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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하우스로 보는 영국식 주택 스타일
- 전통적인 공법이 적용된 만큼 쇼하우스 양쪽에 자리한 두 채의 집은 내외부 이미지 또한 전통적인 분위기에 맞춰 연출되었다. 내부 곳곳에 드러나 기둥들조차도 자연스럽게 깎고 다듬고 색깔을 입혀 고전적인 분위기가 풍기도록 했다. 특히, 쇼하우스 가장 왼쪽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집은 앞쪽으로 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뒤로는 잔디가 잘 가꿔진 뒷마당을 확보한 전형적인 영국 스타일의 집이다. 들어가는 현관의 문이나 창호, 벽난로 등도 같은 일관된 분위기로 연출되었다. 집기류의 배치나 선택에 있어서도 같이 보조를 맞추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새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느껴져 새삼 영국인들의 옛 것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자료협조 포톤 www.potton.co.uk 영국 주택 회사 포톤(Potton)의 본사를 방문했다. 숙소에서 튜브(Tube, 런던의 지하철)를 타고 '하이바넷(High Barnet)'으로 이동한 뒤, 거기서 포톤의 본사가 위치한 잉글랜드 북부 '와이보스톤(Wyboston)'으로 향했다.튜브의 가장 마지막 역인 '하이바넷'에서 포톤 본사까지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1시간가량 달려야 했다. 포톤 본사에는 세일즈 담당 매니저인 '신 아담스(Sean Adams)'씨가 마중 나와 있었고, 간단한 인사와 미팅을 마치고 오늘의 주요 목적지인 '쇼하우스'로 향했다. '쇼하우스'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보여주기 위해 지은 일종의 모델하우스인데 예비 건축주들이 이곳을 방문해 주택의 유형도 살펴보며 궁금한 점도 묻고 상담도 하게 된다. 이곳에는 모두 3채의 모델하우스가 지어져 있으며 양쪽으로 '헤리티지(Heritage, 전통적인)' 스타일의 집이 두 채 있고, 가운데에 밝고 현대적 감각의 '렉터리(Rectory)' 스타일의 집이 자리 잡고 있다. 말 그대로 헤리티지 스타일은 영국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낸 고전적인 스타일의 운치 있는 집이고, 렉터리 스타일은 맨션 스타일의 저택형 주택이다. 리틀 팍스톤에 있는 쇼하우스 쇼하우스 오른쪽에 헤리티지 스타일의 주택 가운데 위치한 렉터리 스타일의 주택 맨 위쪽에 위치한 또 다른 헤리티지 스타일의 주택 내 집은 내 손으로 '셀프 빌더' 포톤에선 크게 4가지 스타일의 주택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헤리티지와 렉터리 외에도 중부 잉글랜드 지방의 시골풍인 '샤이어(shire)' 스타일과 단층 규모의 심플한 '방갈로(bungalows)' 스타일이 더 있다. 방갈로 스타일은 우리의 입장에선 10평 안팎의 작은 통나무 주택 정도로 인식되고 있지만, 영국에서의 방갈로는 이보다 규모가 크고 생활이 가능한 심플한 스타일의 주택 유형을 말한다. 상담과 계약, 시공 순서는 포톤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가지의 모델을 통해 건축주가 지정을 하면, 공장에서 대부분의 골조가 만들어져 나오게 된다. 그러나 최초로 선택한 모델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선 건축주의 생각이 반영되어 어느 정도의 변형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포톤 측의 역할은 여러 설계 유형을 제시하고, 이에 맞춰 골조를 생산해 낸 뒤, 이를 운반해 골조 공사를 마치는데 까지며 이후부터는 건축주의 몫이다. 이후부터는 건축주가 자신의 스타일과 예산에 맞춰 자재를 선정해 스스로 또는, 다른 전문가들을 통해 내외부를 마감하게 된다. 물론, 건축주의 요구에 의해 포톤 측에서 원스톱(One-Stop)으로 최종 내외부까지 마무리 짓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골조만 세우고 나머지는 건축주가 알아서 하는 방식이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영국 사람들 중엔 자신의 집을 손수 짓고 싶어 하는 사람 즉, 셀프 빌더(Self Bilder)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며, 또 포톤 측 입장에서도 모두 제각각인 건축주의 성향에 맞춰 끝까지 책임지기엔 한계가 있고 상황도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다만 포톤에서는 3년 정도의 애프터서비스 기간을 두고 일정 분의 책임을 지고 있는데, 그 이후를 대비해서는 자체적으로 건축주를 교육해 스스로 고쳐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국, 이는 부분적이나마 주택의 시공이나 유지 보수에 있어 DIY(Do It Yourself) 개념이 적용된 시스템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대형 DIY 건축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모두 이런 건축주와 시공회사 간의 특수한 관계와 영국인들의 성향에서 비롯됐음을 이해할 수 있다. 위의 주택에 있는 다이닝룸과 2층 안방 모습. 침대 앞으로 욕실을 겸한 화장실과 드레스 룸이 있다. 1층 거실의 모습. 고풍스럽게 다듬어진 기둥이 거실 한쪽에 서 있다. 1층에 위치한 주방 내부 현관에서 바라본 모습. 왼쪽으로 거실이 있고 오른쪽으로 주방이며 중앙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2층 복도의 모습과 아이의 방 ‘기둥-보’ 방식의 영국 전통 주택 포톤의 주택 중엔 일부 외벽을 벽돌로 마감해 조적조 주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포스트 앤 빔(Post & Beam)' 방식의 목구조 주택이다. '포스트 앤 빔(Post & Beam)' 방식은 말 그대로 기둥과 보가 하중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단편적인 기본 원리, 즉 하중의 지지 원리만 따진다면 우리의 한옥이나 일본의 재래식 건축법과 같은 원리라고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패널 방식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적용되고 있는 목조주택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일정한 간격의 스터드들이 세워지고 안팎으로 OSB 합판과 석고보드가 벽체를 구성하며 이 벽체가 주택의 하중을 지지하는 원리다. 일본에선 패널 방식 대신, 지진에 강하다는 이유로 '기둥-보' 결합 구조의 재래식 짜 맞추기 방식이 많이 적용되고 있는데, 지진은 없지만 영국 역시 이 '포스트 앤 빔' 방식이 전통적인 그들의 건축 방식이다. 설계 도면상에 나타난 검은 점과 가로 세로의 점선들이 기둥과 보의 위치를 나타내는데 실제, '쇼하우스'에 지어진 집들의 내부를 들어가 보면 이 기둥들이 그대로 밖에 드러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추후 리모델링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벽체는 일반적인 목구조 방식과 유사해 안쪽에 석고보드, 바깥쪽에 OSB 합판, 그리고 그 사이에 유리섬유나 스티로폼 등 단열재가 충진 된다. 그러나 기초적인 벽체 패널만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내부 단열재 충진이나 내외부 마감은 현장에서 작업이 이뤄진다. 난방 방식은 가스를 이용한 라디에이터 방식이며 기초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는 약 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쇼하우스 가운데에 위치한 렉터리 스타일의 주택. 외부에서 귀족풍의 저택형 이미지가 잘 나타나 있다. 내부 역시 밝은 톤으로 처리해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전해 준다. 새 집 같지 않은 새 집 '헤리티지' 스타일 전통적이 공법이 적용된 만큼 쇼하우스 양쪽에 자리한 두 채의 집은 내외부 이미지 또한 전통적인 분위기에 맞춰 연출되었다. 내부 곳곳에 드러난 기둥들조차도 자연스럽게 깎고 다듬고 색깔을 입혀 고전적인 분위기가 풍기도록 했다. 특히, 쇼하우스 가장 왼쪽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집은 앞쪽으로 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뒤로는 잔디가 잘 가꿔진 뒷마당을 확보한 전형적인 영국 전통 스타일의 집이다. 들어가는 현관의 문이나 창호, 벽난로 등도 같은 분위기로 연출되었고, 집기류의 배치나 선택에 있어서도 같이 보조를 맞추었다.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새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느껴져 새삼 영국인들의 옛 것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이 집은 우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운데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왼쪽에 거실, 오른쪽에 방과 주방이 위치해 있으며 그리고 2층에 3개의 방이 있다. 왼쪽 거실에는 입구 전면에 거친 돌로 쌓아올린 매립형 벽난로가 자리 잡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ㄱ' 자로 꺾여 후면의 면적을 많이 확보해 뒷마당이 잘 보이도록 했다. 거실 맞은편에 위치한 주방은 넓은 면적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한쪽으로는 보조주방이 별도로 딸리고, 이곳을 통해 뒷마당으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싱크대의 높이는 대체로 키가 큰 사람들임에도 대체로 낮은 편이었으며 특히, 상단에 걸린 수납장은 매우 낮게 설치되어 손을 뻗으면 최상단까지 손이 닿았다. 2층으로 오르면 왼쪽으로 안방이 위치해 있는데 안방에는 화장실과 드레스룸도 있다. 