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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주말에 조금 여유가 생긴 직장인들. 종종 주말에 가족 나들이를 기대하는 자녀들과 ‘이번 주말엔 어디에 갈까’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보곤 한다. 하지만 강경훈(45)·구자역(44) 부부는 이런 고민에서 벗어났다. 작년 6월에 마련한 양평군 강하면 운심리의 전원주택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찾아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그 시간들이 어찌나 빠른지 늘 아쉬움이 남았다는 강경훈 씨 가족은 여름 휴가를 아예 이곳 주말주택에서 보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운심리
·부지면적 : 660㎡
·건축면적 : 181.5㎡(1층 115.5㎡, 2층 66㎡)
·건축형태 : 복층 목조주택
·외 장 재 : 적삼목 베벨 사이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온돌마루, 폴리싱 타일
·내 장 재 : 루바(거실 천장, 욕실 천장), 실크벽지
·난 방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상수도
·설계 및 시공 : 에스엠하우징 033-673-2777
www.esemhousing.co.kr

양평에서 남한강 줄기가 유자형 사구를 이루는 강하면 운심리. 국도 88번과 325번 도로로 나눠지는 운심교를 중심으로 바탕골예술관은 운심리 동쪽에, 강경훈 씨 가족의 주말주택은 서쪽의 광주에서 뻗은 해협산의 완만한 능선 끝자락에 자리한다. 완만한 능선임에도 마을로 들어서기 전 올려다본 집은 산자락 깊고 높은 곳에 자리한 듯 보였다.

이러한 첫인상과 달리 막상 마을 어귀에서 세 번의 코너만 돌면 금세 주택 앞에 다다르도록 진입로를 최단 거리로 냈고, 외관이 적삼목 베벨 사이딩이라 더 깊은 곳에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켰던 것이다. 주택과 마주하고 내려다본 풍경은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없어 남한강은 물론이요, 강 건너편 대심리까지도 시원스레 한눈에 들어왔다.

조용하고 차분한 남한강을 닮은 가족

건축주 부부는 강 때문에 이곳 부지를 매입했다. 우연한 기회에 지금의 집터를 포함한 7필지 분양 소식을 듣고 중개인을 따라 올라가 마주한 풍경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랫동네에서 윗동네로 조금 걸어 올라왔을 뿐인데 보이는 시각 차이는 엄청났다. 막힘이 없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풍경, 특히 그 중심에 유유히 흘러가는 강줄기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토목공사를 해주는 조건으로 계약한 후 6년이 지난 작년에 주택을 지었다. 그 사이 아들 지윤이가 태어나 단란한 세 식구가 됐고, 이 주택은 가족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강경훈 씨가 집을 계획하며 마음에 둔 외관은 북미식 목조주택이었다. 여러 박공지붕과 뻐꾸기창으로 멋을 낸 외관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건축 구조를 결정할 때까지만 해도 목조주택하면 화재 위험에 무방비 상태일 것이라 생각해 망설였다. 하지만 실제 목조주택의 주 재료인 나무는 잘 타지만 벽과 천장은 석고보드로 둘러싸여 화염이 나무에 직접 닿지 않고 석고보드는 온도 상승을 지연시켜 주기도 한다는 사실에 맘놓고 목조주택으로 결정을 보았다. 인터넷으로만 알아본 강 씨는 자신이 그리던 전원주택과 비슷한 주택 시공 사례가 있는 에스엠하우징을 발견했고, 그 주택의 외관을 기본 삼아 이곳 대지 형태에 맞춰 설계를 시작했다. 생각했던 실면적보다 넓게 나와 더 맘에 든다는 강 씨는 구조만 나무가 아닌 외장까지도 나무여야 ‘제대로 된 목조주택이다’라는 생각에 적삼목을 사용해 외부를 마감하였다.

구석구석까지 활용도 높은 실내 구조

반도체 설계 회사를 운영하는 강경훈 씨는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설계의 중요성은 주택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이에 주택 설계 단계에서부터 주의를 기울여 후회 없는 집을 짓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남북의 너비가 좁고 동서의 길이가 긴 대지의 형태상 강을 내다보도록 주택을 북향으로 앉히다 보니 설계가 길쭉한 모양으로 나왔다. 정원 입구에서부터 깔아 놓은 판석은 두 갈래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주택 현관으로, 나머지 하나는 거실 전면 덱으로 안내한다. 전면 덱은 ‘ 자’ 형태로 거실을 거쳐 주택 좌측에 위치한 주방까지 길게 이어지는 주방 겸 식당을 주택 후면으로 밀어 넣어 좌측 덱 공간이 더 넓어졌다. 이곳은 실외 공간임에도 외부 시선을 피할 수 있어 가족의 휴식시간을 방해받지 않도록 했다.

이 주택은 크게 좌측은 식食 공간(1층 주방과 식당, 2층 홈바)으로, 우측은 실室 공간(1층 2개의 방, 2층 부부침실)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중앙을 공용 공간(1층 거실, 2층 홀)이 채웠다. 현관에 들어서면 무려 다섯 개의 문을 연결하는 아담한 홀을 만난다. 현관문과 전실 좌우로 자리한 방문과 욕실, 계단 하부 공간을 활용한 다용도실 문이 그것이다. 거기에 계단실과 거실까지 연결하고 있다. 이는 계단이 수직면에서 좌측으로 45˚기울게 설계되어 맞닿은 실室이 다각형으로 됐고, 결과적으로 홀까지 독특한 육각형이 됐다. 주택의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거실은 주택 정중앙에 위치하는데 덱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도록 미닫이 파티오 도어를 한쪽에 따로 내고, 그 두 배 크기로 단열과 조망을 고려해 고정창을 설치했다. 거실의 경사지붕은 2층 홀 천장 중앙까지 이어지는데 2층 높이에 작은 두 개의 뻐꾸기창을 만들어 채광을 끌어들였다.

내부 곳곳에 생긴 각진 모서리 공간까지 최대한 활용한 점도 돋보였는데 1층 욕실 모서리에는 양변기를 숨기듯 설치했고, 주방 옆 다용도실은 미닫이를 설치하고 세탁기를 그 안에 딱 들어가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치수를 고려해 마련했다. 게다가 2층 계단과 부부침실 사이의 각 진 공간에는 다락방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간이 사다리를 놓았다. 내부 전체를 하늘빛 구름무늬 벽지로 마감한 다락방은 아들 지윤이가 하늘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부부가 특별히 마련한 곳이란다.

“이 단지에서 우리가 두 번째로 집을 짓는 거였어요. 처음 입주한 윗집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죠” 라는 강경훈 씨는 아직 단지의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7필지 주택이 다 들어서면 이웃이 누가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한다. 그는 또 “일부러 작은 묘목들로만 울타리를 꾸몄어요. 시멘트 담을 높이 쌓아 주변과 단절시키면 이웃에게 괜히 미안할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해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커서 화가가 되고 싶다는 지윤이는 가까운 곳에 바탕골예술관이 있어 다양한 미술 체험과 소극장 공연을 접할 수 있는 이곳에 오는 것을 좋아한단다. 결혼 전부터 데이트 코스로 자주 드나들던 이곳에 새로운 터를 마련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면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윤이에게 “왜 이렇게 늦게 나왔어?” 핀잔 아닌 핀잔을 주는 부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田



글·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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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있는 집] 단란한 세 식구 행복의 초석 양평 181.5㎡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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