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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을 겹겹이 올려 입면을 강조하고 여러 창을 내 외형미를 살린 주택이다. 경남 사천 끝자락 삼천포로 향하는 길목인 중림동에 위치한 복층 목조주택으로, 살던 농가주택을 허물고 상시주거용으로 신축했다. 시멘트사이딩으로 깔끔한 외벽을 연출했으며 내부는 실크벽지로 통일했다. 성장한 아이들 방을 2층으로 올리면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 위해 널따란 공용공간도 마련해 준 것이 특징.


건축정보
·위 치 : 경남 사천시 중림동 313번지
·건축면적 : 152.1㎡(1층 69.3㎡, 2층 52.8㎡)
·건축형태 : 복층 목조주택
·외벽마감 : 시멘트사이딩
·내벽마감 : 실크벽지
·지붕마감재 :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식수공급 : 상수도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예가목조주택 011-599-5756

사천 주택은 가로로 긴 직사각형 부지를 안고 있다. 왼편으로는 공터가 오른편으로는 이웃집 텃밭이 자리잡고 있기에 자연스레 주택은 왼쪽으로 물려 앉혀졌다. 오른쪽은 정원이다. 앞을 가로지르는 도로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현관을 정면이 아닌 동쪽으로 틀어 놓았고 거실 전면창 역시 동쪽 정원을 향하게 했다.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로부터 최대한 집을 보호하고자 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 주택은 복층이지만 흔히 볼 수 있는 1층에서 2층까지 터놓은 공간을 볼 수 없는데 이유는 장성한 아이들의 공간을 2층으로 올리면서 최대한 그네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1층에는 공용공간인 거실과 주방, 부부침실이 놓여 있고 2층에는 아이들 방과 작은 거실이 마련돼 있다.

창은 여러모로 소중한 존재다. 단절된 내부와 외부를 소통시키고 따사로운 햇살을 끌어들여 실내를 온화하게 만든다. 또 외관을 장식하는 풍성한 창은 입면을 다채롭게 형상화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전원주택의 창은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자 그 자체로 조형미를 발산하는 ‘도구’가 된다.

이렇듯 여러모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창이 많은 전원주택을 보기란 쉽지 않다. 시공 과정에서도 시공 후에도 자칫 잘못하면 큰 골칫거리를 안겨주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시공경험과 노하우가 없다면 많은 창을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정밀한 구조계산과 노하우, 창으로 드러나다

단순하고 쉬워 보이는 창이지만 시공업체 종사자들은 창을 다는 일은 결코 녹록치 않다고 말한다. 수도권에서 전원주택 시공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단열에 민감한 전원주택에서 창의 정밀한 시공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는 “하자 보수 의뢰가 높은 것 중 하나가 창”이라며 “약간의 오차에도 창은 뒤틀리기 쉽고 이로 인해 외풍이 들거나 자체 결함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전한다. 그래서 창은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으로 내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사천에 들어서 삼천포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 복층 주택. 이곳 토박이인 건축주가 살던 농가주택을 허물고 새로 지은 집인데 시멘트 사이딩이 감싼 깔끔한 외벽만큼이나 많은 창이 먼저 눈길을 잡는다. 정면에도 측면에도 후면에도 창은 안에서 밖으로 향한다. 거실에는 정원이 놓여 있는 동쪽으로 전면창을 내고 1층 거실 위쪽으로 나란히 물려 있는 2층 공용공간에도 같은 위치에 큰 창을 드렸다. 거실 동쪽 말고도 1, 2층 거실에서 뻗어 나온 창은 주택의 주 출입구인 남쪽으로도 향해 있다.

방, 거실, 공용공간, 주방, 화장실 등 각 실마다 적어도 하나 이상의 창을 드린 것은 물론 심지어 현관 출입구를 가리기 위해 집을 오르는 덱에서 굽어 낸 현관 벽(남쪽)에도 오르내림창을 둬 햇빛을 내부로 전하고 있다는 점은 시공사의 창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까지 한다. 사천 주택과 같이 다양한 크기의 여러 창을 내는 일은 시공의 자신감과 노하우가 있어야 가능하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어긋나면 단열문제가 발생되고 나아가 벽체의 뒤틀림을 유발 구조체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경남 사천 지역을 거점으로 전원주택을 짓고 있는 예가목조주택 설문삼 대표는 당초 병원, 빌딩 등 대형건물 인테리어를 담당했었다. 진로를 바꿔 전원주택에 발을 담그면서 그는 이전에 했던 작업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집을 올린다. 그가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실현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창의 배치다. 전원주택만큼 창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건축물은 흔치 않다고 설명하는 그는 구조계산이 정확하고 시공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쌓이면 창을 과감히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조언한다. 적은 예산으로 집 외관을 뽐내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다.

동선을 고려한 창의 배치, 어두운 곳이 없다

외관을 장식하고 있는 창은 단순히 조형적 의미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실내로 들어서자 환한 햇살이 가득한데 곳곳에서 들이치는 햇빛이 구석구석을 훑고 있다. 예가목조주택의 창 설계 과정에 대해 들어보자. 설계 상 거주자의 동선을 그려본다. 조명이 들어갈 자리를 잡은 후 햇살이 들이칠 공간을 찾는다. 이렇게 해서 되도록이면 집 내부 어느 한 구석 어두운 부분이 없도록 한다.

외관에서 드러나는 이 주택의 또 다른 볼거리는 입면을 살린 여러 크기의 지붕에 있다. 포개 놓은 듯 겹겹이 드러나는 지붕은 단순한 시멘트사이딩을 훌륭히 보완하면서 동시에 지붕의 꺽인 면은 입체감을 살리기에 충분하다. 현관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자 정면에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타나고 그 오른편으로 거실이 왼편으로 주방이 놓여 있다. 거실 뒤편으로는 안방과 드레스룸, 화장실이 앉혀져 있는데 실크벽지로 통일감을 줘 차분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2층은 장성한 두 아들을 위한 공간이다. 책꽂이를 활용한 실용적인 인테리어, 프라이버시를 위한 널찍한 공용공간 확보, 군더더기 없는 말끔한 분위기가 특징이다.田


글·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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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집] 창과 지붕이 많아 입면이 다채로운 사천 152.1㎡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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