안방 반대쪽에는 2개의 아이들 방과 화장실이 있는데 이 방들은 아이들 방답게 비교적 생동감 있는 컬러로 내부가 꾸며져 있었다. **포튼의 주택 시공 모습** 위 사진 시계방향/ ①기초 공사의 모습. ②포스트를 세우는 모습. ③ 빔을 올리는 모습. ④기초 바닥면과 포스트의 결합 모습. ⑤포스트와 빔, 그리고 벽체와 천장의 결합. ⑥마감 전위 외벽 모습. ⑦지붕의 기와 시공 장면. ⑧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맨션풍의 저택형 주택 '렉터리' 스타일 이와 달리, 렉터리 스타일은 맨션 분위기의 저택형 주택이다. 외부에서 느껴지는 형태가 대체로 심플해 귀족적이고 중후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집이다. 쇼하우스 가운데에 위치한 렉터리 스타일의 이 집도 외벽을 밝은 톤의 드라이비트로 처리해, 산뜻하고 감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형태미를 비롯한 전체적인 분위기에선 대체로 중후한 저택형 이미지가 나타난다. 이 같은 이미지는 내부에서도 잘 나타나 구조적으로 공간 구분이 시원하고, 화이트 톤의 화사함이 강조되어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영국 어느 백작의 저택을 연상시킨다. 아늑한 분위기의 전통미와 실용적인 생활공간을 연출한 영국 포톤사의 4채의 헤리티지 시리즈 인터뷰/신 아담스(Sean Adams/포톤 세일즈 매니저) <연간 2백50채 생산하는 영국 내 선두 주택 회사> '포톤(Potton)'은 영국의 전통적인 '기둥-보' 방식의 팀버하우스를 짓는 주택 회사입니다. 지난 64년 설립된 이래, 파렛트와 패널 생산을 거쳐 지난 9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택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와이보스톤'에 위치한 본사를 비롯해 공장과 쇼하우스, 건축 기술 트레이닝 센터 그리고 부대시설로 레저 시설이 있으며, 1백여 개의 다양한 설계 유형을 확보해 놓고 연간 2백50여 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에는 우리와 같은 스타일의 주택 회사가 30여 개 정도 있으며 그중에서 포톤은 가장 조직적이고 규모가 큰 선두 기업입니다. 포톤 주택의 특징은 우선, 영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해 내었고, 구조적으로도 매우 튼튼하고 합리적인 주택입니다. 또 내외부 마감을 건축주가 직접 하더라도 마무리까지 누구나 쉽게 작업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기술적으로 프로그래밍화되어 있고, 부가적인 기술 지원 및 교육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현재, 국내뿐만이 아니라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폴란드, 리비아 등으로도 수출했으며 일본에도 지난 3년간 9채의 주택이 지어졌습니다. 포톤은 한국 시장에도 진출을 희망하며, 포톤의 해외 에이전트인 '쿠와하라 리미티드'를 통해 많은 주택이 지어지기를 희망합니다. 포튼의 본사 외부 모습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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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하우스로 보는 영국식 주택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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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있는 집] 단란한 세 식구 행복의 초석 양평 181.5㎡ 복층 목조주택
-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주말에 조금 여유가 생긴 직장인들. 종종 주말에 가족 나들이를 기대하는 자녀들과 ‘이번 주말엔 어디에 갈까’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보곤 한다. 하지만 강경훈(45)·구자역(44) 부부는 이런 고민에서 벗어났다. 작년 6월에 마련한 양평군 강하면 운심리의 전원주택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찾아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그 시간들이 어찌나 빠른지 늘 아쉬움이 남았다는 강경훈 씨 가족은 여름 휴가를 아예 이곳 주말주택에서 보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운심리 ·부지면적 : 660㎡ ·건축면적 : 181.5㎡(1층 115.5㎡, 2층 66㎡) ·건축형태 : 복층 목조주택 ·외 장 재 : 적삼목 베벨 사이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온돌마루, 폴리싱 타일 ·내 장 재 : 루바(거실 천장, 욕실 천장), 실크벽지 ·난 방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상수도 ·설계 및 시공 : 에스엠하우징 033-673-2777 www.esemhousing.co.kr 양평에서 남한강 줄기가 유자형 사구를 이루는 강하면 운심리. 국도 88번과 325번 도로로 나눠지는 운심교를 중심으로 바탕골예술관은 운심리 동쪽에, 강경훈 씨 가족의 주말주택은 서쪽의 광주에서 뻗은 해협산의 완만한 능선 끝자락에 자리한다. 완만한 능선임에도 마을로 들어서기 전 올려다본 집은 산자락 깊고 높은 곳에 자리한 듯 보였다. 이러한 첫인상과 달리 막상 마을 어귀에서 세 번의 코너만 돌면 금세 주택 앞에 다다르도록 진입로를 최단 거리로 냈고, 외관이 적삼목 베벨 사이딩이라 더 깊은 곳에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켰던 것이다. 주택과 마주하고 내려다본 풍경은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없어 남한강은 물론이요, 강 건너편 대심리까지도 시원스레 한눈에 들어왔다. 조용하고 차분한 남한강을 닮은 가족 건축주 부부는 강 때문에 이곳 부지를 매입했다. 우연한 기회에 지금의 집터를 포함한 7필지 분양 소식을 듣고 중개인을 따라 올라가 마주한 풍경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랫동네에서 윗동네로 조금 걸어 올라왔을 뿐인데 보이는 시각 차이는 엄청났다. 막힘이 없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풍경, 특히 그 중심에 유유히 흘러가는 강줄기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토목공사를 해주는 조건으로 계약한 후 6년이 지난 작년에 주택을 지었다. 그 사이 아들 지윤이가 태어나 단란한 세 식구가 됐고, 이 주택은 가족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강경훈 씨가 집을 계획하며 마음에 둔 외관은 북미식 목조주택이었다. 여러 박공지붕과 뻐꾸기창으로 멋을 낸 외관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건축 구조를 결정할 때까지만 해도 목조주택하면 화재 위험에 무방비 상태일 것이라 생각해 망설였다. 하지만 실제 목조주택의 주 재료인 나무는 잘 타지만 벽과 천장은 석고보드로 둘러싸여 화염이 나무에 직접 닿지 않고 석고보드는 온도 상승을 지연시켜 주기도 한다는 사실에 맘놓고 목조주택으로 결정을 보았다. 인터넷으로만 알아본 강 씨는 자신이 그리던 전원주택과 비슷한 주택 시공 사례가 있는 에스엠하우징을 발견했고, 그 주택의 외관을 기본 삼아 이곳 대지 형태에 맞춰 설계를 시작했다. 생각했던 실면적보다 넓게 나와 더 맘에 든다는 강 씨는 구조만 나무가 아닌 외장까지도 나무여야 ‘제대로 된 목조주택이다’라는 생각에 적삼목을 사용해 외부를 마감하였다. 구석구석까지 활용도 높은 실내 구조 반도체 설계 회사를 운영하는 강경훈 씨는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설계의 중요성은 주택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이에 주택 설계 단계에서부터 주의를 기울여 후회 없는 집을 짓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남북의 너비가 좁고 동서의 길이가 긴 대지의 형태상 강을 내다보도록 주택을 북향으로 앉히다 보니 설계가 길쭉한 모양으로 나왔다. 정원 입구에서부터 깔아 놓은 판석은 두 갈래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주택 현관으로, 나머지 하나는 거실 전면 덱으로 안내한다. 전면 덱은 ‘ 자’ 형태로 거실을 거쳐 주택 좌측에 위치한 주방까지 길게 이어지는 주방 겸 식당을 주택 후면으로 밀어 넣어 좌측 덱 공간이 더 넓어졌다. 이곳은 실외 공간임에도 외부 시선을 피할 수 있어 가족의 휴식시간을 방해받지 않도록 했다. 이 주택은 크게 좌측은 식食 공간(1층 주방과 식당, 2층 홈바)으로, 우측은 실室 공간(1층 2개의 방, 2층 부부침실)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중앙을 공용 공간(1층 거실, 2층 홀)이 채웠다. 현관에 들어서면 무려 다섯 개의 문을 연결하는 아담한 홀을 만난다. 현관문과 전실 좌우로 자리한 방문과 욕실, 계단 하부 공간을 활용한 다용도실 문이 그것이다. 거기에 계단실과 거실까지 연결하고 있다. 이는 계단이 수직면에서 좌측으로 45˚기울게 설계되어 맞닿은 실室이 다각형으로 됐고, 결과적으로 홀까지 독특한 육각형이 됐다. 주택의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거실은 주택 정중앙에 위치하는데 덱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도록 미닫이 파티오 도어를 한쪽에 따로 내고, 그 두 배 크기로 단열과 조망을 고려해 고정창을 설치했다. 거실의 경사지붕은 2층 홀 천장 중앙까지 이어지는데 2층 높이에 작은 두 개의 뻐꾸기창을 만들어 채광을 끌어들였다. 내부 곳곳에 생긴 각진 모서리 공간까지 최대한 활용한 점도 돋보였는데 1층 욕실 모서리에는 양변기를 숨기듯 설치했고, 주방 옆 다용도실은 미닫이를 설치하고 세탁기를 그 안에 딱 들어가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치수를 고려해 마련했다. 