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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물론 지방 도시 거주자들도 이젠 부쩍 회색으로 얼룩진 도시를 벗어나 흙 냄새 물씬 풍기는 전원으로 향하고 있다. 그 중에는 생명력을 잃은 도시에 그득한 갖가지 이름의 문명병文明病에 시달리다가 푸른 기운을 좇아 전원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는 이들도 있다. 대구의 아파트에서 살던 김승수·임경숙 부부도 2006년 건강 때문에 청도군 이서면에 전원주택을 마련했다. 산자락과 들녘이 맞닿은 598㎡ 부지에 연면적 146.4㎡로 앉혀진 복층 ALC 주택으로 외관이 아름답고 다채로워 감나무 숲 사이로 난 입구 어귀에서부터 눈길을 이끈다. 이들 부부는 전원에서 흙 냄새를 맡으며 살다 보니 도시에서 달고 온 지병持病이 어느덧 다 나았다고 한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청도군 이서면 신촌3리 1002번지
·부지면적 : 598.0㎡
·건축면적 : 113.3㎡
·연면적 : 146.4㎡
·건축형태 : 복층 ALC 블록 주택
·외장재 : 드라이비트(하단부 수성페인트)
·지붕재 : 금속기와
·바닥재 : 강화마루, 타일, 황토 미장 위 멍석(구들방)
·내장재 : 합지벽지, 타일, 핸디코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보조난방 가스보일러
·식수공급 : 상수도
·설계 및 시공 : 대림ALC 1544-4460
www.ALCDL.com

신대구-부산고속도로 개통으로 경상북도 청도군은 대구뿐만 아니라 울산과 부산권에서도 전원주택지로 인기가 높다. 산과 강 그리고 들녘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청도에서도 울산과 부산에서는 운문면을, 대구에서는 이서면을 전원주택 최적지 꼽는다. 전원주택 입지를 선정할 때는 자연 환경과 인문 환경이라는 양대 축 사이에서 고민하기 마련이다. 김승수 씨의 경우 전원주택지를 이서면에 마련한 까닭은 인문 환경 쪽으로 더 기울었기 때문이다.

“운문 쪽이 자연 경관이 더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구에서 30여 분 떨어진 이곳에 부지를 마련했어요. 대구에서 오래 살다 보니 가족 모두 그곳에 아는 사람이 많기에 자연 경관만 고집해 멀리 떠날 순 없었지요. 이곳은 자연 경관에다 도시와의 접근성, 교육, 의료, 문화 시설까지 두루 갖췄기에 입지 면에서 손색이 없어요.”

김승수·임경숙 부부는 건강을 회복하고자 전원행을 택했다. 김 씨는 업무로 인한 긴장과 스트레스로 간 기능이 떨어졌다지만, 임 씨의 두통은 병원에서도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7년째 으레 그러려니 하며 두통을 달고 지내다가 2005년 삶의 환경을 바꾸면 낫겠다 싶어 회색 빛 도시를 벗어나기로 맘먹은 것이다.

조망을 살린 실용적인 평면 구조

대구에서 가창을 경유 팔조령터널을 넘으면 논밭과 과수원 사이로 농가들이 옹기종기 들어찬 청도군 이서면 신촌3리에 닿는다. 김승수·임경숙 부부의 주택은 대로변에서 아담한 저수지를 끼고 난 좁은 길로 1.2㎞ 정도 들어서야 나오는 마을에서도 안쪽 외딴 곳에 자리한다. 그렇지만 농가 몇 채가 멀리서나마 이웃하기에 고립감보다는 고즈넉함이 느껴진다.

이 주택은 ALC 블록조로 지면에서 띄워 1층을 앉힌 까닭도 있지만 요철凹凸을 적당히 주고 드라이비트로 마감한 외벽과 금속기와를 얹은 각기 방향이나 모양이 다른 지붕으로 실면적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진입로와 나란히 하는 마당이 옆으로 길게 펼쳐지기에 1층 현관과 맞닿은 덱(Deck) 좌우로 계단을 만들고, 그 밑 자투리공간에다 갖가지 정원용품을 보관한다. 조망이 탁 트인 좌측으로 덱을 길게 뽑아 설치한 그늘막은 마치 원두막처럼 텃밭과 어우러져 이 계절 마음까지 풍요롭게 만든다.

언뜻 외관을 바라보면 2층 천장까지 튼 거실을 사이에 두고 좌측에는 침실을, 우측에는 주방/식당을 배치한 듯하다. 하지만 평면 구조를 보면 현관과 홀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거실과 주방/식당 그리고 다용도실을, 우측에는 방을 배치했다. 2층은 1층 홀과 방 부분의 평면 구조를 수직으로 뽑아 올려 경제적으로 시공했음을 알 수 있다. 부지가 지닌 한계성을 극복하면서 연계성이 강한 실을 하나의 동선으로 처리한 평면구조다.

