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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가 자랑하는 굽이굽이 깊은 산중을 헤쳐가면 어느덧 산새 소리와 시원한 바람을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화 속에나 나올 법한 산세를 자랑하는 강원도 홍천에 민정욱(47)·지승희(47) 부부는 자그마한 목조주택을 지었다. 산세와 전망이 좋아 이곳 부지를 택한 만큼 이를 충분히 활용하는 집을 짓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84.8㎡(25.7평)의 아담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의 집을 완성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장전평리
·부지면적 : 468.6㎡(142.0평)
·건축면적 : 84.8㎡(25.7평). 1층 66.6㎡(20.2평) 2층 18.1㎡(5.5평)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시다 베벨 사이딩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내벽마감 : 벽지, 파벽돌, 루바
·천 장 재 : 벽지, 루바
·바 닥 재 : 강화마루
·식수공급 : 지하수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주)더존하우징 1644-3696 www.shwh.co.kr

단순히 겉으로 보기 좋은 집보다 그곳에 머물 사람의 의도와 취향을 충분히 담아야 잘 지은 집이 아닐까. 민정욱·지승희 부부가 강원도 홍천에 지은 집은 무엇보다 건축주의 의도와 취향을 잘 반영했다. 집을 지은 동기는 물론이고 집 안 곳곳의 세밀한 공간까지 그것이 녹아 있다.

민정욱 씨 부부가 처음 주말주택을 짓고자 결심한 것은 그간 틈틈이 여행 삼아 다녔던 설악산콘도와 집과의 거리 때문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경치 좋은 곳에서 잠시나마 쉬다 올 요량으로 나선 여행길은, 갔다 오는 시간만 반나절이 넘게 걸리는 데다 다녀오고 나면 금세 몸이 피곤해졌다고. 고민 끝에 부부는 서울과 1시간 내외의 거리에 위치해 쉽게 오갈 곳에 주말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막상 거리와 인문·자연 환경, 규모 등 여러 조건과 맞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주말주택으로 사용할 것이기에 접근성을 우선 생각했어요. 우리 집이 위치한 분당과 1시간 이내 거리의 지역 중 전망이 좋으면서도 너무 외지지 않은 지역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이런 좋은 터를 만났네요.”

건축주의 의도대로 주말주택이 위치한 터는 마치 산이 집을 감싸 안은 형세로, 2층에 올라서면 4개의 산이 겹쳐 보여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건축주도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으로 2층 발코니를 꼽았다.

“우리 집은 마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래서 2층 발코니에서는 대등한 위치에서 나무를 바라보게 되는데, 그게 참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이런 근사한 전망이 우리집의 자랑이지요.”

전망과 볼륨감을 최대한 살린 설계

전망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설계에 고심을 아끼지 않았다. 학부 시절 건축을 전공한 민정욱 씨는 설계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다. 설계 단계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떻게 하면 전망과 볼륨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먼저 전망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전면에 4개의 산이 보이도록 하다 보니 집을 북향으로 앉힐 수밖에 없었다. 대신 2층 발코니를 집의 뒤쪽으로 빼 춥지 않으면서도 독특한 공간으로 설계했다. 이에 대해 민정욱 씨는 “평소 집 정면에 2층 발코니 난간이 보이는 것이 외관을 해치는 것 같아 깔끔해 보이지 않았어요. 규모가 작다 보니 계단실 위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했지만 만들고 보니 제일 마음에 드는 공간이 됐네요”라고 설계 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건축주는 자칫 왜소해 보일 수 있는 84.8㎡(25.7평) 규모의 소형주택을 보다 볼륨감 있게 설계하고자 노력했다. 우선 거실을 팔각형으로 설계하여 집의 모양이 직선에서 탈피하도록 했다. 또한 정면을 제외한 모든 면에 덱을 설치해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측면으로 볼륨감을 더하는 효과를 주었다.

실내 배치는 작지만 주말주택으로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공간을 구획했다. 1층은 계단을 중심으로 좌측에 팔각 거실을, 우측에 부엌과 부부 방을 배치했다. 2층에는 발코니와 함께 손님이나 자녀들이 쉬어갈 수 있는 방과 별도의 화장실을 배치했다. 특이한 점은 거실 벽 하단부와 부부 방의 한쪽 면 전체를 파벽돌로 마감한 점이다. 이에 대해 민정욱 씨는 “안 그래도 작은 집에 벽면을 한 종류로만 마감하면 자칫 더 좁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파벽돌을 좋아하는 점도 적지 않게 작용했고요”라고 말했다. 섬세한 설계는 실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집 뒤편의 정원을 감상하도록 식당 창을 바닥까지 길게 낸 것이 인상적인데 부엌에서도 정원을 막힘없이 볼 수 있어 효과적이다. 침실에 낸 길고 좁은 창 역시 같은 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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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욱·지승희 부부는 요즘 주말, 평일 가릴 것 없이 수시로 홍천을 찾는다. 심어놓은 꽃과 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해 자꾸 오게 된다고. 부부 모두 서울 토박이라 아직은 일이 서툴러 동네 이장님의 도움을 받으며 집을 꾸려가고 있지만 자식들을 출가시키고, 이곳에 상주하게 될 때쯤엔 제법 능숙한 시골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부부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산바람 소리, 새소리와 어울려 더없이 풍요로워 보인다.田


서상신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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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집] 건축주의 개성이 묻어나는 홍천 84.8㎡(25.7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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