게다가 2층 계단과 부부침실 사이의 각 진 공간에는 다락방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간이 사다리를 놓았다. 내부 전체를 하늘빛 구름무늬 벽지로 마감한 다락방은 아들 지윤이가 하늘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부부가 특별히 마련한 곳이란다. “이 단지에서 우리가 두 번째로 집을 짓는 거였어요. 처음 입주한 윗집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죠” 라는 강경훈 씨는 아직 단지의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7필지 주택이 다 들어서면 이웃이 누가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한다. 그는 또 “일부러 작은 묘목들로만 울타리를 꾸몄어요. 시멘트 담을 높이 쌓아 주변과 단절시키면 이웃에게 괜히 미안할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해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커서 화가가 되고 싶다는 지윤이는 가까운 곳에 바탕골예술관이 있어 다양한 미술 체험과 소극장 공연을 접할 수 있는 이곳에 오는 것을 좋아한단다. 결혼 전부터 데이트 코스로 자주 드나들던 이곳에 새로운 터를 마련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면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윤이에게 “왜 이렇게 늦게 나왔어?” 핀잔 아닌 핀잔을 주는 부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田 글·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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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있는 집] 단란한 세 식구 행복의 초석 양평 181.5㎡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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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있는 집] 학자적 분위기 물씬한 달성 55평 복층 ALC주택
- 예로부터 물 좋기로 이름난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에 들어선 복층 ALC 주택. 대구 토박이인 건축주 장기홍(74세)·함은선(69세) 부부가 낡은 농가주택을 헐고 지난해 2월 완공한 주택이다. 흰색으로 깔끔하게 마감한 외벽과 이와 어우러진 붉은색 금속기와가 전형적인 전원주택임을 알리고 있다. 건축정보 ·위 치 :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 ·건축형태 : 복층 ALC주택 ·대지면적 : 210평 ·건축면적 : 55평(1층 40평, 2층 15평) ·외벽마감 : 드라이비트 ·내벽마감 : 합지벽지 ·지 붕 재 : 금속기와 ·바 닥 재 : 강화마루 ·천 장 재 : 스타코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대림ALC, 1544-4460 www.alcdl.com 이 주택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던하고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는 외관과 더불어 내부도 인테리어적인 요소를 최소화해 차분하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바로 거실이 나타나며, 그곳을 중심으로 안방과 작은방이 놓여 있고 입구 바로 오른 편에 계단이, 왼편에는 주방과 응접실이 자리한다. 직사각형 대지 형태에 맞추어 집을 길게 배치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거실을 앉혀 전면창을 냈다. 2층도 마찬가지. 계단을 오르면 직사각형 모양의 방 2개가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내는데 거실 전면창 바로 위에 큰 창과 발코니를 내 넓게 펼쳐진 비슬산 조망을 한껏 끌어들였다. 끝없는 배움과 음악에 대한 열정 가창면에서도 이곳 대일리는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물 맛 좋기로 유명하다. 대구에서 생산되는 소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인기 좋다는 생수도 이곳 물을 사용한다. 건축주는 6년 전, 물이 좋으면 땅도 좋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곳에 주택을 짓고 옮겨왔다. 건축주 장기홍 씨는 2년 전 경북대학교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했다. 지질학을 전공한 그는 요즘 철학에 푹 빠져 지낸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각종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토론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배움에 대한 그의 끝없는 열정은 집 안 구석구석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입주한 지 2달이 넘었지만 장 씨의 전용공간 격인 지하(선큰 층)와 2층 곳곳에는 정리되지 않은 책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놓여 있다. 보기에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을 짐작케 하는 빛 바랜 것에부터 아직 손때가 묻지 않은 최근의 것까지 다양한 책들이 호기심을 자극해 절로 책장을 넘겨보게 만든다. 이날은 저녁에 지하에 마련된 작은 강의실에서 관련 세미나가 있을 예정인데 제자와 지인知人들이 모여 서로 강의도 하고 토론도 하며 배움의 장을 열 것이라고 한다. 덕분에 집안일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하자 부인 함은선 씨는 “각자 음식을 싸오기 때문에 그리 큰 불편은 없다”면서 “화장실에 있는 시간도 아까워 탁자를 놓고 책을 보는 양반인데 어떻게 말릴 수 있겠느냐”는 말을 덧붙였다. 장 씨는 최근 들어 오래된 레코드판을 모으는 데 열심이다. 집 안 여기저기서 얼핏 보기에도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턴테이블이 눈에 띈다. 그 주위로 이제는 라디오에서조차 듣기 어려운 가수들의 음반이 빼곡이 쌓여 있는데 길을 가다 혹은 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장 씨가 레코드 점에 들러 모은 것들이라고 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했다지만 CD가 LP보다 좋은 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장 씨는 믿고 있다. 입체감, 깔끔한 외관 탁월 210평 대지에 남향으로 앉혀진 55평 복층 ALC주택. 건축주는 작은 주택에서 거주하다 정년퇴임과 함께 집을 새로 올리기로 마음먹고 작년 11월 착공에 들어가 올해 4월 입주했다. ALC 구조는 비용도 적당한 데다 현대식 분위기를 잘 살린다는 이유로 선택했고 설계와 시공은 인근 경산에 소재한 대림ALC에다 맡겼다. 외관은 붉은색 기와를 얹은 지붕이 차곡차곡 쌓인 듯 입체감을 더한다. 무게감이 느껴지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를 발산하는 흰색 드라이비트로 외벽을 마감하고 차분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합지벽지로 내벽을 처리했다. 또한 서까래를 노출시킨 천장과 집 내부를 훑는 몰딩 그리고 강화마루가 일체감을 준다. 지하층이라지만 지대에 맞닿아 있는 43평의 차고는 지금 장기홍 씨의 강의실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밖이 훤하게 내다보이는 큰 창을 내 답답한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아 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에 제격이다. 계단을 오르면 집 현관과 마주한다. 건축주의 공용공간이 1층에 모여 있고 몸이 불편한 노모를 모시고자 거실 맞은 편에 황토로 마감한 노모 방을 배치했다. 함은선 씨는 황토 덕분인지 집을 새로 지으면서 노모의 목소리도 좋아지고 기력도 나아진 것 같다고. 2층은 장 씨의 책들과 음반들로 가득하다. 책장마다 세월을 알리는 헐거워진 책들로 가득하고 턴테이블이 자리한 구석까지 차지하고 있다. 이곳 역시 1층과 마찬가지로 합지벽지로 내벽을 마감했다. 함 씨는 너무 늦게 시작한 전원생활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닿는다면 놓치지 말고 좀더 일찍 준비해서 전원으로 내려가라고 조언했다. 참다운 전원생활은 단지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텃밭도 가꾸고 정원도 보살피며 자연과 함께하는 것에 있지 않겠느냐고 그는 말한다.田 글·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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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있는 집] 학자적 분위기 물씬한 달성 55평 복층 ALC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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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있는 집] 삶의 여유를 만끽하는 전원생활, 양평 75평 복층 목조주택