부지는 나지막한 산자락을 따라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흐르는 598㎡ 장방형으로 뒤에는 대숲이, 앞과 좌우에는 논밭이 펼쳐져 있다. 마당을 확보하고자 주택을 대숲으로 바짝 물려서 서쪽으로 약간 틀어 앉히면 우측 조망이 밭과 진입로 사이에 심어진 나무에 가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집 안에서 가족이 오래 머무는 단란공간을 좌측에, 독립공간을 우측에 배치한 것이다. 그 대신 감수성이 예민한 딸의 방을 마당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전면에 배치하고, 그 뒤에 욕실이 딸린 안방과 온돌방을 드렸다. 물론 딸의 방은 마당에서 레벨 차가 심해 들여다보이지 않고, 안방 욕실을 딸의 방 옆에 배치했기에 실 간 소음도 없다. 건강을 생각해 전원행을 택했음인지 안방에서 통하는 온돌방 벽면에는 황토 미장 위에 한지로 마감하고 벽면 가득 참숯과 약재 주머니로 채웠으며 바닥에는 황토 미장 위에 멍석을 깔았다.

편의성을 고려해 현관과 계단실에서 접근성이 좋은 욕실 앞에 설치한 간이세면기도 눈길을 끈다. 거실은 단층임을 감안 전통 가옥의 대청처럼 천장을 박공으로 꾸미고 이미테이션 들보와 서까래를 노출시켜 개방감이 든다. 널찍한 주방/식당에는 주부의 움직임을 고려해 싱크대를 텃밭을 향해 열린 문 쪽에 설치하고 쿡탑을 다용도실 가까이 설치했으며 다용도실에는 텃밭으로 통하는 문을 냈다.

계단실은 대개 층을 잇는 전이공간으로만 머물러 답답하게만 느껴지는데 이 주택은 김승수 씨의 사진 작품과 조형물을 이용해 갤러리로 승화시켰다. 2층은 아들방과 욕실, 서재 그리고 간이 조리대를 설치해 향후 두 세대가 생활해도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더 넓어지는 좋은 집, 좋은 인연

김승수 씨는 본지本誌와 홈페이지를 통해 여러 가지 건축 구조의 장단점을 살피다가 지인知人의 소개로 ALC 블록 주택으로 정했다.

“업무 차 가창의 한 주택을 방문했다가 그곳 건축주에게서 대림ALC주택의 최종진 이사를 소개 받았어요. ALC블록으로 여러 해 전에 시공한 주택인데도 현재까지 냉·난방비가 적게 들고 흙벽처럼 습도 조절이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공사 기간이 짧고 면적도 넓게 나온다는 말도 덧붙였고요. 건축주가 시공업체를 좋게 말하기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라 대림ALC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후 대림ALC 홈페이지를 방문해 ALC블록에 대해서 살펴보니 기능성과 미관성 그리고 건강성 면에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지요.”

건축공사는 진입로가 포장되지 않은 데다 비까지 많이 내려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집터의 1/2이 청석靑石이라 다 깨뜨리지 못하고 전면 1.5m 정도를 높여 철근콘크리트 줄기초를 쳤는데 조망이 한결 더 좋아졌다. 자재를 운반할 때도 마을길이 협소해 5톤 트럭이 들어오지 못해 자재를 대로변에 쌓아놓고 2.5톤 트럭으로 날랐다.

갖가지 어려움을 웃음으로 이겨내고 지은 튼튼하고 편안하며 아름다운 보금자리이기에 김승수·임경숙 부부의 집에 대한 만족과 애정은 각별했다.

“가창의 건축주가 왜 자신의 ALC 주택을 그토록 자랑했는지 집 짓고 살아 보니 알겠어요. 신축 아파트와 달리 이 주택은 시공 후 환기를 안 하고 바로 살아도 될 만큼 역한 냄새가 없었어요. 집 안에서도 밖에 있는 것처럼 공기가 쾌적해서 그런지 전원생활 1년 만에 우리 부부 병이 말끔히 나았으니까요.”

한편으론 ‘구들방 앞에 땔감용으로 쌓아놓은 낡은 팰릿(Pallet)을 치웠어야 했는데, 화단이며 연못을 조성한 후에 소개돼야 우리 집이 더 예쁘게 나올 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그곳이 팰릿이 있어야할 자리라면 굳이 치울 필요가 있나요’ 라는 말을 넌지시 건네면서 보기 드물게 집에 대한 자긍심이 남다른 건축주 부부임을 느꼈다. 좋은 건축주와 시공사가 만나서 정성으로 빚어낸 주택이기에 그러할 것이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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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집] 기능성에다 미적 감각을 덧씌운 청도 146.4㎡ 복층 ALC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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