문제와 신앙생활 때문이지요. 또 자식들이 오가기 편하면서도 전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소를 찾았어요. 평소에 여기저기 드라이브를 다니면서 봐 둔 곳이 있었기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요. 이곳은 도로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개울을 건너 돌아 들어오면 마치 깊은 산속같은 분위기가 나기에 맘에 와 닿았지요.”

자연과 소통하는 집



이들 부부는 2년 전 9월 드디어 집을 짓기 시작했다. 시공 기간은 3개월. 200여 평의 전답을 대지로 용도변경했는데 이미 주변에 전원주택이 몇 가구 들어선 터라 문제는 없었다. 배산임수 지형이라 입지 조건도 좋았다. 하지만 뒤에도 실개울이 흘러 여름 장마에 물이라도 넘칠 경우를 우려해 2미터 정도 성토하고 집을 앉혔다.

부부가 선택한 건축 구조는 ALC주택이다. 같은 교회에 다니던 시내산주택 사장의 권유도 그랬고 남편인 이건호 씨가 유럽풍 주택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ALC주택은 단열과 방음이 좋고 전력 소모량이 적은 데다 습도 조절 효과도 있어 확실히 전원주택에 맞는 웰빙 자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집을 남향으로 앉혔어요. 뒤쪽이 산인데다 마침 전면이 남쪽이라 방향도 맞고, 창을 사방으로 내어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계속 집 안으로 햇살이 들이치게 한 게 이 집의 큰 장점이에요. 거기다 2층 천장에서부터 1층 주방까지 강화 플라스틱을 이용해 햇빛이 바로 떨어지게 했어요.”

그러고 보니 유난히 집 안 동선과 인테리어가 독특했다. 알고 보니 인테리어 일을 하는 교회 집사님이 많이 도와 줬다고. 1층 현관을 들어서면서 느낀 것은 개방성이다.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다. 그래서인지 식당과 거실, 주방이 현관을 들어서면서 한눈에 들어왔다. 주방과 거실 사이에 미닫이문을 만들어 때에 따라 거실과의 의사소통이 편리하도록 신경을 썼다. 또 부부 방 외에 남는 방은 서재로 만들었는데 햇살을 받으면서 책을 읽도록 아치형 창 세 개를 냈다. 서재에 별다른 조명장치가 필요 없을 정도다.



2층은 서울에서 주말에 오는 자녀들을 위한 방과 남편의 취미생활인 아마추어 무선 햄을 하기 위한 방으로 꾸몄다. 또 다른 특징은 어느 공간에서도 베란다나 덱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1, 2 층 모두 거실과 주방, 침실을 통틀어 밖으로 나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특히 1층 주방 옆의 덱은 바깥 풍경을 보면서 차를 마시는 카페로 꾸며 전원생활을 즐기는 건축주 부부의 센스를 엿볼 수 있다.



전원생활의 즐거움



전원생활이 부부에게 준 혜택은 한두 가지가 아닌 듯하다. 남편인 이건호 씨는 이곳에서 살면서 더 활기차졌고, 고등학교 때 하다가 그만둔 아마추어 무선 햄도 다시 시작했다고. 도시에서 살 때보다 마음도 편안하고 건강 역시 더욱 좋아졌다며 김화란 씨는 이렇게 말한다.

“서울의 아파트 값은 너무 비싸잖아요. 30평 아파트 정도면 여기에서는 전원주택을 짓고도 남아요. 서울에서 살 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훨씬 많은 것을 누리고 살죠. 봄여름이면 뒷산으로 산나물을 캐러 가요. 한두 시간이면 쑥이며 냉이며 한 바구니 캐서 담아 와요. 무공해니 농약도 걱정할 필요 없죠. 가을에는 밤도 지천에 떨어져 있어요. 근처에는 생태공원과 산림욕장, 스파랜드도 있어 우리 나이 또래들이 살기에는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야생화를 캐서 정원에 옮겨심기도 하고 서울처럼 차가 막히지 않아 마음 내키면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드라이브하는 재미도 그만이라는 김화란 씨. 뒷산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예쁜 집들이 많다고. 그들과 왕래하며 어울리는 것 역시 전원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란다. 도시에서는 쇼핑으로 시간을 보내며 과소비하거나,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 나누는 부동산 관련 얘기로 잔뜩 욕심만 들곤 했단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다 부질 없다고. 그저 마음 편한 것이 제일이라며 웃는 그의 얼굴은 순박한 시골 아낙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김화란 씨는 이 모든 것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내가 집을 짓다 보니 알게 됐는데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건 전원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할 때뿐이지 서울로 돌아가는 그 순간 이내 마음이 약해지거든요. 물론 밤이면 무섭기도 하고 그런 건 있어요. 하지만 전원생활을 두려워하면 안 돼요. 제대로 즐기려면 그런 생각은 과감히 떨쳐버려야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런 면에서 우리처럼 주말주택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죠.”



여유가 된다면 주말주택부터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김화란 씨. 얼마동안 주말 전원주택 생활을 하면서 어떤 것이 불편한지 생각해 보고 스스로 문제되는 것은 정리하고 하면서 서서히 생활 패턴을 전원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집을 나서자 문 앞을 지키던 강아지가 연신 취재진을 경계하며 으르렁댄다. 김화란 씨가 버려져 죽어 가는 녀석을 데려다 살렸는데 집 앞에서 저렇게 지키고 있다고. 인사를 하고 돌아 나오면서 보니 정원에서 배웅하는 김화란 씨와 강아지의 모습이 그렇게 편안해 보일 수 없다.田



황정호 기자 / 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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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하게 다져 온 전원생활의 꿈 광주 85평 복층 ALC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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