- 꿈꾸던 전원생활을 시작했지만 새로운 지역의 낯설음과 소극적인 대인관계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전원생활이 기대와 다르게 힘들기만 하다면 얼마나 불행할 것인가. 4년 전 연고지 없는 양평군 옥천면에 지금의 부지를 매입한 한기옥(63) 씨는 사전에 ‘나는 외지인’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마을 사람들과 친밀해지기 위해 매년 행사가 열릴 때마다 바쁜 일도 제쳐 두고 참여해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원래는 정원에 조금 더 많은 흙으로 채우려 했다. 하지만, 이미 주택 공사에 따른 불편함도 아무 말 없이 참아준 주민들에게 미안해서 더는 욕심 낼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배려가 전해져서인지 허물없이 지내는 이웃이 많아졌고 편하게 건축주의 집을 오가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 ·건 축 형 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2″×6″) ·대 지 면 적 : 361평 ·건 축 면 적 : 75평(1층-55평, 2층-20평) ·외 벽 마 감 : 스타코, 인조석 ·내 벽 마 감 : 실크벽지, 대리석타일 ·천 장 재 : 루바, 페인트, 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대리석 복합 타일, 온돌마루(복도), 오크원목(계단실)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2700L 심야전기보일러, 기름보일러(보조난방)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6년 11월~2007년 1월 ·설계 및 시공 : 예가건축 031-634-0172 http://cafe.naver.com/buildahome.cafe 시골에서 나고 자란 한기옥 씨는 도시에서 생활하면서부터 고향의 흙 냄새를 그리워했다. 어느 날, 사업 차 수없이 드나들던 6번 국도에서 ‘전원주택 부지 분양’이라는 문구를 보고 호기심에 공인중개사무소에 들렀다고 한다. 그곳에서 소개해 준 데가 바로 지금의 부지였다. 전원주택 1번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아신리는 마을 주민의 절반이 아름다운 풍광과 맑은 공기에 이끌려 전원생활을 시작한 이들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다양한 구조와 형태의 주택들이 새둥지처럼 띄엄띄엄 들어앉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최근에 신축한 듯한 주택도 전체 가구 수에 비해 많은 편인데 원주민도 도시에서 옮겨 온 사람들이 지은 아름답고 편리한 주택을 보고 낡은 주택을 헐고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 정원과 울타리를 갖춘 주택들이 많아서일까. 마을 전체가 정돈된 느낌이다. 그 가운데서 도로와 마당을 담대신 앞에는 개나리를 바로 뒤에는 벚나무를 심은 주택이 유독 눈길을 끈다. 최근에 지은 이 주택이 바로 한기옥·나종숙 부부의 보금자리다. 손님을 반기듯 활짝 열린 대문으로 들어서니 마을길에서는 보이지 않던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벚나무에 가린 넓은 터에 온갖 종류의 묘목들을 심어 놓아 작은 수목원을 방불케 한다. 현관으로 향하는 계단 오른편으로 6m가 족히 넘는 낙우송落羽松과 허리가 휜 소나무가 대조를 이룬다. 높이를 자랑하듯 시원스럽게 뻗은 침엽수들은 모두 한기옥 씨가 부지를 마련하고부터 직접 심고 가꿔 온 것이다. 벌레들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살충제를 뿌리는 일이 처음에는 손에 익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금은 어느덧 전문가 수준의 솜씨를 발휘하면서 나무를 가꾼다고 한다. 한 씨가 정원수를 보살피는 동안 부인 나종숙 씨도 텃밭에 제철에 맞는 채소들을 가꾸어 왔다고 한다. 주택을 방문한 날에도 정원에 놓인 정자에서 이웃 주민들과 나물 반찬에 쓸 민들레를 다듬는 모습이 정겹기만 했다. 독특한 나무 경계 울타리, 고급스런 내부 인테리어 나무 울타리뿐만 아니라 건물 중앙에 높게 솟은 벽난로 굴뚝, 인조석과 흰색 스타코 외벽 마감재 그리고 연붉은 아스팔트 슁글을 얹은 물매 가파른 지붕으로 인해 마을 어귀에서부터 이 주택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넓은 전실에는 남쪽으로 난 창문으로 들이치는 햇살 아래 작은 분묘들이 수줍은 듯 가지런히 놓여 있다. 전실에서 바로 이어지는 거실은 건축주 부부가 가장 맘에 들어하는 공간으로 6.5m 천장 높이만큼이나 시원스럽다. 거실 전면창은 대개 통유리가 많은데 이 주택의 경우 벽난로가 정면에 자리잡기에 창을 좌우 대칭으로 나누고 1층과 2층 높이만큼 4개로 분할했다. 벽난로가 차지한 벽면은 그리스식 거울로 포인트를 주어 깔끔하게 꾸몄다. TV 장식장이 있는 벽면은 개당 폭 2m짜리 장식 벽돌을 사용해서 웅장하고 고급스럽다. 2층 거실은 이국적인 느낌으로 장식했는데 중국풍의 빨간 등과 크리스털 등이 눈길을 끈다. 장식장이나 선반이 별로 없는 벽면이 부인 나종숙 씨가 다리품을 팔아 직접 구입했다는 여러 가지 등燈으로 인해 로맨틱하다. 또한 창문은 캔버스와 같은 비율로 크기만 약간씩 다른데,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목가적 풍경이 마치 그림과 같아 액자를 대신하는 듯하다. 정성을 쏟은 나의 집 한기옥 씨는 부지를 마련한 후 시공사를 여러 군데 찾아다녔다고 한다. 이 주택의 설계와 시공을 맡은 ‘예가건축’은 주변 환경과 대지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후 건물의 배치와 공간 구성에 이르기까지 마음에 드는 안을 제시했다고. 특히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 쓰며 추천 의견을 내놓을 때가 많아 맘에 들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다소 좁아 보이던 주방과 식당을 넓게 변경하면서 아일랜드 부엌을 놓고 4개의 하이 체어(High Chair)를 두었더니 모던 바(Bar)와 같은 분위기가 나게 됐다고 한다. 또한 메인 주방, 보조 주방, 세탁실로 이어지는 공간에 포켓도어를 설치하여 활용도를 높인 점도 돋보인다. 시공 중에 건축주와 협의를 거쳐 완성한 설계를 변경하면 공기工期가 늘어지는 것은 물론 자재비와 인건비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예가건축의 정진철 이사는 “조금 편할 생각으로 일을 진행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시공 후에 생겨 더욱 힘들어진다”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내 집을 짓는다는 자세로 임한다”고 말했다. 사업 관계로 서울의 거처에서 생활해야 함에도 건축주는 머물기에 편리하고 탁 트인 내부 공간과 나날이 풍성해지는 정원들 때문에 일주일에 5일은 이곳에서 머물게 된단다. 그 옛날 고향에서 맡았던 흙 냄새와 고요한 풍경을 닮았다는 이곳에서 부부는 다시 개구쟁이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만 같다.田 글 박연경 기자·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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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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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있는 집] 삶의 여유를 만끽하는 전원생활, 양평 75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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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에 전통과 현대 과학을 접목한 울산 14.5평 목구조 황토집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산내삼거리에서 경주 방향의 소호령을 넘으면 전원주택이 한두 채씩 눈에 들어온다. “산수(山水)는 정신을 즐겁게 하고 성정(性情)을 맑게 한다.”고 했던가. 태백산맥 남쪽에 솟은 고헌산을 배경으로 오지(奧地)에 터를 잡은 소호마을이 그러하다. 고즈넉한 마을을 가로질러 계곡을 따라 난 산길로 접어들면 네댓 채의 전원주택이 아담한 마을을 이룬다. 초행길엔 길을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로 외딴 산골이다. 외벽을 흰색 시멘트 사이딩에다 지붕을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한 주택들 가운데 정감을 자아내는 두 채의 흙집이 푸근하게 다가온다. 채를 나눈 목구조 황토집으로 본채(14.5평)는 황토로 이중 심벽치기를 한 ‘一’자형 겹집이고 별채(6.65평)는 향토색 짙은 전통 토담집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홍태용·엄강희 부부가 어머니 이남연 씨를 위해 고향에 마련해 드린 주택이다. 건축정보 ·위 치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대 지 면 적 : 200평 ·건 축 면 적 : 14.5평(48.00㎡) ·건 축 형 태 : 전통 목구조 황토집 ·평 면 구 조 : 현대식 ‘一’자형 겹집 ·실 내 구 조 : 구들방, 안방, 거실, 주방, 욕실, 현관 ·벽 체 구 조 : 황토 이중 심벽치기(두께 17㎝) ·벽 체 마 감 : 황토 맞벽 후 내·외벽 순수 황토 미장 ·지 붕 재 : 컬러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황토 + 운모 + 백모래 혼합 황토 ·창 호 재 : 외부-우드 컬러 하이 새시, 내부-목창·문(세살문) ·내 장 재 : 벽지 - 닥종이(한지), 천장 - 원목 루바 ·난 방 형 태 : 전통 구들 및 기름보일러 ·정 화 조 : 10인용 오수정화조 설치(혐기여상폭기식) ·건 축 비 용 : 평당 300만 원 ·공 사 기 간 : 2005년 5월 10일 ∼ 2005년 7월 30월 별 채 ·건 축 형 태 : 목구조 전통 토담집 ·건 축 면 적 : 6.65평(21.96㎡) ·실 내 구 조 : 구들방, 부엌, 툇마루 ·난 방 형 태 : 장작 아궁이 시설 ·지 붕 재 : 목 피죽 지붕 ·바 닥 재 : 구들장 위에 황토 + 운모 + 백모래 혼합 황토로 마감 미장 ·건 축 비 용 : 평당 250만 원 설계·기술지도 : 한국전통초가연구소 (052)263-3007. 