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건축정보
·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강상읍 교평리
· 부지면적 : 825.0㎡(250.0평)
· 건축면적 : 138.6㎡(42.0평)
·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 지 붕 재 : 롤(Roll) 아스팔트 슁글
· 외벽마감 : 목재 사이딩, CRC보드
· 내벽마감 : 수성 페인트, 루버
· 천 장 재 : 수성 페인트
· 바 닥 재 : 강화마루
·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 식수공급 :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사람과 집 031-771-6414 /
www.6414.co.kr

 

늦가을 나뭇가지에 매달려 마지막 축제를 벌이는 단풍과 자연의 품으로 회귀하는 낙엽이 섞여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시골 오솔길. 집집마다 가지가 담 밖으로 삐져나온 감나무는 지나는 길손에게도 잘 익은 열매 하나 인심 좋게 툭 던져준다.
백종복(42) · 장수연(40) 부부가 살고 있는 양평군 교평리 목조주택을 찾아가는 길에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의식 중에 간직하고 있을 고즈넉한 시솔 정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주말이면 등산 애호가들로 북적이는 유명산과 용문산이 멀찌감치 앉아 있고 바로 코 앞으로는 남한강줄기가 잔잔히 누워있다. 천혜의 자연만이 줄 수 있는 평화로움과 아늑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집바로 앞 산책로에 반해서 이곳으로 이주를 결정했어요. 뚝방길을 따라 가로수가 심겨져 있어 운치도 있고 공기가 아주 좋아서 신선한 바람 쐬며 기분 전환하기에 그만이지요."
백종복 씨가 극찬을 아끼지 않는 산책로를 따라 쭉 걷다보면 양평읍과 강상면을 잇는 양근대교 바로 아래, 남한강 강섶에 닿는다. 이 길로는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도록 돼 있어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자연에 심취하면서'느리게 걷기'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이곳으로 이주한 지 한 달도 채 안 되고 서울로 출퇴근하기에 전원생활이라는 말이 아직 낯설어요. 하지만 눈 뜨면 바로 자연에 둘러싸여 있으니 우선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 도시에 살 때와 달라진 점이에요."
요즘 귀촌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젊은 축에 속하는 백 씨는 이미 30대 초반부터 양평에서의 전원생활을 꿈꿨다고. 평소 가족과 함께 양평 부근 산을 즐겨 찾던 백 씨에게 양평은 익숙하고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곳인 데다 근무지와 부모님의 아파트가 있는 잠실과도 1시간 거리라 부지 선정에 있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무엇보다 전원을 즐기면서도 출퇴근 시 막히는 도로가 없다는 점이 입지적 장점이다.

 

 

그린 톤의 내추럴 공간으로 연출

 

시멘트집의 구옥이거나 우리나라 초기 전원주택 트렌드를 이끌었던 아스팔트 슁글 지붕에 시멘트 사이딩 주택이 다인 이곳에, 평지붕에 노출 콘크리트를 연상시키는 CRC 보드(Cellulose Fiber Reinforced Cement Board, 무석면 섬유강화 시멘트 보드)와 목재 사이딩으로 마감한 모던풍의 주택이 단연 두드러진다.
이웃과의 담을 허문 대신 경계 표시로 측백나무를 마당 둘레로 빙 둘러 외부 공간이 시원스러워 보이고 자연미도 더하다. 마당에는 전반적으로 잔디를 심었고 백 씨의 계획에 따라 관상수보다 활용도가 높은 감나무 매실나무 등 유실수 위주로 조경을 했다. 대신 대문 입구 쪽에 소나무 두 그루를, 건물 측부에 자작나무 세 그루를 심어 외형미에도 신경을 썼다. 희끄무레한 나무껍질이 매력적인 자작나무는 모던한 건물과 어우러져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운치를 더한다.

 

 

평상 두 개가 놓인 덱 위로 올라 현관문을 열면 그린 톤의 실내가 손님을 반긴다. 백 씨는 내벽마감을 그린 컬러로 할 것을 특별히 요구했다 한다. 숲을 연상시키는 녹색은 생명, 평화, 건강 등 자연이 내뿜는 긍정적 이미지를 반영하는데 백 씨는 잿빛 도시를 탈출하는 김에 초록의 자연을 맘껏 누려보자는 생각이었다.
되도록 건강에 해로운 재료 사용을 자제하자는 의미에서 내벽 마감은 수성 페인트로 칠하고 전반적으로 그린 톤으로 하되 각 벽면 채도에 변화를 주어 페인팅했다. 모든 창문에 일괄적으로 설치한 블라인드 역시 벽면과 채도를 달리한 그린 컬러로 안정감 있고 평화로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일관된 톤으로 안정감은 확보됐으나 다소 심심해 보일 것을 감안해 포인트로 녹색과 대비되는 주황색 조명기구를 설치해 생기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실 구성은 건물 좌측 전면부에 거실을 배치하고 채광과 전망 효과를 고려해 전진시켰다. 주방/식당을 거실 뒤쪽에 오픈시켜 직렬 배치하고 중앙부 현관 맞은편에 계단실을 두었다. 계단실 우측으로 욕실-안방-서재를 배치해 1층은 주로 부부 공간으로 활용토록 했다.

 

 

2층은 딸아이의 침실과 손님방을 양쪽에 각각 배치하고 그 중심부에 가족실을 두었는데 가족실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양평의 강산이 한눈에 들어와 자연의 품에 안긴 기분이 실감난다. 높은 지대가 아님에도 1층 천장고를 높게 설계한 덕분이다.
여러모로 주택이 마음에 든다는 백 씨는 그가 상상하던 모던풍의 디자인이 기대한 대로 완성된 데다 그동안 공교롭게도 이사 가는 곳마다 재건축에 들어가는 수십 년 된 아파트에만 살다가 새 집에서 살게 되니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고.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수납공간이 많아 깔끔하고 편리하며, 현관문을 나서면 시야를 가로막는 콘크리트 벽이 아니라 시야를 확 트이게 하는 드넓은 자연으로 이어주는 덱이 있고, 덱에서 내려서면 늘 흙을 밟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전원으로 와서 다시금 행복한 까닭이다.


*


그뿐인가. 백종복 씨 댁 아일랜드 식탁에는 잘 익은 홍시 두 소쿠리가 놓여 있었다. 앞집 아주머니가 자기네 감나무에서 금방 딴 거라며 건네줬다. 감은 똑같은 감인데 아파트에서 먹을 때와 이곳에서 먹을 때 그 맛이 다르다. 왜일까.

 

 

-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모던풍의 집] 남한강변에서 부르는 자연예찬 - 양평 138.6㎡(42.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