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건축정보
· 위 치 : 경기도 광주시 실촌읍 연곡리
· 대지면적 : 653.0㎡(197.9평)
· 건축면적 : 315.6㎡(95.6평). 1층-257.0(77.9평) 2층-58.6(17.7평)
·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구조
·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치장벽돌, 원목 사이딩
· 내벽마감 : 실크벽지, 루버
· 천 장 재 : 실크벽지, 루버
· 바 닥 재 : 강화마루
·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 식수공급 :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더존하우징1644-3696 www.shwh.co.kr

 

 

집 주변으로 어른 키보다 큰 옥수수가 전원의 정경을 더하고 바나나처럼 좌우로 길고 둥그스름하게 닦인 300평 텃밭이 자연의 생명력을 과시한다. 지형이 연꽃이 물에 뜬 모양이라 하여 연골[蓮谷]이라 불려온 이 마을에는 원시 자연이 잘 보존돼 있고 부엽토가 다량 생성돼 숲 속 생태계를 풍요롭게 한다. 생물학박사 김기태(65세) 씨는 10년 전 양지바르고 살기 좋은 이곳 경기도 광주시 실촌읍 연곡리에다 부지를 마련해놓고 그간 먼 산 바라보듯 하다, 이제야 때를 만나 집을 지었다. 수십 년간 수집한 책의 보관 장소를 궁리하다 퇴직과 때를 맞추어 연구소 겸 집을 지은 것이다. 건축은 건축 박람회에서 모델 하우스를 구경하고 마음에 들어 더존하우징에 맡겼다.

 




시멘트 사이딩과 아스팔트 슁글로 벽과 지붕을 마감해 담박해 보이는 이 목조주택은 마을 진입로에서 보면 덩치가 우람해 펜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실제로 올해 5월 주택 완공 후 입주하자 행인이 펜션이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한다. 건축면적이 315.6㎡(95.6평)인데 박공 지붕의 물매를 이용해 만든 3개의 다락방까지 포함하면 전체 바닥 면적은 330.0㎡(100.0평) 정도 돼 공간 활용도를 최대화한 설계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내부에는 방을 꽤 많이 드렸다. 실내가 복잡한 구조가 아님에도 방 이름을 달아놓아야 적응할 정도로 첫 방문객을 헷갈리게 한다.
"이 곳은 남편이 지난해 영남대 생물학과 교수직을 퇴직하고 자연생태연구소 겸 주택으로 사용할 요량으로 지은 집이에요.
수십 년간 모아온 책과 연구자료들을 보관하고 연구생들이 와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지요. 또 그림 그리는 딸아이를 위해 화실까지 마련하다 보니 방이 많아졌네요."
아내 김희명(60세) 씨 또한 교수로 성신여대에서 불문학을 가르친다. 직장이 서울에 있기에 서울 집을 아직 정리하지 못하고 서울과 광주 이중생활을 하다 보니 몸이 고된 쪽은 가사를 돌보는 아내일 터. 그래도 김희명 씨는 "공기 좋고 살기 좋은 거야 두말할 나위 있나요"라며 힘든 내색이 없다.

 












주택 겸 연구소 용도의 실용성 살린 공간

공간 계획은 건물 정면 중앙부 현관과 거실을 중심으로 좌측은 주거 공간, 우측은 작업 공간으로 구획된다. 이 두 가지 공간의 경계에 놓인 거실은 학생을 비롯해 손님이 자주 방문할 것을 감안해 전면에 분합문을 설치, 한옥의 대청처럼 편리하게 드나들도록 했다. 규모를 크게 내어 많은 사람이 둘러앉도록 하고 식당과 일자로 오픈시켜 개방감이 극대화됐다.
최근 들어 주방의 면적을 축소하는 추세인 데 반해 이 주택은 보기 드물게 그 면적이 넓다. 김희명 씨가 가사를 편하게 하도록 널찍한 주방을 특별히 주문했다고. 주방에서 딸의 화실과 통하고 화실에는 마당으로 통하는 외부 문을 설치해 사용의 편의를 더했다. 화실 앞쪽에 드린 방은 손님 방 및 다용도로 사용되는데 단체 숙소로써도 될 정도로 큼직하다. 그 앞, 건물 전면 쪽에 김기태 씨의 연구실이 있다.
공적 기능과 사적 기능의 각기 다른 용도의 공간이 한 지붕 아래 배치됐는데 김기태 씨는 실내에서 이동이 편한 데다 대지를 최대한 활용해 건물을 올리고자 했기에 굳이 채를 나누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대에서 수학하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교수를 지냈으며 30여 개국을 누비며 해양생물을 연구한 바 있는 김기태 씨는 여러 외국어에 능통해 그동안 다양한 언어로 된 생물학 관련 서적을 수집해 왔다고 한다. 내용이 출중한 구하기 힘든 서적임에도 언어에 대한 한계때문에 많은 이에게 일독을 권하지 못함이 늘 안타까웠단다. 평생 연구와 지식 전파에 힘써 온 그답게 연구소 서재는 마을 주민에게도 열어둘 예정이다.
거주공간 1층에는 복도를 사이에 두고 건물 전후면 쪽으로 침실을 드리고 2층에는 1층 소회小會를 위한 거실에 비교하면 더욱 오붓한 분위기의 응접실과 방, 두 개의 다락방이 있다. 방 위로 다락방이 하나 더 있는데 한적한 분위기가 돌아 명상이나 다과를 하기에 적당하다. 게다가 창을 통해 내다보면 마을이 한눈에 들어 조망이 좋다.
복층 형태의 주거 공간은 보다 아늑하게, 단층의 작업 공간은 방마다 외부로 통하는 문을 설치해 개방적이고 사용에 편리하도록 디자인됐다.

*



기자가 방문한 7월의 어느 날 마침 서울대 물리학 석 · 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1박 하고 청소하는 중이었다. 김기태 교수는 10년 전 자신이 집필한 책《건강과 바다》를 학생들에게 한 권씩 나눠주며 한 사람 한 사람 상 앞에 불러 놓고 덕담을 베풀었다. 사각 모양의 똑같은 공간에서 출발할지라도 사용자에 따라 공간의 성격이 달라짐은 당연한 얘기지만 김기태 교수와 학생들이 그 단순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했다.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담박한 집] 각국의 책이 있는 연구소와 생물학박사의 집 - 광주 315.6㎡(95.6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