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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 대지면적 : 709.5㎡(215.0평)
• 건축면적 : 204.6㎡(62.0평), 1층-138.6㎡(42.0평) 2층-66.0㎡(20.0평), 건폐율 40% 용적률 80%
•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 외벽마감 : 스터코, 적삼목
• 내벽마감 : 수성페인트, 타일, 아크릴 패널
• 바 닥 재 : 합판마루
• 난방형태 : 가스보일러
• 식수공급 : 상수도
• 설계 및 시공 : 대한ENC(대한종합목재) 064-749-2178, 011-697-3878


국내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아름답고 기이한 자연을 보유한 제주는 그 이름만 들어도 머릿속이 청아해지는 듯하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여타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농촌의 쾌적한 주거공간 조성과 도시민 유입을 취지로 전원마을을 조성 중이다. 섬의 서편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소재한 저지 전원마을은 전체 개발면적 2만 5593㎡, 주택용지 1만 4517㎡(필지당 628~777㎡), 21필지 규모로, 서울에 근거지를 둔 유범식 씨는 이곳에다 전원주택을 지었다. 48필지 규모의 문화예술인촌을 이웃에 둔 덕분에 자연과 문화의 바다를 유영遊泳하며 지낸다.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취재협조 대한ENC




Concept
세개의 매스 그리고 유기적 기능적 흐름



모던풍을 추구하는 건축주 의견을 반영해 국내 모던 양식으로 지어진 주택들을 답사하면서 건축주와 의견을 나누며 스타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좁혀나갔다. 전원마을 특성상 주변 자연 및 마을 전체와 어우러지는 주택 형태를 지향하는바, 그에 저촉되지 않을 정도의 외형으로 가져갔다. 마을 진입로를 건물 우측에 흐르도록 하고 멀리 마을 입구와 건너편 예술인마을이 감지되는 방향인, 그리고 조망과 채광의 침해가 없을 바로 앞 소공원을 바라보는, 동향을 좌향으로 잡되 동쪽 한라산 경치를 집 안으로 들이기 위해 창을 여러개 냈다.
심플한 내외부 마감재를 적용하는 대신 외부는, 큼직한 덩어리로 전진 배치시킨 중앙부 거실 전면 돌림각 처리와 창호재를 다량 사용하고, 크게 세 개의 매스(Mass)로 나눈 평지붕을 높이와 경사에 변화를 줌으로써 입면의 다채로움을 꾀했다. 지붕 경사 정도와 방향은 제주도의 강한 해풍을 감안해 설계했다. 내부는 천장고와 바닥 레벨, 질감의 변화 등으로 모던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역동성을 곁들여 온기를 부여했다. 세 개의 매스는 첫 번째, 공용공간 및 전이공간으로, 건물 전면으로 드러나 집의 이미지를 좌우하면서 후면중심까지 파고들어 건물 전체에 유기적 흐름이 이어지도록 했다.
거실 / 현관 / 욕실 / 간이세면실 / 계단실 / 2층 베란다정원 / 2층 가족실 / 2층 야외 스파 공간이다. 두 번째 매스는 좌측부 가사와 접객 공간으로 식당 / 주방 / 2층 방-다락 / 2층 욕실, 세 번째는 우측부 프라이버시 보호와 은밀함을 배려한 사적공간으로 안방-드레스룸 - 욕실 / 2층 방 - 다락이다.







Interior
편리한 동선, 짜임새 있는 공간



화이트와 옐로를 주조로 전체를 화이트 수성페인트로 깔끔하게 연출하고 옐로 톤의 조명기구를 곳곳에 설치해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를 상쇄했다. 옐로 컬러는 운동신경과 행복감을 자극한다는 보고가 있다. 담소와 휴식의 공간인 거실은 바닥 레벨을 낮춤으로써 공간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마치 카메라 프레임과 같은 집중과 아늑함을 연출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천장고를 높인 거실 상부에는 2층 복도와 일부 오픈돼 있고 일부는 칸막이벽(Curtain Wall)을 설치해 2층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공간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또 칸막이벽에 창문을 설치함으로써 인테리어 효과를 얻고 필요에 따라 개폐 가능토록 실용성을 감안했다.
전반적으로 사용자 입장의 편리한 동선과 기능성을 살린 공간 배치 및 시스템 설치가 눈여겨볼 만하다. 한 예로, 1층 후면 쪽 안방에서 다용도실 - 주방 - 식당으로 이어지는, 가사를 돌보기 위한 '주부 동선'이 실용적으로 짜인 점이다. 게다가 따듯한 날이면 식당 전면 쌍여닫이문을 열어 덱 위 야외 식탁까지 주부 동선은 이어진다.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사라지는 이 공간은 건축주가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다.
계단실에는 측면 하부에 센서등을 설치, 사람의 이동에 따른 자동 점등으로 편리하다. 또 현관 신발장 옆에 신발장보다 여유로운 수납공간을 두어 운동용품, 정원용품과 각종 도구를 보관하도록 했다.