011-556-2007 http://www.koreachoga.co.kr 소호 아랫마을에는 이남연 씨가 예전에 살던 네 칸 기와집이 자리했었다. 해방을 맞던 해인 여섯 살 때에 할아버지가 손수 지은 집으로 마을에서는 가장 컸다. 이 집의 본채와 별채의 구들은 60년 된 옛집을 허물 때 나온 것들로 놓았다는 이남연 씨. “한국전쟁 때 옛집의 마당이 꽤 넓어서 밤이면 빨치산의 인민위원회 장소로, 낮에는 국군의 야영지로 쓰였지요. 전쟁 막바지까지 빨치산이 남아 있어 국군이 마을 집들을 불태웠는데 다행스럽게 우리 집만 남았지요. 당초 옛집을 보수해서 살려고 했는데 워낙 재목(材木)이 낡아서 뜻대로 안 됐지요. 이 집의 구들과 별채 옆 정자는 모두 옛집에서 나온 것들이지요.” 홍태용 씨는 장모님을 위해 8년 전까지만 해도 옛집이 있던 아랫마을 소호초등학교 근처에 집을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작은 마을이지만 학교 근처라 살기에 번잡하다 싶어 4년 전 현재의 부지를 마련했다고. “산골짜기 분지로 화전을 일궈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던 곳이라 풀만 무성할 뿐 나무는 없었지요.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이 한데 어우러져 전원주택지로는 더할 나위 없겠다 싶었지요. 하지만 산수가 아무리 빼어나더라도 집 한 채만 휑뎅그렁하게 있으면 허하잖아요. 그래서 어머니 고향 친구 분이랑 나의 친구, 그 친구의 친구 알음알음 다섯이서 임야 1300평을 평당 10만 원에 매입해 250평 안팎으로 나눴지요.” 언뜻 보기에도 산길이 좁고 가파르기에 토목공사가 쉽지 않았을 법하다. 당초 자연 그대로의 경사면을 살려서 단지를 꾸미려고 했으나 집을 짓기엔 무리다 싶어 평탄 작업을 했다고. 현재 상주용과 주말용 주택이 반반씩 들어서 자연스럽게 동호인 전원주택 단지를 이룬 이곳은 소호리에서는 윗마을로 통한다. 목구조 황토집의 현대화 홍태용·엄강희 부부는 당초 옛집을 보수하기로 맘먹을 때부터 흙집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무릇 전원주택이라면 우리의 자연을 닮은 환경 친화적인 집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흙집을 짓고자 부산 소재 귀농학교의 흙집 짓기 교실에 다녔는가 하면 틈나는 대로 청송, 봉화, 영양 일대의 한옥마을과 귀농인들이 지은 흙집을 두루 답사하면서 장단점을 파악했다고. “옛집들 대부분이 목구조 황토집으로 홑벽인 데다 천장이 낮고 창문이 작기에 단열과 보온, 채광에 문제가 있지요. 그래서 흙벽돌을 찍어 집을 지을까 생각했는데 우리의 환경에는 맞지 않더라고요. 귀농인들이 지은 흙벽돌 집을 보니 진동에 약할뿐더러 동절기에서 하절기로 넘어오면서 수직으로 금이 가더군요.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현재 남아 있는 전통 흙벽돌 집이 별로 없잖아요. 목구조 황토집만한 게 없더라고요. 문제는 단점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극복해 내느냐 하는 것이었죠. 흙집 관련 서적을 다 보다시피 했는데 그 가운데서도 한국전통초가연구소의 윤원태 교수가 쓴 《황토집 따라 짓기》를 통해 어느 정도 궁금증을 풀었지요.” 홍태용 씨는 경성대학교 부설 한국전통초가연구소가 현장에서 30분 거리인 울주군 상북면 거리에 있음을 알고는 윤 교수를 찾아 자문을 구했다. 윤 교수는 과학적으로 전통 가옥이 지닌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완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건축 기법을 설명했다. 또한 수 차례 현장을 방문해 부지의 형태와 면적, 좌향(坐向) 등을 살핀 후 설계 및 기술 지도를 했다. 산수 간에 운치 있는 집을 짓고 2005년 5월 공사를 시작해 7월 말 완공을 본 이 집은 본채와 별채로 이루어져 있다. 본채는 남쪽에 자리한 고헌산 정상을 피해 동남향으로 앉힌 반면 별채는 정남향으로 앉혔다. 별채에 잠시 머무는 손님에게는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높은 산이 운치를 한껏 안겨 주겠지만 상주용 본채에서는 늘 바라보기에 자칫 갑갑할 것 같아서였다. 아스팔트 슁글로 지붕을 마감한 본채는 현대식 ‘一’자형 겹집으로 실내는 안방과 구들방, 거실, 주방, 욕실, 현관을 배치했다. 겉으로 드러난 인방과 굴뚝 외에는 단순한 입면이지만 공간 활용에서는 실용성이 돋보인다. 거실이 약 2/3를 차지할 만큼 면적에 비해 넓은 편이고 안방 옆에는 군불을 때는 구들방을 드렸다. 거실은 많은 사람이 찾을 때 함께 어울리도록 공간을 넓게 빼고 개방감을 살리고자 천장고를 높였다. 멍석을 깐 바닥은 건강성 주거를 위해 하방 밑으로 황토(40㎝), 마사(5㎝), 참숯(8㎝), 마사(5㎝), 황토(10㎝), 엑셀 파이프 설치 후 굵은 마사(3㎝), 황토 마감재(6㎝) 순으로 시공하고 황토(황토+운모+백모래 혼합)로 마감했다. 벽체는 외를 엮어 황토 이중 심벽치기(두께 17㎝) 후 안팎을 순수 황토로 미장하고 접촉이 많은 중인방과 하인방 사이에만 닥종이(한지)를 발랐다. 천장은 보와 서까래를 노출시킨 박공형으로 나뭇결이 아름다운 원목 루바로 마감했다. 외창은 우드 컬러 새시로, 내창은 목창·문(세살문)으로 달았는데 이남연 씨가 외손녀와 함께 꽃잎과 나뭇잎으로 수를 놓은 창호지와 어우러져 은은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목 피죽으로 마감한 목구조 전통 토담집인 별채는 전형적인 옛 시골집의 초가 형태를 띤다. 툇마루와 눈곱째기 창 그리고 외부 부엌을 막돌에 흙을 섞어서 쌓은 죽담으로 두른 게 이채롭다. 지붕에는 볏짚을 이으려고 했으나 요즘 벼는 토종보다 길이가 짧기에 시공이나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목 피죽으로 얹었다고. 공간 배치는 원룸형 구들방과 부엌으로 이뤄졌으며 바닥은 구들장 위에 황토로 마감 미장을 했다. 처음엔 집이 너무 작다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도 크면 짐이 된다는 생각에 작게 앉혔는데 살다 보니 불편해서 최근 본채 뒤를 넓혀 다용도실로 꾸몄다. 별채에 손님이 방문해도 본채에 들어오지 않고 다용도실에서 음식을 만들기에 부대끼지 않아 편하다고. 도회지에서 내내 살다가 고향에 들어와 흙집을 지으니 옛집이 눈에 아른거린다는 이남연 씨. “옛집은 회벽을 칠한 네 칸 기와집으로 대청이 넓고 처마가 길었지요. 이 집은 천장고를 높이다 보니 처마가 짧아 보이긴 하지만 답답하지 않아서 좋아요. 집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 편하며, 특히 몸을 지질 수 있는 구들방이 너무맘에 들어요. 1년을 지냈는데 집 안인지 밖인지 모를 정도로 집 안 공기가 쾌적하지요.” 한편 흙집에서 건강하게 살려면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된다고. 나무나 흙이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 소일거리 삼아서라도 자주 손길을 주어야 한다는 것. “전원에서 흙집의 좋은 점을 누리고 살려면 그 정도 대가는 치러야지요. 그도 싫다면 건강을 둘째 치고라도 아예 시멘트로 집을 짓는 편이 더 낫지요.”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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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에 전통과 현대 과학을 접목한 울산 14.5평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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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 묻어나는 20평 규모의 개조한 농가
- 농가에서 살기 삶의 여유 묻어나는 20평 규모의 개조한 농가 안성균 김옥심씨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은 자그마한 농가. 대지 1백50평에 20평 규모의 본채와 축사를 개조한 10평 정도의 별채로 구성돼 있다. 그럴 듯한 신식 대문 대신 나무로 짠, 조금은 엉성해 보이는 낮은 높이의 대문이 있고, 잘 가꿔진 정원 대신 마당 한쪽엔 채송화와 호박 넝쿨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낮은 대문 옆으로는 오래된 나무가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그 그늘 아래엔 소박한 의자와 테이블이 정감을 더해준다. 여름 햇살에 유난히 희게 빛나는 빨래줄의 빨래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 느낌 그대로다. 안성균씨는 서울 신설동에 있는 한 중학교의 도덕 담당 교사. 그동안 서울 상계동 아파트에서 줄곧 살았었고 이후 의정부에서 잠시 살다 2년 전 이 곳 남양주시 수동면 입석 1리로 이사를 왔다. 안성균 김옥심씨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은 자그마한 농가. 대지 1백50평에 20평 규모의 본채와 축사를 개조한 10평 정도의 별채로 구성돼 있다. 2년 전, 디자인과 교수가 작업실로 이용하던 것을 6천7백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블록으로 벽체를 세우고 스레트로 지붕을 올린 전형적인 농가지만, 이후 황토로 외벽을 마감하고 담쟁이 넝쿨을 올려 한층 더 시골스런 분위기의 운치 있는 집이 됐다. 이 곳엔 잘 지은 집에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그럴 듯한 신식 대문 대신 나무로 짠, 조금은 엉성해 보이는 낮은 높이의 대문이 있고, 잘 가꿔진 정원 대신 마당 한쪽엔 채송화와 호박 넝쿨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낮은 대문 옆으로는 오래된 나무가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그 그늘 아래엔 소박한 의자와 테이블이 정감을 더해준다. 여름 햇살에 유난히 희게 빛나는 빨래줄의 빨래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 느낌 그대로. 오래전부터 도심을 떠나고 싶었지만 교사 봉급에 어지간한 수도권 주변 땅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3~4년 정도 발품을 팔며 돌아 다녔지만 선택의 폭은 너무도 좁았고 그러다 99년 여름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을 만났다. 