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나종선 씨는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부지를 구입했다. 그렇다고 부지가 불리한 조건은 아니다. 배산임수형의 터에 이웃을 적절히 두고 있는 썩 괜찮은 땅이다. 825.0㎡(250.0평) 대지에 89.1㎡(27.0평)의 황토집을 2007년 4월부터 2년여에 걸쳐 지었고 총 7,240만 원 들었다.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취재협조 나종선 씨 011-462-9647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그들을 돌봐야 하는 아내는 청주에 남아있고 나종선(47세) 씨는 충북 괴산군 칠성면 송동리에 황토집을 짓고 홀로 지낸다. 휴일에는 식구들이 이곳을 다녀간다. 나 씨는 3년여 전 손수 집을 지어보겠노라 결심하고 민간 건축 학교에서 황토집 짓는 법을 배웠고 손수 집을 올렸다. 2년간 공사현장 컨테이너 박스 생활에, 대부분의 공정을 혼자 감당했기에 몸이 고된 날이 많았다.
그러나 육체의 고통은 집 짓기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하루하루 집을 완성해 갈 때 매 순간의 즐거움이 더 컸고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 이뤄낸다는 가슴 벅참이 2년이라는 짧지 않는 시간을 인내하게 했다고 그는 말했다. 더군다나 비전문인이 처음 시도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연과 잘 어우러진 외관은 마을 진입로에서도 단박에 눈에 찬다. 자기만족뿐 아니라 아름다운 풍광을 마을에 선사한 셈이다.
나 씨는 편안하고 푸근한 느낌과 마치 어릴 적 소꿉놀이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원형 황토집에 매료됐다. 애초 원형 목심집으로 유명한 목천 흙집 연구소(061-371-5146 www.heukjib.com) 일주일 속성 과정을 수강했으나 이틀 정도 참여하다 보니 수업 진행 방식이 자신에게 적합지 않아 다른 황토집 학교를 알아봤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논산에 소재한 흙집을 만드는 사람들(063-262-0171 www.hwangto.info)이었다. 그곳에서 역시 단기 속성 과정을 수강해 원형 황토집 짓는 방법을 터득했다. 나 씨는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했기에 건축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고 황토집 짓기 일주일 과정 수강 끝에 손수 집 짓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



어떻게 지었나
교육 수료 후 바로 공사에 착수, 2007년 4월 13일 첫 삽을 들었다. 825.0㎡(250.0평)의 대지 바로 앞을 차지하고 있는 밭보다 바닥을 높이기 위해 흙과 골재로 성토하고 잘 다진 다음 기초돌을 놓고 습기와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수비닐을 깔고 흙으로 바닥 기초를 닦았다.








찰흙을 쌓아 올리면서 나무토막을 가로로 넣는 방식인 목심 공법으로 지었다. 목심집은 반죽한 흙을 일정한 두께로 쌓기만 하면 되므로 손쉬워 보일 것 같지만 힘이 꽤 많이 드는 작업이라고. 혼자는 역부족이므로 벽체와 지붕 공사에 7명의 인부와 함께 작업했다. 두께 40㎝의 벽체를 하루 70㎝씩 쌓아 올렸고 지붕 공사까지 1달여 기간이 소요됐다.
나 씨의 황토집에 들어간 주 재료는 황토와 나무다. 황토는 15톤 트럭 1차에 10만 원이면 구입하고 총 17차가 들었다. 13차 정도면 충분할 텐데 황토를 많이 쓴 편이라고 한다. 업체에서 판매하는 황토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 황토를 실어 나르는 덤프트럭을 쫓아가서 공사 현장을 알아내 그 황토를 구입하는 방법으로 얻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흙의 이력이에요. 농약에 의해 다년간 오염된 곳이라든지 유해 폐기물이나 폐수에 오염된 흙은 사용해서는 안 돼요. 특히 인삼밭이었던 곳의 토양은 농약이 다량 포함됐다고 보면 맞아요. 가장 좋은 곳은 건강한 산에서 채취한 흙이지요. 판매 업체나 건축주 모두 이렇게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요."






소나무의 자연스런 곡선과 휨을 그대로 살린 기둥과 벽체에 토막으로 들어간 육송은 20톤 정도의 양이 들어갔고 서까래는 낙엽송을 썼다. 나 씨는 목재상을 통해 나무를 직거래로 구입했는데 목재상 정보는 산림조합(02-3434-7114 www.nfcf.or.kr)을 통해 입수했다.
벽체를 두껍게 했기에 단열에 대한 걱정은 없으나 흙이 수축하면서 갈라지고 나무토막에 홈을 파서 흙을 다졌음에도 나무와 흙 사이의 틈새 발생이 문제였다. 여러 차례 맥질을 해서 갈라짐과 틈을 메우는 것밖에는 달리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전원주택 손수 짓기 ③] 나종선 씨의 89.1㎡(27.0평) 황토집 “꼼꼼하게 짓다 보니 2년이 걸렸네요”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