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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경사도와 고저 차를 잘 활용하여 지은 경골 목조주택으로 외관이 다양하고 흥미롭다. 이 주택은 햇빛이 잘 드는 동남향으로 정면에서 바라보면 단층이지만 우측에서 바라보면 복층이다. 일조日照와 조망眺望 그리고 안팎의 소통을 고려하여 각 실을 배치함으로써 외벽 선의 드나듦이 잦아 외관이 아름답다. 같은 면적이라도 이 주택처럼 외벽 선이 직선이 아닌 요철凹凸 형태이면 그만큼 많은 자재가 쓰인다. 그럼에도 주택 건축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창을 많이 냈으며 자재도 고급형인 멀바우(Merbau)와 무절 루바 등을 사용했다. 실내 구조는 단독 공간과 공용 공간, 가사 공간의 세 덩어리에 독립성과 개방성을 적절하게 부여했다. 가족 생활과 함께 사회 생활이 이루어지는 주택임을 감안하여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손님을 배려한 구조 그리고 가사 노동의 경감과 쾌적성을 고려한 주방/식당 배치가 돋보인다.


건축정보
·위 치 :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고연리
·대지면적 : 1,089㎡(330평)
·건축면적 : 181.5㎡(55평) / 1층 철근콘크리트조 33.0㎡(10평),
2층 경골 목구조 132.0㎡(40평), 다락방 16.5㎡(5평)
·건축형태 : 복층 철근콘크리트 + 경골 목조주택(외벽 2″×6″, 내벽 2″×4″)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내벽마감 : 적삼목 무절 루버, 보-홍송 원목, 방 - 실크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덱 재 : 멀바우(천연 방부목)
·식 수 : 지하수
·난방시설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삼원목조주택 031-882-8670
www.swwhouse.com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도시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들 대부분이 향수를 달래고자 전원생활을 꿈꾼다. 부산에서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하는 김기조(51세)·김윤심(51세) 부부도 시골 출신이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10년 전 이곳 경상남도 울주군 웅촌면 반계마을의 땅 1089㎡(330평)를 매입했다. 입지를 선정할 때는 먼저 출퇴근 거리를 염두에 두고 자연 환경과 인문 환경을 두루 갖춘 곳을 찾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양산시 배내골 부지를 살피다가 출퇴근 거리가 너무 멀어서 포기했습니다. 이곳 반계마을은 지인知人의 농장을 구경하러 왔다가 그 분 소개로 알았습니다. 부산에서 30분 거리인 산골로 뒤에는 운흥동천雲興洞天을 품은 정족산이 둘러싸고 앞에는 넓은 들녘이 펼쳐져 아늑한 데다 편의 시설을 갖춘 읍 소재지에서 가까워 맘에 쏙 들었습니다.”

이 마을은 정족산 운흥동천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계곡에 너럭바위〔磐石〕가 많다고 하여 반계盤溪라 불리며 90세 이상의 노인이 많아서 장수촌으로도 꼽힌다. 또한 동천이란 예부터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가 뛰어난 곳을 일컬으니 길지인 셈이다.


건축주와 시공사의 어울림이 빚은 좋은 집

건축주는 부지를 마련한 후 주택을 짓고픈 맘은 굴뚝같았으나 사업을 하느라 차일피일 미루다가 3년 전에야 그 꿈을 펼쳤다. 설계와 시공은 인근에 주택을 여러 채 지은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에 자리한 삼원목조주택(대표 권오택)에서 진행했다. 건축주는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삼원목조주택에다 설계 및 시공을 의뢰한 것은 권 대표가 기술력에다 인품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은 삼원목조주택에서 지은 목조주택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시나브로 전원마을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하다 보니 건축을 어느 정도 아는데 영남권 시공사를 제쳐 두고 수도권의 삼원목조주택을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권 대표가 노하우를 갖췄음은 물론이고 건축주들과 불협화음 없이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다 보니 그 인품에 반해서 서로 추천했기 때문입니다.”