가꾸고 다듬고 정 붙이다보니 이제는 이만한 곳도 없을 듯 싶다. 차가 없고 주변이 모두 평지인데다 숲이 있고 개울이 있어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한결 마음이 놓인다. 경쟁만을 부추기는 요즘 세태이고 보면 여러모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도 좋아하긴 마찬가지다. 이 곳에서 학교가 있는 신설동까지는 승용차로 1시간 10분 거리. 마침 가까운 곳에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이 계시어 교대로 자기 차량을 이용해 출근을 하기 때문에 부담도 한층 덜 수 있었다. 삶의 여유가 표정 한가득 묻어 난다.田 ■ 글·사진 류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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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 묻어나는 20평 규모의 개조한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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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송의 구불구불한 자연미 살린 2층 개량한옥
- 운치 있는 집 육송의 구불구불한 자연미 살린 2층 개량한옥 이 집의 설계는 건축주가 직접 했다. 물론 설계사무소에 의뢰해 제작한 설계도처럼 구체적이고 치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는 머릿속에 있는 자신의 집을 불화를 그려내듯 도화지에 토해냈다. 그가 그려낸 것은 외형상에 있어서는 분명 전통한옥이었다. 기와를 가지런히 얹은 모임지붕 (여러 지붕이 맞물려 모여있는 형태)에 통나무로 골조를 세우고 황토벽돌을 가지런히 쌓은 기와집. 그러나 평면구성에 있어서는 전통한옥보다는 현대주택의 편리함을 담고 았다. 사람들이 산을 찾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저 산이 좋아 오르는 이가 있고 무언가 새로운 다짐을 위해 때론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산을 오른다. 그리고 또 하나 산을 찾는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에 좀더 정진하기 위함이다. 산은 무언가에 몰두하기에 알맞은 장소이다. 아니 그 어느 곳이라도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이라면 인간은 편안함 속에서 사고의 깊이를 한층 더할 수 있다. 이는 사람도 자연의 일부로 자연 속에서 가장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이나 그림을 그리는 이와 같이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또 하나의 혜택이다. 탱화를 그리는 박갑용씨는 5년전 그림에 몰두하기 위해 이곳 청평을 찾았다. 복잡한 서울에서는 왠지 작업 중에 생기는 잡념을 떨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을 남겨둔 채 홀로 청평에 들어왔다. 서울과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었기에 이곳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작업은 이곳에서 생활은 서울에서라는 단순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생각뿐. 작업이 늦어질 때면 작업실 한 귀퉁이에서 새우잠 자기가 일수였고 가족의 얼굴은 일주일에 한번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이곳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생활공간을 마련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가족을 위해서도 답답한 서울보다는 공기도 맑고 한적한 이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함께 사는 것이 좋을 듯 싶었다. 처음에는 작업실을 개조해 생활공간을 마련해 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보다 이왕이면 가족에게 좀더 나은 집을 마련해 주고싶었다. 때마침 군청에서는 농촌 문화마을 육성사업으로 패키지마을 전원주택단지를 분양하고 있었고 분양가격도 저렴해 그곳을 선택하게 됐다. 물론 그곳의 입지여건도 그의 선택에 크게 한목했다. 앞으로는 북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고 뒤에는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그야말로 배산임수의 명당자리에 지금 공사중인 전철이 완공되면 서울로 이어지는 교통도 좋아진다. 무엇보다도 작업실과의 거리가 가까워 마음에 들었던 그는 98년도 27명의 조합원과 함께 이곳 부지(준농림 전)를 평당 10만원에 공동구입했다. 이는 당시 비슷한 조건의 인근부지의 시세가 25~30만원을 호가하는데 비해 월등히 싼 가격이었고 또 마을 부지의 전용을 비롯 토목공사, 상하수도 등 기타부대시설도 군청에서 해 줌으로써 그로 인한 비용절감도 상당했다. 박갑용씨는 이들 부지중 입구쪽 전망이 가장 좋은 위치의 땅 1백40평을 분할 받았다. 분할은 마을 조합원이 모두 모인 가운데 제비뽑기로 결정되었는데 그는 이처럼 좋은 곳의 땅을 분할 받게된 것을 종교적 의미와 결부시킨다. 건축은 작년 4월에 시작되었는데 공사는 건축주 박갑용씨의 직접 진두지휘하에 진행됐다. 건축에 대한 경험이나 이론이 전무한 그가 직접 건축을 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구상한 것을 최대한 반영해 집을 짓고 싶었기에 이러한 조건으로 업자와 계약을 하고 공사에 들어갔던 것이다. 설계 역시 그가 직접 한 것이다. 물론 설계사무소에 의뢰해 제작한 설계도처럼 구체적이고 치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는 머릿속에 있는 자신의 집을 불화를 그려내듯 도화지에 토해냈다. 그가 그려낸 것은 외형상에 있어서는 분명 전통한옥이었다. 기와를 가지런히 얹은 모임지붕에 통나무로 골조를 세우고 황토벽돌을 가지런히 쌓은 기와집. 그러나 평면구성에 있어서는 전통한옥보다는 현대주택의 편리함을 담았다. 1층에 중앙거실을 중심으로 안방과 안방화장실, 주방, 작은방, 욕실, 서재 겸 작업실을 방사형으로 배치하고, 2층에는 작은방 하나와 화장실을 두었다. 계단은 주방 옆으로 최대한 차지하는 공간을 작게 해 설치했는데 이러한 평면구성은 편리함을 중심으로 한 공간활용이 돋보이지만 구성이 단조롭고 특히 계단이 좁고 가파른 것이 흠이다. 이 집은 곳곳에서 자연미에 중점을 두고 전통한옥의 옛 멋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히 드러난다. 골조로 쓰인 통나무는 강원도에서 자란 육송으로 거의 다듬지 않은 상태로 사용돼 거치른 나무결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리고 벽체는 강원도 폐가에서 가져온 황토벽돌을 안팎에 2중으로 쌓았는데, 외벽은 특별한 마감을 하지 않아 황토의 자연미가 그대로 살아나고, 내벽은 한지로 마감해 옛 멋이 물씬 풍긴다. 특히 안방과 작은 방에 사용된 한지는 생화(生化)를 직접 넣어 만든 것으로 문양이 자연스럽고 벽에 가까이 다가가면 꽃향기가 베어나는 듯 하다. 창은 통나무 원목으로 틀을 짜고 한옥에 잘 어우러지는 완자창문을 달았다. 이 또한 전통한옥의 양식대로 한지를 발랐는데 단열의 문제로 유리창을 하나 더 달아 조금은 옛 멋이 삭감됐다. 건축주 박갑용씨는 이 집과 조금 떨어진 곳에 별도의 작업실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작업은 그곳에서 이루어지지만 간혹 서재에서도 작업을 한다. 이날도 그는 불화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12월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머리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열중하는 그의 모습은 집중이란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새삼 일깨워준다.田 ■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하천리 패키지마을 부지면적: 준농림(전) 1백 40평 부지구입년도 및 금액: 1998년, 평당 10만원 건축면적: 48평(1층 42평, 2층 6평) 건물형태: 2층 개량한옥 실내구조: 1층- 거실, 서재, 안방, 안방화장실, 작은방, 접대용화장실, 주방 2층- 작은방, 화장실, 다용도실 골재: 오일스텐으로 처리된 강원도산 육송 벽체구조: 황토벽돌 내벽마감: 한지(안방, 작은방- 생화를 삽입한 특수한지) 바닥재: 황토 처리 후 온돌마루 창호재: 육송, 한지를 바른 나무로 된 빗살완자창, 유리 지붕마감: 양기와 건축비: 총 1억5천만원(평당 3백만원) 조명, 심야보일러, 싱크대 및 가구 포함 난방형태: 심야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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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송의 구불구불한 자연미 살린 2층 개량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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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진 농가 뼈대 살려 현대적 감각의 한옥으로 개조