Exterior
향向을 고려하고 주제를 달리한 외부 공간



심플한 느낌을 연출하는 스터코와 적삼목을 사용해 외벽을 마감하고 역시 심플하면서 가벼워 보이지 않는 블랙 톤의 아스팔트 슁글을 머리에 이었다. 주택의 견고함을 위해 100년 가는 슁글을 사용했다. 시공사와 건축주는 애초 징크를 지붕재로 하려 했으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슁글을 채택했는데 징크 적용시보다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을 얻었다. 복층 부위에 설치한 적삼목은 단일 자재가 차지하는 면적이 꽤 넓어 건물 측면이나 배면에서 보면 건물이 주는 웅장함이 압도적이다.
1층 덱과 2층 발코니에 각각의 주제를 부여한 점이 특징적이다. 거실과 현관 전면 마당과 건물 내부를 이어주는 전이 기능의 덱을 비롯해 1층 식당 외부덱은 테이블을 세팅해 식당과 연계한 야외 식사 공간이자 접객의 공간, 2층 정면 쪽 베란다는 덱을 깔고 잔디 식재로 미니 정원을, 후면 쪽 발코니는 욕조설치로 야외 스파 기능을 담당한다. 식당 외부 덱은 여름에는 바다를 건너오는 남동풍으로 시원하고 겨울에는 벽이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줘 바람을 피하며 야외활동 하는 장소로 제격이다.



Story 이야기가 있는 집
"창으로 한라산이 들고 문으로 벗님들이 들어요"





공식 집계된 바에 따르면 제주에는 368개의 오름(기생화산, Parasitic Volcano)이 있다. 유범식(42세) 씨가 서울에서 아예 제주로 거주지를 옮긴 까닭 중 하나는 오름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올레(언론인 출신 서명숙 씨가 제주특별자치도 내 걷기 좋은 코스를 개발해 만든 길의 고유 명칭,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여성이 좋아할 만한 트레킹 코스라면 오름은 남성이 좋아할 만한 트레킹 코스라는 게 유 씨의 말이다.
유 씨가 둥지를 튼 곳은 올해 9월 개장된 올레 14코스 시작점이 있는 한경면 소재지로 저지 문화예술인마을 맞은편에 위치한다. 문화예술의 향기가 고즈넉하게 풍기는 점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터를 잡았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면서 레저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제주에 종종 왔어요. 오름 트레킹은 취미 중 하나인데 처음에는 검은오름에 반했고 요즘에는 따래비오름에 푹 빠져있지요. 지난해 3월 제주에 집을 지어야겠다고 계획하고 5월부터 설계에 직접 참여해 8월경 도면을 완성하고 9월 말 착공했어요. 건축은 제주에서 대한ENC라는 간판을 걸고 목조주택을 시공하는 대학 후배 오권만 사장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유 씨는 설계 단계부터 수차례 수정을 거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막상 건축에 직접 참여하려다 보니 신경 쓰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공간구성, 평면과 입면, 향向, 재료 등등. 풍수지리학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데 풍수지리학 이론대로 현대주택을 짓기에는 모순이 따랐다. 절충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양을 갖춘 집이 도출됐다.
건축 기간 내내 유 씨는 후배 사무실 다락방에서 기거하면서 건축 과정에 참여했다. 오권만 사장은 "현장직원들이 짜증도 났을 거예요. 선배가 매일같이 현장에 나와 워낙 깐깐하게 간섭했으니까요. 자연히 공기도 늘어나고요"라면서 "지인의 집이다 보니 나 역시 시도하고 싶은 부분을 적용할 여지가 많았기에 선배의 의견을 열심히 경청하고 현장 기술자들에겐 그런 부분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라고 했다.
6월 완공된 유 씨의 주택에는 손님들 방문으로 문턱이 닳았다. 제주도라는 지역 특성상 업무차 휴양차 다니러 오는 기업인 예술인 작가 들이 인맥을 통해 유 씨의 주택에서 모이는 것. 유 씨 혼자 사용하는 집이기에 기꺼이 그들을 초대하고 손님방을 내어준다. 서울에서의 생활과 180도 달라진,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게 되어 대인관계의 폭이 넓어졌다고. 새로운 집이 가져다주는 삶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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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맑고 푸른 한라산을 들인 집 - 제주 204.6㎡(62.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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