삼원목조주택의 권오택 대표는 건축주와 주문 주택 건축을 하면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건축주가 1년을 넘게 준비했다며 전문가 뺨칠 정도의 손수 제작한 주택 모형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설계 협의 때에는 기존 틀을 깨고 주택의 사용 목적에 맞추어 공간을 계획하고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방/식당을 일조와 전망이 좋은 곳에 배치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건설업 분야인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하는 데다 많은 주택을 답사하면서 뚜렷한 건축 계획을 세우셨기에 상담에서부터 설계 및 시공까지 수월하게 진행했습니다.”


각 실별 기능 강조한 세 덩어리가 따로 또 같이

대지 조건은 산세山勢를 안은 정방형에다 동남향으로 전면 진입로와 단 차를 두기에 일조와 조망에 거리낄 게 없다. 이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정면에서 보면 단층이고, 우측면에서 보면 복층인 주택이 지어졌다. 건축주는 휴게실 겸 체력 단련실로 사용하는 지하층의 한쪽 면을 토목공사 시 통기성을 고려하여 텄는데 공기 흐름이 좋아 여름에도 습기가 차지 않는다고 한다.

주택은 대지 좌측 뒤로 물려 앉혀서 전면에 넓은 정원을 조성하고, 우측에는 집터보다 단을 낮추어 연못과 바비큐 장으로 꾸몄다. 이렇듯 좌측에서 우측으로 흐르는 경사를 살려서 정적인 공간과 동적인 공간으로 나누고 주 진입로와 보조 진입로를 내어 대지 활용도를 높였다.

주택은 일조와 조망 그리고 안팎의 소통을 고려하여 각 실을 배치함으로써 외벽 선의 드나듦이 잦아 외관이 아름답다. 같은 면적이라도 이 주택처럼 외벽 선이 직선이 아닌 요철 형태이면 그만큼 많은 자재가 쓰인다. 그럼에도 주택 건축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스템창호를 많이 내고 고급 자재인 멀바우(Merbau)와 옹이가 없는 무절 루바 등을 사용했다.

방부 처리가 필요없는 친환경 자재인 멀바우로 주택 전면에서 좌측면까지 덱(Deck)을 설치했는데 주방/식당 앞에는 야외 식사가 가능하도록 그 면적을 넓히고 테이블을 놓았다.

실내 구조는 좌측에서 우측으로 안방과 침실·욕실 등의 단독 공간, 거실과 다락방을 드린 손님용 침실·욕실 등의 공용 공간, 주방/식당·다용도실 등의 가사 공간순으로 배치했다. 권 대표는 각 실의 기능을 살린 3개의 공간은 한 덩어리로 또는 세 덩어리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침실을 예로 들었다.

“건축주가 사업하는 분이라 가족 생활과 사회 생활을 염두에 두고 공간을 구획했습니다. 거실 좌측에 홀을 사이에 두고 가족만을 위한 안방과 작은방 그리고 욕실을 갖춘 독립 공간을, 공용 공간인 거실 뒤에 손님을 위한 침실을 배치했습니다. 거실과 독립 공간의 각 실을 잇는 홀 사이에 미닫이문을 달았는데 두 공간은 문을 열면 하나로, 닫으면 별도가 됩니다.”

거실은 홍송 보를 얹어서 웅장함을 더했고 거실 전체와 주방은 적삼목 무절 루바로 시공하여 원목 자체의 질감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한 건축주가 제일 강조한 주방/식당은 다용도실과 연계하여 경치 좋고 환기 잘 되는 우측에 배치했다. 주방/식당에서는 전면 야외 테이블이 놓인 덱으로, 다용도실에서는 장독대가 놓인 후면으로 안팎 출입이 용이하다.

건축주 부부는 이곳에서 2년간 생활하면서 자연 환경 못지 않게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한 목조주택에 반했다고 한다. 건축 계획을 세울 때에 대지의 경사가 심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삼원목조주택 권 대표와 머리를 맞대고 자연 훼손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했다면서 그 결과 주택 안에 자연의 숨결을 담아냈다고 한다.田


글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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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집] 자연의 숨결을 집 안으로 끌어들인 울산 181.5㎡(55평) 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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