- 50년된 농가를 전통 한옥으로 허물어진 농가 뼈대 살려 현대적 감각의 한옥으로 개조 본격적인 건축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지붕에는 시멘트 기와를 다시 얹고 벽체는 황토를 다시 바른 후 황토와 시멘트를 혼합해 미장을 했다. 화장실도 안으로 들였다. 움푹 내려앉고 그을음이 덕지덕지 했던 부엌은 싱크대가 놓인 산뜻한 현대식 구조로 바뀌었고 앞쪽은 통유리로 시공해 마당이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동네 할아버지 얘기로는 족히 50년은 넘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불을 지피던 아궁이와 부엌 천장에 붙은 그을음 두께로 보아 꽤 오래된 집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황토로 쌓아올려진 벽체 역시 여기저기 구멍이 보이고 일부는 허물어져 있었다. 문짝도 하나 같이 성해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한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더욱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그런 집이었다. 규모는 약 스물다섯평 남짓. 당시엔 꽤 살만한 사람의 집이었을 것이란 게 할아버지의 얘기였다. 김명순씨가 이 집을 소개받은 것은 지난해 초. 아는 사람이 있어 자주 천진암 일대를 들리게 됐고 자연히 동네에 대한 친근감도 생겼다. 몇 년 전부터는 친구 김정애씨가 윗동네에 농가를 수리해 살게 됨에 따라 들릴 기회가 더 많아졌다. 김명순씨도 농가를 수리해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부동산중개소에 의뢰했다. 처음 이 집을 접했을 때는 너무 낡아 수리가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에 다소 망설였다. 그러나 ‘농가가 대부분 다 그렇다’는 주위의 조언과 ‘터가 괜찮고 수리하면 나름대로 운치 있는 집이 될 것’이란 설명에 마음이 기울어 졌다. 터는 모두 4백50여평 규모였으며 이중 대지가 1백47평이었고 나머지는 준농림 전이었다.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을 모셔 수리 여부를 문의하니 가능한 일이라는 답변을 얻었다. 집이 낡기는 했어도 기둥이나 보, 서까래 등은 좋은 나무가 사용돼 그대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 김명순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도시에서 생활했다. 그런 만큼 내심 시골 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잡지나 사보 등에 그럴듯한 싯구절과 함께 실린 사진들은 항상 김명순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개는 저녁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넉넉한 시골 풍경이라든가 파란하늘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풍경이었다. 지난해 6월 계약을 마치고 바로 수리에 들어갔다. 수리는 일전에 다녀갔던 동네 할아버지에게 부탁했다. 할아버지와 상의해 되도록 옛날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달라고 했다. 이 집의 구조는 방 3개에 부엌, 마루 등이다. 벽체는 황토였으며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전형적인 시골집이었다. 앞 마당엔 헛간도 하나 있었다. 우선 마루와 집을 지탱하는 뼈대만 남기고 모두 헐었다. 마당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헛간도 헐었다. 집을 헐고 개조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허는 과정도 조심스러웠고 개조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은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본격적인 건축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지붕에는 시멘트 기와를 다시 얹고 벽체는 황토를 다시 바른 후 황토와 시멘트를 혼합해 미장을 했다. 화장실도 안으로 들였다. 움푹 내려앉고 그을음이 덕지덕지 했던 부엌은 싱크대가 놓인 산뜻한 현대식 구조로 바뀌었고 앞쪽은 통유리로 시공해 마당이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이 곳은 주방을 겸해 거실이나 손님맞이용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화장실 역시 밝은 색 타일에 수세식의 현대식 분위기로 바꾸었다. 난방은 기름보일러로 바뀌었으나 사랑채는 그대로 군불을 땔 수 있도록 아궁이를 만들고 구들을 놓았다. 당초 천장 있어 답답했던 실내는 천장을 뜯어내고 서까래가 그대로 보이도록 해 공간감이 강조되고 옛멋도 풍기도록 했다. 그을음으로 범벅이된 부엌의 서까래는 동네 할아버지의 조언대로 양잿물로 씻어냈다. 어느 정도 닦여지자 아주 멋스럽고 자연스런 컬러가 만들어졌다. 기둥이나 마루도 이미 손때가 반질반질하게 나 있어 이 같은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7월에 시작된 개조 공사는 8월까지 꼬박 두 달이 소요됐다. 헐고 개조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데다가 장마철이라 비오는 날도 많아 공사기간이 길어졌다. 총 시공비는 대략 5천만원 정도. 아직 모든 기반이 서울에 있다보니 당장 이 곳에 내려와 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당분간은 주말주택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친구 김정애씨 처럼 가족들과 함께 이 곳으로 내려올 참이다. 지난해 가을엔 제법 불쑥불쑥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았다. 카페인줄 알고 들린 사람들이다. 정중히 카페가 아니고 살림집이라고 일러주기를 몇 번이었다. 아무래도 천진암 일대에 카페나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드라이브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보니 종종 이런 일이 생긴다. 그러나 모든게 마냥 새롭고 즐거운, 그리고 나쁘지 않은 느낌들이다. 저녁 무렵 굴뚝으로 연기가 피어 오르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글·사진 류재청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우산리 부지면적:4백50평 (준농림전 3백3평, 대지 1백47평) 부지구입년도: 99년 6월 개조기간: 99년 7월~ 8월 개조비용: 5천만원 건평: 25평 내구조: 방3, 주방, 화장실, 마루 방위:동남향 건물형태: 흙집 한옥 벽체구조: 황토 내벽마감: 한지 초배지 외벽마감: 황토 + 시멘트 주방은 핸디코트 지붕마감: 시멘트 기와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사랑채는 구들 식수공급: 마을 공동 상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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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진 농가 뼈대 살려 현대적 감각의 한옥으로 개조
집짓기 정보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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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통미 보여주는 포톤의 ‘쇼하우스’
- 영국 주택문화 답사기 ② 영국의 전통미 보여주는 포톤의 '쇼하우스' 전통적이 공법이 적용된 만큼 쇼하우스 양쪽에 자리한 두 채의 집은 내외부 이미지 또한 전통적인 분위기에 맞춰 연출되었다. 내부 곳곳에 드러나 기둥들조차도 자연스럽게 깎고 다듬고 색깔을 입혀 고전적인 분위기가 풍기도록 했다. 특히, 쇼하우스 가장 왼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 집은 앞쪽으로 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뒤로는 잔디가 잘 가꿔진 뒷마당을 확보한 전형적인 영국 스타일의 집이다. 들어가는 현관의 문이나 창호, 벽난로 등도 같은 일관된 분위기로 연출되었다. 집기류의 배치나 선택에 있어서도 같이 보조를 맞추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새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느껴져 새삼 영국인들의 옛 것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다음 날, 영국 주택회사 포톤(Potton)의 본사를 방문했다. 숙소에서 튜브(Tube, 런던의 지하철)를 타고 '하이바넷(High Barnet)'으로 이동한 뒤, 거기서 '쿠와하라 리미티드'의 관계자들과 만나 포톤의 본사가 위치한 잉글랜드 북부 '와이보스톤(Wyboston)'으로 향했다. 이 날은 '쿠와하라 리미티드'의 경영 2세인 '유키오 카메론 쿠와하라'씨와 박일 대리가 동행했다. 튜브의 가장 마지막 역인 '하이바넷'에서 포톤 본사까지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1시간 가량 달려야 했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비로소 런던 외곽의 시골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산이 없기 때문에 나지막한 언덕과 짙푸른 초원들이 그림같이 펼쳐지며 시야도 아주 멀리까지 달아났다. 포톤 본사에는 세일 담당 매니저인 '신 아담스(Sean Adams)'씨가 마중 나와 있었고, 간단한 인사와 미팅을 마치고 오늘의 주요 목적지인 '쇼하우스'로 향했다. 애초엔 쇼하우스 근처 '리틀 팍스톤'에 있는 공장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아침 영국팀의 월드컵 축구 경기가 열린 날이어서 근무자들이 모두 휴가를 내는 바람에 방문이 취소되었다. '쇼하우스'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보여주기 위해 지은 일종의 모델하우스인데 예비 건축주들이 이 곳을 방문해 주택의 유형도 살펴보며 궁금한 점도 묻고 상담도 하게 된다. 이 곳에는 모두 3채의 모델하우스가 지어져 있으며 양쪽으로 '헤리티지(Heritage, 전통적인)' 스타일의 집이 두 채 있고, 가운데에 밝고 현대적 감각의 '렉터리(Rectory)' 스타일의 집이 자리 잡고 있다. 말 그대로 헤리티지 스타일은 영국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낸 고전적인 스타일의 운치 있는 집이고, 렉터리 스타일은 맨션 스타일의 저택형 주택이다. 내 집은 내 손으로 '셀프 빌더' 포톤에선 크게 4가지 스타일의 주택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헤리티지와 렉터리 외에도 중부 잉글랜드 지방의 시골풍인 '샤이어(shire)' 스타일과 단층 규모의 심플한 '방갈로(bungalows)' 스타일이 더 있다. 방갈로 스타일은 우리의 입장에선 10평 안팎의 작은 통나무 주택 정도로 인식되고 있지만, 영국에서의 방갈로는 이 보다 규모가 크고 생활이 가능한 심플한 스타일의 주택 유형을 말한다. 상담과 계약, 시공 순서는 포톤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가지의 모델을 통해 건축주가 지정을 하면, 공장에서 대부분의 골조가 만들어져 나오게 된다. 그러나 최초로 선택한 모델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선 건축주의 생각이 반영되어 어느 정도의 변형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포톤 측의 역할은 여러 설계 유형을 제시하고, 이에 맞춰 골조를 생산해 낸 뒤, 이를 운반해 골조 공사를 마치는데 까지며 이후부터는 건축주의 몫이다. 이후부터는 건축주가 자신의 스타일과 예산에 맞춰 자재를 선정해 스스로 또는, 다른 전문가들을 통해 내외부를 마감하게 된다. 물론, 건축주의 요구에 의해 포톤 측에서 원스톱(One-Stop)으로 최종 내외부까지 마무리짓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골조만 세우고 나머지는 건축주가 알아서 하는 방식이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이 것이 가능한 이유는 영국 사람들 중엔 자신의 집을 손수 짓고 싶어하는 사람 즉, 셀프 빌더(Self Bilder)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며, 또 포톤 측 입장에서도 모두 제 각각인 건축주의 성향에 맞춰 끝까지 책임지기엔 한계가 있고 상황도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다만 포톤에서는 3년 정도의 아프터 서비스 기간을 두고 일정 분의 책임을 지고 있는데, 그 이후를 대비해서는 자체적으로 건축주를 교육시켜 스스로 고쳐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국, 이는 부분적이나마 주택의 시공이나 유지 보수에 있어 DIY(Do It Yourself) 개념이 적용된 시스템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대형 DIY 건축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것도 모두 이런 건축주와 시공회사간의 특수한 관계와 영국인들의 성향에서 비롯됐음을 이해할 수 있다. [기둥-보]방식의 영국 전통 주택 포톤의 주택 중엔 일부 외벽을 벽돌로 마감해 조적조주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포스트 앤 빔(Post & Beam)' 방식의 목구조 주택이다. '포스트 앤 빔(Post & Beam)' 방식은 말 그대로 기둥과 보가 하중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단편적인 기본 원리, 즉 하중의 지지 원리만 따진다면 우리의 한옥이나 일본의 재래식 건축법과 같은 원리라고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패널 방식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적용되고 있는 목조주택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일정한 간격의 스터드들이 세워지고 안팎으로 OSB 합판과 석고보드가 벽체를 구성하며 이 벽체가 주택의 하중을 지지하는 원리다. 일본에선 패널 방식 대신, 지진에 강하다는 이유로 '기둥-보' 결합 구조의 재래식 짜 맞추기 방식이 많이 적용되고 있는데, 지진은 없지만 영국 역시 이 '포스트 앤 빔' 방식이 전통적인 그들의 건축 방식이다. 본지 92페이지의 설계 도면상에 나타난 검은 점과 가로 세로의 점선들이 기둥과 보의 위치를 나타내는데 실제, '쇼하우스'에 지어진 집들의 내부를 들어가 보면 이 기둥들이 그대로 밖에 드러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추후 리모델링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벽체는 일반적인 목구조 방식과 유사해 안쪽에 석고보드, 바깥쪽에 OSB 합판, 그리고 그 사이에 유리섬유나 스티로폼 등 단열재가 충진 된다. 그러나 기초적인 벽체 패널만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내부 단열재 충진이나 내외부 마감은 현장에서 작업이 이뤄진다. 난방 방식은 가스를 이용한 라디에이터 방식이며 기초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는 약 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새 집 같지 않는 새 집 '헤리티지' 스타일 전통적이 공법이 적용된 만큼 쇼하우스 양쪽에 자리한 두 채의 집은 내외부 이미지 또한 전통적인 분위기에 맞춰 연출되었다. 내부 곳곳에 드러난 기둥들조차도 자연스럽게 깎고 다듬고 색깔을 입혀 고전적인 분위기가 풍기도록 했다. 특히, 쇼하우스 가장 왼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 집은 앞쪽으로 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뒤로는 잔디가 잘 가꿔진 뒷마당을 확보한 전형적인 영국 전통 스타일의 집이다. 들어가는 현관의 문이나 창호, 벽난로 등도 같은 분위기로 연출되었고, 집기류의 배치나 선택에 있어서도 같이 보조를 맞추었다.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새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느껴져 새삼 영국인들의 옛 것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이 집은 우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운데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왼쪽에 거실, 오른쪽에 방과 주방이 위치해 있으며 그리고 2층에 3개의 방이 있다. 왼쪽 거실에는 입구 전면에 거친돌로 쌓아올린 매립형 벽난로가 자리 잡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ㄱ'자로 꺾여 후면의 면적을 많이 확보해 뒷마당이 잘 보이도록 했다. 거실 맞은 편에 위치한 주방은 넓은 면적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한쪽으로는 보조주방이 별도로 딸리고, 이 곳을 통해 뒷마당으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싱크대의 높이는 대체로 키가 큰 사람들임에도 대체로 낮은 편이었으며 특히, 상단에 걸린 수납장은 매우 낮게 설치되어 손을 뻗으면 최 상단까지 손이 닿았다. 2층으로 오르면 왼쪽으로 안방이 위치해 있는데 안방에는 화장실과 드레스룸도 있다. 안방 반대쪽에는 2개의 아이들 방과 화장실이 있는데 이 방들은 아이들 방답게 비교적 생동감 있는 컬러로 내부가 꾸며져 있었다. 맨션풍의 저택형 주택 '렉터리' 스타일 이와 달리, 렉터리 스타일은 맨션 분위기의 저택형 주택이다. 외부에서 느껴지는 형태가 대체로 심플해 귀족적이고 중후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집이다. 쇼하우스 가운데에 위치한 렉터리 스타일의 이 집도 외벽을 밝은 톤의 드라이비트로 처리해, 산뜻하고 감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형태미를 비롯한 전체적인 분위기에선 대체로 중후한 저택형 이미지가 나타난다. 이 같은 이미지는 내부에서도 잘 나타나 구조적으로 공간 구분이 시원하고, 화이트 톤의 화사함이 강조되어 고급스움을 느낄 수 있다. 영국 어느 백작의 저택을 연상시킨다. 田 ■ 글 사진 류재청 ■ 인터뷰/신 아담스(Sean Adams/포톤 세일 매니저) <연간 2백50채 생산하는 영국 내 선두 주택회사> '포톤(Potton)'은 영국의 전통적인 '기둥-보' 방식의 팀버하우스를 짓는 주택회사입니다. 지난 64년 설립된 이래, 파렛트와 패널 생산을 거쳐 지난 9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와이보스톤'에 위치한 본사를 비롯해 공장과 쇼하우스, 건축 기술 트레이닝 센터 그리고 부대 시설로 레저 시설이 있으며, 1백여개의 다양한 설계유형을 확보해 놓고 연간 2백50여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에는 우리와 같은 스타일의 주택회사가 30여개 정도 있으며 그 중에서 포톤은 가장 조직적이고 규모가 큰 선두 기업입니다. 포톤 주택의 특징은 우선, 영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해 내었고, 구조적으로도 매우 튼튼하고 합리적인 주택입니다. 또 내외부 마감을 건축주가 직접 하더라도 마무리까지 누구나 쉽게 작업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기술적으로 프로그래밍화되어 있고, 부가적인 기술 지원 및 교육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현재, 국내뿐만이 아니라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폴란드, 리비아 등으로도 수출했으며 일본에도 지난 3년 간 9채의 주택이 지어졌습니다. 포톤은 한국 시장에도 진출을 희망하며, 포톤의 해외 에이전트인 '쿠와하라 리미티드'를 통해 많은 주택이 지어지기를 희망합니다. ■포톤 홈페이지 www.potton.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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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통미 보여주는 포톤의 ‘쇼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